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착포 투입 방식 한계 넘어서… 대규모 해양 오염 대응 기술 제시
대규모 해상 기름 유출 사고는 발생 이후 대응 속도가 피해 규모를 좌우한다. 그러나 기존 방제 방식은 넓은 해역에 빠르게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전북대학교 연구진이 이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접근을 제시했다. 전북대 공과대학 유기소재섬유공학과 최영민 석사과정생(지도교수 남창우)은 기름 유출 사고 대응을 위한 ‘분사형 흡착 소재’ 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연구를 에너지·환경 분야 국제학술지 Energy & Environmental Materials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방제 방식 자체를 바꾸는 접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기존 기름 유출 방제는 흡착포나 흡착재를 오염 해역에 직접 투입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이 방식은 비교적 단순하지만, 넓은 해역에서는 신속한 대응이 어렵고, 초기 확산을 막는 데 한계가 있었다. 특히 사고 직후 대응이 지연될 경우 오염 범위가 급격히 확대되는 문제가 반복돼 왔다. 연구팀은 이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꿨다. 흡착 소재를 투입하는 대신, 오염 해역에 직접 분사하는 방식이다. 이 소재는 분사 직후 기름 표면에서 빠르게 얇은 필름을 형성하며, 넓은 면적을 동시에 덮어 오일을 포집한다. 이 방식은 초기 대응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방식과 차별화된다.
이번 기술은 단순 흡착을 넘어 추가 기능도 결합됐다. 흡착 소재는 형광 특성을 갖고 있어, 야간에도 오염 범위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야간 작업이 많은 해양 사고 대응에서 중요한 요소다. 또 자성을 기반으로 회수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방제 이후 처리 과정까지 고려됐다. 연구팀은 친환경 바이오 솔벤트를 활용해 소재의 성능을 안정화했다. 휘발 특성을 이용해 다양한 해양 환경에서도 균일한 필름 형성이 가능하도록 설계했으며, 실제 환경 적용 가능성도 함께 확보했다. 이 기술은 해상 기름 유출뿐 아니라 유해·위험 화학물질(HNS) 사고에도 적용 가능해, 환경 재난 대응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다.
이번 연구는 단순 소재 개발을 넘어, 재난 대응 방식의 전환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처럼 오염 이후 대응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고 초기 확산을 빠르게 제어하는 구조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창우 교수는 이번 연구가 기존 방제 기술의 한계를 보완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영민 석사과정생 역시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박사과정에서도 지속적인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후 변화와 해상 물류 증가로 환경 재난의 규모와 빈도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대응 기술 역시 속도와 효율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방제 기술이 단순한 처리 수단을 넘어, 재난 대응 전략의 핵심 요소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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