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은 특정 집단의 대표가 아니다” 대구대 비정년트랙 교수들이 던진 질문

대구대 총장 선거 국면에서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처우와 의사결정 배제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비정년트랙 전임교원들은 학생 교육과 학과 운영, 연구와 산학협력 등 대학의 핵심 업무를 맡고 있음에도 임금과 연구지원, 고용 안정성, 대학 운영 참여권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며 “배제의 대학을 넘어 모두의 대학으로 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번 문제 제기는 한 대학의 선거 갈등을 넘어, 한국 사립대학에 고착화된 전임교원 이중 구조와 대학 민주주의의 한계를 드러내는 계기가 되고 있다.

대구대 정문 앞에서 나온 ‘모두의 대학’ 요구

대구대학교 비정년트랙 전임교원들이 총장 선거 국면에서 대학 운영 구조의 불평등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들은 자신들을 “학생을 가르치고, 학과를 운영하며, 대학의 현장을 함께 지켜 온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으로 규정하며, 대학이 같은 전임교원에게 서로 다른 권리와 처우를 부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의 문제 제기는 단순히 임금 인상 요구에 머물지 않는다. 비정년트랙 전임교원들은 학생 교육, 상담, 학과 운영, 대학 사업, 연구와 산학협력 등 대학 운영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임금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연구지원은 부족하며 반복 계약 속에서 고용 불안을 감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이 더 크게 문제 삼은 것은 처우 격차 자체보다 그 격차가 대학 의사결정 구조의 배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학은 학문 공동체이자 교육기관이다. 그러나 대학 내부에서 동일하게 학생을 가르치고 학과 운영을 맡는 전임교원 사이에 정년트랙과 비정년트랙이라는 구분이 놓이고, 그 구분이 임금과 연구지원뿐 아니라 의사결정 참여권의 차이로 이어진다면 문제는 고용 형태의 차원을 넘어선다. 그것은 대학이 누구를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누구에게 대학의 미래를 결정할 권한을 부여하는가의 문제로 확장된다.

같은 전임교원, 다른 처우와 권리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제도는 대학 현장에서 오래된 논란의 대상이었다. 대학들은 전임교원 확보율을 유지해야 하고, 학과 운영과 학생 지도를 담당할 교원이 필요하지만, 재정 부담을 이유로 정년트랙 전임교원 확대에는 소극적인 경우가 많았다. 이 과정에서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은 대학 운영을 떠받치는 실질적 인력으로 자리 잡았지만, 처우와 권리에서는 정년트랙 전임교원과 분리된 지위에 놓였다. 문제는 이들이 ‘전임교원’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는 데 있다. 학생 입장에서 강의실에 들어오는 교수의 트랙 구분은 잘 보이지 않는다. 학과 운영에서도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은 수업, 상담, 비교과 프로그램, 사업 수행, 산학협력, 연구 활동에 참여한다. 대학 평가와 각종 사업에서도 이들의 역할은 대학의 성과로 반영된다. 그러나 대학 내부의 권한 배분에서는 이들이 핵심 의사결정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반복돼 왔다.

비정년트랙 전임교원들이 이번 기자회견에서 “더 큰 문제는 권리의 배제”라고 밝힌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낮은 임금과 부족한 연구지원은 분명한 처우 문제다. 그러나 의사결정 참여권의 배제는 대학 구성원으로서의 지위 자체를 흔드는 문제다. 학생을 가르칠 책임은 부여하면서, 대학의 미래를 정하는 과정에서는 발언권을 제한하는 구조가 지속된다면 대학은 스스로 민주적 공동체라는 이름을 설득하기 어렵다.

총장 선거가 드러낸 대학 민주주의의 경계선

이번 사안이 더 큰 주목을 받는 이유는 대구대 총장 선거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총장 선출은 단순한 인사 절차가 아니다. 총장은 대학의 교육 방향, 재정 운영, 학사 구조, 구성원 관계, 지역사회와의 협력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주체다. 그런 점에서 총장 선거는 대학 공동체가 스스로의 미래를 어떻게 결정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절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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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비정년트랙 전임교원들은 총장 선출 과정에서 자신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총장은 특정 집단의 대표가 아니다”라는 문장은 이번 문제 제기의 핵심을 압축한다. 총장이 학생, 교수, 직원 모두의 미래를 책임지는 대학 공동체의 대표라면, 총장을 선출하는 절차 역시 대학을 실제로 구성하고 운영하는 다양한 주체들의 참여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대학의 총장 선출 방식은 각 대학의 정관, 학칙, 교수회 규정, 구성원 합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법과 규정의 형식적 틀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곧 그 절차의 민주적 정당성을 자동으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대학 민주주의는 규정상 허용된 범위 안에서만 최소한으로 작동하는 장치가 아니라, 대학의 실제 운영을 담당하는 구성원들의 책임과 권리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지속적인 질문이어야 한다.

이번 기자회견은 바로 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대학 운영에 참여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대학의 성과를 만들어내는 사람은 누구인가. 학생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교육과 상담을 담당하는 교수들이 대학의 미래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는 왜 주변부에 머물러야 하는가. 총장 선거는 이 질문들을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비정년트랙 제도는 대학 재정 위기의 해법이 될 수 있는가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문제는 특정 대학의 내부 갈등으로만 볼 수 없다. 학령인구 감소, 등록금 동결, 재정지원사업 경쟁, 대학 평가 지표 압박이 겹치면서 사립대학들은 비용을 줄이면서도 전임교원 확보율과 교육 운영 체계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때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제도는 대학 입장에서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전임교원 수를 확보하고 교육 운영을 유지할 수 있는 방식으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비용 절감의 논리가 대학의 기본 원리를 대체할 수는 없다. 대학이 재정적 어려움을 이유로 동일한 교육 책임을 수행하는 교원에게 현저히 다른 처우와 권리를 부여한다면, 그 부담은 결국 대학 구성원 전체로 전가된다. 교원은 고용 불안 속에서 교육과 연구를 수행해야 하고, 학생은 불안정한 교육 구조 안에서 학습권을 보장받아야 한다. 대학은 겉으로는 전임교원 확보율과 교육 여건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불안정한 노동과 제한된 권리에 기대어 운영되는 구조가 된다.

이 지점에서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문제는 단순한 노사 갈등이나 임금 협상 문제가 아니다. 대학이 교육의 질을 어떤 방식으로 유지하고 있는지, 재정 위기의 부담을 누구에게 떠넘기고 있는지, 대학 평가와 정부 재정지원 체계가 어떤 방식으로 현장의 고용 구조를 왜곡하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하는 문제다.

법적 지위와 대학 내부 신분 구조의 간극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논란의 근본에는 법적 지위와 대학 내부 운영 구조 사이의 간극이 있다. 전임교원이라는 이름은 같지만, 대학 내부에서는 정년트랙과 비정년트랙이 서로 다른 경로와 권한, 처우를 갖는다. 이 차이는 채용 조건이나 계약 형태의 차이로 설명되기도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신분적 구분처럼 작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의사결정 구조에서의 배제는 이 간극을 더 선명하게 만든다.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이 대학의 교육과 학사 운영을 담당하면서도 교수회, 대학평의원회, 총장 선거 등 핵심 의사결정에서 제한된 지위에 놓인다면, 대학은 이들을 필요할 때는 전임교원으로 활용하고 권한을 논할 때는 주변적 구성원으로 취급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대학의 자율성은 중요하다. 그러나 자율성은 내부 구성원의 권리를 제한하는 명분이 아니라, 학문 공동체가 스스로 더 높은 수준의 민주성과 책임성을 구현하기 위한 조건이어야 한다. 대학이 자율성을 앞세워 고용 형태에 따른 권리 차이를 고착화한다면, 그 자율성은 공동체의 자율이 아니라 일부 구성원에게 집중된 운영 권한으로 축소될 수 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주목할 대목은 비정년트랙 전임교원들이 자신들만의 권리를 주장하는 방식에 머물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들은 학생, 강사, 직원, 계약직 노동자 등 대학을 함께 구성하는 모든 주체의 참여와 존중이 보장되는 대학을 요구했다. 이는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문제가 대학 안의 더 넓은 배제 구조와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대학은 다양한 구성원의 노동과 참여로 유지된다. 학생은 교육의 대상이면서 대학 공동체의 핵심 주체이고, 강사는 강의 현장의 중요한 축이며, 직원과 계약직 노동자는 행정과 지원 체계를 담당한다. 그러나 대학의 주요 의사결정 구조는 여전히 제한된 구성원 중심으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 구조 속에서 누가 대학의 미래를 말할 수 있고, 누가 결정 과정에서 배제되는지는 대학 민주주의의 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따라서 이번 사안은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에게 총장 선거권을 줄 것인가의 문제로만 좁혀서는 안 된다. 더 본질적인 질문은 대학이 구성원의 역할과 책임을 어떻게 인정할 것인가에 있다. 권리는 책임과 분리될 수 없고, 책임은 권리 없이 지속될 수 없다. 대학이 어떤 구성원에게 지속적으로 책임만 요구하고 권리는 제한한다면, 그 공동체는 장기적으로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대학 민주주의는 배제를 통해 유지될 수 없다

대구대 비정년트랙 전임교원들의 기자회견은 한 대학의 선거 국면에서 나온 문제 제기이지만, 그 질문은 한국 대학 사회 전체를 향해 있다. 대학은 누구의 것인가. 대학의 미래는 누가 결정해야 하는가. 전임교원이라는 이름 아래 동일한 교육 책임을 수행하면서도 서로 다른 권리와 처우를 감수해야 하는 구조는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는가.

대학 민주주의는 절차의 존재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투표가 있고 규정이 있으며 선출 절차가 진행된다고 해서 대학의 모든 구성원이 대표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형식적 절차뿐 아니라 배제된 주체의 목소리를 어떻게 제도 안으로 끌어들일 것인가에 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제기된 “배제의 대학을 넘어, 모두의 대학으로”라는 요구는 바로 그 지점을 겨냥한다.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제도는 대학 재정과 고용 구조, 교육의 질, 교수 사회의 신분 구조, 대학 거버넌스가 한꺼번에 얽힌 문제다. 이를 단순히 개별 대학의 내부 규정 문제로만 남겨둔다면 유사한 갈등은 다른 대학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와 대학, 교수사회는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을 비용 절감의 완충지대로 활용해 온 관행을 되돌아보고, 전임교원 제도의 의미와 대학 의사결정 구조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대학의 미래를 책임지는 총장은 특정 집단의 대표가 아니라 대학 공동체의 대표여야 한다는 주장은 그래서 가볍지 않다. 그것은 총장 선거 한 번의 문제가 아니라, 대학이 스스로를 공동체라고 부를 수 있는 조건에 대한 질문이다. 대구대 정문 앞에서 나온 목소리가 일회성 항의에 그치지 않고 한국 대학 사회의 구조적 논의로 이어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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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은 특정 집단의 대표가 아니다” 대구대 비정년트랙 교수들이 던진 질문” 에 하나의 답글

  1. 대학에서 교육과 성과를 함께 책임지는 구성원임에도 의사결정에서 배제되는 구조는 명백한 모순이지요.
    진정한 대학 민주주의를 위해 이들의 목소리를 적극 수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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