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대학재정지원사업 30년 ]④ 정원은 이동했고, 학문 생태계는 흔들렸다

PRIME 사업은 산업수요 맞춤형 인재 양성을 내세웠지만, 재정지원이 대학의 학과 구조를 바꾸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2016년, 대학의 정원이 움직였다

2016년 봄, 교육부는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지원사업을 출범시켰다. 공식 명칭은 PRIME, Program for Industrial needs-Matched Education이었다. 이름 그대로 산업계 수요에 맞는 교육을 활성화하고, 대학의 학사 구조를 사회 변화에 맞게 바꾸겠다는 사업이었다. 사업 규모는 컸다. 19개 대학이 선정되었고, 총 2,012억 원이 지원됐다. 대학 입장에서 PRIME은 단순한 교육과정 개선 사업이 아니었다. 수십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 규모의 재정지원이 걸린 대형 사업이었다. 등록금 동결과 학령인구 감소, 각종 재정지원사업 경쟁 속에서 대학들은 이 사업을 외면하기 어려웠다.

PRIME의 핵심은 정원 이동이었다. 대학의 인문사회계열 정원을 줄이고, 산업계 수요가 높다고 판단된 이공계열과 융합 분야 정원을 늘리는 방식이었다. 정부는 이를 미래 산업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학사 구조 개편으로 설명했다. 대학이 과거의 학과 구조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되며, 산업과 노동시장의 변화에 맞게 정원과 교육과정을 재편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이 사업은 곧바로 논란을 불러왔다. 대학의 학과 구조를 누가 결정해야 하는가. 단기 취업률과 산업수요가 학문의 존립 기준이 될 수 있는가. 재정지원사업이 대학의 자율적 선택을 돕는 것인가, 아니면 재정 압박을 통해 특정 방향의 구조조정을 유도하는 것인가. PRIME은 이 질문을 한국 대학사회 앞에 직접 던진 사업이었다.

PRIME 사업의 배경에는 ‘미스매치’ 담론이 있었다. 대학이 배출하는 인력과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인력이 맞지 않는다는 진단이었다. 인문사회계열 졸업생은 취업난을 겪고, 기업은 이공계 실무형 인재가 부족하다고 호소한다는 논리가 정책의 기반이 됐다. 이 진단은 일정 부분 현실을 반영했다. 청년 취업난은 심각했고, 대학 교육이 산업현장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대학이 전통적인 학과 구분에 머물러 있는 동안, 노동시장은 디지털 전환, 제조업 고도화, 바이오·정보통신·에너지 산업의 재편 속에서 새로운 인재를 요구하고 있었다. 문제는 해결 방식이었다. 산업수요와 대학 교육의 간극을 줄이는 일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곧바로 인문사회계열 정원 축소와 이공계열 정원 확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취업률이 낮은 것이 해당 학문의 가치가 낮기 때문인지, 노동시장이 다양한 전공 역량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인지, 대학 교육과정이 실제 역량 형성에 실패했기 때문인지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인문사회계열 졸업생의 취업난은 인문사회 교육 자체의 실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노동시장 구조, 기업의 채용 관행, 지역 일자리 부족, 청년 고용의 질 저하, 전공과 직무를 연결하는 사회적 시스템의 부재가 함께 작용한다. 그런데 PRIME은 이 복잡한 문제를 정원 조정이라는 방식으로 풀려 했다. 공급을 바꾸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접근이었다.

돈은 명령보다 강했다

PRIME 사업은 대학에 학과 구조 개편을 법적으로 강제한 것은 아니었다. 대학은 자율적으로 사업에 신청했고, 선정되면 지원금을 받았다. 표면적으로는 대학의 자율 선택이었다. 그러나 대학 현장에서 이 자율은 순수한 선택으로 작동하기 어려웠다. 등록금 동결이 장기화되면서 대학의 자체 재원은 줄어들고 있었다. 학령인구 감소는 지방대학과 중소 사립대학부터 압박했다. 정부 재정지원사업에 선정되지 못하면 대학 운영에 직접적 타격이 생기는 구조가 이미 만들어져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2,012억 원 규모의 대형 사업은 대학에게 강력한 신호였다.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구조를 바꾸면 재정을 지원하겠다는 신호였다.

정책은 명령하지 않았지만, 돈은 방향을 제시했다. 대학은 스스로 학과 구조를 조정한다고 말했지만, 그 배경에는 재정지원사업 선정이라는 압박이 있었다. 재정지원사업이 대학의 자율을 지원하는 수단인지, 정부 정책 방향에 맞춰 대학을 움직이는 수단인지가 모호해지는 지점이다. 이것이 PRIME의 핵심적 의미다. 이 사업은 국가가 대학의 학문 구조를 직접 지시하지 않고도, 재정 인센티브를 통해 대학의 정원을 이동시킬 수 있음을 보여줬다. 법률이 아니라 사업 공고가, 명령이 아니라 평가와 지원금이 대학 구조를 움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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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정원 이동이 남긴 흔적

PRIME 사업은 정원 이동을 전제로 했다. 인문사회계열과 일부 기초학문 분야의 정원은 줄고, 이공계열과 산업수요 연계 분야의 정원은 늘었다. 이 변화는 단순한 숫자의 이동이 아니었다. 정원은 학과의 생존 기반이다. 신입생 정원이 줄면 학과의 규모가 줄고, 교수 충원도 어려워지며, 교육과정 유지에도 영향을 받는다. 정원이 사라진 학과는 시간이 지나면 폐과나 통폐합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정원이 늘어난 분야는 새로운 공간과 실험실, 교원, 교육과정, 장비, 산학협력 체계를 필요로 한다. 이공계 정원을 늘린다고 곧바로 좋은 이공계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험·실습 기반, 교수진, 산업체 연계, 학생 지원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단기간의 재정지원으로 이 모든 기반을 충분히 만들 수 있는지는 별도의 문제다.

PRIME은 3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학사 구조 개편을 요구했다. 그러나 학문 생태계의 변화는 단기간에 완성되지 않는다. 인문사회계열 학과가 축소되는 데에는 몇 년이면 충분하지만, 새로 확대된 이공계열 교육이 안정적인 질을 갖추는 데에는 훨씬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사업 기간이 끝난 뒤에도 대학이 그 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지, 학생들이 실제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역량을 갖추게 되었는지는 장기적으로 검증되어야 할 과제였다. 정원 이동의 비대칭성도 중요하다. 줄이는 것은 빠르지만 회복은 어렵다. 한 번 폐지되거나 축소된 학과는 사업이 종료된 뒤에도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교수진이 이동하고, 신입생 모집이 중단되며, 교육과정이 사라지면 학문적 축적은 끊어진다. PRIME이 남긴 흔적은 사업 기간이 끝난 뒤에도 대학 내부에 남았다.

인문사회계열은 왜 먼저 흔들렸나

PRIME 사업 논란의 중심에는 인문사회계열이 있었다. 이 계열은 취업률 지표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이기 쉽다. 전공과 직무의 연결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졸업생의 진로도 다양하게 분산된다. 단기 취업률만으로는 교육 성과를 설명하기 어렵다. 그러나 대학재정지원사업의 지표 체계에서 취업률은 강력한 의미를 가졌다. 취업률이 낮은 학과는 대학 내부에서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기 쉽다. 학생 모집이 어려운 학과, 취업률이 낮은 학과, 정부 사업 방향과 직접 연결되지 않는 학과는 ‘비효율’의 이름으로 압박을 받았다. PRIME은 이러한 흐름을 제도적으로 강화했다. 인문학과 사회과학은 단기 산업수요만으로 가치를 평가하기 어렵다. 사회를 이해하고, 언어와 역사와 문화를 해석하며, 민주주의와 공공성을 성찰하는 능력은 대학 교육의 중요한 축이다. 이공계 교육에도 인문사회적 이해는 필요하다. 기술은 사회 속에서 쓰이고, 산업은 사람과 제도와 윤리의 문제와 분리될 수 없다.

그럼에도 취업률과 산업수요가 대학 구조조정의 핵심 언어가 되면, 인문사회계열은 방어적인 위치에 놓인다. 스스로의 가치를 계속 증명해야 하는 처지가 된다. 대학이 학문 공동체라기보다 인력 공급기관으로 이해될수록, 인문사회계열의 입지는 좁아진다. PRIME은 이 오래된 긴장을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낸 사업이었다.

PRIME의 전제는 산업계 수요를 대학 정원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산업계 수요는 고정된 것이 아니다. 기술 변화와 경기 변동, 기업 전략, 글로벌 공급망, 자동화와 인공지능 확산에 따라 빠르게 달라진다. 2016년에 부족하다고 판단된 인력이 2026년에도 같은 방식으로 부족하다고 보장할 수 없다. 대학 정원 조정은 장기적 효과를 갖는다. 어떤 학과의 정원을 늘리면 학생은 4년 이상 그 교육과정 안에서 성장한다. 대학원 진학과 연구 인력 양성까지 고려하면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산업수요는 훨씬 빠르게 변한다. 특정 산업의 단기 수요를 기준으로 대학의 학문 구조를 바꾸면, 교육이 산업 변화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뒤쫓아가다 다시 어긋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산업계 수요가 곧 사회적 필요와 같지 않다는 점이다. 기업이 당장 필요로 하는 인력과 사회가 장기적으로 필요로 하는 지식인은 다를 수 있다. 대학은 기업의 인력 공급기관이기도 하지만, 그 이상으로 지식 생산과 시민 형성, 지역사회 유지, 비판적 사고의 훈련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산업수요를 반영해야 하지만, 산업수요만으로 대학을 설계할 수는 없다. 산업계 수요를 대학 교육에 반영하려면 정원 이동보다 더 정교한 방식이 필요하다. 교육과정 개편, 현장실습의 질 관리, 산학협력 프로젝트, 전공 간 융합, 진로 전환 지원, 졸업생 장기 추적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단순히 인문사회 정원을 줄이고 이공계 정원을 늘리는 방식은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한다.

PRIME 사업은 대학 내부의 의사결정 구조에도 큰 부담을 주었다. 학과 정원 이동은 대학 구성원 전체의 이해관계와 연결된다. 학생은 자신이 입학한 학과의 존속과 교육과정의 안정성을 걱정한다. 교수는 학문 분야의 지속성과 고용 안정성을 걱정한다. 직원은 조직 개편과 업무 변화의 영향을 받는다. 대학 본부는 재정 확보와 사업 선정, 장기 발전전략 사이에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런 변화는 충분한 숙의와 합의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재정지원사업의 공모 일정은 대체로 빠르게 움직인다. 대학은 제한된 시간 안에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정원 이동 계획을 세우고, 내부 구성원을 설득해야 한다. 시간이 부족하면 절차적 합의는 형식화되기 쉽다. 구성원들은 결정이 이미 내려진 뒤 설명을 듣는 방식으로 참여하게 된다. 학과 구조조정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다. 그것은 대학이 어떤 지식을 가르치고 어떤 인재를 길러낼 것인가에 대한 결정이다. 따라서 대학 본부의 전략만으로 결정될 수 없다. 교수, 학생, 동문, 지역사회, 산업계가 함께 논의해야 한다. 그러나 PRIME의 구조에서는 사업 선정과 재정 확보가 너무 강력한 목표로 작동했다. 합의의 속도보다 공모의 속도가 빨랐다.

이런 방식의 구조 개편은 대학 내부에 오래 남는 상처를 만든다. 축소된 학과의 구성원은 자신들이 시대에 뒤처진 분야로 낙인찍혔다고 느낄 수 있다. 확대된 학과도 갑작스러운 정원 증가를 감당해야 한다. 사업 선정 이후에는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압박이 이어진다. 재정지원사업은 끝나도 내부 갈등은 쉽게 끝나지 않는다.

PRIME을 둘러싼 핵심 쟁점은 자율성이다. 정부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학사 구조를 개편하도록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정지원이 걸린 상황에서 그 자율성은 복잡한 의미를 갖는다. 대학이 정말 스스로 원해서 구조를 바꾼 것인지, 아니면 정부가 제시한 방향에 맞춰야 재정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바꾼 것인지는 구분하기 어렵다. 한국 대학정책에서 이 모호성은 반복되어 왔다. 정부는 대학의 자율을 강조하지만, 사업 목표와 평가지표를 통해 대학이 선택할 수 있는 방향을 사실상 제한한다. 대학은 자율적으로 사업에 신청하지만, 재정 압박 때문에 참여하지 않기 어렵다. 선택은 자율적이지만, 선택하지 않을 자유는 충분하지 않다. PRIME은 이 구조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법률로 학과 정원을 강제 조정한 것은 아니지만, 재정지원사업을 통해 대학이 특정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유도했다. 그 방향은 산업수요 중심, 이공계 확대, 인문사회계열 축소였다. 정책은 대학의 구조를 직접 설계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실제 결과에서는 대학의 구조 변화에 깊이 개입했다.

이 지점에서 대학 자율성의 의미를 다시 물어야 한다. 대학이 정부가 제시한 목표 안에서 수단을 선택하는 것이 자율인가. 아니면 대학이 자신의 교육철학과 지역적 역할, 학문적 판단을 바탕으로 목표 자체를 세울 수 있어야 자율인가. PRIME은 한국 대학의 자율성이 얼마나 조건부였는지를 드러냈다.

단기 사업으로 장기 구조를 바꾸는 위험

PRIME 사업의 또 다른 문제는 단기 재정지원으로 장기적 학문 구조를 바꾸려 했다는 점이다. 대학의 학과 구조는 짧은 기간의 사업으로 바꿀 수 있는 단순한 조직도가 아니다. 학과에는 교수진, 교육과정, 학생, 졸업생, 연구 전통, 지역사회와의 관계가 축적되어 있다. 한 학과를 줄이거나 없애는 것은 단순히 정원 몇 명을 조정하는 일이 아니라, 그 축적을 중단시키는 일이다. 반대로 새로운 분야를 키우는 것도 시간이 필요하다. 이공계 정원을 늘리려면 실험실과 장비, 안전관리, 교수진, 실습 조교, 산업체 연계, 학생 지원체계가 필요하다. 단기간의 사업비로 장비를 사고 교육과정을 만들 수는 있지만, 그것이 곧 교육의 질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지방대학의 경우 지역 산업 기반이 취약하면 산학연계 교육의 지속 가능성도 제한된다. 단기 사업은 가시적 성과를 요구한다. 몇 명의 정원이 이동했는지, 어떤 학과가 신설되었는지, 취업률이 얼마나 올랐는지, 산학협력 프로그램이 몇 건 운영되었는지가 성과로 보고된다. 그러나 학문 생태계의 변화, 학생의 장기 경력, 지역 산업과의 실질적 연결, 기초학문 축소의 후유증은 단기간에 드러나지 않는다. 사업 종료 후에야 문제가 보이기 시작할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PRIME은 단기 재정지원사업이 장기 구조개편을 유도할 때 생기는 위험을 보여준다. 사업은 끝나지만 구조는 남는다. 지원금은 소진되지만 축소된 학과는 회복되지 않는다. 성과보고서는 제출되지만 대학 내부의 균열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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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ME은 왜 30년 연재의 핵심 장면인가

PRIME 사업은 BK21이나 포뮬러 펀딩과 다른 방식으로 중요하다. BK21이 연구중심대학을 키우는 선택과 집중의 원리를 보여줬다면, 포뮬러 펀딩은 숫자로 대학을 평가하는 방식을 보여줬다. PRIME은 그다음 단계였다. 정부가 설정한 산업수요와 취업률의 논리가 실제 대학 정원과 학과 구조를 움직인 것이다. 이 사업은 대학재정지원정책이 단순히 돈을 배분하는 정책이 아니라 대학의 내부 구조를 바꾸는 정책임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어떤 사업에 돈을 붙이느냐에 따라 대학은 학과를 줄이고 늘린다. 어떤 지표를 평가하느냐에 따라 교수와 학생의 미래가 달라진다. 어떤 산업을 미래로 부르느냐에 따라 어떤 학문은 중심으로 이동하고, 어떤 학문은 주변으로 밀려난다. PRIME은 산업수요에 대응한다는 시대적 명분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그 명분이 대학의 학문적 균형과 구성원 합의, 지역적 맥락, 장기적 교육 가치보다 앞서도 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대학이 사회 변화에 응답해야 한다는 말은 맞다. 그러나 대학이 사회 변화에 응답하는 방식이 반드시 단기 산업수요에 맞춘 정원 이동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PRIME 사업의 영향은 모든 대학에 같지 않았다. 재정 여건이 취약한 대학일수록 대형 재정지원사업에 더 강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특히 지방대학은 등록금 동결, 학령인구 감소, 수도권 집중, 지역 산업 기반 약화라는 복합 위기 속에서 정부 사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여 있었다. 이 때문에 PRIME의 질문은 자연스럽게 지방대학 문제로 이어진다. 지방대학은 정말 정부 재정지원사업을 통해 살아날 수 있었는가. 지방대학을 위한 수많은 사업은 지역과 대학의 악순환을 끊었는가. 아니면 경쟁과 평가의 구조 속에서 일부 대학만 선택하고 나머지는 더 취약하게 만든 것인가.

PRIME은 대학의 정원을 움직였다. 그러나 정원을 움직인다고 대학의 미래가 자동으로 열리는 것은 아니다. 대학의 미래는 산업수요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지역의 지속 가능성, 학생의 성장, 학문 생태계의 균형, 공공적 지식의 축적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그 복합적 질문을 놓친 채 정원만 이동하면, 남는 것은 숫자의 변화와 학문의 상처일 수 있다.

다음 회차에서는 지방대학 재정지원정책을 살펴본다. NURI에서 RISE와 글로컬대학까지, 30년 가까이 이어진 지방대학 지원정책은 왜 위기를 막지 못했는가. PRIME이 보여준 재정지원과 구조개편의 논리는 지방대학의 현실 속에서 더 날카롭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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