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외국 학생 30만7,464명…학위과정 22만3,191명
전공·졸업·취업·지역 정착은 다른 지표…학생의 학습과 진로를 함께 살펴야
한국 고등교육기관의 외국 학생 수가 30만 명을 넘어섰다. 대학과 정부가 추진해 온 유치 확대의 성과가 숫자로 확인된 것이다. 이제 관심을 넓힐 때다. 어떤 과정을 공부하고, 학업을 마친 뒤 어디에서 일하며 살아갈 수 있는지까지 살펴야 유학생 정책의 다음 과제가 드러난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2026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올해 4월 1일 기준 고등교육기관의 외국 학생은 30만7,464명이었다. 전년보다 5만4,030명, 21.3% 증가했다. 학위과정은 22만3,191명으로 전체의 72.6%, 어학연수와 교환·기타 연수 등을 포함한 비학위과정은 8만4,273명으로 27.4%였다.
정부는 2023년 ‘Study Korea 300K Project’를 발표하며 2027년까지 유학생 30만 명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최신 통계의 학위·비학위 합계는 이 규모를 넘어섰다. 그러나 총량의 확대만으로 정책의 성과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국내에서 교육받은 학생의 노동시장 진입과 정주 역시 정책이 지향하는 목표이기 때문이다.
대학에는 충원과 국제화, 지역에는 인재와 인구, 학생에게는 교육과 진로의 기회가 걸려 있다. 이 목표들이 만나는 지점은 학생을 얼마나 데려왔는가를 넘어, 입학 이후 어떤 경험과 선택지를 제공하는가에 있다.
같은 증가 속에서도 과정별 모습은 다르다
학위과정 외국 학생은 전년보다 24.6%, 비학위과정은 13.5% 늘었다. 과정별로는 전문학사·학사가 15만5,778명, 석사가 5만1,106명, 박사가 1만6,307명이었다. 석사과정은 전년의 4만1,278명보다 늘었지만 박사과정은 1만7,762명보다 줄었다.
이 수치는 특정 시점에 재적한 학생의 규모다. 박사과정 인원이 줄었다는 사실을 곧바로 신규 입학 감소나 연구인력의 해외 유출로 해석할 수는 없다. 입학과 졸업, 중도 이탈 등 학생 수를 바꾸는 흐름을 따로 확인해야 한다. 전체 증가가 모든 과정에서 같은 방향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출신국 구성도 과정에 따라 달라진다. 전체 외국 학생에서는 베트남이 31.5%, 중국이 25.7%였지만, 학위과정에서는 중국이 31.7%, 베트남이 26.0%였다. ‘어느 나라 학생이 가장 많은가’라는 질문도 학위과정과 연수과정을 구분해야 정확히 답할 수 있다.
전체 규모와 국적의 다변화는 대학의 국제화를 살펴보는 출발점이다. 그 다음에는 과정별 교육 내용과 학생 지원이 유입의 변화에 맞춰 준비돼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OECD가 보여준 전공 구성의 차이
OECD의 ‘Education at a Glance 2026’은 다른 관점의 비교 자료를 제공한다. 2024년 한국의 외국인 고등교육 졸업자 가운데 과학·기술·공학·수학을 뜻하는 STEM 분야의 비중은 16%였다. 한국 자국 학생 졸업자의 비중은 32%였다. OECD 평균에서는 국제학생 졸업자가 30%, 자국 학생이 23%로 반대 양상이 나타났다.
한국의 외국인 졸업자는 경영·행정·법학 분야 비중이 33%로, 자국 학생의 12%보다 높았다. 이는 한국을 선택한 외국인 학생의 전공 구성이 국내 학생과 다르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국가가 특정 산업의 인력 확보를 목표로 삼는다면, 실제 교육과 졸업의 구성이 그 목표와 얼마나 연결되는지 살펴볼 자료다.
다만 STEM 비중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유학생 교육의 가치가 낮거나 정책이 실패했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인문·사회·문화예술과 경영 분야의 교육 역시 국제 교류와 산업,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 학생이 선택한 전공을 존중하면서 분야별 진로 기회와 정책 목표를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통계의 범위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OECD 표는 졸업자의 전공 비중이고, 국내 교육기본통계의 최신 수치는 재적 학생 규모다. 서로 다른 집단을 대상으로 하므로 두 수치를 결합해 졸업 인원을 추정할 수 없다. 또 OECD에서 한국은 외국 국적을 기준으로 집계한다. 실제로 국경을 넘어 유학한 이력을 기준으로 국제학생을 파악하는 나라와 완전히 같은 모집단은 아니다.
지역의 유치와 지역에 남을 조건은 다르다
한국교육개발원이 2025년 발표한 KEDI Brief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통한 인구절벽 위기 극복의 가능성과 향후 과제’는 2014~2024년 자료와 2024년 파일럿 조사로 지역 정착의 조건을 살폈다.
연구에서 4년제 대학 학위과정 외국인 유학생 중 비수도권의 비중은 44.3%에서 42.6%로, 전문대학에서는 70.6%에서 56.8%로 낮아졌다. 대학원도 44.7%에서 41.4%로 줄었다. 반면 전국 비학위과정 유학생 가운데 비수도권에 재학한 학생의 비중은 39.1%에서 45.0%로 높아졌다.
이는 전국의 과정별 유학생이 어느 지역에 분포하는지 보여주는 수치다. ‘비수도권 유학생의 45%가 비학위과정’이라는 뜻은 아니다. 또한 비중이 줄었다고 해서 해당 지역의 학생 수 자체가 감소했다고 말할 수 없다. 지역 유치의 성과를 평가하려면 인원과 비중, 과정의 종류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연구는 비학위과정 중심의 확대가 지역에 머무는 기간과 산업 인력 확보 측면에서 한계를 가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연수 이후 학위과정으로 진학하거나 지역에서 계속 생활할 가능성은 별도 추적이 필요하다. 연수과정 등록을 곧 장기 정착으로 계산하는 것도, 단기 체류만으로 끝난다고 단정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취업 희망지를 정착률로 읽어서는 안 된다
KEDI의 외국인 학생 파일럿 조사에는 일반대학 6개교와 전문대학 4개교 학생 700명의 정보가 수집됐다. 이 가운데 희망 취업 지역을 제시한 표의 응답자는 316명이었고, 서울을 선택한 사람은 196명이었다. 표의 수치를 계산하면 약 62%다.
이 결과는 전국 유학생의 실제 정착률이 아니다. 조사에 참여한 학생 중 해당 질문에 응답한 집단의 희망을 보여준다. 졸업 뒤 실제로 어디에 취업했는지,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는 다른 자료로 확인해야 한다.
서울 선호가 높다는 전체 결과 안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부산 소재 대학 응답자 68명 중 54명은 부산을 희망 취업 지역으로 골랐다. 지역의 일자리와 생활 조건이 학생의 선택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살펴볼 단서다. 제한된 표본이므로 도시별 정착 가능성을 순위로 평가하는 근거로 삼기는 어렵다.
지역 대학에 입학한 학생이 지역에 남을지는 수업의 질뿐 아니라 원하는 직무, 임금과 경력 전망, 주거와 생활 여건 등과 연결된다. 대학의 취업지원이 지역 기업의 채용 조건과 맞물리는지, 학생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지까지 살펴야 한다. 지역 정착은 모집 단계의 홍보만으로 완성되는 성과가 아니다.
체류 경로 확대 이후에도 확인할 것이 남는다
정부도 교육과 정착의 연결을 위한 제도를 넓히고 있다. 법무부는 2025년 12월 K-STAR 비자트랙 참여 대학 32개교를 지정했고, 2026년에는 기존 과학기술 특성화대학 중심의 제도를 일반대학까지 확대했다.
이 제도는 선정 대학의 우수 이공계 석·박사급 외국인 인재에게 총장 추천을 통해 취업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거주 자격을 부여하고, 요건에 따라 영주와 특별귀화로 이어질 경로를 제공한다. 졸업 이후 연구와 생활을 이어 갈 수 있도록 체류의 문턱을 조정하는 정책이다.
다만 참여 대학 수와 추천·허가 인원, 실제 취업과 연구 지속, 지역 정착은 각각 다른 성과다. 제도가 확대됐다는 사실만으로 고용이나 지역 잔류의 효과가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학생이 어떤 분야에서 일하고 연구를 이어 가는지, 지원이 경력 형성과 안정적인 생활에 어떻게 연결되는지 후속 자료가 필요하다.

입학 이후의 경로를 보여주는 정책으로
외국 학생 30만 명 시대의 성과를 설명하려면 입학·재학·졸업·취업·체류를 나눠 공개할 필요가 있다. 대학별 모집 규모에 더해 학업 지속과 중도탈락 사유, 졸업 이후의 진로를 확인하고, 졸업자 집단을 일정 기간 추적해 결과를 살펴야 한다.
취업과 정착 자료에는 조사 시점과 응답률, 분모도 명시해야 한다. 연락이 닿은 졸업생만 집계한 결과와 전체 졸업생을 추적한 결과는 같지 않다. 한국 취업을 원하지 않거나 다른 나라에서 경력을 이어 가는 학생의 선택도 구분해 설명해야 한다.
교육을 받으러 온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입학 기회와 함께 수업을 이해하고 학업을 마칠 지원, 진로를 탐색할 정보, 선택 가능한 일자리와 생활 조건이다. 대학과 정부, 지역사회가 이 경로를 얼마나 연결했는지가 다음 성과의 기준이 될 수 있다.
30만 명이라는 규모는 한국 유학의 확대를 보여준다. 이제 그 숫자 뒤의 교육 경험과 졸업 이후의 선택을 살펴야 한다. 학생의 학습과 진로가 지속될 조건을 마련하는 일이 대학의 국제화와 지역의 인재 전략을 함께 발전시키는 다음 과제다.
통계 읽기 | 유학생 숫자는 분모부터 확인해야 한다
| 지표 | 의미 | 혼동하면 안 되는 것 |
|---|---|---|
| 2026년 외국 학생 307,464명 | 국내 고등교육기관 학위·비학위 재적자 합계 | 학위 학생만의 수, 신규 입학자, 졸업자 |
| 한국 외국인 졸업자 STEM 비중 16% | OECD 2024년 졸업자의 전공 구성 | 2026년 재학생 전공 비중·취업률 |
| 비학위과정 비수도권 비중 45.0% | 2024년 전국 비학위 유학생 중 비수도권 재학생 비중 | 비수도권 유학생 중 비학위과정 비중 |
| 파일럿 조사 서울 취업 희망 약 62% | 해당 표 응답자 316명 중 196명의 희망 | 전국 유학생의 실제 서울 취업·정착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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