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국제 AI 인권장전’ 논의 본격화…유엔·EU·글로벌 IT·시민사회 한자리에

인공지능 기술의 급속한 확산은 사회 전반의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개인정보 침해와 알고리즘 차별이라는 새로운 인권 문제를 현실로 만들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술 통제나 산업 진흥을 넘어, 인권 규범의 관점에서 AI를 재정의하려는 시도가 국내 대학에서 본격화된다. 고려대학교는 1월 19일 서울 성북구 SK미래관 최종현홀에서 ‘국제 AI 인권장전 세미나’를 열고, AI 시대에 부합하는 국제 인권 규범의 필요성과 실현 가능성을 논의한다.

이번 세미나는 고려대가 사단법인 휴먼아시아와 공동으로 주최하며, 유엔 인권 전문가를 비롯해 주한 유럽연합(EU) 대표부, 정부 관계자, 글로벌 IT 기업과 시민사회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AI 기술이 일상과 행정, 산업 전반에 깊숙이 들어온 상황에서 기존 국제 인권 규범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운 문제들이 잇따르는 가운데, 국제적 공조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다.

행사의 핵심 의제는 ‘국제 AI 인권장전’이다. 고려대는 이번 논의를 통해 AI 규제를 기술적 통제나 산업 경쟁력 중심의 접근이 아닌, 인간의 존엄과 권리 보호를 기준으로 재정립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이는 AI를 둘러싼 규범 논의가 각국의 규제 정책이나 기업의 자율 기준에 머무르는 한계를 넘어, 보편적 인권 규범의 영역으로 확장돼야 한다는 주장으로 읽힌다.

기조연설은 국제인권법 분야의 석학인 유발 샤니 히브리대학교 교수가 맡는다. 샤니 교수는 ‘국제 AI 인권장전의 필요성과 실현 가능성’을 주제로, AI 기술 발전이 초래하는 인권 쟁점과 함께 새로운 국제 규범 수립의 방향성을 제시할 예정이다. AI가 차별과 배제를 강화할 위험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그리고 국가 간 규범 격차를 어떻게 좁힐 것인지가 주요 논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세미나는 고려대가 제시해 온 ‘넥스트 인텔리전스(Next Intelligence)’ 비전의 연장선에 있다. AI와 인간 지능(Human Intelligence, HI)의 결합을 통해 미래 사회 문제 해결 역량을 키우겠다는 이 비전은, 기술 발전과 인권 보호가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이어야 한다는 전제를 담고 있다. 학제 간 논의를 통해 기술과 규범, 정책과 윤리를 함께 다루겠다는 점에서 기존 기술 중심 콘퍼런스와는 결을 달리한다.

포스터 / 고려대 제공

서창록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AI 규제가 기술이나 산업 논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이번 세미나가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중심으로 한 국제 AI 규범 논의를 본격화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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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거버넌스를 둘러싼 논의는 이미 글로벌 경쟁의 한 축이 됐다. 유럽연합의 AI 법안, 각국의 윤리 가이드라인이 등장하고 있지만, 인권 중심의 보편적 국제 규범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고려대가 주도하는 이번 세미나는 대학이 기술 발전의 수혜자가 아니라, 규범 형성과 공론장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향후 논의가 선언에 그치지 않고 국제적 규범 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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