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초급 업무를 바꾸는 시대, 채용의 문과 숙련으로 가는 길을 함께 살펴야 한다
자료를 찾고, 문서를 정리하고, 초안을 만든 뒤 선배의 수정을 받는다. 수정된 문서를 다시 보면서 업무의 기준을 배운다. 이런 과정에서 초급 업무는 당장 처리해야 할 일이면서 다음 일을 맡기 위한 연습이 된다. 그런데 검색과 요약, 초안 작성의 상당 부분을 AI가 수행할 수 있게 되면 사람에게 남길 첫 과업은 무엇이어야 할까.
미국 노동시장에서 그 질문을 앞당기는 관측이 나왔다. 스탠퍼드 디지털경제연구소 연구진은 2026년 8월 공개한 개정 연구 해설에서 ADP 급여자료를 분석한 결과, AI 노출도가 높은 직종의 22~25세 고용이 노출도가 낮은 동년배 직종의 고용 추세를 따라갔을 경우보다 약 19% 낮다고 밝혔다. 2026년 6월까지 나타난 상대적 격차다. 청년 일자리의 19%가 AI 때문에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다. 연구진은 경제 전반의 광범위한 고용 대체는 관찰하지 못했으며, 청년층의 변화는 주로 이직·해고 등 일자리 이탈 증가보다 채용 감소를 통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 결과만으로 한국의 신입 채용이나 2027년의 고용 규모를 예측할 수는 없다. 연구진도 AI의 인과효과를 확정한 분석이 아니라고 명시했다. 다만 살펴볼 지점은 분명하다. 재직자의 일자리가 유지되는 동안에도 조직 바깥의 사람이 들어갈 기회는 줄어들 수 있다. 고용 총량에 큰 변화가 없다는 사실과 처음 일을 배우기가 어려워진다는 경험은 동시에 성립할 수 있다.
2027년의 일과 교육을 전망할 때 필요한 질문도 여기서 출발한다. AI를 얼마나 능숙하게 쓰는지에 더해, 그것을 활용하며 판단을 배울 자리가 있는지 물어야 한다. 이번 연재에서 주목하는 ‘경험의 재설계’는 자동화 이후 초보자에게 맡길 과업과 피드백, 책임의 범위를 다시 연결하는 일이다. 내년을 경계로 모든 직장이 바뀐다는 예언이 아니라, 지금의 기술 도입을 다음 세대의 숙련으로 이어가기 위한 과제다.
고용의 숫자와 입구의 넓이는 다르다
채용의 변화는 해고보다 눈에 덜 띌 수 있다. 한 조직이 기존 직원을 유지하면서 퇴사자의 빈자리를 채우지 않거나 신규 사업에 신입을 배치하지 않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업무를 재배치해 당장의 운영에 문제가 없다면 조직 안에서는 인력 계획이 효율적으로 조정됐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처음 일을 맡아볼 자리가 얼마나 줄었는지는 별도로 보아야 한다. 여기에는 서로 다른 두 가지 판단이 섞여 있다. 하나는 현재의 업무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인원이고, 다른 하나는 앞으로 조직을 운영할 사람을 기르는 데 필요한 자리다. 전자는 이번 분기의 실적과 비용에 곧바로 드러난다. 후자는 시간이 지난 뒤 업무를 넘겨받을 사람이 있는지, 예외 상황을 처리할 중간 경력자가 충분한지에서 드러난다. 인력 계획이 첫 번째 질문에만 답하면 당장의 효율과 미래의 인재 공급이 어긋날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채용 부진의 원인을 AI로 설명할 수는 없다. 경기와 금리, 산업별 수요, 사업 재편은 기업의 채용 결정에 함께 작용한다. 미국의 특정 급여자료에서 발견된 연령별 차이를 한국 청년 전체의 현실로 옮기는 것도 무리다. 한국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직종별 신규 채용과 요구 경력, 채용 이후 실제로 맡는 과업이다. 청년 취업자 수만으로는 어느 입구가 좁아지고 어느 입구가 새로 열리는지 충분히 알기 어렵다. 따라서 2027년 인력 계획을 읽는 질문은 좀 더 구체적이어야 한다. 신입 공고가 줄었다면 사업 규모가 줄었는지, AI로 일부 과업이 없어졌는지, 경력직으로 수요가 이동했는지 구분해야 한다. 공고가 유지됐다면 신입에게 요구하는 책임이 높아졌는지도 살펴야 한다. 명칭은 신입인데 업무를 독립적으로 판단할 경험까지 입사 전에 갖추도록 요구한다면, 채용의 문이 열려 있어도 실제로 통과할 수 있는 사람은 제한될 수 있다.
AI는 초보자의 일을 덜어주고 성장을 도울 수도 있다
AI가 초급자의 기회를 줄이는 방향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2025년 학술지 『분기경제학저널』에 실린 「Generative AI at Work」는 고객지원 상담원 5,172명의 자료를 분석해 AI 지원 도구 도입 이후 시간당 해결 건수로 측정한 생산성이 평균 15% 높아졌다고 보고했다. 경험과 숙련이 부족한 상담원에게서 개선 폭이 컸다. 이 도구는 상담원에게 실시간으로 답변을 제안했고, 상담원은 이를 수정하거나 따르지 않을 수 있었다. 이 연구는 특정 기업의 고객지원 업무에 관한 결과다. 모든 직종에서 같은 효과를 낸다는 증거나, 초보자의 생산성 향상이 신규 채용 증가로 이어진다는 증거는 아니다. 그럼에도 중요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AI를 사람의 업무 수행을 돕는 방식으로 배치하면 초보자가 실제 문제를 다루며 성장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기술의 효과를 판단할 때에는 어떤 도구인지와 함께 사람에게 어떤 역할을 남겼는지 보아야 한다. 이를 조직의 선택으로 옮기면 두 방향이 나타난다. 같은 업무량을 더 적은 인원으로 처리할 수도 있고, 기존에 비용과 시간이 부족해 제공하지 못했던 서비스를 넓힐 수도 있다. 신입에게 단순한 전달만 맡길 수도 있고, AI의 도움으로 더 다양한 사례를 다루게 할 수도 있다. 어느 방향이 현실화할지는 수요와 비용, 관리 방식에 달려 있다. 성능이 좋아진 도구가 인재 양성의 문제까지 자동으로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초급 업무를 모두 보존하는 것이 해법도 아니다. 복사와 입력을 오래 반복한다고 반드시 판단력이 자라는 것은 아니다. 배울 것이 거의 없는 일을 경험이라는 이름으로 붙잡아둘 이유는 없다. 다만 어떤 일을 없앨 때 그 일을 통해 접하던 자료와 고객, 업무의 맥락까지 함께 사라지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줄일 것은 불필요한 반복이고, 다시 설계할 것은 문제를 이해하고 결정을 수정해 보는 기회다. 예를 들어 자료 요약을 AI에 맡긴다면 신입에게는 서로 다른 원문의 정의와 조사 범위를 비교하도록 할 수 있다. 문서 초안을 자동으로 만든다면 적용 대상과 예외 조건을 확인하는 일을 학습 과제로 구성할 수 있다. 여기서도 무작정 검토를 맡기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에게 오류를 찾으라는 지시만 주면 결과에 대한 책임만 넘기게 된다. 비교할 기준과 질문할 상대가 함께 있어야 과업이 경험으로 남는다.
경험은 처리 건수만으로 쌓이지 않는다
신입의 성장 경로를 설계하려면 먼저 ‘일을 해봤다’는 말의 내용을 나눠야 한다. 결과물을 만들었는지, 선택의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지, 잘못된 선택을 고쳐봤는지, 다음 사례에서 그 판단을 다시 적용할 수 있는지는 서로 다르다. AI의 도움으로 첫 번째 단계가 빨라질수록 나머지 단계를 확인하는 일이 중요해진다. 완성된 문서의 수준만 보고 숙련을 판단하면 도구의 성능과 사람의 이해를 구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가상의 대학 행정 실습을 생각해보자. 학생에게 장학 안내문 초안을 만들게 할 때 매끄러운 문장이 나왔다고 과제가 끝나지는 않는다. 대상 학년과 신청 기간이 원문과 일치하는지, 중복 수혜 조건을 빠뜨리지 않았는지, 서로 다른 규정이 충돌할 때 누구에게 확인해야 하는지 설명하도록 할 수 있다. 지도자는 학생이 놓친 조건을 짚어주고, 학생은 수정한 이유를 남긴다. 실습에 쓰는 자료는 개인정보를 제거하고 실제 안내는 담당자의 승인을 거치도록 설계할 수 있다. 이 사례에서 핵심은 초안 작성에 걸린 시간을 늘리는 데 있지 않다. 초보자가 확인할 조건을 찾고 자신의 판단을 수정할 기회를 확보하는 데 있다. 처음에는 명확한 기준이 있는 사례를 맡기고, 다음에는 정보가 빠지거나 조건이 겹치는 사례로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책임도 그에 맞춰 단계적으로 늘려야 한다. 연습 중의 오류를 발견하고 고칠 수 있는 환경이 있어야 학습과 서비스의 신뢰를 함께 지킬 수 있다.
피드백 역시 정답을 알려주는 일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어떤 정보 때문에 결론을 바꿨는지, 다른 선택은 왜 적절하지 않았는지, 아직 확인하지 못한 것은 무엇인지 함께 살펴야 한다. 선배가 결과물을 대신 완성해 주고 신입에게 다음 과제를 주기만 하면 작업은 끝나도 판단의 이유가 전달되지 않는다. 수정 전후의 차이를 설명하는 짧은 검토 시간이 여러 건의 단순 처리보다 학습에 유용할 수 있다. 이 시간을 확보하려면 지도하는 사람의 업무량도 조정해야 한다. 멘토라는 이름만 붙이고 기존 처리 목표를 그대로 두면 교육은 바쁜 일정의 뒤로 밀리기 쉽다. 부서가 어느 과업을 학습용으로 맡길지, 누가 언제 검토할지, 어디까지 혼자 결정할 수 있는지를 함께 정해야 한다. 신입의 성장 계획은 개인의 의지와 선배의 호의에 기대는 일에서 조직이 시간을 배정하는 일로 옮겨가야 한다.
대학이 보여줘야 할 것은 완성품 뒤의 판단이다
대학도 학생이 만든 결과물과 학생에게 남은 능력을 함께 살펴야 한다. AI를 활용해 보고서와 발표 자료를 만들 수 있는 상황에서는 최종 제출물만으로 학생의 이해를 확인하기 어려운 과제가 생긴다. 이때 필요한 것은 모든 과목에 같은 사용 규칙을 적용하는 일이 아니라, 그 수업에서 확인하려는 학습 목표를 먼저 분명히 하는 일이다. 기본 개념을 스스로 설명해야 하는 과제와 도구를 활용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제는 평가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과제의 일부를 대면 설명이나 수정 과정으로 구성하는 방법도 검토할 만하다. 사용한 자료의 근거를 묻고, 조건 하나를 바꾼 뒤 결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설명하게 할 수 있다. 처음에는 부적절했던 접근을 왜 버렸는지 듣는 것도 이해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이 과정이 길고 정교한 활동 기록을 제출하는 또 하나의 부담이 되지 않도록, 평가에 필요한 핵심 판단 몇 가지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AI 사용 내역을 남기는 목적 역시 분명해야 한다. 도구를 얼마나 적게 썼는지로 성실성을 재단하거나 대화 기록 전체를 모으는 방식은 학습 평가의 초점을 흐릴 수 있다. 어떤 단계에서 도움을 받았고, 무엇을 직접 확인했으며, 최종 결과에 어떤 수정을 했는지가 더 유용한 정보다. 학생이 공개할 필요가 없는 개인적 대화나 불필요한 정보까지 제출하도록 요구할 이유는 없다. 현장실습과 산학협력도 같은 기준으로 점검할 수 있다. 참여 학생 수와 협약 기업 수에 더해 학생에게 어떤 과업이 주어졌는지, 피드백을 몇 차례 받았는지, 실습 종료 시 어느 정도의 일을 독립적으로 설명하고 수행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기업이 급한 업무를 처리하고 학생이 결과물 한 건을 얻는 것으로 끝나면 경험의 깊이는 제한될 수 있다. 실습의 길이와 배움의 크기는 같지 않다.
그렇다고 대학 교육을 당장 특정 기업의 업무를 수행하는 훈련으로 좁힐 필요는 없다. 도구와 절차가 바뀌어도 근거를 읽고, 문제를 정의하고,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는 능력은 다양한 상황을 배우는 토대가 된다. 현장 과제는 이런 능력을 적용하고 한계를 확인하는 기회로 연결할 수 있다. 전공의 개념과 실제 판단 사이를 오가는 경험을 설계할 때 교육과 일의 연결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다시 배우라는 요구에는 시간이 따라야 한다
처음 배우는 사람은 청년만이 아니다. 새 업무를 맡은 중견 직원과 경력 복귀자도 어느 영역에서는 초보자가 된다. AI 도구를 능숙하게 다루는 능력과 조직의 규정, 고객의 요구, 예외 상황을 이해하는 능력이 한 사람에게 같은 수준으로 갖춰져 있다고 가정하기도 어렵다. 교육은 연령별로 능력을 미리 구분하기보다 각자가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새로 연습해야 할 것을 확인하는 데서 출발할 필요가 있다. 세계경제포럼의 「미래 일자리 보고서 2025」는 기업 설문을 바탕으로 2025~2030년 기존 역량의 평균 39%가 변화하거나 낡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7년에 근로자의 39%가 일자리를 잃는다는 뜻도, 모든 개인이 같은 비율로 새 기술을 익혀야 한다는 뜻도 아니다.[3] 교육 계획에 필요한 것은 이 숫자를 불안의 크기로 제시하는 것보다 자신의 업무에서 무엇이 바뀌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하지만 학습의 필요성을 아는 것과 참여할 수 있는 것은 다르다. OECD가 2023년 성인역량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원하는 직무 관련 비형식 학습에 참여하는 데 장벽을 경험한 25~65세 가운데 일이나 가족 책임으로 인한 시간 부족을 가장 큰 이유로 꼽은 비율은 참여국 평균 48%였다. 한국에서는 같은 집단의 60% 이상이 시간 제약을 꼽았다. 전체 성인의 비율이 아니라 학습 참여에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 안에서의 응답이다. 이 결과를 조직의 교육 계획에 적용하면 강좌를 마련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문제가 드러난다. 퇴근 뒤 들을 수 있는 온라인 과정이라도 그 시간에 돌봄이나 다른 책임이 있다면 참여가 어렵다. 업무 중 교육을 허용해도 마감과 처리량이 그대로라면 밀린 일을 나중에 해야 한다. 형식상 학습시간이 생겼지만 실제 부담은 줄지 않는 경우다.
2027년 재교육 계획에는 무엇을 가르칠지와 함께 무엇을 덜어줄지를 적을 필요가 있다. 교육 기간에 조정할 업무, 자리를 비울 때의 대체 인력, 새로 배운 내용을 적용할 과업을 같이 정하는 방식이다. 긴 강좌 하나를 제공하는 것보다 현재 맡은 문제를 짧게 배우고 적용한 뒤 피드백받도록 구성하는 편이 적합한 업무도 있다. 다만 짧은 과정이 언제나 충분한 것은 아니므로, 기초 지식과 반복 연습에 필요한 시간까지 줄여서는 안 된다. 교육 성과도 수료율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강좌를 끝낸 뒤 실제 업무에서 무엇을 달리 할 수 있게 됐는지, 사용할 도구와 권한이 주어졌는지, 상사가 새 방법을 받아들이는지 살펴야 한다. 직원에게 배우라고 요구하면서 기존 절차를 바꿀 기회는 주지 않는다면 학습과 조직 운영이 분리된다. 재교육의 성패는 강의실 밖에서 확인해야 할 부분이 많다.
2027년에는 경험을 제공하는 조직을 보아야 한다
개인이 준비할 수 있는 일은 결과물과 함께 판단의 흔적을 남기는 것이다. 수십 개의 도구 이름이나 수료증을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한 과제를 해결하면서 어떤 근거를 선택하고 어떤 오류를 고쳤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공개 가능한 자료로 만든 작은 작업이라도 문제와 조건, 검증 과정이 드러나면 자신의 역량을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다만 이것이 취업 준비생에게 끝없는 무급 과제를 요구하는 새로운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채용하는 조직도 지원자가 무엇을 이미 해봤는지만 묻는 데서 나아가 입사 뒤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제시해야 한다. 첫 석 달에 맡길 과업, 검토를 받을 상대, 책임이 확대되는 기준을 설명할 수 있다면 신입 채용과 육성이 연결된다. 과제 전형을 운영할 때에도 평가 목적에 맞는 범위와 시간을 정해야 한다. 지원자의 결과물을 실제 사업에 활용하려는 요구와 능력을 확인하기 위한 평가를 뒤섞어서는 안 된다.
기업과 대학, 공공기관이 함께 제공하는 경험에서도 접근 조건이 중요하다.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지, 지역 밖으로 이동해야만 기회가 생기는지, 장애나 돌봄 책임이 있는 사람에게도 같은 역할이 열리는지 살펴야 한다. 실습 자리가 늘어도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돌아가면 경험의 격차가 커질 수 있다. 참여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지원은 교육 내용의 개선과 함께 설계해야 한다. 앞으로 확인할 지표는 채용 인원뿐 아니라 채용 이후의 성장 경로다. 신입이 일정 기간 뒤 더 복잡한 과업을 맡는지, 검토에만 머무르지 않고 문제를 정의할 기회를 얻는지, 중견 직원이 후배에게 판단을 설명할 시간을 갖는지 살펴야 한다. AI 도입 이후 초보자가 더 빨리 배우고 더 많은 역할을 맡는 사례가 늘어난다면 경험의 경로는 넓어질 수 있다. 반대로 책임만 커지고 학습 기회가 줄어든다면 생산성 향상과 인재 양성 사이에 간격이 생긴다.
2027년의 인재 경쟁을 준비하는 조직에는 그래서 한 가지 질문이 더 필요하다. 이미 잘하는 사람을 어디서 데려올 것인가에 앞서, 아직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 이곳에서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가. AI가 초안을 쓰고 자료를 정리하는 속도가 빨라져도 사람은 판단해 보고, 설명을 듣고, 잘못을 수정하면서 숙련을 쌓는다. 그 과정을 업무 속에 남겨두는 선택이 다음 세대의 전문가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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