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영향 더 크게 나타나”… 데이터 연계 기반 정책 필요
기후위기는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그 영향은 동일하지 않다. 특히 장애인은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 위험에 더 크게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학교 보건정책관리학부 이종태 교수 연구팀은 기후변화가 장애인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기후 환경 변화에 더 취약한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와 장애인의 건강 문제를 통합적으로 분석한 연구로, 국제 학술지 The Lancet Planetary Health에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장애인은 고온과 저온 환경 모두에서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입원 위험이 비장애인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는 폭염과 한파, 홍수 등 극단적 기후 현상을 증가시키며 다양한 건강 문제를 유발하는데, 장애인은 이러한 변화에 더 취약한 구조에 놓여 있고, 장애인은 ▲기후 재해 노출 증가 ▲생리적 취약성 ▲적응 능력 제약이 결합되며 전체적인 취약성이 높아지는 구조로 설명된다.
연구팀은 기후변화가 장애인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를 직접적 요인과 간접적 요인으로 나눠 설명했다. 직접적으로는 폭염·한파 등 기후 재해에 대한 높은 노출과 체온조절 장애, 만성질환, 복용 약물 등의 요인이 작용한다. 간접적으로는 식량과 수자원 불안정, 기후 재난에 따른 이주, 경제적 불안정으로 인한 의료 접근성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또 다른 문제로 ‘데이터의 부재’를 지적했다. 전 세계 인구의 약 16%에 해당하는 장애인은 기후변화와 건강 연구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장애 관련 정보가 포함된 보건 데이터베이스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환경, 보건의료, 장애 정보를 연계한 데이터 수집 체계를 구축하고, 신체·인지·정신·감각 장애 등으로 구분된 체계적인 데이터 기반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더불어 기후변화 대응 정책이 새로운 불평등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전기차의 저소음 운행이나 자전거 인프라 확충 등 일부 친환경 정책이 장애인에게는 오히려 새로운 접근 장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후 대응이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형평성과 건강권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기후변화 대응 정책과 연구에서 장애인을 포함하는 것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하고, 장애인이 기후변화에 상대적으로 적게 기여하면서도 더 큰 피해를 감당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향후 정책 설계에서 이들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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