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서대 건축학과, 충남건축문화제 장려상 – “건축이 땅을 점유하지 않을 때 가능한 공존의 미래”

태안 신두리 사구 생태를 해치지 않는 ‘들어 올린 건축’ 제안… 생태·지형·건축의 관계 재해석

호서대학교(총장 강일구) 건축학과 학생 최수환·김기현·한지우가 충청남도가 주관한 ‘제18회 2025 충남건축문화제’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수상작 ‘모래가 들어가는 자리’는 건축이 자연을 ‘덮는’ 것이 아니라 공존을 가능하게 만드는 방법에 대한 탐구에서 출발한 프로젝트다. 학생들은 국내 최대 해안사구 중 하나인 태안 신두리 사구를 분석 대상지로 삼았다. 이 지역은 모래 이동과 생태적 흐름이 살아 있어, 조금만 잘못 개입해도 자연환경이 쉽게 훼손되는 공간이다.

작품의 핵심은 대지 점유를 최소화하는 설계이다. 건축물을 지면에서 들어 올려 구조물이 모래와 식생의 흐름을 막지 않도록 했고, 하부 공간에는 자연이 스스로 숨 쉬고 되살아나는 여지를 남겼다. 이러한 접근은 건축이 땅을 점유하는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나, 공간을 차지하는 존재가 아니라 생태가 흐르는 틈을 만들어주는 매개체로 건축을 재해석한 시도다. 대학 관계자는 “건축이 자연을 보완하고 치유하며 인간과 자연의 공존 가능성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 점이 높은 평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학계와 건축 전문가들은 이 프로젝트가 단순한 생태 친화 설계를 넘어서 지형·기후·생태 시스템을 건축 언어로 재해석한 점에 주목했다. 신두리 사구는 모래 이동이라는 특성상 환경을 건드리는 방식의 개발은 지속가능성을 위협할 수 있다. 이번 수상작은 이를 고려해 지형 변화를 최소화하고 지상 구조물을 가볍게 띄우며 생태 보호와 공간 활용을 동시에 달성하는 ‘간섭 최소형 건축’ 모델을 제시했다.

박진희 호서대 건축학과장은 “학생들은 지역 환경과 사회적 맥락을 건축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창의적인 설계로 구현하는 역량을 꾸준히 쌓아왔다”며 “이번 수상은 체계적 설계 교육과 사고력 훈련의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호서대 건축학과는 지난 7월 한국건축학교육인증원(KAAB)이 실시한 건축학교육인증 4차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으며 교육 경쟁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디자인 이미지 / 호서대 제공

‘모래가 들어가는 자리’는 건축이 자연을 압도하지 않는 방식, 즉 건축 이전에 자연이 먼저 존재하는 디자인 철학을 담고 있다. 이번 수상은 생태 위기 시대에 건축이 어떤 방식으로 환경의 일부가 되고, 사람과 자연의 균형을 어떻게 다시 설계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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