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충원율 101.6%, 일본 지방대는 왜 위기인가

전국 사립대 정원은 넘겼지만 일부 지방은 80%대…평균에 가려진 학생 확보 격차
진학률 상승이 완충해온 인구 감소, 대학 규모·기능 재편 과제로
한국도 충원율 넘어 지역 교육기회와 취업·정착 성과 살펴야

101.61%. 2025년 일본 4년제 사립대의 전체 입학정원충족률이다. 입학정원 50만2,755명에 입학자 51만839명으로, 전국 합계에서는 정원보다 입학생이 많았다. 그러나 같은 해 시코쿠 지역 사립대의 충족률은 84.67%였다. 교토·오사카·효고를 제외한 긴키 지역은 82.38%, 주고쿠 지역은 87.68%에 머물렀다. 도쿄의 104.91%, 오사카의 105.06%와 대비된다.

전국의 정원은 채워졌는데, 왜 지방대 위기는 계속되는가.

국회미래연구원이 2026년 10월 발간한 「국가미래전략 Insight 139호: 일본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체제의 위기와 정책 시사점」은 이 질문을 들여다볼 자료다. 성문주 부연구위원이 작성한 보고서는 일본 대학의 위기를 학령인구 감소, 대학 공급 확대, 도쿄 집중이 맞물린 구조적 문제로 분석한다. 전국 합계의 충족률은 대학체제 전체의 수급 상태를 보여준다. 하지만 학생이 어느 지역과 대학에 모였는지, 누가 학생을 확보하지 못했는지까지 설명하지는 않는다. 정원보다 많은 입학생을 받은 대학과 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등에서 비켜난 지방 소규모 대학

일본 사립대의 학생 확보 격차는 지역뿐 아니라 대학 규모에 따라서도 나타난다. 보고서가 인용한 일본 사립학교진흥·공제사업단 자료는 사립대를 3대 도시권 소재 여부와 대학 규모에 따라 여섯 유형으로 나눠 2021~2025년 입학정원충족률을 비교했다. 여기서 3대 도시권은 도쿄·오사카 등을 포함한 8개 지역이며, 소규모 대학은 수용정원 4,000명 미만을 뜻한다. 연간 신입생 모집정원과는 다른 기준이다. 이 가운데 충족률이 가장 낮은 유형은 3대 도시권 밖의 소규모 사립대였다. 2025년 다른 유형의 대학에서 충족률이 반등하는 동안에도 이들 대학은 하락·정체 흐름을 보였다.

이 결과는 ‘지방대’라는 하나의 범주만으로 위기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2025년 규슈 지역 사립대의 합산 충족률은 104.74%였다. 지방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지역의 충원 여건이 같은 것은 아니다. 지역 안에 어떤 도시와 대학이 있는지, 대학의 규모와 교육 기능은 무엇인지까지 나눠 살펴야 한다. 충족률 하락이 곧바로 폐교나 교육의 질 저하를 뜻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학생 확보의 어려움이 지속될 때 대학 재정과 교육과정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전국 합계의 회복만으로 이 질문에 답하기는 어렵다.

학생은 45% 줄고, 대학은 63% 늘었다

현재의 격차 뒤에는 오랜 시간 형성된 대학체제가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18세 인구는 1989년 198만 명에서 2024년 109만 명으로 약 4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학 수는 499개교에서 813개교로 약 63% 늘었다. 입학자원의 기반은 줄었지만 대학 수는 증가한 것이다. 이 변화를 인구 전망에 실패한 결과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대학 확대 과정에는 고등교육 기회의 확장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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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일본은 제2차 베이비붐 세대의 대학 진학 수요에 대응해 대학 설립과 운영 관련 규제를 완화했다. 1991년 ‘대학설치기준 대강화’와 2003년 이후의 제도 변화 등이 대학 확대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여성의 4년제 대학 진학 수요가 증가한 점도 중요하다. 기존 단기대학이 4년제 대학으로 전환하면서 대학 수가 늘었다. 대학 수의 증가는 신설뿐 아니라 고등교육기관의 유형 변화가 함께 만든 결과였다. 대학 수만으로 전체 교육 공급량이나 적정 규모를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대학마다 정원과 기능이 다르고, 단기대학의 전환은 다른 유형 기관의 감소를 동반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인구 감소기에 접어든 뒤까지 대학 확대가 이어졌다는 사실은 조정 과제를 남겼다. 확대된 교육기회를 유지하면서 줄어드는 입학자원에 맞춰 대학의 정원과 역할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하는 문제다.

인구 감소를 버텨준 진학률 상승

18세 인구가 줄어드는 동안 일본 대학이 입학생을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진학률 상승이 있었다. 일본의 4년제 대학진학률은 1990년 24.4%에서 2000년 39.5%, 2010년 50.6%, 2025년 58.6%로 높아졌다. 대학에 진학할 연령의 인구가 줄어도, 그중 대학에 들어가는 비중이 커지면서 입학자원 감소의 충격을 완충한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 효과가 충분히 이어질 수 있느냐다. 보고서가 인용한 문부과학성 추계에서 2040년 일본의 18세 인구는 약 74만 명이다. 2025년 약 110만 명과 비교하면 약 32.7% 줄어드는 규모다. 반면 2030~2040년 대학진학률 상승 폭은 1.4%포인트로 제시됐다.

진학률이 높아져도 그 기반이 되는 인구가 더 빠르게 감소하면 대학 입학생은 줄어들 수 있다. 보고서는 2030년경부터 대학 입학자 수가 감소세로 전환하고, 특히 2035~2040년에 감소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 전망을 읽을 때는 통계의 범위를 함께 봐야 한다. 보고서에 실린 2025년까지의 입학자 실적에는 외국인 유학생 등이 포함돼 있지만, 2030년 이후 추계는 외국인 유학생 등을 제외한 국내 학생 기준이다. 두 구간을 그대로 이어 붙여 입학생이나 진학률의 변화를 해석하면 차이를 과장할 수 있다.

도쿄도 안전지대인가

학생이 모이는 도쿄 역시 장기적인 인구 감소의 영향을 피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보고서는 2021년 입학정원과 도도부현 간 대학 진학 비율을 적용한 추계에서, 2040년 도쿄도 사립대의 평균 입학정원충족률이 78.9%가 될 것으로 제시했다. 사립대가 있는 46개 지역 가운데 44개 지역에서 평균 충족률이 80%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사립대 44곳의 충족률이 떨어진다는 뜻이 아니다. 각 지역에 있는 사립대의 평균을 기준으로 집계한 지역 수다. 도쿄의 평균 전망 역시 개별 대학의 결과를 뜻하지 않는다.

또한 이 수치는 대학이 정원을 조정하거나 지역 간 학생 이동이 달라졌을 때의 결과까지 확정한 예측이 아니다. 2021년의 정원과 진학 이동 구조를 적용하고, 출생저위·사망저위 인구 시나리오를 사용한 조건부 전망이다. 정책적으로 읽을 대목은 숫자가 그대로 실현될지 여부만이 아니다. 학생 유입이 많은 지역도 전체 입학자원의 축소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면, 지역 간 학생 유치 경쟁만으로 대학체제 전체의 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물어야 한다.

대학을 얼마나 줄이고, 어떤 기능을 남길 것인가

일본의 정책 논의는 대학 규모 조정과 고등교육체제 재설계를 함께 다룬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2026년 4월 재정제도등심의회 자료에서 2040년까지 대학 수를 약 250~400개교 줄이는 규모 적정화 추계를 제시했다. 18세 인구 감소에 연동하는 조건과, 학생 10만 명당 고등교육기관 수를 주요국 평균 수준으로 조정하는 조건에 따라 감축 규모가 달라진다. 따라서 이를 ‘일본이 대학 400개 폐교를 확정했다’고 읽어서는 안 된다. 특정 대학의 폐교 명단이나 확정된 집행계획과는 구분해야 한다.

이 추계는 지역 국공립대의 교육 거점 기능을 고려해 기존 통합을 제외한 대학 수를 유지하는 가정을 두면서도, 학부정원은 줄이는 방향을 제시했다. 사립대에는 대학 수와 정원 모두에서 더 큰 조정 규모를 제시했다. 문부과학성의 접근도 규모 조정을 포함한다. 다만 대학 유형별 역할, 교육·연구의 질, 지역의 고등교육 접근성을 함께 고려한다. 2025년 중앙교육심의회 답신은 고등교육 전체 규모를 조정하면서 대학원으로의 자원 재배분, 성장 분야로의 전환, 유학생·성인학습자 확대 등을 추진하는 방향을 담았다.

쟁점은 대학 수를 줄일 것인가에만 있지 않다. 어떤 교육·연구 기능을 어디에 유지하고, 누가 담당하도록 할 것인가에도 있다. 대학의 재편과 철수가 지역에서 배울 기회의 축소로 이어지는지 살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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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충원율 다음에 확인할 것

일본 사례가 한국에 주는 질문은 구체적이다. 먼저 충원율이 개선됐다면 입학생이 늘었는지, 모집인원이 줄었는지 나눠 봐야 한다. 같은 충원율 상승이라도 두 변화가 갖는 의미는 다르다. 전국 수치를 지역·설립유형·규모별로 나누면 학생 확보 여건이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대학도 드러날 수 있다.

거점국립대 육성과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같은 정책 역시 지역 전체에서 어떤 변화를 만드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지원받은 대학의 성과와 함께 주변 대학과의 역할 분담, 공동교육, 지역산업과 연결되는 교육기회를 살펴야 한다. 지역 취업과 정착도 구분해 측정해야 한다. 취업자 수가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확대됐거나 장기 정착이 이뤄졌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고용 유지, 임금과 고용 안정성, 전공과 일자리의 연결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대학 재편 과정에서는 학생의 학습권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통합이나 모집 중단 이후에도 수업과 졸업이 보장되는지, 편입과 학적 이관이 원활한지, 통학거리와 주거 부담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점검해야 한다. 일본의 101.61%는 전국 합계에서 정원을 넘겼다는 숫자다. 동시에 그 숫자 아래에는 80%대의 지역과 반등에서 비켜난 소규모 대학이 있다.

한국 대학정책이 살펴야 할 것도 그 간격이다. 정원이 얼마나 채워졌는지에 더해, 어느 지역의 어떤 대학에 학생이 모이고 교육기회는 어디에서 줄어드는지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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