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의 집단학살적 파괴와 그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모 — 무기, 침묵, 제도적 실패가 만든 구조적 폭력

가자지구의 하늘은 여전히 불타고 있다. 그러나 이 불길은 단지 폭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규범의 붕괴, 침묵의 선택, 그리고 국제사회의 공모가 만들어낸 불길이다. 유엔 인권이사회 특별보고관이 최근 공개한「A/80/492」 보고서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초토화된 가자지구를 단순한 전쟁터로 보지 않는다. 그곳은 ‘살 수 없는 땅(Uninhabitable land)’이자, 국제법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장소, 그리고 전 지구적 무관심이 응축된 상징으로 묘사된다. 보고서는 이 사태를 ‘집단학살적 파괴(genocidal destruction)’로 규정하며, 그 책임을 단지 한 국가에 국한하지 않는다. 민간인 학살과 인도주의 봉쇄를 가능하게 한 것은, 전투기 조종석에 앉은 사람만이 아니라 그 기체의 부품을 공급한 수많은 국가, 그리고 침묵으로 이 사태를 외면한 국제사회라고 말한다.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에 사용된 F-35 스텔스 전투기에는 호주, 독일, 일본, 대한민국을 포함한 19개국의 부품이 들어간다. 보고서는 이를 “무기 공급망을 통한 공모(complicity through participation)”라 부르며, 인권을 내세운 국가들이 오히려 인권침해를 지탱하는 구조의 일부가 되었다고 지적한다. 이 보고서는 한 지역의 비극을 넘어, 국제법과 인권 규범의 근본적 위기를 경고한다. 인권이 선택적으로 적용되고, 조약이 정치적 이해에 종속될 때, 국제사회의 침묵은 단순한 중립이 아니라 ‘참여된 방관’이 된다. 가자지구는 그래서 하나의 질문으로 우리 앞에 선다.

“누가 이 전쟁을 멈추지 않았는가?”

무너진 일상, 사라진 인간성

가자지구의 하늘은 매일 같은 소리를 내며 무너진다. 전쟁이 시작된 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불길은 여전히 도시를 삼키고 있다. 길가에는 무너진 콘크리트와 철골 잔해가 뒤섞여 있고, 아이들은 물을 찾기 위해 폐허가 된 건물 속을 헤맨다. 보고서는 이곳의 현실을 단순한 전쟁의 피해로 보지 않는다. 그것은 한 사회 전체가 체계적으로 해체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이 더 이상 의미를 잃어버린 상태로 묘사된다. 전력망은 끊겼고, 식수 공급은 차단되었으며, 의료 시스템은 기능을 상실했다. 전기가 끊긴 병원은 수술실 대신 촛불을 켜고 환자를 돌본다. 의료진은 생명을 살릴 약품보다, 시신을 감쌀 천을 구하기 위해 뛰어다닌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밝힌 통계에 따르면, 가자지구 주민의 절반 이상이 이미 거주지를 잃었고, 수백만 명이 임시 피난처에 몰려 있다. 하지만 피난처조차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학교, 병원, 구호시설이 모두 공격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이 상황을 “살 수 없는 땅, Uninhabitable land”라 명명하며, 이제 가자는 ‘거주 지역’이 아니라 ‘생존 불가능 지역’으로 전락했다고 쓴다. “인간이 살아야 할 공간이, 인간이 더 이상 버텨낼 수 없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민간인 피해는 그 어떤 통계로도 설명되지 않는다.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여성과 아동이며, 의료진과 구호요원, 기자들마저 예외가 아니다. 유엔 아동기금(UNICEF)은 “하루 평균 100명 이상의 어린이가 숨진다”고 기록했지만, 현장에서는 “통계가 아니라 이름으로 기억해야 할 숫자”라는 말이 더 자주 들린다. 국제인도법은 비전투원의 보호를 절대적 원칙으로 삼지만, 이곳에서는 그 원칙이 무력해진 지 오래다. 보고서는 “전쟁이 아니라 처벌이다. 공격이 아니라 제거다.”라는 표현을 남겼다. 병원은 더 이상 피난처가 아니다. 부상자를 실어 나르던 구급차가 폭격의 표적이 되고, 병실 옆 복도에서 태어난 신생아는 인큐베이터 대신 비닐로 감싸져 있다. 의료진은 “우리가 하는 일은 치료가 아니라 연명”이라고 말한다. 유엔 보고관은 이를 “전쟁의 부수적 피해가 아니라, 인도주의의 완전한 붕괴”로 정의했다. 도시의 구조물보다 먼저 무너진 것은 인간성 자체였다.

그러나 유엔의 시선은 단지 참상 묘사에 머물지 않는다. 보고서는 이 사태의 근원을 “전쟁이 아니라 점령의 구조”에서 찾는다. 가자지구는 오래전부터 세계에서 가장 좁은 봉쇄 지역으로 불려왔다. 육상과 해상, 공중이 모두 통제되며, 식량과 연료, 의약품의 반입은 허가제에 묶여 있었다. 그 결과, 전쟁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삶은 갇혀 있었다. 경제는 붕괴되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을 수 없었으며, 기초 인프라는 ‘제한적 보급’이라는 이름 아래 통제되었다.보고서는 이를 “점령 체제에 내장된 일상적 폭력”으로 규정한다. 가자는 전쟁 이전에도 감옥에 가까웠고, 전쟁 이후에는 그 감옥의 벽마저 무너져버렸다. 식수는 오염되었고, 전기는 하루 몇 시간만 들어온다. 아이들은 글자를 배우는 대신 드론의 소리를 구분하는 법을 배운다. “이곳에서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다.” 보고서는 이렇게 기록한다. “아이들이 장래 희망을 말할 수 없는 곳, 그것이 가자다.” 하지만 이 절망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는 여전히 ‘양측의 충돌’이라는 언어로 사건을 설명한다. 그 언어의 중립성은 사실상 방조에 가깝다. 일부 국가는 인도주의적 지원을 약속했지만, 동시에 무기 판매나 군사기술 협력을 중단하지 않았다. 심지어 몇몇 국가는 자국 기업이 공급한 부품이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알고도 법적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보고서는 이 점을 가장 강하게 비판한다.
“국제사회는 침묵함으로써 스스로 공모자가 되었다(Silence is complicity).”이 문장은 단순한 윤리적 비난이 아니다. 그것은 국제질서의 근본적 모순에 대한 선언이다. 유엔은 “규범이 존재하지만, 집행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국제법이 정의하는 인권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적용되며, ‘보편적 가치’는 언제나 예외를 허용한다. 그 결과, 인권은 언어로만 남고, 규범은 현실을 지배하지 못한다. 보고서는 “이중기준의 시대가 끝나지 않는 한, 인류의 법은 아무도 구하지 못할 것”이라 썼다.

무기와 공모: F-35의 그림자

가자지구를 향해 날아든 폭격기의 그림자는 단 한 나라의 손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유엔 보고서는 이번 사태의 본질이 “직접적인 폭력의 행위”에만 있지 않다고 지적한다. 그 폭력의 이면에는 국제적 산업 체계와 공급망, 그리고 침묵을 선택한 수많은 국가의 연루가 있다. 그 상징적 사례로 보고서는 F-35 스텔스 전투기 프로그램을 언급한다. 이 전투기는 단순한 무기가 아니라, 19개국이 참여한 글로벌 협력 산업의 결정체다. 보고서는 가자지구를 파괴한 폭격의 상당 부분이 이 F-35를 통해 이루어졌다고 기록하며, 그 제작과 유지에 참여한 모든 국가의 책임을 함께 묻는다. 그 명단은 길다. 호주, 벨기에, 캐나다, 체코, 덴마크, 핀란드, 독일, 그리스, 이탈리아, 일본, 네덜란드, 노르웨이, 폴란드, 대한민국, 루마니아, 싱가포르, 스위스, 영국, 그리고 미국. 이 19개국은 모두 F-35의 부품과 기술을 공급하는 국가들이다. 보고서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국가는 단순한 제조 협력국이 아니라, 전쟁 수행의 구조적 동반자”라고 명시한다. 특히 이들 중 17개국은 이미 무기거래조약(Arms Trade Treaty, ATT)을 비준했으며, 그 조약은 무기가 인권침해나 전쟁범죄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을 때 수출과 이전을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품 공급은 중단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이 조약은 존재하지만, 그 의무는 현실에서 유예되었다”고 썼다.

일부 국가에서는 시민단체가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네덜란드, 캐나다, 호주, 덴마크, 영국 등에서 시민들이 “무기 수출이 전쟁범죄에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대부분의 정부는 자국의 역할을 방어했다. “법적으로 문제없다.” “직접 수출이 아니라 간접 협력이다.” 이것이 각국 정부가 내세운 공통된 논리였다. 그러나 유엔은 이러한 해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보고서는 “부품이 모여 폭격기가 되고, 폭격기가 민간인을 죽이는 순간, 책임은 국경을 넘어선다”고 적었다. 그 논리에 따르면, 무기 부품을 설계하고 공급한 모든 국가는 ‘간접적 가해자(indirect perpetrator)’로 간주된다. 한국도 이 명단에 포함되어 있다. 한국은 F-35 부품 생산과 기술협력 체계의 일부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미 2021년 무기거래조약(ATT)을 비준한 상태다. 보고서의 논리를 적용하면, 한국 역시 “인권침해의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부품 공급을 지속한 국가”로 분류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도덕적 논란이 아니라, 국제법상 의무 이행의 문제다. 한국은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 활동하면서도, 동시에 이스라엘의 공격에 사용된 전투기 부품 공급망의 한 축에 서 있다. 그 모순은 국제법의 언어로는 설명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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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F-35 사례를 넘어, 이런 다국적 무기 생산 체계를 “전쟁을 가능하게 하는 산업적 인프라”로 규정한다. 즉, 전쟁이 끝나지 않는 이유는 무기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무기를 만들고 유지하는 시스템이 세계 곳곳에 퍼져 있기 때문이다. 부품 한 조각은 경제적 협력으로 포장되지만, 그것이 조립되는 순간 생명을 위협하는 도구로 변한다. 이 과정에서 “국가의 책임”은 더 이상 한 국가의 군사행위로 한정되지 않는다. 전쟁은 공급망을 따라 확장되고, 책임 또한 분산되어 사라진다. 보고서는 이를 “책임의 분산을 통한 책임의 소멸”이라 명명한다. 더욱 아이러니한 점은, 이들 대부분의 국가가 스스로를 “인권과 규범의 수호자”로 내세운다는 사실이다. 인권이사회 이사국, 민주주의 연합, 법치와 자유를 강조하는 외교 담론의 중심에 선 국가들이 이번 사태에서는 ‘정치적 중립’이라는 이름으로 침묵을 택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태도를 “보편적 인권 담론의 가장 어두운 그림자”라고 표현했다. “인권을 말하지만, 그 말이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을 때, 그 언어는 폭력보다 더 깊은 공모가 된다.” 결국 이 단락이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가자지구를 파괴한 폭격의 그림자는 한 나라의 하늘에서만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 그림자는 전 세계의 공장과 조립라인, 그리고 국제회의장의 침묵 속에서도 함께 자라났다. 보고서는 이를 ‘무기의 세계화’이자 ‘책임의 탈영토화’라고 부른다. 전쟁의 기술은 세계를 하나로 연결했지만, 그 연결은 평화를 위한 연대가 아니라 폭력을 위한 공모로 작동했다. 유엔은 이 구조를 해체하지 않는 한, “인권의 언어는 공허한 선언으로 남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선택적 인권과 정치적 침묵

유엔 보고서는 이번 사태를 “국제질서의 윤리적 시험대”라고 표현했다. 그 시험에서 세계는 낙제했다. 보고서는 가자지구의 파괴가 단지 한 지역의 비극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도덕적 실패를 드러낸 사건이라고 지적한다. “인권의 보편성은 선택적으로 작동했고, 국제법은 정치적 이해에 따라 침묵했다.” 이 문장은 보고서 전체를 관통하는 경고다. 특히 보고서는 ‘규범 기반 국제질서(rules-based international order)’라는 표현의 공허함을 날카롭게 드러낸다. 이 질서는 냉전 이후 세계가 자신들의 외교적 정당성을 포장하기 위해 내세운 핵심 개념이지만, 이번 사태에서는 오히려 그 규범이 선택적으로 작동함을 드러냈다. 보편적 인권을 내세운 국가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동맹이 국제법을 위반할 때에는 고개를 돌렸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규범이 선택적일 때, 정의는 수단이 된다”고 적었다. 즉, 인권의 언어가 외교의 도구로 전락한 현실이다.

이중기준의 사례는 보고서 곳곳에 등장한다. 민간인 대량 학살, 의료시설 폭격, 식량 차단은 모두 국제형사재판소(ICC)가 규정하는 전쟁범죄에 해당하지만, 일부 서방국가들은 이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지 않았다. 오히려 특정 결의안에 대해 기권하거나, “안보 상황의 복합성”을 이유로 명확한 입장 표명을 회피했다. 유엔은 이러한 태도를 “정치적 중립으로 포장된 도덕적 회피”라 표현한다. 즉, 인권의 기준은 언제나 존재하지만, 그 기준이 누구에게 적용되는가는 정치가 결정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특히 무기와 자금, 외교적 지원의 흐름이 국제법의 현실적 한계를 드러냈다고 지적한다. “전쟁은 단지 군사력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적 선택의 문제”라는 것이다. 가자지구에서 폭격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세계 곳곳의 무기 거래 시장은 활발히 움직였다. 전쟁은 국가의 외교와 산업의 교차점에서 유지되었고, 그 이익의 흐름은 오히려 평화보다 안정적이었다. 이 구조 속에서 인권은 비용으로 계산되고, 윤리는 전략으로 치환된다.

유엔 특별보고관은 “인권이 보편적이라면, 그것은 정치적 조건과 무관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국제사회는 인권의 보편성을 정치적 동맹의 경계 안에 가두었다. 보고서는 이를 “보편성의 실패(Failure of universality)”라 명명했다. 어떤 국가의 민간인 희생에는 분노하면서, 다른 지역의 학살에는 침묵하는 이중적 태도.
이것이 바로 국제법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근본적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이 침묵의 정치는 ‘거리 두기’의 언어로 표현된다. “우리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양측 모두 자제를 보여야 한다.” 이런 표현들이 반복될수록, 현장의 폭력은 더 빠르게 일상이 된다. 보고서는 “중립적 언어는 폭력의 면죄부가 된다”고 경고한다. 침묵은 안전하다. 그러나 그 안전은 타인의 생명을 담보로 얻어진 것이다. 결국 국제사회가 외면하는 동안, 법과 윤리의 경계는 함께 무너지고 있다.

이 단락의 마지막에서 보고서는 묻는다. “국제사회가 말하지 않을 때, 누가 말할 것인가?” 그 질문은 단지 외교적 수사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인권을 말해온 모든 국가와 사회에 던지는 근본적 질문이다. 가자지구의 폐허는 단순히 전쟁의 잔해가 아니라, ‘선택적 인권’이 만들어낸 세계의 자화상이다. 인권이 정치의 언어가 되는 순간, 그 언어는 생명을 구하지 못한다. 보고서는 결론적으로 이렇게 쓴다.

“인권이 보편성을 잃는다면, 정의는 권력의 언어가 되고, 국제법은 더 이상 인간을 보호하지 못할 것이다.”

유엔의 경고, 침묵 이후의 세계

유엔 보고서는 “Silence is complicity.” 라는 선언이자 기록이며, 동시에 질문이다. 세계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보고서는 국제사회가 더 이상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를 논할 자격이 없다”고 쓴다. 가자지구의 폐허 위에 남은 것은 잿더미가 아니라, 법과 도덕, 그리고 인간의 이름으로 세운 질서의 붕괴다. 보고관은 이 보고서에서 세 가지를 경고한다. 첫째, 인권이 선택적으로 적용되는 순간, 그 체계는 무너진다. 둘째, 무기 산업과 경제 구조가 인권침해를 가능하게 한다면, 그 책임은 국경을 초월한다. 셋째, 침묵은 더 이상 중립이 아니라, 구조적 폭력의 일부다. 이 세 문장은 이번 보고서가 제시하는 윤리적 결론이다. 보고서는 “이 사태는 전쟁이 아니라 체계의 붕괴이며, 국제법의 위기는 곧 인류의 위기”라고 썼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절망의 문서로 끝나지 않는다. 그 안에는 여전히 인간에 대한 기대가 남아 있다. 보고관은 말한다. “국제사회가 스스로의 원칙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가자는 또 다른 이름으로 반복될 것이다.” 그 말은 경고이자 초대다. 이 사태를 외면하지 않는 것, 그것이 인권의 출발이라는 뜻이다. 가자지구의 폭격은 이미 멈추었을지 모르지만, 그 폭력의 구조는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작동하고 있다. 보고서는 “침묵 이후의 세계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고 적었다.

이제 남은 질문은 단 하나다. 누가, 언제, 어떤 언어로 이 침묵을 깰 것인가. 가자지구의 잿더미는 더 이상 ‘타인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국제사회가 만든 거울이며, 우리 모두가 마주해야 할 현실이다. 인권의 이름으로 세워진 국제법이 다시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언어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이 침묵의 공백을 채우는 새로운 목소리가 필요하다.
보고서는 마지막 문장에서 이렇게 남긴다.

“국제법은 종이에 쓰인 문장이 아니라, 인간이 서로를 지키겠다는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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