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은 왜 지역을 떠나는가 ②] 떠나야 올라갈 수 있나…청년의 지역 이동과 계층상승의 엇갈린 현실

세대 간 직업지위 57.3% ‘그대로’…상승이동 30.5%, 하강이동 12.3%
취업 시기 지역 이동 경험자, 직업지위 상승 비율 높아…비수도권 잔류 청년은 27%로 가장 낮아
수도권 이동자의 객관적 성과는 높지만 주관적 계층 상승감은 낮아…“기회 이동과 체감 이동은 다른 문제”

청년이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지역을 떠나는 선택은 실제로 계층상승으로 이어질까. 국회미래연구원이 2025년 청년종합조사를 분석한 결과, 지역을 이동한 청년에게서 직업지위 상승이동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나타났다. 특히 대학 졸업 이후 취업 과정에서 지역을 이동한 경우 상승이동 비율이 높았다. 반대로 비수도권에 계속 머문 청년은 직업지위 상승이동 비율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하지만 여기서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 객관적으로 직업지위가 상승한 청년이 적지 않았음에도 자신이 과거보다 더 높은 계층에 속한다고 느끼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은 앞서 살펴본 취업률과 소득 등 노동시장 지표에서는 높은 성과를 보였지만, 주관적인 계층인식에서는 상승보다 하락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더 높았다. 청년에게 지역 이동이 ‘기회를 찾는 이동’일 수는 있지만, 그것이 곧 ‘올라섰다는 감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청년 10명 중 6명 가까이 부모와 비슷한 직업지위

국회미래연구원은 청년 본인과 아버지의 직업을 전문·관리직, 사무·판매·서비스직, 생산·농림어업직 등 세 집단으로 나누고 세대 간 직업지위 이동을 분석했다. 그 결과 부모와 자녀 세대의 직업지위가 동일한 ‘비이동’, 즉 세습 비율은 57.3%였다. 부모보다 높은 직업집단으로 이동한 상승이동은 30.5%, 낮은 직업집단으로 이동한 하강이동은 12.3%였다.

출발점에 따라서도 차이가 컸다. 아버지가 전문·관리직이었던 청년 가운데 56.2%는 자신도 전문·관리직에 종사했다. 사무·판매·서비스직에서는 같은 직업집단에 머무른 비율이 68.1%로 더 높았다. 반면 아버지가 생산·농림어업직인 경우에는 같은 집단에 남은 비율이 24.2%였고 56.1%가 사무·판매·서비스직으로 이동했다. 즉 상층과 중간 직업집단에서는 직업지위가 세대 간 이어지는 경향이 강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직업집단에서는 중간층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많았다. 연구는 이를 두고 한국 청년층에서 직업지위 이동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지만 상층과 중층의 세습 경향이 여전히 강하다고 분석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청년층 내부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20대 초반에는 부모와 동일한 직업지위를 가진 비율이 70% 가까이 됐지만, 20대 중반 이후 감소했고 30대에는 대체로 50~60% 수준에서 움직였다. 반대로 직업지위 상승이동 비율은 20대 초반에는 10% 이하였지만 연령이 높아지면서 증가해 일부 30대 연령에서는 40% 안팎까지 상승했다. 다만 이를 곧바로 ‘최근 세대일수록 계층이동이 어려워졌다’고 단정하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20대 초반 청년은 아직 노동시장 진입 초기이거나 직업이 안정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의 낮은 직업지위가 이후 경력 과정에서 바뀔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보고서는 20대 중반에서 30대에 이르는 비교적 최근 연령집단에서 과거 연령집단보다 상승이동이 낮고 세습과 하강이동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현상에 주목했다.

청년들이 체감하는 ‘계층이동 사다리의 약화’가 단순한 인식만의 문제는 아닐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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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지역을 이동한 청년에게 상승이동이 더 많았다

이번 분석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결과는 지리적 이동과 직업지위 이동의 관계다. 대학 진학, 대학 졸업 이후, 고교 졸업 이후 등 여러 시점의 이동 경험을 비교한 결과 지역을 이동한 청년에게서 직업지위 상승 비율이 전반적으로 높았다. 대학 진학 과정에서 지역을 이동한 청년의 상승이동 비율은 36.3%로 비이동 집단의 35.2%와 큰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대학 졸업 이후 이동에서는 차이가 커졌다. 이동 청년의 직업지위 상승 비율은 37.0%, 이동하지 않은 청년은 34.6%였다.고등학교 졸업 이후 현재까지 지역을 이동한 청년도 상승이동 비율이 34.3%로 비이동 청년의 29.4%보다 높았다. 보고서는 특히 대학 졸업 이후의 지역 이동이 주로 취업을 위한 이동이라는 점에서, 일자리를 찾아 지역을 옮기는 것이 새로운 직업적 기회를 확보하는 과정과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지역 이동 자체보다 ‘취업을 위한 이동’에서 사회적 이동과의 관계가 더 뚜렷하게 나타난 셈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나눠 살펴보면 더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난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의 직업지위 상승이동 비율은 38.9%였다.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경우 역시 38.9%로 같았다. 수도권에 계속 거주한 청년의 상승이동 비율은 31.9%였다. 가장 낮은 집단은 비수도권에서 계속 거주한 청년이었다. 이들의 직업지위 상승이동 비율은 27.0%에 그쳤다. 부모와 동일한 직업지위에 머문 비율은 62.1%로 네 집단 가운데 가장 높았다. 흥미로운 것은 수도권 이동만이 상승이동과 연결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경우와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동한 경우 모두 상승이동 비율이 38.9%였다.이는 단순히 ‘수도권에 가면 계층이 올라간다’기보다, 취업을 위해 지역 경계를 넘어 이동할 수 있는 선택 자체가 새로운 직업 기회를 만날 가능성과 관련돼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동한 집단은 하강이동 역시 22.2%로 가장 높았다. 이동은 상승 가능성과 함께 직업지위 변동성도 높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수도권으로 간 청년은 왜 ‘올라갔다’고 느끼지 못할까

여기서 이번 보고서의 또 다른 중요한 결과가 등장한다. 객관적인 직업지위 이동과 청년 자신이 느끼는 계층이동은 상당히 달랐다. 연구진은 청년들에게 고등학교 1학년 무렵 자신의 가정이 어느 계층에 속한다고 생각했는지, 현재 자신은 어느 계층에 속한다고 생각하는지를 각각 상·중·하로 질문했다. 그 결과 과거 자신을 중층이라고 생각했던 청년 가운데 현재도 중층이라고 인식하는 비율이 87.9%에 달했다. 과거 하층이라고 생각했던 사람 가운데 중층으로 올라갔다고 인식한 비율은 42.1%였지만, 상층으로 올라갔다고 평가한 비율은 1.7%에 불과했다.

중층에서 상층으로 올라갔다고 인식한 청년도 1.9%에 그쳤다. 연구진은 객관적 직업지위 이동보다 주관적 계층귀속인식에서 고착 경향이 훨씬 강하게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직업은 부모 세대보다 높은 위치로 이동했더라도 자신의 사회경제적 위치가 올라갔다고 느끼지 못하는 청년이 상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1회차에서 살펴본 노동시장 결과와 이번 계층인식 분석을 함께 보면 흥미로운 역설이 나타난다. 국회미래연구원 분석에서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은 취업률, 대기업 취업 비율, 월소득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주관적 계층인식에서는 다른 그림이 나타났다.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 가운데 과거보다 자신의 계층이 올라갔다고 평가한 비율은 18.2%였다. 반면 오히려 계층이 내려갔다고 인식한 비율은 27.3%로 더 높았다. 수도권에 계속 거주한 청년 역시 상승인식 27.5%, 하강인식 19.3%로 상승과 하락이 모두 비교적 많이 나타났다.

객관적으로 좋은 일자리를 확보하고 소득이 높아져도 자신이 사회적으로 상승했다고 느끼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 결과 역시 ‘수도권 생활이 계층 박탈감을 만든다’는 인과관계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동 이전의 가정 배경과 개인 특성,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청년의 선택 특성 등이 다를 수 있고, 보고서 역시 이동과 주관적 계층변화의 관계를 기술적으로 비교한 것이다. 그럼에도 객관적 성취와 주관적 인식 사이의 간극은 청년정책이 경제지표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음을 보여준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이번 보고서는 구체적인 원인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지는 않는다. 다만 결과만 놓고 보면 청년의 사회이동을 평가할 때 직업이나 소득의 절대적인 변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청년은 자신의 현재 위치를 부모 세대뿐 아니라 동년배, 주변의 주거 수준, 자산, 직업 안정성, 미래 전망 등 다양한 기준과 비교할 수 있다. 특히 수도권처럼 취업 기회가 집중된 지역에서는 동시에 높은 주거비와 경쟁, 자산 격차 등 다른 부담을 경험할 가능성도 있다. 보고서 역시 청년들의 주관적 계층귀속인식이 객관적인 직업지위 이동보다 더 부정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정책적으로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청년의 사회이동을 단순히 ‘취업했는가’, ‘소득이 얼마나 증가했는가’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실질적인 삶의 안정과 미래에 대한 전망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에 남는 선택이 ‘기회 포기’가 되지 않도록

이번 분석은 지역정책에도 또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1회차에서 살펴봤듯 비수도권 대학생 상당수는 이미 재학 단계에서 수도권 취업과 진학을 고려하고 있다. 실제 청년 이동은 대학 진학보다 취업기에 더욱 활발했고, 이동한 청년에게서 취업과 소득 등 상대적으로 높은 노동시장 성과가 관찰됐다.

이번 분석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지역을 이동한 청년에게 직업지위 상승이동도 상대적으로 많이 나타났다.

반면 비수도권에 계속 머문 청년은 직업지위 상승이동 비율이 27%로 가장 낮았다.

국회미래연구원은 이 집단의 사회적 박탈감이 심화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비수도권 청년의 경제적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보다 직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지역 청년정책의 목표가 단순히 ‘청년 인구의 유출을 막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되는 이유다.

청년의 이동을 제한하거나 지역에 남도록 유도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에 남는 선택 자체가 직업적 성장이나 계층상승의 기회를 포기하는 선택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떠날 자유’와 ‘남아도 되는 기회’를 함께 만들어야

청년의 이동은 개인에게 새로운 기회를 찾는 전략일 수 있다. 국회미래연구원의 표현처럼 청년의 지리적 이동은 ‘불리한 환경 속에서 성취를 위한 기회 포착의 시도’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지역 간 기회의 격차가 지나치게 크다면 이동이 개인의 선택이라기보다 사실상 선택을 강요받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데 있다. 반대로 지역에 머무르는 청년이 상대적으로 낮은 직업적 상승 가능성을 경험한다면 지역정주 정책은 지속가능하기 어렵다.

지역소멸 문제의 해법은 청년을 붙잡아 두는 데만 있지 않다. 청년이 필요하다면 지역을 이동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지역에 남거나 다시 돌아오는 선택을 했을 때 직업과 소득, 성장의 기회에서 불리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과제가 있다. 객관적으로 직업지위가 상승하고 소득이 늘어나더라도 청년 스스로 자신의 삶이 나아지고 있다고 느끼지 못한다면 사회이동의 사다리가 존재한다고 체감하기 어렵다. 지역 이동의 문제는 결국 청년에게 어디에 살 것인가를 묻는 문제이면서 동시에 ‘어디에 살든 노력하면 더 나은 삶으로 이동할 수 있는가’를 묻는 문제다. 두 차례의 분석이 보여주는 것은 지역소멸과 청년의 사회이동이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청년이 지역을 떠나는 흐름을 바꾸려면 ‘지역에 남아야 한다’는 당위보다 먼저, 지역에 남아도 자신의 미래가 닫히지 않는다는 현실을 만들어야 한다.

※ 이 기사는 국회미래연구원 「국가미래전략 Insight 135호 청년의 지리적, 사회적 이동: 현황과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보고서의 이동·직업지위·계층인식 분석은 집단 간 관계와 차이를 보여주는 것으로, 지리적 이동 자체가 직업지위 상승이나 계층인식 변화를 직접 초래했다는 인과관계를 의미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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