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심분리 대체할 신개념 기술…암·신경질환 조기 진단 및 신약개발 기반 마련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오상록) 공동연구팀이 세포 간 신호 전달 물질로 주목받는 ‘세포외 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 EV)’를 고효율로 분리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고가의 장비나 복잡한 전처리 과정 없이 다양한 생체액에서 세포외 소포체를 손쉽게 추출할 수 있는 기술로, 정밀의료와 맞춤형 치료제 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는 고려대 의과대학 최낙원 교수와 공과대학 봉기완 교수, KIST 강지윤 박사 공동연구팀이 수행했다. 연구팀은 하이드로젤 재료를 얼린 뒤 빛을 비춰 굳히는 공정을 통해 약 400나노미터(nm) 크기의 미세한 다공성 구조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형성된 하이드로젤은 그물망처럼 얽힌 3차원 구조를 가지며, 세포외 소포체가 통과할 때 크기와 물리적 특성에 따라 선택적으로 포집되는 원리를 활용한다. 이러한 방식은 초원심분리(ultracentrifugation)처럼 거대한 장비나 장시간의 공정이 필요하지 않아, 연구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
이번에 개발된 하이드로젤은 혈액, 소변, 침, 우유, 세포 배양액은 물론 위암 환자의 복수 등 다양한 생체액으로부터 세포외 소포체를 직접 분리할 수 있다. 기존 방식은 복잡한 전처리와 장비 의존성 때문에 연구 효율이 낮았으나, 새 기술은 별도 전처리 없이 단시간 내 고순도 소포체를 확보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암, 신경퇴행성 질환, 대사질환 등 주요 질병의 조기 진단과 치료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으며, 체외진단 및 신약개발 등 고부가가치 바이오산업의 핵심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낙원 교수와 봉기완 교수는 “이 기술은 복잡한 장비나 전문 교육 없이도 연구자와 산업체가 손쉽게 고순도의 세포외 소포체를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정밀의료, 신약개발, 체외진단 등 다양한 바이오 분야의 실용적 기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KIST 강지윤 박사는 “이번 연구는 기존 세포외 소포체 분리 기술의 한계를 넘어 효율성, 대량 처리, 접근성 측면에서 모두 우수함을 입증했다”며 “산업적 활용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연구 결과는 나노기술 분야 세계적 학술지 『Nature Nanotechnology』(IF 35.1, JCR 상위 1.6%) 온라인판에 9월 24일 게재됐다. 논문명은 ‘Meso–macroporous hydrogel for direct litre-scale isolation of extracellular vesicles’이며, DOI는 10.1038/s41565-025-02011-1이다. 제1저자는 미시간대 김준범 박사후연구원이며, 고려대 최낙원 교수와 봉기완 교수, KIST 강지윤 박사가 공동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중견연구, 선도연구센터(ERC) 사업 및 KIST 주요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팀은 향후 하이드로젤 기술을 고도화해 질병별 맞춤형 세포외 소포체 분리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진단기기 및 치료제 개발과 연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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