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온도 기반 DNA 합성 플랫폼 개발… 무전원 온도 기록 장치 구현

최영재 교수팀, 에이티지라이프텍·이화여대와 공동 연구… Nature Communications 게재

KAIST 공학생물학대학원 최영재 교수 연구팀이 ㈜에이티지라이프텍, 이화여자대학교 생명과학과 최한솔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온도만 조절해 원하는 DNA 서열을 합성하는 원천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DNA 합성은 DNA를 구성하는 네 가지 염기인 A, T, G, C를 하나씩 연결할 때마다 화학 시약을 넣고 씻어내는 과정을 반복해야 했다. 이 때문에 자동 DNA 합성 장비와 전문 연구시설이 필요했고, 시약 소모와 공정 복잡성이 DNA 합성 기술의 활용 범위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연구팀은 이 같은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특정 온도에서만 반응하는 헤어핀 DNA’를 개발했다. 헤어핀 DNA는 머리핀처럼 접혀 있다가 일정한 온도에서만 펼쳐지는 DNA 구조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온도에서 작동하는 여러 종류의 헤어핀 DNA를 하나의 시험관에 넣고, 온도만 순서대로 바꾸는 방식으로 원하는 DNA 서열을 차례대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에서 제시된 기술은 ‘온도 매개형 단일 시험관 DNA 합성(TEMPER; TEmperature-Mediated Primer Exchange Reaction)’ 플랫폼이다. 기존 방식이 DNA 합성 단계를 화학 시약의 주입과 세척으로 제어했다면, TEMPER는 온도를 DNA 합성의 제어 축으로 활용한다.

연구팀은 DNA 분자 간 열역학적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특정 온도 구간에서만 활성화되는 온도 응답형 헤어핀 DNA를 설계했다. 헤어핀 DNA 안의 프라이머 결합 부위와 산물 해리 부위의 길이와 서열을 정밀하게 조절해, 여러 온도 범위에서 서로 간섭 없이 작동할 수 있는 분자 블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여러 종류의 헤어핀 DNA가 섞인 단일 용기 안에서도 반응 온도를 조절해 원하는 헤어핀 DNA만 선택적으로 작동시키고, 목표 DNA 서열을 합성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복잡한 시약 교체나 대형 장비 없이 일반적인 온도 조절 장치만으로 DNA 합성이 가능하도록 한 점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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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개발한 기술의 활용 가능성을 보이기 위해 무전원 ‘DNA 온도 블랙박스’도 구현했다. 이 장치는 평소 동결건조 상태로 보관하다가 사용 직전 물 한 방울을 떨어뜨리면 작동을 시작한다. 이후 배송 과정에서 언제, 얼마나, 어떤 순서로 온도가 변했는지를 DNA 서열에 자동으로 기록한다.

또 일정 온도 이상에 노출되면 색이 변해 이상 여부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백신, 바이오의약품, 세포치료제, 신선식품 등 저온 유통 관리가 중요한 제품의 품질 관리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는 DNA 합성을 위한 온도 제어 기술이 합성생물학과 유전자 연구뿐 아니라, 온도 기록·감지 플랫폼으로도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특히 전력 공급 없이 온도 변화 이력을 DNA 서열 형태로 기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콜드체인 물류 분야의 응용 가능성이 제시됐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최장호 연구원과 GIST 김진호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최한솔 이화여자대학교 교수와 최영재 KAIST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는 KAIST, ㈜에이티지라이프텍, 이화여대 공동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7월 2일 게재됐다. 논문명은 ‘Programmable one-pot polymerase-mediated DNA synthesis via temperature control’이며, DOI는 10.1038/s41467-026-74890-4이다.

최영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화학 시약 대신 온도만으로 DNA를 합성할 수 있다는 새로운 원리를 제시한 세계 최초의 원천기술”이라며 “DNA 합성을 더욱 쉽고 경제적으로 만들어 바이오 기초 연구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무전원 DNA 온도 블랙박스와 같은 새로운 산업 응용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미래유망 융합기술 파이오니아사업, 바이오파운드리기반기술개발사업, 신진연구자지원사업, 글로벌기초연구실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팀은 향후 다양한 온도 구간을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하고, 실제 물류 현장에서의 실증 테스트와 현장 해독 기술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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