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침 시료 67건 분석…뇌전증·조현병·파킨슨병 93.94% 정확도로 구분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부 정호상 교수 연구팀이 침을 이용해 뇌신경 질환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센서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양승호 교수팀, 한국재료연구원 박성규 박사팀과의 공동연구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재료·바이오 융합 분야 국제 학술지 『Advanced Materials』 온라인판에 1월 24일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Label-Free SERS Fingerprinting of Neuroprotein Conformational Dynamics in Human Saliva’다.
뇌신경 질환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기존에는 뇌 영상 검사나 뇌척수액 검사가 활용되지만, 비용 부담과 침습성으로 인해 일상적인 선별 검사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표면증강 라만 산란(SERS)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센서를 설계했다. SERS는 분자가 빛과 상호작용하며 나타내는 고유 신호를 감지하는 분석 기법으로, 연구팀은 센서 구조를 정밀하게 설계해 침 속 극미량 단백질 신호도 안정적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분자 포획을 통해 신호 검출을 돕는 GME(galvanic molecular entrapment) 기술도 적용됐다. 연구팀은 개발한 센서를 활용해 대표적인 신경 단백질인 Aβ42와 tau를 분석하고, 단백질 상태에 따라 스펙트럼 신호가 달라진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침 속 신경 단백질 변화에 대한 분석 지표를 도출했다.
이어 실제 임상 침 시료 67건을 대상으로 AI 분석을 수행한 결과, 뇌전증, 조현병, 파킨슨병 등 3종의 뇌신경 질환을 93.94%의 정확도로 구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별도의 침습적 검사 없이도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진단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정호상 교수는 이번 연구가 침 속 단백질의 구조 변화를 기반으로 신경계 질환을 비침습적으로 선별할 수 있는 진단 플랫폼을 제시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향후 다양한 신경계 질환 진단과 바이오마커 연구로의 확장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 한국재료연구원 기본사업,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 보건복지부 재원을 통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K-헬스미래추진단의 한국형 ARPA-H 프로젝트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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