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 올리면 수명 줄고”… KAIST, 태양전지 ‘딜레마’ 동시에 풀었다

연구진 사진 KAIST 제공

25% 이상 효율·고온·고습 안정성 확보… 페로브스카이트 상용화 가능성 높여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면 수명이 짧아지고, 수명을 늘리면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는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었다. 이른바 ‘태양전지 딜레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서장원 석좌교수 연구팀은 한국화학연구원 전남중 박사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 가능성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높은 효율을 빠르게 달성하며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실제 사용 환경에서는 고온·고습 조건이나 장시간 빛에 노출될 경우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에는 3차원(3D) 페로브스카이트 구조 위에 2차원(2D) 보호층을 덧입히는 방식이 사용됐다. 이 방법은 표면 결함을 줄이고 안정성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었지만, 보호층 자체가 시간이 지나면서 변형되며 성능 저하가 발생하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효율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이어져 왔다.

연구팀은 보호막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접근을 선택했다. 기존보다 구조적으로 더 안정적인 ‘디온–재콥슨(Dion–Jacobson, DJ)’ 형태의 2차원 보호막을 도입하고, 그 내부에서 페로브스카이트 층이 몇 겹으로 쌓이는지를 의미하는 ‘n값’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설계 전략을 적용했다. DJ 구조는 층 사이를 유기 분자가 양쪽에서 단단히 연결하는 방식으로, 구조적 안정성을 높이는 특징을 가진다. 연구팀은 여기에 열처리 공정을 결합해 보호막 내부 구조가 재배열되는 과정을 제어했고, 이를 통해 전하 이동 효율과 구조적 안정성을 동시에 개선했다.

이 기술을 적용한 태양전지는 전력변환효율 25.56%(공인 효율 25.59%)를 기록했다. 또한 85℃, 상대습도 85% 환경과 지속적인 광 조사 조건에서도 성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장기 안정성이 확인됐다. 이는 고효율과 내구성을 동시에 요구하는 실제 사용 환경에서도 적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연구팀은 단순히 성능 개선에 그치지 않고, 공정 재현성도 확보했다. 열처리 조건에 따라 보호막 내부 구조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규명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공정 조건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이 기술을 대면적 모듈 제작에도 적용해 우수한 성능을 확인하면서 상용화 가능성도 함께 제시했다.

태양광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고효율과 장기 신뢰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기술은 상용화의 핵심 조건으로 꼽힌다. 이번 연구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가진 구조적 한계를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에는 KAIST 이재희 석박통합과정 연구원과 한국화학연구원 문찬수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 Joul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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