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김혜정 교수팀, 3차원 격자 구조로 소금 회수까지 조절하는 태양광 담수화 기술 개발

표준 태양광 조건에서 시간당 ㎡당 6.9kg 증발, 고농도 염수에서 소금 회수율 97.49% 달성…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게재

고려대학교 기계공학부 김혜정 교수 연구팀이 3차원 격자 구조의 모양과 배열을 설계해 물의 이동과 열 전달, 소금이 쌓이는 위치까지 조절할 수 있는 고성능 태양광 담수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에는 고려대 손예닮 석박통합과정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전 세계적으로 물 부족과 고농도 염수 처리 문제가 심화되면서, 태양광으로 물을 증발·정화하는 친환경 수처리 기술인 태양광 담수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불규칙한 구조의 다공성 소재로 구성된 기존 태양광 증발기는 물 공급과 열 전달, 소금 축적을 동시에 제어하기 어렵고, 장시간 사용하면 표면에 소금이 쌓여 성능이 저하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고해상도 3D 프린팅으로 다양한 3차원 격자 구조를 제작하고, 격자 모양에 따른 물 수송과 열전달, 소금 결정화 특성을 각각 분석했다. 동일한 소재와 표면 처리를 유지한 채 격자 구조만 바꿔, 소재가 아닌 설계에서 성능 차이가 비롯됨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 증발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설계 요소는 세 가지로 확인됐다. 물과 격자 구조가 맞닿는 경계의 길이, 구조 내부에서 빈 공간이 차지하는 비율, 고체에서 물로 열이 전달되는 접촉 면적이다. 특히 정육면체 기본 틀의 내부 중심이 지지대로 연결된 체심입방형 격자와 각 면의 중심이 지지대로 연결된 면심입방형 격자의 특징을 결합한 FBCC-+ 구조는 증발이 일어나는 곳으로 물을 빠르게 공급하고 열을 효과적으로 전달해 높은 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은 최적화된 격자 구조의 높이를 5cm까지 확장해 윗면과 옆면 모두에서 물이 증발하도록 설계했다. 그 결과 표준 태양광 조건(1 sun, 약 1,000W/m²)에서 1시간 동안 1m² 면적당 6.9kg의 물이 증발했다. 특히 전체 증발량의 68.7%가 측면에서 발생해, 햇빛을 직접 받는 윗면뿐 아니라 구조 전체를 증발 면적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개발된 격자 구조는 고농도 염화나트륨 용액(20 wt%)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물을 모두 증발시켜, 처리 후 남는 액체 폐수를 외부로 배출하지 않고 물과 염을 각각 회수하는 무방류 상태를 달성했다. 소금이 수분을 포함한 다공성 결정 형태로 성장해 격자 내부의 물길을 막지 않고, 결정 표면에서도 증발이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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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연구팀은 증발 속도가 서로 다른 두 구조를 하나의 하이브리드 장치에 결합해, 별도의 전력이나 분리막, 능동 제어 없이 미리 지정한 영역에서 소금이 결정화되도록 유도했다. 이 장치는 고농도 염화나트륨 용액(20 wt%)에서 5.5일간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97.49%의 소금 회수율을 기록했고, 다양한 고농도 단일·혼합 염수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 산업 공정에서 발생하는 고염도 폐수와 농축수 처리에도 활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야외 실험에서는 인공 해수로 하루 최대 제곱미터당 47.7kg의 담수를 생산했다. 회수된 물의 주요 이온 농도는 음용수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크게 낮아졌으며, 메틸렌블루와 로다민 6G, 메틸오렌지 같은 유기 오염물질도 높은 정화 성능을 나타냈다.

김혜정 교수는 “소재뿐 아니라 격자의 모양과 배열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태양광 담수화 성능을 좌우한다는 점을 보여준 연구”라며 “고염도 환경에서 높은 담수 생산과 염 회수를 동시에 구현하고, 장기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지속가능한 수처리 기술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18.1, JCR 상위 5.4%) 온라인판에 7월 22일 게재됐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와 STEAM 연구사업(미래유망융합기술파이오니어)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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