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AI 데이터센터 전력 문제 줄일 차세대 광변조기 개발

사진 KAIST 제공

KAIST·KIST·KANC·삼성전자 협업… 500μm 소자에서 변조 효율 0.146V·cm, 대역폭 26.3GHz 달성

KAIST 연구진이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와 데이터 전송 병목 문제를 줄일 수 있는 차세대 광변조기 기술을 개발했다. 광변조기는 전기 신호를 빛 신호로 바꿔 데이터를 전송하는 광통신 핵심 소자다. 이번 연구는 더 적은 전력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기반 기술로,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와 초고속 광통신 시스템에 적용될 가능성이 제시됐다.

KAIST는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상현 교수 연구팀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재훈 박사, 한국나노기술원 김종민 박사, 삼성전자 패키징사업부와의 협업을 통해 서로 다른 반도체 소재의 장점을 결합한 차세대 광변조기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AI 데이터센터에서는 다수의 서버와 반도체 칩이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주고받는다. 이 과정에서 광변조기의 성능은 데이터 전송 속도와 전력 효율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기존 실리콘 기반 광변조기는 높은 발열과 온도 변화에 취약하고, 효율을 높이면 속도가 떨어지거나 속도를 높이면 효율이 낮아지는 한계를 갖고 있었다. 데이터센터처럼 발열이 크고 대역폭 수요가 높은 환경에서는 고효율과 고속 동작, 열 안정성을 함께 갖춘 광변조기 기술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온도 변화에 강한 마하-젠더 구조를 유지하면서 실리콘 도파로 위에 전기·광학적 반응성이 뛰어난 인화물계 반도체 InGaAsP 박막을 결합했다. 마하-젠더 구조는 빛의 경로 차이를 이용해 신호를 제어하는 광소자 구조이며, 도파로는 빛이 지나가는 통로다.

이번 방식은 기존 실리콘 위에 빛을 더 민감하게 제어할 수 있는 특수 반도체 소재를 덧붙이는 구조다. 이를 통해 소자 크기를 줄이면서도 빛 신호를 더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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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학계에서는 이종집적 구조를 활용할 경우 효율을 높이면 전하가 쌓여 구동 속도가 느려지는 상충 관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소자 내부의 충전 용량을 줄여 속도를 높이는 공핍 모드 구동과, 전압이 가해질 때 물질의 빛 흡수 특성이 변하는 프란츠-켈디시 효과를 결합해 이 한계를 보완했다.

공핍 모드 구동은 소자 내부 전하를 줄여 동작 속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다만 자유 전하 효과에 의한 변조 기여가 줄어드는 한계가 있어, 연구팀은 InGaAsP 소재의 프란츠-켈디시 효과를 보조 변조 메커니즘으로 활용했다. 이를 통해 과도한 광학 손실을 억제하면서도 추가적인 위상 변화를 확보했다.

또한 전기 신호와 광신호의 위상 속도 및 임피던스를 정합하도록 설계한 진행파 전극을 적용해 대역폭을 기존 집중 전극 방식의 한계 이상으로 확장했다. 연구개요에 따르면 이번 소자는 공동 패키지 광학 환경에서 요구되는 고효율, 고속, 열 안정성 조건을 함께 충족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머리카락 굵기보다 수십 배 작은 500마이크로미터 길이의 초소형 소자에서 변조 효율 0.146V·cm와 전기-광학 3dB 대역폭 26.3GHz를 동시에 달성했다. 변조 효율은 적은 전력으로 빛 신호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고, 대역폭은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기존 실리콘 기반 마하-젠더 광변조기가 수 V·cm 수준의 변조 효율을 갖는 것과 비교하면 이번 소자의 변조 효율은 크게 개선된 수치다. 연구팀은 변조 효율과 전기-광학 대역폭을 함께 고려한 광변조 진폭 지표에서도 기존 실리콘 및 III-V/Si 기반 연구들과 비교해 우수한 성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구조와 성능을 함께 제시한다. 공동 패키징 광학 개념도와 함께, 연구팀이 제안한 series-push-pull III-V/Si 광변조기 디자인, 파장 변조 특성, 고속 신호 반응 특성, 변조 효율과 대역폭에 따른 벤치마킹 결과가 제시됐다. 또 주사전자현미경과 단면 투과전자현미경 이미지를 통해 III-V/Si SISCAP 광변조기 구조가 함께 소개됐다.

이번 연구는 AI 데이터센터가 직면한 전력 소비 증가와 데이터 전송 병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광통신 부품 기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소형화와 저전력 특성을 바탕으로 차세대 데이터센터용 광통신 칩과 공동 패키지 광학의 핵심 부품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공동 패키지 광학은 반도체 칩과 광통신 부품을 하나의 패키지에 통합하는 기술이다. AI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컴퓨팅 환경에서는 GPU, NPU 등 AI 가속기 사이에서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아야 하며, 이 과정에서 광인터커넥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김상현 교수는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와 데이터 전송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실리콘 포토닉스,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 등 다양한 광소자 기술을 개발해 왔다”며 “이번 성과는 광변조기의 효율과 속도를 동시에 높인 것으로,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와 초고속 광통신 시스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강동길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주도했다. 저자에는 강동길 박사과정을 비롯해 이신형 KAIST 연구자, 한재훈 KIST 박사, 김종민 KANC 박사, 안석근·정민혁·정현철 삼성전자 연구자, 김상현 KAIST 교수가 참여했다.

연구 성과는 반도체 소자 분야 국제 학회인 VLSI Symposium on Technology and Circuits에서 지난 6월 17일 발표됐다. 논문명은 ‘Depletion-Mode III-V/Si SISCAP Mach-Zehnder Modulator Breaking the Efficiency-Bandwidth Trade-Off for Co-Packaged Optics’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지원사업,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번 성과는 AI 데이터센터용 광인터커넥트에 필요한 고효율, 고속, 열 안정성을 하나의 광변조기 플랫폼에서 구현할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다. KAIST 연구팀은 향후 소자 구조와 이종집적 공정을 추가로 최적화해 실제 AI 데이터센터 광인터커넥트 시스템에 적용 가능한 부품 기술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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