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AI 기반 전해질 설계 기술 개발… 성능 예측 넘어 ‘향상 원인’까지 규명

사진 고려대 제공

e-ECFP 분자표현 도입한 해석 가능한 딥러닝 모델 구현… 쿨롱 효율 99.72% 달성

리튬 금속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로 전기차와 차세대 에너지저장장치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는다. 그러나 충·방전 과정에서 리튬이 불균일하게 성장하면서 수명과 안전성이 저하되는 문제가 상용화의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해질을 정밀하게 설계해야 하지만, 염·용매·첨가제의 조합이 방대해 모든 후보를 실험으로 검증하는 방식에는 시간과 비용의 한계가 존재한다. 고려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김웅 교수 연구팀은 가천대학교 박진우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전해질 설계 기술을 개발했다. 단순히 성능을 예측하는 수준을 넘어, 어떤 분자 구조가 성능 향상에 기여하는지까지 분석할 수 있는 모델을 구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기존 분자 표현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e-ECFP(enhanced Extended-Connectivity Fingerprint)’라는 새로운 분자 표현 기술을 도입했다. 분자의 연결 구조뿐 아니라 반복 특성과 농도 정보까지 함께 반영하도록 설계한 것이 핵심이다. 이를 기반으로 딥러닝 모델이 전해질 분자의 입체 구조와 조성·농도 정보를 동시에 학습하도록 체계를 구축했다. 염과 용매의 역할을 구분해 학습시키고, 모델이 특정 예측을 내린 근거를 분석함으로써 ‘해석 가능한 AI 모델’을 구현했다. 이는 블랙박스형 예측 모델과 달리, 성능 향상의 원인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AI 모델을 활용해 전해질 후보군을 분석한 결과, 불소를 포함한 구조와 고리형 에테르 구조가 리튬 금속 배터리의 쿨롱 효율 향상에 핵심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설계한 신규 전해질은 리튬–구리 하프셀 실험에서 99.72%의 쿨롱 효율을 기록했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한 리튬–리튬인산철(LFP) 풀셀 실험에서도 500회 이상의 충·방전 이후 안정적인 용량 유지 특성을 보였다. 성능 예측 정확도뿐 아니라 실제 실험 검증 단계에서도 높은 재현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AI 기반 설계 접근법의 실효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AI가 단순한 데이터 분석 도구를 넘어, 배터리 소재 설계의 방향을 제시하는 설계 파트너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성능 수치의 예측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요인을 해석 가능한 형태로 제시했다는 점은 향후 다양한 차세대 에너지 저장 시스템 설계에도 적용 가능성을 넓힌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 저장 분야 국제 학술지 『Energy Storage Materials(IF=20.2)』에 게재됐다. 전해질 설계가 경험적 조합 탐색에서 데이터 기반 합리적 설계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리튬 금속 배터리 개발 전략의 변화를 상징하는 사례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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