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에서 10분으로 줄어든 작업, 그다음에 남는 검토와 책임 ,도입률을 넘어 총비용·업무 성과·위임의 범위를 확인해야 할 2027년
여러 사람이 사흘에 걸쳐 하던 분기 보고서 작업을 약 10분으로 줄였다. 딜로이트의 ‘Finance Trends 2027’에 소개된 북미 금융서비스 기업 EQB의 실험이다.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업무 흐름으로 기존 보고서를 재현했으며, 보고서가 밝힌 결과의 정확도는 91%였다. 사람이 감독하는 통제된 실험 환경에서 나온 성과다. 사흘과 10분의 차이는 크다. 그러나 업무에 적용할지를 결정하려면 그다음 질문이 필요하다. 남은 오류는 어떤 종류이며 수정하는 데 얼마나 걸리는가. 수치 하나의 잘못이 단순한 표기 문제인지, 의사결정을 바꾸는 문제인지에 따라서도 판단은 달라진다. 이 사례의 공개 설명만으로는 검토·수정까지 포함한 전체 업무시간이나 최종 운영비용을 알 수 없다.
그렇다고 실험의 가치를 낮게 볼 이유는 없다. 오랫동안 유지해 온 절차를 크게 바꿀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가능성을 확인한 뒤 실제로 사용할 범위와 조건을 정하는 일이 남았다는 의미다. 빠르게 만드는 능력, 결과를 신뢰할 수 있는 정도, 조직이 최종 책임을 질 수 있는지는 연결돼 있지만 같은 지표는 아니다. 2027년을 향한 기업의 AI 논의도 이 질문 앞에 놓여 있다. 무엇을 자동화할 수 있는지에 더해, 그 자동화가 전체 업무를 얼마나 개선하고 어떤 비용을 요구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여기서 청구서는 서비스 이용료만을 뜻하지 않는다. 데이터를 정비하고 시스템을 연결하는 일, 결과를 검토하고 오류를 복구하는 일, 권한과 책임을 정하는 데 드는 자원까지 포함한다. 기술의 성과가 조직의 성과가 되는 과정에서 지불해야 할 비용이다.
AI 예산에서 빠지기 쉬운 비용
딜로이트는 2026년 봄 26개국의 재무 리더 1,434명을 조사했다. 응답자는 최고재무책임자(CFO) 또는 그 바로 아래 직급이며, 기업은 모두 연 매출 10억 달러 이상이다. 대기업 재무 의사결정자의 전망을 보여주는 자료로, 한국의 중소기업이나 모든 조직을 대표하는 조사는 아니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60%는 2027년까지 AI 비용과 복잡성이 상당히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비용이 60% 상승한다는 전망이 아니라 그러한 방향을 예상한 응답자의 비율이다. 단순한 사용료 외에 업무 유형과 운영 환경, 사용 규모에 따라 비용을 관리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
도구의 단가와 조직의 총지출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한 번의 작업에 드는 비용이 낮아져도 더 많은 직원이 더 자주 사용하면 총액은 늘어난다. 하나의 요청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자료를 찾고 여러 도구를 호출하며 결과를 다시 확인하도록 설계한다면, 겉으로 보이는 질문 한 건과 실제로 수행되는 작업의 양도 다르다. 비용을 예상하려면 사용 인원과 횟수뿐 아니라 업무 흐름을 알아야 한다. 기존 시스템과의 연결도 별도 과제다. 부서마다 같은 항목을 다른 이름으로 관리하거나 기준이 다른 문서를 함께 보관한다면 AI를 연결하기 전에 정리가 필요하다. 누가 데이터를 고치고 최신 상태를 유지할지 정하지 않으면 도입 단계의 일회성 정비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지속적으로 얻는 데에는 운영의 비용이 따른다.
예산의 경계 밖으로 비용이 이동할 수도 있다. AI 사업 예산에는 사용료만 잡히고, 데이터 정비와 결과 검토는 기존 직원이 맡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사업 부서의 장부에서는 저렴해 보여도 다른 부서의 업무량이 늘었다면 조직 전체의 비용은 다르다. 총비용을 확인한다는 것은 보이지 않던 노동을 계산에 포함하는 일이기도 하다. 다만 지출 증가만으로 실패를 판단할 수는 없다. 이전에는 대응하지 못하던 문의를 처리하거나 서비스의 접근성과 품질을 높였다면 추가 비용을 부담할 이유가 생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더 얻었는지다. 비용 절감, 처리 능력 확대, 품질 향상이라는 서로 다른 목표를 하나의 투자수익률로 성급하게 합치기보다 처음에 기대한 결과와 실제 결과를 구분해 확인해야 한다.
빨라졌다는 느낌과 측정된 성과 사이
AI의 생산성 효과를 측정하는 일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더 복잡해지고 있다. 연구기관 METR는 2025년 초반의 도구를 사용한 실험에서 숙련된 오픈소스 개발자가 자신의 프로젝트 과업을 수행할 때 작업시간이 늘어난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 결과만으로 현재의 AI 도구도 개발자를 느리게 만든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METR는 2026년 2월 후속 설명에서 새로운 실험이 당시 생산성 효과를 신뢰성 있게 보여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AI 없이 일하는 것을 원하지 않아 참여를 거절하거나, AI로 큰 도움을 받을 것으로 생각하는 과업을 실험에 내놓지 않는 선택이 늘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초기 실험보다 효과가 좋아졌을 가능성을 제시하면서도 개선 폭에 관한 근거는 약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에는 기술 직군 349명을 대상으로 AI가 자신이 하는 일의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한 결과도 공개했다. 이 역시 스스로 보고한 평가이며 객관적으로 측정한 생산성 증가율과는 다르다. 실험과 설문은 각각 유용한 정보를 주지만, 측정한 대상과 방법을 지우면 실제로 알게 된 것보다 훨씬 큰 결론을 내리게 된다.
기업의 내부 평가에서도 같은 구분이 필요하다. 직원이 편리해졌다고 느끼는 것, 개별 과업을 빨리 마친 것, 팀이 더 많은 일을 끝낸 것, 고객이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은 것은 서로 다른 성과다. 초안 작성 시간이 줄었는데 승인 대기가 그대로라면 전체 처리기간의 변화는 작을 수 있다. 반대로 처리 속도는 비슷해도 누락이나 재문의가 줄었다면 품질 측면의 편익이 생긴다. 비교의 기준도 맞아야 한다. AI 도입 전에는 복잡한 업무를 처리하고 도입 후에는 쉬운 업무만 골랐다면 시간 차이 전체를 기술의 효과로 볼 수 없다. 숙련도가 다른 직원, 업무량이 다른 시기, 동시에 바뀐 절차 역시 결과에 영향을 준다. 가능한 범위에서 유사한 과업과 조건을 비교하고, 함께 달라진 요인을 기록해야 해석할 수 있는 성과가 남는다.
한 번의 성과 발표가 운영의 평가를 대신하기도 어렵다. 처음에는 익숙한 문서와 정돈된 자료에서 잘 작동하더라도 예외적인 요청과 새로운 규정이 들어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모델이나 연결 도구를 바꾼 뒤에는 이전에 잘 처리하던 과업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AI의 효과는 도입 시점에 한 번 입증하고 끝낼 성질의 것이 아니라 실제 사용 조건 속에서 살펴야 할 대상이다.
정확도 하나로 정할 수 없는 위임의 범위
딜로이트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7%가 AI 에이전트가 권고를 넘어 일정한 자율적 결정을 내리는 데 편안함을 느낀다고 답했다. 더 중요한 결정에 완전 자율 에이전트를 사용하는 데 편안함을 느낀다는 응답은 14%였다. 이 수치는 실제 자율화 비율이 아니라 재무 리더의 태도다. 업무를 맡길 의향 안에서도 결정의 중요도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여기서 에이전트는 답변을 제시하는 데서 더 나아가 주어진 목표를 위해 도구를 사용하고 여러 단계를 수행하는 AI를 가리킨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연결된 시스템과 부여된 권한에 따라 달라진다. 자료를 찾아 초안을 만드는 권한과 기록을 수정하거나 외부에 내용을 발송하는 권한은 같지 않다. 기능이 늘어날수록 조직은 허용할 행동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가령 청구서를 읽어 필요한 항목을 정리하는 일과 실제 대금을 지급하는 일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두 단계에서 같은 정확도가 나와도 오류의 영향은 다르다. 담당자가 확인하기 전의 초안은 고칠 수 있지만 이미 실행된 지급은 취소와 회수에 별도 절차가 필요하다. 권한을 정할 때에는 성공 비율과 함께 잘못됐을 때의 영향, 발견 가능성, 되돌릴 수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서류에 사람이 최종 승인한다고 적어 두는 것만으로 검토가 작동하지는 않는다. 검토자가 근거 자료에 접근할 수 있고, 확인할 시간과 전문성이 있으며, 문제가 있을 때 멈출 권한을 가져야 한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결과를 승인하도록 요구하면서 모든 책임을 승인자에게 맡긴다면 통제의 형식과 실제 업무 사이에 간격이 생긴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AI 위험관리 프레임워크는 AI의 설계·개발·사용·평가 과정에 신뢰성에 관한 고려를 포함하도록 돕는 자발적 활용 체계다. 법적 의무를 대신하는 규정은 아니지만, 위험관리가 도입 후 별도로 덧붙이는 문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접근을 보여준다. 조직에서는 이를 실제 권한과 검토, 기록과 중단 절차로 옮기는 일이 중요하다. 책임의 배분은 오류가 발생하기 전에 정해져 있어야 한다. 업무의 목적과 허용 범위는 누가 정하고, 시스템 연결은 누가 관리하며, 결과의 품질과 최종 사용은 누가 판단하는가. 문제가 생겼을 때 원인을 찾을 기록과 복구할 담당자가 있는가. 책임을 한 사람에게 모으는 것보다 각 단계에서 필요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역할을 나누는 것이 실제 운영에 가깝다.
프로젝트를 멈추는 판단도 성과가 될 수 있다
가트너는 2025년 6월 에이전틱 AI 프로젝트의 40% 이상이 2027년 말까지 취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용 상승과 불분명한 사업 가치, 부족한 위험 통제를 이유로 제시했다. 이는 특정 시점에 발표한 전망으로, 이미 관측된 프로젝트 취소율이나 현재 확인된 실패율이 아니다. 이 숫자를 모든 AI 투자가 위험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기술의 활용이 확대되더라도 개별 사업의 적합성은 다를 수 있다. 실험을 통해 효과가 낮은 과업을 걸러내고 다른 방식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있다. 중단한 사업의 수만 세면 조기에 손실을 줄인 판단과 애초에 검증 없이 확대한 사업의 실패를 구별하지 못한다.
딜로이트 조사에서 응답자의 23%는 대규모 AI·기술 투자의 주요 승인 방식이 성공을 평가할 측정 절차 없이 경영진이나 이사회의 지시에 의해 이뤄진다고 답했다. 이는 승인 방식을 묻는 설문이며 그 투자들이 모두 실패했다는 증거는 아니다. 다만 사업을 시작한 뒤 무엇을 근거로 계속하거나 바꿀 것인지 정해 두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초기 실험에는 불확실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 모든 효과를 시작 전에 금액으로 증명하라고 요구하면 새로운 시도 자체가 어려워진다. 대신 실험의 비용과 기간, 확인할 질문을 정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조건을 설정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 구현되는지 확인하는 단계와 실제 업무에서 품질을 유지하는지 보는 단계, 여러 부서로 확대할지를 결정하는 단계는 서로 다른 근거를 요구한다.
반복적이고 규칙이 명확한 과업이라면 기존의 자동화나 절차 개선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도 비교해야 한다. 복잡한 에이전트를 사용하는 데 추가 비용이 든다면 그만큼의 편익이 있어야 한다. 반대로 상황에 따라 판단하고 여러 도구를 조합해야 하는 과업에서는 유연성이 가치가 될 수 있다. 도구의 이름보다 해결하려는 업무의 성격이 선택의 출발점이다. 사업을 중단하거나 공급자를 바꿀 수 있는 조건도 처음부터 살펴야 한다. 데이터를 다른 시스템에서 사용할 수 있는지, 업무 기록을 확보할 수 있는지, 계약이 끝나면 어떤 기능과 접근권이 사라지는지에 따라 전환 비용이 달라진다. 도입 당시의 가격이 낮았다는 이유만으로 장기적인 운영비용까지 낮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선택의 여지를 유지하는 것도 투자 판단에 포함된다.
절약한 시간은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AI 도입의 성과를 시간으로 제시할 때는 그 시간이 실제로 어떻게 사용되는지 살펴야 한다. 직원이 일주일에 몇 시간을 아꼈다는 응답을 모아 연간 인건비 절감액으로 바로 환산하면 실제 비용 감소와 활용 가능한 여력을 혼동할 수 있다. 근무시간과 인원, 외주비가 그대로라면 장부상의 절감과는 다르다. 대신 그 시간으로 무엇을 할 수 있게 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민원이나 고객 문의의 대기를 줄였을 수도 있고, 그동안 미뤄 둔 점검을 했을 수도 있다.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시험하거나 결과의 품질을 높이는 데 썼을 수도 있다. 이런 변화는 인원 감축 없이도 가치가 있다. 처리량만 늘고 업무의 밀도가 높아졌다면 직원의 부담과 지속 가능성도 함께 살펴야 한다. 시간 절약이 곧바로 여유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효율과 조직의 효율 사이에는 절차가 놓여 있다. 자료를 만드는 시간은 짧아졌는데 같은 내용을 서로 다른 형식으로 제출하는 요구가 유지된다면 편익은 제한될 수 있다. 생성이 쉬워졌다는 이유로 보고서나 회의자료를 더 많이 요구하면 절약한 시간 일부가 다시 소모될 수도 있다. AI가 기존 업무를 빠르게 수행하는지에 더해 그 업무가 왜 필요한지 물을 이유가 생긴다.
딜로이트가 소개한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의 사례에서도 에이전트 도입 전에 업무 과정과 역할, 인력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고 변화관리를 맡을 인력을 채용한 과정이 나온다. 개별 기업의 설명이 모든 조직의 해법은 아니지만 기술을 설치하는 일과 사람이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일이 함께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국내 기업과 대학·공공기관에도 적용할 수 있는 질문이다. 대학 행정에서 안내문 초안을 빠르게 만드는 기능을 도입한다면 작성시간뿐 아니라 규정 확인과 승인, 수정 공지까지 이어지는 절차를 볼 수 있다. 잘못된 안내로 이용자가 다시 문의하거나 담당자가 정정해야 한다면 그 비용도 포함된다. 이는 국내 특정 기관의 실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AI 효과를 확인할 단위에 관한 예시다. 성과를 측정하는 방식은 직원의 행동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사용 건수만 높게 평가하면 필요하지 않은 업무에도 도구를 사용하는 유인이 생긴다. 오류를 보고한 사람에게 불이익이 돌아간다면 조직은 문제를 일찍 파악할 기회를 잃을 수 있다. AI를 얼마나 썼는지와 함께 언제 쓰지 않았고, 무엇을 수정했으며, 어떤 결과를 개선했는지 설명할 수 있는 평가가 필요하다.
2027년 예산서에 들어가야 할 질문
2027년의 AI 계획을 세운다면 먼저 해결하려는 업무와 현재의 상태를 기록할 필요가 있다. 처리시간과 대기, 오류와 재작업 가운데 무엇이 문제인지 정해야 한다. 기준선이 없으면 도입 뒤 좋아졌다는 느낌과 확인할 수 있는 변화를 구분하기 어렵다. 모든 업무에 복잡한 실험을 적용할 수는 없어도 비교할 조건과 기록할 항목은 정할 수 있다. 다음은 비용과 편익의 범위를 맞추는 일이다. 직접 사용료와 시스템 연결비뿐 아니라 교육·검토·운영에 필요한 자원을 계산한다. 편익도 같은 업무 범위에서 확인해야 한다. 특정 팀의 절약 시간을 조직 전체의 성과로 확대하거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늘어난 비용을 무조건 비효율로 취급하면 투자 판단이 왜곡된다. 숫자로 측정하기 어려운 편익은 어떤 관찰로 확인할지 설명하면 된다.
권한과 검토의 설계는 실제 사용 장면에 맞아야 한다. 내부 참고자료를 만드는 기능과 외부에 결과를 전달하는 기능에 같은 승인 절차를 적용할 필요는 없다. 위험과 복구 가능성에 맞춰 사람이 확인할 지점을 정하면 불필요한 승인 부담을 줄이면서도 중요한 결정을 관리할 수 있다. 검토 자체가 끝없이 늘어나지 않도록 어떤 오류를 예방하려는지도 분명히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확대·수정·중단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품질과 비용이 어떤 수준일 때 사용 범위를 넓힐지, 어떤 문제가 생기면 멈추고 다시 검증할지 정하는 것이다. 기준은 한 번 고정할 문서가 아니다. 기술과 업무가 바뀌면 조정하되, 왜 바꿨는지 기록해야 이전 판단과 다음 판단을 비교할 수 있다. 담당자가 바뀌어도 운영의 근거가 남는 방식이다.
이러한 준비는 AI를 신중하게 쓰라는 추상적 주문보다 구체적이다. 잘 작동하는 과업에는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효과가 낮은 과업은 바꾸며, 새로운 가능성은 제한된 범위에서 시험할 수 있게 한다. 검증은 도입을 지연시키는 절차가 될 수도 있지만, 무엇을 믿고 확대해도 되는지 알려주는 근거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조직의 설계에 달려 있다.
사흘 걸리던 작업을 10분으로 줄이는 가능성은 이미 실험의 언어로 제시되고 있다. 2027년에 확인할 것은 그 가능성이 반복 가능한 업무 성과로 이어지는지다. 남은 오류를 누가 다루고, 절약한 시간을 어디에 쓰며, 필요한 비용을 감당할 만큼 결과가 좋아졌는지 답할 수 있어야 한다. AI의 청구서를 제대로 읽는 조직은 지출의 총액과 함께 그 돈과 시간이 만든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조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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