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는 산업으로, 교육은 성과로”… 전남대, ‘연결형 대학’ 모델 드러낸다

전남대 전경 / 사진 전남대 제공

AI 축산 실증·글로컬 혁신·건축교육 성과… 사람·기술·지역 잇는 구조 확장

대학의 역할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연구는 논문에 머무르지 않고 산업 현장으로 이어져야 하고, 교육은 과정이 아니라 결과로 증명돼야 하며, 대학은 지역과 분리된 기관이 아니라 연결의 중심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전남대학교가 최근 내놓은 일련의 성과는 이러한 변화에 대한 하나의 방향을 보여준다. 인공지능 기반 축산 기술의 현장 실증, 글로컬대학 사업을 통한 지역 연계 혁신, 그리고 건축교육 성과까지, 서로 다른 영역의 결과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직접적인 변화는 산업 현장에서 나타난다. 전남대 동물자원학부 김대현 교수와 인공지능학부 김미수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소 수정란 등급판별 AI’ 기술은 현재 실제 농가를 대상으로 한 실증 단계에 들어갔다. 이 기술은 수정란의 발달 단계와 품질을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해 이식 성공률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국내에서 연간 6만~7만 개 생산되는 소 수정란은 개당 약 25만 원에 이르지만, 기존에는 숙련자의 경험에 의존해 품질을 판단해 왔다. 이 과정에서 반복적인 실패와 손실이 발생해 왔고, 이는 곧 농가의 경영 리스크로 이어졌다. 연구팀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인공지능 기반 판별 시스템을 도입했고, 현재 4개 대학이 참여하는 공동 연구를 통해 현장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연구는 단순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 이식 결과와 수태율을 추적·분석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의 실효성을 확인하고, 이를 통해 축산업의 생산성과 수익 구조를 동시에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연구 성과가 산업 구조 변화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사례다.

이 같은 흐름은 전남대가 추진 중인 글로컬대학 사업에서도 확인된다. 전남대는 1차년도 성과공유회를 통해 ‘사람·기술·지역을 잇는 대학’이라는 방향을 제시하며, 대학 내부 성과를 지역과 연결하는 구조를 강조했다. 대학이 생산한 지식과 기술이 지역 산업과 사회로 확산되고, 다시 교육과 연구로 환류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과정에서 대학은 단순 교육기관이 아니라 지역 혁신의 거점으로 역할을 확대한다. 전남대는 글로컬대학 사업을 통해 지역과 연계된 혁신 모델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연구 중심 대학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교육 성과 역시 이러한 변화와 연결된다. 전남대 건축디자인학과는 ‘2026 전국건축작품자랑’에서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학생들의 설계 역량을 입증했다. 특히 2학년 김민지 학생은 기초 설계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수상으로 이어갔고, 5학년 이정혁 학생 역시 공간 해석과 설계 완성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성과는 단순 수상 결과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이어지는 교육 과정 속에서 학생이 자신의 설계 언어를 구축하고 발전시키는 구조가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교육이 지식 전달을 넘어 실제 결과물과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전남대가 보여준 세 가지 장면은 각각 다른 영역에 속해 있지만, 하나의 공통된 방향을 가리킨다. 연구는 산업 현장으로 연결되고, 제도는 지역과 결합되며, 교육은 학생의 성과로 드러나는 구조다. 대학의 기능이 분절된 형태가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학의 경쟁력이 더 이상 단일 지표로 평가되지 않는 시대에서, 전남대의 이러한 시도는 ‘연결형 대학’이라는 하나의 모델을 제시한다. 연구와 교육, 지역이 유기적으로 이어질 때 대학은 단순한 교육기관을 넘어 산업과 사회를 함께 변화시키는 주체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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