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이의진 교수팀, 스마트폰 반복 행동 분석으로 하루 스트레스 판별 기술 개발

앱 종류 대신 채팅·결제 등 행동 목적 기준으로 분석… 개인 맞춤형 모델 정확도 단기 75.9%·장기 73.8%

앱 종류 대신 채팅·결제 등 행동 목적 기준으로 분석… 개인 맞춤형 모델 정확도 단기 75.9%·장기 73.8%

스마트폰으로 매일 채팅하고 검색·결제하는 일상 습관 속에서 스트레스의 단서를 찾아내는 기술이 나왔다. KAIST는 전산학부 이의진 교수 연구팀이 스마트폰에서 반복되는 행동을 자동으로 찾아내고, 행동별 수행 시간과 빈도, 문자 입력 패턴 등을 활용해 일일 스트레스 상태를 판별하는 기술 ‘SHIRBT-MMF’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기존의 스마트폰 기반 스트레스 연구는 화면 사용 시간이나 앱 실행 횟수, 앱 종류별 사용 시간·빈도·타이핑 행동 등을 주로 분석해 왔다. 그러나 사용하는 앱이나 앱 화면이 바뀌면 분석 데이터도 달라져 장기간 스트레스를 추적하는 모델의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에 ‘어떤 앱을 사용했는가’보다 ‘무엇을 했는가’에 주목했다. 카카오톡에서 라인이나 왓츠앱으로 바꾸더라도 사용자가 하는 일은 여전히 ‘메신저 채팅’이라는 점에 착안해, 앱 이름 대신 행동의 목적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반복 행동을 ‘스마트폰 상호작용 기반 일상 행동 과업(SHIRBT)’으로 정의했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멀티 레벨 순차 패턴 마이닝(ML-SPM)’ 기법으로 여러 날에 걸쳐 반복되는 화면 전환 패턴을 찾아낸 뒤,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활용해 ‘메신저 채팅’, ‘웹 탐색’, ‘금융 결제’, ‘이메일 읽기·작성’ 등 이해하기 쉬운 행동 이름을 자동으로 붙였다. 서로 다른 이메일·웹브라우저·메신저 앱에서도 같은 행동을 일관되게 분류하는 평가에서 95% 이상의 정확도를 보였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실제 입력한 문자나 메시지 내용은 저장하지 않고 입력 여부와 횟수, 화면 전환 등 행동 정보만 기록했으며, 메시지나 통화 상대 정보는 원래 정보를 직접 드러내지 않는 값으로 바꾸는 ‘해시 처리’를 적용했다.

실증 분석은 20~30대 대학생과 직장인 26명의 실제 생활 데이터로 진행됐다. 스트레스 자기평가와 스마트폰 기록이 모두 확보된 기간은 단기 참여자 16명이 평균 30.5일, 장기 참여자 10명이 평균 105.1일이었다. 연구팀은 참가자가 매일 기록한 자기평가를 기준으로 스트레스가 있는 날과 없는 날을 구분하는 개인 맞춤형 모델을 만들었다. 참가자들의 스마트폰 사용에서 확인된 반복 행동은 모두 29종이었으며, 한 사람은 평균 약 7가지 행동을 일상적으로 반복했다.

분석 결과, 행동 패턴을 학습한 개인 맞춤형 인공지능의 하루 스트레스 판별 평균 정확도는 단기 참여자 75.9%, 장기 참여자 73.8%로 나타났다. 약 4번 중 3번을 맞힌 셈으로, 같은 인공지능 기법으로 앱 사용량을 분석한 기존 방식보다 각각 5.5%포인트, 3.5%포인트 높았다. 분석에 활용하는 행동을 줄여도 성능은 유지됐다. ‘메신저 채팅’과 ‘금융 결제’ 두 가지 행동만 활용하거나 ‘메신저 채팅’ 하나만 분석해도 기존 방식보다 높은 평균 판별 정확도를 보였고, 장기 데이터에서도 반복 행동 기반 분석 지표는 기존 방식보다 시간에 따른 변화가 작고 구조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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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향후 개인의 반복 행동을 파악한 뒤 관련 기록을 중심으로 수집·분석하면 데이터 수집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어떤 행동이 판별에 활용됐는지 이해하기 쉽고, 앱 환경 변화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디지털 정신건강 모니터링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이의진 KAIST 전산학부 교수는 “스마트폰을 단순히 사용 시간을 측정하는 기기가 아니라 개인의 의사소통과 정보 탐색, 금융 활동이 반복되는 생활 공간으로 바라봤다”며 “이번 연구는 복잡한 스마트폰 기록을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행동 단위로 바꿔 장기간 정신건강 변화를 보다 안정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행동과 스트레스의 연관성을 활용한 것으로, 특정 행동이 스트레스를 유발하거나 낮춘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판별 대상도 의료 진단이 아니라 참가자가 하루 한 번 5점 척도로 응답한 자기보고 스트레스다. 연구팀은 20~30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에게서 확인한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연령과 직업군, 스마트폰 환경으로 연구를 확대하고 장기 안정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에는 이한수 박사가 제1저자로, 이의진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박태현·고영지 연구원과 전산학부 이재길 교수가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모바일·웨어러블·유비쿼터스 컴퓨팅 분야 국제 학술지 ‘Proceedings of the ACM on Interactive, Mobile, Wearable and Ubiquitous Technologies’에 2025년 12월 게재됐으며, 2026년 10월 13일부터 15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ACM UbiComp/ISWC 2026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ICT융합디지털 포용기술개발 과제와 한국연구재단(NRF) 세종펠로우십 과제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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