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24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 ①] 숫자로 관리되는 취업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가리는가

69.5%라는 숫자의 출발점

2024년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률은 69.5%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70.3%에서 0.8%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조사 대상은 2024년 2월과 2023년 8월 졸업자 총 63만 4,904명이며, 이 가운데 취업자는 37만 7,120명으로 전년 대비 1만 2,548명 감소했다. 반면 진학자는 4만 3,922명으로 전년보다 1,236명 늘었고, 진학률 역시 6.9%로 소폭 상승했다. 취업자 수와 취업률이 동시에 감소했다는 점은, 단순한 분모 효과가 아니라 노동시장과 고등교육의 접점에서 구조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취업률 69.5%는 ‘졸업자 대비 취업자’의 단순 비율이 아니다. 교육부는 취업대상자를 기준으로 취업률을 산출한다. 취업대상자는 졸업자에서 진학자, 입대자, 취업불가능자, 외국인 유학생, 제외인정자를 제외한 인원이다. 즉, 취업률은 졸업 이후 노동시장에 진입 가능한 집단만을 분모로 삼은 결과다. 이러한 산식은 국제 비교나 정책 관리에는 유용하지만, 졸업생 전체의 삶의 궤적을 설명하기에는 한계를 갖는다. 통계가 포착하는 것은 ‘일자리 진입 여부’이지, 졸업 이후의 전체 경로는 아니기 때문이다.

취업자 37만 7,120명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집단은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다. 이들은 32만 8,044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87.0%를 차지한다. 다만 이 비율은 전년 대비 1.5%포인트 감소했다. 반대로 1인 창·사 업자(4.2%), 개인창작활동 종사자(0.7%), 농림어업 종사자(0.2%)의 비중은 모두 증가했다. 프리랜서 비중은 7.4%로 전년과 동일했다. 숫자만 보면 ‘다양한 취업 형태의 확대’로 읽힐 수 있지만, 동시에 안정적 임금노동의 비중이 줄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취업률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중심의 통계 구조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부 취업통계는 건강보험 직장가입 여부를 핵심 기준으로 삼는다. 이는 행정자료 연계를 통한 정확성 확보라는 장점이 있지만, 단기·불안정 고용, 플랫폼 노동, 복합 소득 형태는 상대적으로 단순화된다. 결과적으로 취업의 ‘존재 여부’는 명확히 드러나지만, 취업의 ‘질’은 제한적으로만 반영된다. 통계의 안정성은 높아졌지만, 노동시장의 다층성은 충분히 포착되지 않는 구조다.

대학 유형별 취업률, 격차는 얼마나 벌어져 있는가

대학 유형별 취업률을 보면 격차는 더욱 선명해진다. 2024년 기준 대학원 졸업자의 취업률은 82.1%로 가장 높았고, 전문대학은 72.1%, 일반대학은 62.8%, 교육대학은 60.5%로 나타났다. 일반대학과 전문대학 사이의 격차는 9.3%포인트에 달한다. 전년 대비 변화폭을 보면 일반대학은 1.8%포인트 하락했고, 전문대학은 0.3%포인트 하락했으며, 대학원 역시 0.3%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교육대학은 1.0%포인트 상승했다.

이 수치들은 흔히 ‘교육 성과’의 차이로 해석되지만, 실제로는 학제별·전공 구조, 노동시장과의 연결 방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전문대학은 직업교육 중심의 교육과정과 상대적으로 빠른 노동시장 진입 구조를 갖고 있고, 대학원은 연구직·전문직 중심의 경로를 따른다. 반면 일반대학은 전공 스펙트럼이 넓고 진로 선택의 유예 기간이 길어, 단기 취업률에서는 구조적으로 불리하다. 그럼에도 동일한 ‘취업률’ 지표로 이들을 나란히 비교하는 방식은 대학 유형 간 역할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

전공계열별 취업률, ‘선택의 결과’로만 볼 수 있는가

2024년 전공계열별 취업률은 계열 간 구조적 차이를 분명히 보여준다. 의약계열이 79.4%로 가장 높았고, 교육계열 71.1%, 공학계열 70.4%가 뒤를 이었다. 반면 사회계열은 69.0%로 전체 평균(69.5%)에 근접했지만, 예체능계열 66.7%, 자연계열 65.4%, 인문계열 61.1%는 평균을 하회했다. 특히 인문계열은 전체 계열 중 가장 낮은 취업률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변화를 보면 계열별 온도 차는 더 뚜렷해진다. 교육계열만이 전년 대비 1.6%포인트 상승했고, 의약계열은 2.7%포인트, 공학계열은 1.5%포인트, 자연계열은 1.1%포인트, 인문계열과 사회계열은 각각 0.4%포인트 하락했다.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계열조차 하락세를 피하지 못한 셈이다. 이 수치는 특정 계열의 ‘노력 부족’이나 ‘전공 선택의 실패’로 환원되기 어렵다. 산업 수요, 자격·면허 체계, 공공부문 채용 구조 등 계열 외적 요인이 취업률을 강하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취업통계는 종종 학생 개인의 선택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취업률이 낮은 계열은 ‘비효율적 전공’으로 분류되고, 학과 축소나 정원 감축의 근거로 작동한다. 하지만 계열별 취업률은 대학 교육의 질을 직접적으로 반영한다기보다, 해당 계열이 놓인 노동시장 구조를 반영하는 지표에 가깝다. 취업률이 높은 계열이 곧 교육적으로 우월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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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81.8%의 유지취업률, 취업의 ‘질’을 말해주는 지표인가

교육부는 단순 취업 여부를 넘어 취업의 지속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유지취업률’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2024년 전체 유지취업률(11개월 기준, 4차)은 81.8%로, 전년(80.9%) 대비 0.9%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4년 12월 기준 건강보험 직장가입 취업자 32만 8,044명 가운데, 11개월 뒤에도 동일한 자격을 유지한 인원이 26만 8,300명이라는 뜻이다. 취업자의 다수가 일정 기간 일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유지취업률 역시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학교 유형별로 보면 일반대학의 유지취업률은 79.6%, 전문대학은 75.7%인 반면, 대학원은 91.2%로 현저히 높다. 즉, 처음 취업에 성공한 이후의 안정성은 학제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이는 단순히 ‘취업 성공 이후의 노력’ 문제가 아니라, 진입 직무의 성격과 고용 형태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전문대학 졸업자가 진입하는 현장 중심 일자리는 이직과 이동이 잦고, 일반대학 졸업자의 경우 초임·단기 계약직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 유지취업률에 반영된다.

또 하나의 한계는 유지취업률이 ‘건강보험 직장가입 유지 여부’만을 기준으로 산출된다는 점이다. 직장을 옮겼더라도 직장가입자 자격을 유지하면 유지취업으로 집계되고, 반대로 프리랜서·자영업 전환이나 학업 병행 등 다양한 경로는 탈락으로 처리된다. 즉, 유지취업률은 취업의 안정성을 일정 부분 보여주지만, 노동 이동의 질이나 개인의 선택까지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숫자는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그 이면의 경로는 여전히 단순화돼 있다.

지역별 취업률, 대학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의 문제인가

2024년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는 대학 소재 지역에 따른 취업률 격차 역시 뚜렷하게 보여준다. 수도권 대학 졸업자의 취업률은 비수도권보다 일관되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매년 반복되는 구조적 패턴이다. 교육부 통계는 지역별 취업률을 단순 비교 항목으로 제시하지만, 이 수치는 대학 교육의 성과라기보다 지역 산업 구조와 고용 흡수력의 차이를 반영한 결과에 가깝다. 같은 전공, 같은 학제를 이수하더라도 대학이 위치한 지역에 따라 졸업 이후 경로는 크게 달라진다.

비수도권 대학의 경우 취업률은 지역 내 일자리 규모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대기업 본사, 공공기관, 고부가가치 산업이 수도권에 집중된 구조 속에서 지방대 졸업자는 ‘지역 잔류’와 ‘수도권 이동’이라는 이중 선택지 앞에 놓인다. 통계상 취업률은 수도권 이동을 통해 일정 부분 보완되지만, 이는 지역대학의 성과라기보다 개인의 이동 부담에 의존한 결과다. 반대로 지역에 남는 졸업생일수록 취업률은 낮게 나타나며, 이 수치는 다시 해당 대학의 ‘취업 성과 부진’으로 환원된다. 지역 구조의 문제가 대학 평가 지표로 전가되는 구조다.

이러한 지역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누적된다. 취업률이 낮은 지역대학은 재정지원 사업과 평가에서 불리해지고, 이는 교육 여건 약화와 정원 감축으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지역 내 고급 인력 공급은 더 줄어들고, 지역 산업의 취업 흡수력은 더욱 약화된다. 취업통계는 이 악순환의 출발점이 아니라 결과에 가깝지만, 정책 현장에서는 종종 원인처럼 사용된다. 취업률 수치 하나로 지역대학의 역할과 한계를 동시에 재단하는 방식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관리 지표로서의 취업률, 대학은 무엇을 증명하고 있는가

취업통계는 더 이상 단순한 현황 자료가 아니다. 대학 내부에서 이 수치는 곧바로 성과 지표로 번역된다. 취업률은 대학 조직 전반에 실질적인 압력을 가한다. 학과별 취업률은 곧 학과의 ‘존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작동하고, 전공 특성이나 지역 여건보다는 숫자의 높고 낮음이 먼저 논의된다. 통계는 설명 자료가 아니라 판단 근거가 된다. 이 과정에서 대학의 대응은 점점 유사해진다. 취업률이 낮게 나오는 학과는 구조조정 대상이 되고, 취업률 제고가 가능한 전공은 확대된다. 비교과 프로그램은 취업 준비 중심으로 재편되고, 단기 성과를 낼 수 있는 자격증·현장실습·기업 연계 프로그램이 우선 배치된다. 이는 개별 대학의 선택이라기보다, 동일한 평가 체계 아래 놓인 대학들이 취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생존 전략에 가깝다. 취업통계가 대학의 방향을 ‘유도’하는 수준을 넘어 ‘설계’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관리 방식이 고등교육의 기능을 점점 협소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취업률은 측정 가능하지만, 교육의 질·사고력·시민성·학문적 성장은 수치로 환산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대학은 측정 가능한 영역에 자원을 집중하게 되고, 측정하기 어려운 영역은 후순위로 밀려난다. 취업통계는 대학이 무엇을 잘하고 있는지를 묻기보다, 무엇을 증명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먼저 규정하는 지표가 되고 있다.

2024년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는 분명 많은 것을 말해준다. 취업률은 하락했고, 유지취업률은 소폭 상승했으며, 대학 유형·전공 계열·지역에 따른 격차는 여전히 견고하다. 이 수치들은 청년 고용 환경의 현실을 일정 부분 정확하게 포착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 통계는 무엇을 말하지 않는지도 분명히 드러낸다. 취업률은 졸업 이후 삶의 경로를 설명하지 못하고, 유지취업률은 고용의 질과 이동의 의미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다. 숫자는 명확하지만, 그 숫자가 대표하는 현실은 단선적이다.

더 큰 문제는 이 통계가 해석의 영역을 넘어 대학을 규율하는 언어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이다. 취업률은 이제 설명 자료가 아니라 평가 기준이며, 정책 판단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 되고 있다. 대학은 이 수치에 맞춰 조직을 재편하고, 교육과정을 조정하며,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고등교육이 담당해 온 다양한 역할, 즉 학문 탐구의 공간이자 사회적 이동의 장, 비판적 사고의 기반이라는 기능은 점점 주변부로 밀려난다. 이 질문은 결국 취업률 자체가 아니라, 취업률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가로 귀결된다. 통계는 필요하다. 그러나 통계가 목적이 되는 순간, 대학은 숫자를 만드는 기관으로 전환된다. 취업통계는 대학의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고등교육의 방향을 성찰하기 위한 도구여야 한다. 다음 회차에서는 이 취업통계가 대학의 구조와 교육 내용, 그리고 고등교육 정책 전반을 어떻게 재편하고 있는지를 보다 직접적으로 들여다본다. 취업률 이후의 대학을 묻는 것이, 이 통계가 요구하는 다음 질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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