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 지역 대학의 구조적 격차가 고등교육의 오래된 과제로 남아 있는 가운데, 두 대학이 제도와 공간의 경계를 넘어 공동 교육에 나섰다. 전북대학교와 서울대학교는 1월 12일 서울대 국제처에서 글로벌 해외 연수 프로그램 ‘JBNU & SNU Joint Program in China’ 입학식을 열고, 공동 운영을 공식화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서울대와 지역 거점 국립대 간 교육 협력의 첫 사례로, 교육 자원 공유를 통해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전면에 내세웠다. 양 대학은 입학식에 앞서 ‘Joint SNU in the World Program’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글로벌 교육 자원의 공동 활용과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 추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양오봉 전북대 총장과 유홍림 서울대 총장은 영상 축사를 통해 대학 간 협력이 새로운 교육 모델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프로그램의 핵심은 공동 설계와 공동 운영이다. 선발된 학생들은 서울대에서 1주일간 사전 교육을 받은 뒤, 중국 상하이·항저우·선전을 방문해 2주간 현지 연수에 참여한다. 연수 과정에는 알리바바, BYD, 텐센트, 화웨이 등 중국 첨단 기업 탐방과 산업 전문가 특강,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 분석이 포함돼 있다. 단기 해외 체험을 넘어 산업 현장과 교육을 직접 연결하려는 구조다.
학생 선발 과정에서도 높은 관심이 확인됐다. 전북대는 20명 모집에 102명이 지원해 5.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서울대는 20명 모집에 60명이 지원해 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역과 수도권을 가리지 않고 동일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학생들 사이에서도 교육 기회의 확장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대학 관계자들은 이번 협력이 상징적 제휴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양 대학 국제처는 향후 글로벌 공동 연구 분야까지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교육을 넘어 연구와 혁신으로 연계되는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인솔 교수인 전북대 김정수 교수는 급변하는 국제 환경 속에서 학생들이 중국의 혁신 현장을 직접 경험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전북대-서울대 공동 프로그램은 지역과 수도권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를 넘어, 대학 간 개방과 연대를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으로 볼 수 있다. 특정 대학의 우위를 전제로 한 협력이 아니라, 교육 인프라와 인적 자원을 상호 개방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기존 교류 모델과 차별성을 갖는다.
고등교육을 둘러싼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대학 간 경계를 허무는 이러한 시도는 국가균형발전과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겨냥한다. 이번 프로그램이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지속 가능한 협력 모델로 정착할 수 있을지, 그리고 다른 지역 대학들로 확산될 수 있을지가 향후 평가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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