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공대, 기준전극 없이 배터리 음극 전위 예측하는 ‘가상 기준전극’ 개발

김민호 교수, UCLA와 공동연구…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게재, KCL과 전력반도체 전주기 협력 협약도 체결

김민호 교수, UCLA와 공동연구…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게재, KCL과 전력반도체 전주기 협력 협약도 체결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켄텍, 총장직무대행 박진호)는 에너지공학부 김민호 교수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 유장 리 교수 연구팀과 함께 별도의 물리적 기준전극 없이 배터리 내부의 음극 전위를 예측할 수 있는 ‘가상 기준전극(virtual reference electrode)’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현재 대부분의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은 셀 전압과 전류, 온도 등 외부에서 측정할 수 있는 정보를 이용해 배터리의 상태를 판단한다. 그러나 실제 배터리 내부에서는 양극과 음극의 전위가 각각 변화하기 때문에 전체 셀 전압만으로는 어느 전극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 특히 급속 충전 과정에서 흑연 음극 표면에 금속 리튬이 분리돼 나오는 ‘리튬 전착(lithium plating)’은 배터리 성능 저하와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지만, 일반적인 셀 전압만으로는 이를 정확히 진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 리튬 전착 여부를 가장 직접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정보 중 하나가 음극의 전위인데, 이를 실제 배터리에서 측정하려면 양극과 음극 외에 별도의 기준전극을 삽입한 3전극 셀이 필요하다. 이런 방식은 연구용 셀에서는 가능하지만 상용 배터리에 추가 전극을 삽입할 경우 구조와 제조 공정이 복잡해져 실제 적용이 어렵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리적인 기준전극을 데이터로 대체하는 가상 기준전극 개념을 제시했다. 먼저 기준전극이 포함된 3전극 셀에서 실제 음극 전위 데이터를 확보한 뒤, 이를 학습한 데이터 기반 모델이 일반적인 2전극 셀에서 측정할 수 있는 전압과 전류 등의 정보만으로 음극 전위를 실시간으로 예측하도록 했다. 배터리 내부에 추가 센서를 넣지 않고도 기존에는 측정하기 어려웠던 내부 전극 상태를 소프트웨어적으로 복원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이 모델이 다양한 충·방전 사이클에서 실제 측정된 음극 전위를 높은 정확도로 재현함을 확인했다. 또한 예측된 음극 전위를 이용해 리튬 전착이 발생하는 셀과 정상 셀을 구분하고 전극 표면 분석으로 이를 검증했으며, 음극 전위가 위험 구간에 접근할 경우 충전 전류를 조절해 리튬 전착을 억제하는 스마트 충전 제어 가능성도 제시했다.

김민호 교수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김 교수가 UCLA 박사후연구원 재직 당시 참여했던 배터리 진단 스타트업 차지아이큐(ChargeIQ)에서 발전시켜 온 핵심 아이디어가 학술적으로 구현된 성과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배터리 셀 제조와 전기화학, 머신러닝 등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한 융합 연구로, 셀 설계와 데이터 확보부터 전기화학적 해석, 모델 개발까지 전 과정을 새롭게 구축해 배터리 내부 진단 기술을 구현했다.

김 교수는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전해질 등 다양한 소재가 서로 연계돼 작동하지만, 실제 상용 셀에서는 두 전극 사이의 전체 전압만 측정하기 때문에 내부에서 어느 전극에 문제가 발생하는지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며 “급속 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튬 전착처럼 외부 전압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현상을 실시간으로 진단할 수 있다면, 향후 배터리의 안전성과 수명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지능형 배터리 관리 시스템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를 계기로 배터리 소재와 계면 연구뿐 아니라 데이터 기반 배터리 진단·제어 기술까지 공동연구 범위를 확대해, 켄텍과 UCLA 간 지속적인 한미 배터리 공동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가상 기준전극을 통한 배터리 스마트 센싱(Battery smart sensing via a virtual reference electrode)’이라는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2026년 8월 11일 게재됐다. UCLA 박사과정생인 지아이 위(Jiayi Yu)가 제1저자, 김민호 교수가 공동 제1저자, UCLA 화학공학부 유장 리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광고
대학

한편 켄텍은 지난 10월 6일 본교에서 재단법인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원장 천영길)과 ‘차세대 그리드·전력반도체 분야 상호 협력 및 산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양 기관의 전문지식과 연구 인프라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전력반도체 및 에너지신산업 분야의 전주기 연구개발·시험평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호남·나주 지역을 거점으로 신규 인프라 유치와 공인 인증 기준을 선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전력반도체 전주기 원스톱 프로세스 구축 및 인프라 공동 활용(웨이퍼에서 패키징, 시험평가, 고장분석 연계와 산업계 기술지원 용역 공동 수행), 차세대 그리드용 전력반도체 신규 인증 프로세스 공동 개발, 호남·나주 에너지신산업 거점 기반 공동 인프라 유치 및 국책사업 기획, 전문인력 양성과 핵심 연구인력·공동임용 교원 교류 등에서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첨단 연구장비와 시험 인프라를 공동 활용해 반도체 소재부터 최종 신뢰성 검증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함으로써 국내 기업의 개발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에 기여하고, 대학 내 전용 협력 공간을 조성해 호남권 에너지신산업 클러스터 활성화를 위한 대형 국책 기반 구축 사업도 기획·추진할 방침이다.

천영길 KCL 원장은 “차세대 전력망의 안정성과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인 전력반도체는 국가 미래 전략 기술”이라며 “KCL의 공인 시험평가·인증 역량과 켄텍의 세계적 수준의 에너지 연구개발 인프라를 결합해 차세대 그리드 전력반도체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지역 산업 혁신을 적극 견인하겠다”고 밝혔다. 박진호 총장직무대행은 “이번 협약을 통해 켄텍의 연구 성과와 KCL의 시험인증 노하우가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며 “호남·나주 에너지밸리를 중심으로 전력반도체 전주기 지원 생태계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에너지 신기술 허브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가상기준전극 #배터리진단 #네이처커뮤니케이션스 #전력반도체

Social Share

함께 읽어보세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