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케이 마담2」, 개연성은 웃음으로 넘겨도 감정까지 넘길 수는 없다

비행기에서 크루즈로 커진 무대, 여전히 가볍게 즐길 만한 액션 코미디
좋은 배우와 괜찮은 출발점에도 산만한 이야기와 감정 과잉은 아쉽다

6년 전 비행기 안에서 정체를 드러냈던 전직 북한 최정예 요원 ‘목련화’ 미영(엄정화)은 다시 꽈배기집 사장으로 돌아가 있다. 그러나 「오케이 마담2」가 보여주는 그의 일상은 전편보다 녹록지 않다. 가게 길 건너에는 SNS에서 인기를 끄는 대형 베이커리가 들어서 손님이 줄었고, 어느덧 중학생이 된 딸 나리(정수빈)는 엄마보다 아이돌에 관심이 많다. 말을 걸면 귀찮아하고 방문을 닫아버리는 사춘기 딸과의 거리는 갈수록 멀어진다. 남편 석환(박성웅)은 여전히 아내를 사랑하지만 현실은 백수다. 과거 국정원 내근직 경력을 잊지 못한 채 현장직으로 돌아가겠다는 꿈을 품고 국정원 재취업을 호시탐탐 노린다.

그런 미영에게 모처럼 일상을 벗어날 기회가 생긴다. 1편에서 비행기 승무원으로 미영과 인연을 맺었던 현민(배정남)이 초호화 크루즈에서 결혼한다며 청첩장을 건넨다. 미영은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여행할 수 있다는 생각에 들뜨지만 기대는 금세 무너진다. 나리는 좋아하는 아이돌을 보러 가야 한다며 빠지고, 석환은 ‘비즈니스 미팅’이라고 둘러대면서 국정원 면접을 선택한다. 결국 미영은 가족을 남겨둔 채 혼자 크루즈에 오른다.

가족에게서 잠시 벗어난 미영에게 크루즈 여행은 뜻밖의 해방처럼 찾아온다. 그런데 이 여행은 애초부터 우연히 마련된 휴가가 아니었다. 범죄 조직을 이끄는 안야(최수영)는 과거 전설적인 요원이었던 ‘목련화’ 미영에게 강한 집착과 동경을 품고 있다. 겉으로는 현민의 결혼식에 초대받아 올라탄 크루즈지만, 미영과 가족을 이곳으로 끌어들이는 것 자체가 안야가 준비한 판이었다. 곧 수백 명의 승객이 탄 크루즈는 납치 사건의 현장이 되고, 평범한 엄마로 살아가던 미영 안의 ‘목련화’가 다시 깨어난다.

여기까지의 설정만 놓고 보면 「오케이 마담2」는 속편으로서 제법 흥미로운 출발점을 가지고 있다.

1편의 신선함 대신 ‘미영의 삶’을 꺼내다

2020년 개봉한 1편의 가장 큰 재미 가운데 하나는 반전이었다. 시장에서 꽈배기를 튀기는 평범한 주부가 사실은 엄청난 전투 능력을 지닌 전직 요원이고, 아내에게 잡혀 사는 것처럼 보이던 남편에게도 국정원 경력이 있다는 설정은 다소 황당하면서도 영화의 B급스러운 정서와 잘 맞았다.

하지만 2편에서 관객은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미영이 사실 대단한 사람’이라는 사실도, 석환이 그저 평범한 남편만은 아니라는 사실도 더 이상 반전이 될 수 없다. 속편에는 다른 이야기가 필요하다. 영화가 택한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비행기에서 크루즈로 무대를 옮겨 액션의 규모를 키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목련화’가 아니라 아내이자 엄마로 살아온 미영의 현재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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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하 감독 역시 속편을 준비하며 사춘기가 된 딸과 미영의 갈등을 주요 배경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미영은 가족을 돌보고 가게를 지키느라 자신이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좋아했는지를 잊은 사람처럼 살아간다. 크루즈에서 다시 몸을 움직이는 순간, 그의 몸은 머리보다 먼저 과거의 자신을 기억한다.

이 설정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오히려 「오케이 마담2」가 조금만 더 차분했다면 전편과 다른 속편의 이유가 될 수도 있었다. 가족에게 서운함을 느끼면서도 가족을 놓지 못하는 중년 여성, 엄마라는 역할에 익숙해진 사이 자신이 가장 잘했던 일을 잊고 살아온 여성의 이야기는 액션 코미디 안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문제는 영화가 그 이야기를 끝까지 믿지 못하는 듯 보인다는 것이다.

헐거운 개연성은 웃기면 넘어갈 수 있다

「오케이 마담2」의 개연성을 하나하나 따지는 것은 그다지 생산적인 감상이 아닐지도 모른다. 우연은 지나치게 절묘하고, 필요한 사람은 필요한 순간에 나타난다. 현실에서라면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도 상당하다. 하지만 이 영화가 정교한 첩보 스릴러를 표방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날아가고, 황당한 상황이 이어지고, 심각한 순간에도 농담이 끼어드는 액션 코미디다.

그러니 앞뒤가 조금 헐거워도 웃기면 된다. 실제로 간혹 웃기는 장면들이 있고 크루즈라는 넓어진 무대에서 펼쳐지는 엄정화의 액션 역시 영화의 볼거리다. 실제 크루즈를 활용해 촬영했고, 갑판과 선내뿐 아니라 바다와 해변까지 공간이 확장되면서 전편보다 액션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최수영이 연기하는 안야 역시 눈에 띈다. 과장된 악역이라는 이 영화의 세계 안에서 최수영은 자신의 캐릭터가 요구하는 만화적인 에너지를 상당히 적극적으로 밀어붙인다. 그렇다면 관객은 어느 정도의 허술함에는 기꺼이 눈을 감아줄 수 있다. “이런 영화니까.” 그 한마디면 넘어갈 수 있는 것들이 분명 있다.

오히려 「오케이 마담2」에서 더 아쉬운 것은 감정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영화에는 생각보다 많은 감정의 재료가 있다. 자신을 무시하기 시작한 사춘기 딸을 바라보는 엄마의 서운함, 가족에게 자신이 필요 없는 사람처럼 느껴지는 순간, 오래전 떠나온 삶과 현재의 삶, 다시 자신이 잘했던 것을 발견하는 미영의 기쁨, 가족이 서로의 존재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까지 소재만 놓고 보면 충분하다.

문제는 이런 감정이 관객 안에서 자라기를 기다리기보다 영화가 먼저 그 크기를 정해버리는 순간이 반복된다는 데 있다. 관계가 충분히 쌓이기 전에 대사가 감정을 설명하고, 표정은 더 크게 변하며, 음악과 상황은 지금 이 장면이 얼마나 절절한지를 강조한다. 배우들은 그 감정을 관객에게 납득시키기 위해 연기에 더욱 힘을 싣는다. 그런데 관객이 아직 그 지점까지 도착하지 못했다면 결과는 반대가 된다.

슬픈 장면을 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슬퍼해야 하는 장면’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코미디에서의 과장은 웃음이 터지는 순간 정당화될 수 있지만, 감동은 조금 다르다. 감정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멀쩡한 배우들을 조금 아깝게 소비하다

그래서 더욱 아쉬운 것이 배우들이다. 엄정화와 박성웅, 이상윤, 배정남이라는 전편의 배우들에 최수영, 박진주, 려운이 새롭게 합류했다. 저마다 상당히 분명한 색깔을 가진 배우들이다. 엄정화는 미영이라는 인물의 중심을 잡기에 충분하고, 박성웅은 진지한 얼굴 자체를 코미디로 뒤집어낼 줄 안다. 박진주는 몇 마디의 말투와 표정만으로도 웃음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배우다. 최수영 역시 안야라는 과장된 캐릭터에 자신만의 에너지를 부여한다.

그런데 영화는 이 배우들이 가진 장점을 충분히 기다려주기보다 계속 무언가를 시킨다. 누군가는 크게 웃겨야 하고, 누군가는 울려야 하며, 누군가는 상황을 설명해야 한다. 캐릭터들이 한 장면 안에서 서로 반응하며 자연스럽게 재미를 만들어내기보다 각자가 맡은 기능을 수행하는 듯한 순간들이 생긴다. 일부 평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지적됐다. 주변 캐릭터들이 하나의 팀으로 어우러지기보다 각자 코미디를 수행하면서 전체적으로 산만해지고, 특히 몇몇 인물의 연기 톤이 서로 맞물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는 배우 개인의 역량 문제로 보여지지 않는다. 오히려 좋은 배우들을 데려다 놓고 시나리오와 연출이 그들의 장점을 너무 단순하게 소비한다는 인상이 강하다. 조금 덜 울리고, 조금 덜 설명하고, 조금 덜 웃기려고 했으면 어땠을까. 엄정화에게는 미영의 복잡한 마음을 표현할 시간이, 박성웅에게는 과장된 몸짓보다 특유의 진지함에서 웃음을 끌어낼 여지가, 박진주에게는 계속 높은 텐션을 유지하기보다 상황에 자연스럽게 반응할 공간이 조금 더 주어졌다면 영화의 리듬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오케이 마담2」가 산만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결국 여기에 있다. 크루즈라는 더 큰 공간이 생겼고, 새 악당과 새 인물들이 등장했다. 모녀 갈등과 부부 관계가 있고, 미영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첩보 액션과 납치극, 가족 코미디와 감동을 모두 가져가려 한다. 각각은 이 영화에 들어가도 이상하지 않은 요소들이다. 하지만 한 가지 이야기가 관객에게 자리를 잡기도 전에 다음 요소가 들어온다. 그러다 보니 ‘풍성하다’기보다 ‘바쁘다’는 인상이 남는다. 어쩌면 이 영화에 더 필요했던 것은 무엇을 추가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덜어낼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오케이 마담2」를 실패한 영화라고 단정하고 싶지는 않다. 108분 동안 별다른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여름 액션 코미디라는 자신의 자리는 분명히 알고 있다. 엄정화가 크루즈를 누비며 펼치는 액션에는 여전히 보는 맛이 있고, 최수영과의 대결도 시원하다. 예상하지 못한 순간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들도 있다.

이런 영화를 보면서 모든 사건의 논리적 연결을 따지고 현실성을 요구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가벼운 영화라는 것과 대충 만들어도 되는 영화라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오히려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웃을 수 있는 영화를 만드는 일이 더 어려울 수 있다. 이야기의 불필요한 부분을 덜어내야 하고, 웃음의 타이밍을 맞춰야 하며, 배우들이 서로의 연기를 받아낼 수 있도록 리듬을 만들어야 한다. 1편에는 ‘꽈배기집 사장이 사실 전설적인 요원이었다’는 신선함이 있었다. 2편에는 더 이상 그 반전이 없다. 대신 사춘기 딸에게 밀려나고, 남편에게도 서운하며, 장사까지 어려워진 미영이 다시 자신이 누구였는지를 발견한다는 꽤 괜찮은 출발점이 있었다.

그래서 더 아쉽다. 액션을 하나 덜고, 사연을 하나 줄이고, 눈물을 한 번 덜 강요했다면 어땠을까. 「오케이 마담2」에는 여전히 시리즈를 끌고 갈 만한 주인공이 있고, 웃길 줄 아는 배우들이 있고, 한국영화에서 흔하지 않은 여성 중심 가족 액션 코미디라는 자리도 있다.

개연성은 몇 번의 웃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감정까지 그렇게 넘어갈 수는 없다. 좋은 배우들을 이미 가지고 있는 영화라면, 다음에는 그 배우들을 조금 더 믿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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