이상엽 특훈교수팀·교원창업기업 실리코바이오 공동연구, 차세대 단백질 산업 성장 로드맵 제시
KAIST가 미생물 식품 산업의 성공 조건을 제조와 시장, 규제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차세대 단백질 산업의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KAIST(총장 배충식)는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과 교원창업기업 (주)실리코바이오 공동 연구진이 미생물 식품 산업화 전략과 로드맵을 마련했다고 8월 3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새로운 미생물이나 생산기술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연구실의 원천기술을 실제 산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핵심 과제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미생물 식품 산업의 경쟁력이 연구실 수준의 생산성 경쟁에서 이른바 제조 준비성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조 준비성이란 연구실 기술을 산업 규모에서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확보하는 것을 뜻한다.
연구진은 원료의 안정적 수급과 품질 관리, 산업 활용 가능성은 높지만 연구 기반이 충분치 않은 비모델 미생물의 제어와 안전성 확보, 발효 후 성분을 분리·정제하는 후공정 비용 절감, 부산물 재활용에 대한 규제 적합성 등이 실제 상용화 속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고 봤다. 특히 앞으로의 경쟁력은 단일 기술의 우수성보다 균주 개발부터 대량 발효, 정제, 품질관리, 제품화까지 하나의 체계로 운영하는 통합 제조 플랫폼 구축 능력에서 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미생물 식품이라도 어떤 원료와 균주, 발효 공정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생산 원가와 에너지 사용량, 제품 품질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산업화를 좌우하는 핵심 축을 원료 활용, 균주 개발, 공정 설계 및 스케일업, 부산물 업사이클링의 네 가지로 구조화했다. 아울러 미생물 식품 기업과 생산시설, 위탁개발생산(CDMO) 현황을 비교해 기술 성장 속도에 비해 식품용 제조 인프라가 충분히 따라오지 못하는 이른바 생산능력 격차의 존재도 함께 분석했다.
시장 측면에서도 연구진은 성공 조건을 제시했다. 소비자 조사와 산업 사례를 종합한 결과, 미생물 식품의 확산은 단순한 친환경성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소비자는 맛과 식감, 친숙성, 안전성을 중요하게 평가하고, 식품 제조기업은 실제 제품에 적용 가능한 기능성을, 기업과 투자자는 허가 절차의 예측 가능성과 시장 진입 속도를 더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생물 식품 시장이 기술 경쟁을 넘어 제품화 역량과 규제 대응 능력까지 함께 평가받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또한 미생물 식품을 단순한 대체 단백질 산업으로 보지 않고, 정밀발효 기반의 기능성 식품 원료와 고부가가치 바이오소재, 나아가 부산물과 재생 가능한 자원을 활용하는 순환형 바이오제조를 구현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향후 미생물 식품 시장이 범용 단백질 대체재에 앞서 기능성 원료와 고부가가치 식품 성분, 저포함량 응용 분야를 중심으로 먼저 확장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산업화 전략은 공동 연구에 참여한 실리코바이오의 사업화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실리코바이오는 제조 준비성 확보 전략을 바탕으로 미생물 기반 단백질과 기능성 식품 원료를 산업 규모 발효와 스케일업, 제품화까지 연결하는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실리코바이오는 이상엽 특훈교수가 2025년 6월 설립한 교원창업기업으로, KAIST 연구진의 원천기술에 CJ BIO 출신 인력의 산업화 경험이 더해진 팀 구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상엽 KAIST 특훈교수는 “합성생물학과 바이오제조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미생물 식품은 미래 식량을 넘어 국가 바이오제조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원천기술보다 이를 실제 생산과 시장으로 연결하는 산업화 생태계를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가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코바이오 관계자는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산업화 전략을 실제 생산과 사업화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라며 “미생물 기반 차세대 식품과 기능성 바이오소재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생명화학공학과 정석영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이상엽 특훈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실리코바이오의 최솔, 인하대 소속을 겸한 김준우 연구원 등이 공동 연구자로 이름을 올렸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원 어스(One Earth, Impact Factor 15.3)에 7월 17일 게재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석유대체 친환경 화학기술개발사업과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의 딥사이언스 창업 활성화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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