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보고서, 한국 이용률 12위…글로벌 남북 격차는 확대
한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이용률이 2026년 2분기 40.6%로 높아졌다. 마이크로소프트 AI 이코노미 인스티튜트가 9월 발표한 ‘글로벌 AI 확산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전 분기보다 이용률이 3.5%포인트 상승하며 16위에서 12위로 올라섰다. 세계 이용률도 높아졌지만 지역 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이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글로벌 사우스에서는 이미 AI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대화 가운데 학습 목적이 두드러졌다. 이 결과는 AI 확산을 교육의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성을 보여준다. 이용자가 늘어나는 현상과 더 많은 사람이 학습 기회를 얻는 변화는 얼마나 연결돼 있을까. 국내 대학에서도 구성원에게 AI 서비스를 제공하고 활용 교육을 마련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이제 살펴야 할 것은 도구에 접속할 수 있는 사람의 수와 함께, 그 접근이 어떤 학습 경험과 역량으로 이어지는가다.
한국 이용률 상승, 세계의 접근 격차는 확대
보고서가 제시하는 이용률은 15~64세 인구 가운데 해당 기간 생성형 AI 제품을 사용한 사람의 비율을 추정한 값이다. 집계·익명화한 마이크로소프트 이용 자료를 바탕으로 운영체제와 기기 시장점유율, 인터넷 보급률, 인구 등의 차이를 보정했다. 한국의 40.6%는 대학생의 이용률이나 AI 활용 능력을 뜻하지 않는다. 국가의 AI 연구·산업 경쟁력을 종합 평가한 순위도 아니다. 한국의 이용률은 1분기 37.1%에서 2분기 40.6%로 상승했다. 상위권에서는 아랍에미리트가 73.3%, 싱가포르가 64.3%로 앞섰고 아일랜드 49.9%, 프랑스 49.6%, 노르웨이 49.4%가 뒤를 이었다. 한국의 상승 폭은 보고서가 제시한 상위 25개 경제권 가운데 가장 컸다. 다만 사용 경험을 포착하는 지표만으로 이용의 깊이나 목적, 결과의 질까지 판단할 수는 없다.
세계 이용률은 같은 기간 17.8%에서 18.8%로 1.0%포인트 높아졌다. 그러나 보고서가 구분한 글로벌 노스에서는 27.5%에서 28.8%로 1.3%포인트, 글로벌 사우스에서는 15.4%에서 16.2%로 0.8%포인트 상승했다. 두 집단의 차이는 12.1%포인트에서 12.6%포인트로 확대됐다. 2025년 하반기 10.6%포인트였던 격차가 이후 두 차례의 보고 기간에 걸쳐 커진 것이다. 이용이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접근의 불균형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보고서는 글로벌 사우스의 확산을 제약하는 조건으로 전력과 통신 연결, 디지털 역량, 현지 언어 지원 등을 언급한다. 서비스가 존재하더라도 이를 이용할 기반과 자신의 필요에 맞게 활용할 여건이 갖춰져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이 국가·지역 집단 간 차이를 한국 대학이나 학생 사이의 교육 격차로 곧바로 옮겨 해석할 수는 없다.
측정의 한계도 남아 있다. 보고서는 현재 지표에 포함되지 않은 AI 도구가 있어 다음 보고서에서 조사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중국에서는 국내 도구의 추가 반영에 따른 이용률 상승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수치의 변화에는 실제 이용 증가뿐 아니라 기존 이용을 더 넓게 포착한 효과가 포함된다. 현재 순위를 AI 확산의 완결된 지도처럼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다.
보급은 낮아도 학습을 위한 활용은 두드러졌다
교육 분야에서 주목할 대목은 이용 목적이다. 보고서는 소비자용 Copilot 대화 일부를 분석해 글로벌 노스와 사우스의 목적별 대화 구성을 비교했다. 그 결과 글로벌 사우스에서 자기주도 학습·역량 개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분석 표본보다 상대적으로 29.2% 높았다. 학교 과제·학업 지원 대화의 비중도 32.3% 높게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사우스 이용자의 32.3%가 학업 목적으로 AI를 사용한다는 뜻이 아니다. 해당 목적의 대화가 전체 대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비교한 결과다. 이용자 수에 관한 국가별 지표와 대화의 목적에 관한 분석도 구분해야 한다. 더 많은 사람이 AI를 이용하는지와, 이미 이용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위해 대화하는지는 서로 다른 질문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패턴의 원인을 확정하지 않았다. 글로벌 사우스의 인구 구성이 상대적으로 젊다는 점이 학습 목적 대화의 비중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시했으며, 초기 이용자에게서 관찰한 결과를 전체 인구로 일반화하는 데도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육 여건이 부족해서 AI를 찾는다는 해석 역시 이 자료만으로 입증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학습 지원이 AI를 접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드러난다. 이용률이 낮은 지역에서도 AI는 이미 공부와 역량 개발을 위한 도구로 쓰이고 있다. 접근을 넓히는 정책을 논의할 때 업무 생산성이나 산업 활용뿐 아니라 학습 목적의 이용을 함께 살펴야 할 근거다. 다만 ‘학업 지원’이라는 분류가 곧 학습의 성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과제의 답을 대신 작성하게 하는 행위와 이해하지 못한 개념을 다시 설명해 달라고 요청하는 행위는 같은 학업 맥락 안에서도 다르다. 대화의 주제는 이용 목적을 보여주지만, 학생이 그 과정에서 무엇을 이해하고 스스로 할 수 있게 됐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대학의 지원, 접속 권한에서 활용 교육으로
국내 대학의 공개 자료에서는 접근 지원과 활용 교육을 결합하려는 시도를 확인할 수 있다. 서울대는 2026년 6월 공지를 통해 재학·재직 중인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ChatGPT Edu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안내했다. 운영기간은 2026년 6월부터 2027년 8월까지이며, 교수·학생·연구원은 관리자 일괄 등록을 거쳐 별도 신청 없이 이용하도록 했다. 휴학·휴직자는 대상에서 제외하고 장기 미접속 계정의 회수 조건도 명시했다. 이후 서울대 정보화본부가 공지한 7월 8일 학생 활용 기본교육은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구성됐다. 교육 내용에는 기본 기능뿐 아니라 책임 있는 활용, 강의자료 이해와 정리, 자기주도 학습, 과제·프로젝트 계획, 진로·연구 정보 탐색이 포함됐다. 서비스 이용 권한 제공에 더해 학습과 연구에 연결하는 방법을 교육 내용으로 제시한 것이다.
경희대는 2026년 6월 학생·교원·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생성형 AI 교육 프로그램 ‘AiKHU’를 공개했다. 입문·활용·심화 단계로 구성하고 프로그래밍 지식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실용 교육을 제시했다. 강의 노트와 실습 예제 등을 제공하며, 대학의 AI 서비스 포털과 ‘ChatKHU’ 플랫폼에 접속해 교육 내용을 실습할 수 있도록 연계했다. 두 사례는 대학이 AI 이용 환경과 활용 교육을 기관 차원에서 마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서비스 제공 공지나 교육과정 안내 자체가 학습 효과를 입증하는 자료는 아니다. 얼마나 많은 학생이 지속적으로 참여했는지, 전공 수업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이해와 문제 해결 능력이 향상됐는지는 운영 안내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도입 사실과 성과 평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대학의 지원 범위를 판단할 때도 계정 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수업에서 요구하는 기능을 지원 계정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이용량 제한이 학습 활동에 영향을 주는지, AI를 쓰지 못하는 학생에게 대체 방법이 있는지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학습자료를 읽고 질문을 구성하며 결과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도움은 학생마다 다를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접근 지원은 교수학습 지원과 만난다. 예컨대 보고서 작성 수업이라면 문장을 생성하는 기능과 함께 근거를 확인하고 논증을 수정하는 과정을 설계할 수 있다. 프로그래밍 수업이라면 생성된 코드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오류를 찾아 고치는 과제가 필요할 수 있다. 이는 특정 대학의 효과로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 도구 활용을 수업 목표에 연결하기 위해 검토할 교육 설계의 문제다.
학습 효과를 가르는 것은 어떤 도움을 주느냐다
AI가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연구는 도입 여부만으로 효과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레그 케스틴과 켈리 밀러 등이 2025년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한 연구는 하버드대 학부 물리학 수업 학생 194명을 대상으로 AI 튜터와 교실의 능동학습 수업을 비교했다. 연구진은 AI 튜터를 이용한 학생들이 비교 수업보다 짧은 시간에 더 큰 학습 향상을 보였다고 보고했다. 이 연구의 AI 튜터는 수업 내용과 교육학적 원칙을 반영해 별도로 설계됐다. 따라서 결과를 일반 챗봇에 자유롭게 접속하기만 하면 같은 효과가 난다는 근거로 읽을 수는 없다. 특정 물리학 수업에서 확인한 결과를 모든 전공이나 장기간의 학습 효과로 확대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연구가 제시한 가능성은 교육적으로 설계된 AI 지원에 관한 것이다.
다른 연구에서는 도움을 받는 동안의 수행과 이후의 독립적인 학습 성과가 엇갈렸다. 함사 바스타니 등이 2025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연구는 튀르키예 고교 수학 수업에서 일반적인 챗봇 방식의 ‘GPT Base’와 학습을 보호하도록 설계한 ‘GPT Tutor’를 비교했다. GPT Base 집단은 AI를 이용한 연습에서 대조군보다 좋은 성적을 보였지만, 이후 AI 없이 치른 평가에서는 성적이 17% 낮았다. 반면 학습을 위한 제약을 둔 GPT Tutor에서는 이러한 부정적 효과가 크게 완화됐다. 이 결과는 고교 수학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한국 대학생에게 같은 수치를 적용할 수는 없다. 다만 AI를 이용해 과제를 잘 수행한 결과와, 도움을 거둔 뒤에도 유지되는 이해와 능력을 구분해 측정해야 한다는 문제를 분명하게 드러낸다.
두 연구는 학습자와 과목, 도구의 설계가 달라 효과 크기를 직접 비교할 수 없다. 한쪽을 근거로 AI 교육의 성공을 선언하거나 다른 쪽으로 실패를 단정하기보다 어떤 도움을 제공했고 무엇을 평가했는지 살펴야 한다. AI를 이용해 더 빠르게 완성한 결과물, 학습자가 느낀 편리함,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된 문제는 각각 다른 성과다.
이용량 다음에 확인해야 할 것
대학이 AI의 교육적 활용을 평가하려면 우선 수업별 목표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기초 개념을 익히는 수업과 이미 익힌 지식을 적용해 결과물을 만드는 수업에서 허용할 도움의 범위가 같을 이유는 없다. 무엇을 학생이 직접 수행해야 하는지 정한 뒤 도구와 과제를 선택해야 사용의 편의와 교육의 목적을 함께 판단할 수 있다. 평가 역시 결과물에만 머물기 어렵다. 학생이 AI의 제안을 채택하거나 수정한 이유를 설명하게 하고, 근거 자료를 대조하거나 새로운 문제에 같은 개념을 적용하도록 하는 방식 등을 검토할 수 있다. AI 없이 수행하는 평가도 학습 목표에 따라 그중 하나가 될 수 있다. 핵심은 도구 사용을 적발하는 절차를 늘리는 데 있지 않고, 학생의 이해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하는 데 있다.
이러한 설계에는 교수자의 준비와 지원도 필요하다. 수업에 적합한 활용 범위를 정하고 평가 방식을 바꾸는 일은 계정을 배포하는 일과 다른 업무다. 학생 대상 기능 교육과 함께 교수자의 수업 설계, 공통 자료 개발, 교육 효과 검토를 지원해야 할 이유다. 다만 지원 사업의 규모나 교육 이수 인원을 곧바로 학습 향상 수치로 제시해서는 안 된다.
마이크로소프트 보고서는 공개 가중치 모델이 비용과 현지화의 장벽을 낮출 가능성도 제시했다. 대학 등이 기존 모델을 특정 목적이나 언어에 맞게 조정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지 역시 전력·통신·디지털 역량의 문제를 없애지는 못한다고 보고서는 설명한다. 더 많은 도구를 확보하는 선택과 그 도구를 교육에 적합하게 운영하는 역량은 함께 검토해야 한다.
한국의 AI 이용률 40.6%는 확산의 속도를 보여준다. 대학이 그다음에 확인할 것은 그 변화가 학생에게 남기는 경험이다. 누가 필요한 도구에 접근했는지, 어떤 지원을 받았는지, 그 결과 무엇을 이해하고 수행할 수 있게 됐는지를 살펴야 한다. AI 이용의 증가를 교육의 성과로 설명하려면, 접속과 학습 사이를 잇는 근거가 필요하다.
#생성형AI #AI확산 #대학교육 #학습기회 #AI접근성 #AI리터러시 #학습평가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