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법인 화봉학원과 대동대학교에 대한 교육부 종합감사에서 드러난 핵심은 이미 지적된 문제도 바로잡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법인 수익사업 병원은 기관경고를 받고도 수의계약을 이어갔고, 수익용 건물의 저가 임대는 최초 지적 후 6년이 지나도록 개선되지 않았다. 자체조사에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안은 후속조치 없이 징계시효를 넘겼다.
교육부가 2026년 9월 공개한 감사보고서에는 16건의 지적사항이 담겼다. 총괄표 기준 신분상 조치 대상은 경징계 4명, 경고 4명, 주의 9명 등 17명이다. 행정상 조치는 21건이며, 재정상으로는 6,857만3,000원의 회수를 요구했다. 별도조치에는 고발 6건이 포함됐다. 감사에 따른 처분 요구로, 징계나 회수가 완료됐거나 고발 대상의 유죄가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번 감사는 채용비리와 예산 부당사용 등에 관한 민원을 계기로 추진됐다. 주된 점검 대상은 2021년 3월부터 2024년 11월까지의 업무다. 교육부는 2024년과 2025년에 실지감사를 진행하고 2026년 5월 감사결과를 확정했다.
감사에서 가장 큰 계약 규모가 확인된 사안은 법인 수익사업 병원의 물품 구매였다. 병원은 2022~2024회계연도에 5개 업체로부터 약 677억 원의 의료소모품 등을 일반경쟁입찰 없이 수의계약으로 구매했다. 이 금액은 지적 대상 계약의 총액이며, 감사에서 확인된 손실액은 아니다.
앞선 경고도 있었다. 법인은 2023년 사학기관 회계감리에서 약 206억 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지적받아 2024년 4월 기관경고를 받았다. 그런데도 감사 시점까지 개선 없이 같은 방식을 지속했다는 것이 교육부의 판단이다. 법인은 부당한 처리였음을 인식하고 입찰 등 개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교육부는 책임자 문책과 계약 절차의 시정을 요구했다.
재산 관리에서도 예산 통제와 기존 지적사항의 이행이 문제였다. 법인은 수익용 건물의 임대보증금 13억5,000만 원과 월 임대료 3,562만5,000원을 법인 예산에 편입하지 않고 병원이 운영비로 직접 사용하도록 했다. 법인은 병원의 어려운 재정 상태를 이유로 들었다. 교육부는 그 목적만으로 예산의 통제 기능을 무력화하는 처리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봤다.
같은 건물 일부 공간을 전 병원 직원에게 낮은 조건으로 임대한 문제도 반복됐다. 2018년 교육부 지적 이후에도 2024년 감사 당시 유사한 다른 층에 비해 보증금은 5,000만 원, 월 임대료는 222만5,000원 낮았다. 교육부는 객관적인 기준에 따른 임대료 재산정을 요구했다. 계약과 재산 관리 모두 규정 위반을 확인하는 데서 그치고, 실제 운영을 바꾸는 단계까지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후속조치의 공백은 자체조사 처리에서도 확인됐다. 법인은 2019년 민원 10건에 대한 특별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는 혐의가 없는 것으로 간주한 사안과 수사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사안, 추가조사가 필요한 사안 등으로 구분됐다. 그러나 대학은 추가조사가 필요한 2건에 대해 조사와 징계 검토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교육부는 그 사이 해당 비위의 징계시효가 지났다고 지적하고 관련 책임자에 대한 경징계를 요구했다. 민원의 내용 전부가 사실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안을 처리할 책임조차 이행되지 않았다.
대학 운영 권한을 부여하는 절차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이사장 공석 기간에 직무대행자를 지정하지 않았고, 총장 직무대행자 지정은 이사회 의결 없이 의결사항인 것처럼 대학에 통보됐다. 필요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사람이 일정 기간 총장 권한을 행사한 것이다. 교육부는 기관경고와 관련자 문책을 요구했다.
학사 관리에서는 평가의 근거를 보존하고 이해관계를 확인하는 절차가 미흡했다. 대학은 2021학년도 1학기부터 감사 시점까지 1,559개 교과목의 성적산출자료 등을 보존하지 않았다. 채점표와 출석부 등 일부 전산자료는 남아 있었지만, 시험지와 과제물 같은 평가 근거자료가 보존되지 않았다. 대학은 보관 공간 부족과 부서 간 보존책임에 대한 인식 차이를 설명했다. 교육부도 고의로 보기 어려운 사정을 인정하면서 기관경고와 규정 정비를 요구했다. 성적 결과를 보관하는 것에 더해, 이의가 제기됐을 때 평가 과정을 확인할 자료까지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교수의 자녀가 사전 신고 없이 해당 교수의 5개 과목을 수강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가운데 4개는 다른 교수가 개설한 동일 과목이 있었고, 해당 교수는 자녀 수강 여부를 확인하는 공문에 ‘해당 없음’으로 회신했다. 교육부는 해당 교수에 대한 경징계를 요구했다. 감사에서 확인된 문제는 자녀 수강에 관한 신고·관리 절차 위반이며, 성적 조작이 확인된 사안은 아니다.
시설공사에서는 계약과 준공 확인, 비용 정산의 여러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대학은 전문건설업 면허가 없는 업체와 6건의 공사를 계약했고, 13건의 공사에서는 준공 검사조서를 작성하지 않은 채 대금을 지급했다. 국고지원 공사 8건에서는 견적서·입찰서 등을 전자조달시스템으로 제출받지 않았다.
실제 지급액을 바로잡아야 하는 사안도 확인됐다. 미시공 부분에 지급한 공사비가 605만6,000원, 병원과 대학 공사에서 사용이 확인되지 않은 법정경비를 과다 지급한 금액이 6,251만7,000원이었다. 이를 합한 6,857만3,000원이 이번 감사의 회수 요구액이다. 준공과 정산 절차의 부실이 부적정한 대금 지급으로 이어진 사례다.
대학은 감사 과정에서 시설공사의 입찰공고와 입찰서 제출에 전자조달시스템을 활용하고, 공사 완료 후 법정경비의 집행 내역을 확인해 정산한 뒤 대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원 자녀의 수강 관리와 성적자료 보존에 대해서도 정보 공유, 학사시스템 개선, 규정 정비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는 계약·재산 관리부터 학사·시설공사까지 필요한 승인과 확인, 기록과 후속조치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묻고 있다. 특히 앞선 경고 이후에도 문제가 이어진 사안에서는 개선 계획을 제시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계약 방식의 변경, 임대료 재산정, 평가자료 보존, 부당 지급액 회수 등 처분 요구가 실제로 이행됐는지가 이번 감사의 후속 점검에서 확인돼야 할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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