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영동대 종합감사 31건 처분 요구…사학 운영의 ‘공적 경계’가 무너졌다

교육부, 49명 대상 63건 신분상 조치…1억9301만원 회수 요구
임원취임승인취소 5건·수사의뢰 10건·고발 5건 등 별도조치 42건
교육용 재산을 개인 관련 회사로 이전한 뒤 교비로 임차료 지급
자녀 보직·연봉 인상, 외국인 376명 서류 미비 합격, 국고사업 계약 부실까지

학교법인 현송학원과 강릉영동대학교의 법인 운영, 인사, 입시, 학사, 회계, 정부재정지원사업, 시설공사 전반에서 위법·부당한 업무 처리가 확인됐다. 교육부는 2026년 7월 공개한 종합감사 결과에서 모두 31건의 처분을 요구했다.

이번 감사에서 드러난 문제는 개별 담당자의 단순한 절차 누락이나 업무 미숙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학교법인의 재산과 개인 이해관계가 분리되지 않았고, 가족과 관계자를 둘러싼 인사에서 제척과 회피가 작동하지 않았다. 외국인 학생 모집 확대 과정에서는 입학 자격과 학사관리 원칙이 흔들렸으며, 크게 늘어난 정부재정지원사업비를 집행하는 과정에서도 계약과 검수, 시설공사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감사보고서가 보여주는 핵심은 사립대학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공적 경계’의 붕괴다. 법인과 대학, 교비와 법인회계, 학교 재산과 개인회사, 총장의 권한과 가족의 이해관계, 학생 모집과 교육의 질 사이에 있어야 할 경계가 여러 지점에서 무너졌다.

민원과 비리 의혹에서 시작된 종합감사

강릉영동대학교는 학교법인 현송학원이 설치·경영하는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소재 사립 전문대학이다. 교육부는 학교 구성원 등으로부터 교비와 정부재정지원사업비의 목적 외 사용, 학교법인의 교육시설 부당 양도 등 법인과 대학 운영에 관한 민원과 비리 의혹이 다수 제기됨에 따라 종합감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감사 대상은 2021년 3월부터 2024년 8월까지 처리된 업무였다. 학교법인의 이사회 운영과 재산 운용, 재무·회계관리뿐 아니라 대학의 조직·인사, 입시·학사, 예산·회계, 시설·물품과 민원 제기 사항까지 기관 운영 전반이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교육부는 2024년 8월 26일부터 9월 6일까지 10일간 1차 실지감사를 실시한 데 이어 2025년 4월 7일부터 11일까지 추가로 5일간 감사를 진행했다. 회계사를 포함한 감사인력 12명이 총 15일 동안 투입됐다. 이후 2026년 3월 세 차례 감사처분심의회를 거쳐 결과가 최종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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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감사 당시 대학의 재정 상황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학교법인 예산은 2022회계연도 5억2868만여 원에서 2024회계연도 4억7958만여 원으로 감소했다. 대학 교비회계 본예산도 같은 기간 약 250억3000만 원에서 227억9700만 원으로 줄었다.

반면 산학협력단 예산은 정부재정지원사업인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사업(HiVE)과 3단계 산학연협력 선도전문대학 육성사업(LINC 3.0) 등을 수주하면서 2022회계연도 약 1억2385만 원에서 2024회계연도 약 28억4347만 원으로 급증했다. 대학 자체 재정은 축소되는 가운데 정부 사업비의 비중과 중요성이 빠르게 커졌지만, 감사결과는 늘어난 공적 재원을 관리할 내부통제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31건 처분…임원취임승인취소·수사의뢰·고발까지

교육부가 요구한 처분은 모두 31건이다. 신분상 조치는 중징계 4명 6건, 경징계 8명 12건, 경고 25명 32건, 주의 12명 13건으로 집계됐다. 대상 인원은 모두 49명이며, 한 사람이 여러 지적사항에 포함된 사례를 합하면 63건이다.

행정상 조치는 기관경고 8건, 기관주의 5건, 통보 8건, 시정 6건, 개선 4건 등 모두 31건이다. 재정상 조치로는 7건, 총 1억9301만5000원의 회수가 요구됐다.

교육부와 관계기관에 대한 별도조치는 더 무겁다. 임원취임승인취소 5건, 관계기관 통보 22건, 수사의뢰 10건, 고발 5건 등 모두 42건이다. 수사의뢰와 고발은 형사책임이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교육부가 행정상 시정과 내부 징계만으로 처리하기 어렵다고 본 사안이 다수 포함됐다는 점에서 감사의 중대성을 드러낸다.

특히 감사보고서는 주요 의사결정권자로 등장하는 C에 대해 교육용 기본재산 처분, 직원 보직과 연봉 인상, 징계 대상자 처리, 교원 승진 등 여러 지적사항을 병합해 임원취임승인취소와 중징계를 요구했다. 교육용 시설을 자신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회사로 이전한 사안에 대해서는 중징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파면을 요구하고 수사를 의뢰했다.

이번 감사에서 가장 중대한 사안은 교육용 기본재산의 소유권 이전이다. 학교법인은 강릉영동대학교 학생들의 교외 실습수업에 사용하던 시설이 경매에 넘어가자 2019년 해당 건물을 학교법인 명의로 취득했다. 학교법인이 학교 교육을 위해 확보한 시설인 만큼 원칙적으로 이사회 의결과 교육부 허가 없이 소유권을 포기하거나 다른 법인에 넘길 수 없다. 그러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C는 해당 시설을 자신이 설립한 회사 명의로 변경하려 했다. 등기소에서 학교법인 기본재산은 교육부 허가가 필요하다는 안내를 받고, 교육부로부터도 같은 취지의 답변을 받았지만 정식 처분 절차를 밟지 않았다.

대신 시설의 전 소유자 측 관리인이 법원에 소유권 말소 등기 조정을 신청하도록 하고, 학교법인이 이에 동의하는 방식으로 소유권을 이전했다. 이 과정에서 이사회 의결과 교육부 허가는 이뤄지지 않았다.

소유권이 회사로 이전된 뒤 대학은 학생 수업에 같은 시설을 계속 사용하기 위해 임차료와 시설사용료를 지급했다. 2021년 4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지급액은 총 1억4994만7000원이었다. 교비회계에서 6156만8000원, 산학협력단회계에서 8837만9000원이 나갔다.

교육부는 학교법인이 소유권을 유지했다면 대학이 부담하지 않아도 될 비용이었다고 판단했다. C가 대학 총장으로 취임한 뒤에도 자신이 설립하고 실질적으로 운영에 관여한 회사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이해관계 신고나 직무 회피 절차를 밟지 않았고, 임차료 산출의 객관적인 근거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법인과 대학은 수업의 연속성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으며 회사가 시설 운영비를 부담하고 있다고 소명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학교가 안정적으로 수업을 운영하려면 학교법인이 시설을 직접 보유하는 편이 유리하고, 적법한 소유권 이전이 필요했다면 이사회 의결과 관할청 허가를 거쳤어야 한다고 봤다.

감사보고서는 이를 단순한 등기 실수나 절차 누락이 아니라 학교법인의 교육용 재산을 개인 관련 회사에 이전하고, 이후 대학이 해당 회사에 임차료를 지급하도록 한 사안으로 판단했다. 이에 C에 대한 파면과 임원취임승인취소, 수사의뢰를 요구했다.

66억 원 보상금 중 29억 원을 법인계좌에 보관

교육용 기본재산 처분대금 관리에서도 학교법인과 교비회계의 경계가 무너졌다.

학교법인이 보유한 교육용 토지가 공익사업에 편입되면서 보상금 총 66억8097만 원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1차 보상금 37억2576만여 원은 교비회계에 세입 처리됐지만, 2차 보상금 29억5520만6500원은 2022년 3월 법인계좌로 수령된 뒤 곧바로 교비회계에 전입되지 않았다.

감사보고서는 학교법인이 실제 보상 규모와 수용 내용을 교육부에 정확하게 신고하지 않았으며, 2차 보상금을 법인계좌에 보관하다가 세 차례에 걸쳐 교비회계에 세입 처리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학교법인이 교비회계에 속해야 할 자금을 임의로 운용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더욱이 학교법인 이사회는 토지 보상으로 교비회계 이월금이 발생하자 2024년 6월 C가 대학의 재정 확충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3억7500만 원의 경영성과금을 지급하기로 의결했다. 감사 당시 실제 지급되지는 않았지만, 별도의 지급 근거가 없는 성과금을 의결하고 총장에게 지급을 요구한 것이다.

교육부는 3억7500만 원의 지급 계획을 철회하도록 통보하고, 관련 사안을 임원취임승인취소 및 수사의뢰 대상에 포함했다. 재산 처분으로 유입된 교비가 특정인의 성과급 재원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차단한 것이다.

9급 직원을 5급 이상 보직에 앉히고 연봉 두 배 인상

인사 분야에서는 가족과 이해관계자를 둘러싼 특혜 의혹이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Q는 2022년 3월 계약직으로 채용됐고 같은 해 5월 일반직 9급으로 전환됐다. 그런데 불과 넉 달 뒤인 9월, 5급 이상 일반직원에게 부여하도록 정관에 규정된 부서장급 보직을 받았다.

더 큰 문제는 Q가 자신의 보직 발령 절차에 직접 관여했다는 점이다. 총장의 보직 제청 문서와 학교법인의 승인 문서에 중간 결재 또는 결재 상신 방식으로 참여했다. 자신의 인사상 이익에 해당하는 사안에서 회피하지 않은 것이다.

보직 발령 한 달 뒤 Q의 연봉은 3244만 원에서 7576만 원으로 올랐다. 인상률은 100%를 넘었다. 감사 과정에서 연봉 조정의 근거가 될 만한 근무평가와 객관적인 성과자료는 확인되지 않았다.

감사보고서상 C는 Q의 어머니이자 연봉 인상 문서의 최종 결재자였다. C는 Q가 일을 잘한다는 평가와 보직을 고려해 연봉을 올렸다고 소명했지만, 교육부는 애초에 정관을 위반해 부여된 보직을 연봉 인상의 근거로 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교육부는 Q의 행위를 직위를 이용한 인사관여와 사익 추구에 해당하는 중대한 비위로 보고 중징계를 요구했다. 학교법인에는 직급에 맞는 보직을 부여하고, 연봉 조정 시 근무평가 등 객관적 기준을 적용하도록 기관경고했다.

자녀 강사 심사 참여…징계 대상자는 퇴직 후 재채용

가족과 관련한 이해충돌은 강사 채용에서도 나타났다.

S는 자신의 딸이 강사 공개채용에 지원한 사실을 알고도 심사위원 위촉을 수락했다. 이후 딸에 대한 기초심사, 전공심사, 면접심사에 모두 참여했고, 딸은 최종 임용됐다. 강사 채용 규정은 지원자와 친족 관계인 심사위원이 제척되거나 스스로 회피하도록 정하고 있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

징계 대상자에 대한 처리도 문제가 됐다. 대학 자체감사기구는 S에게 학생 대상 갑질과 자녀 강사 채용 개입 등을 이유로 파면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학교법인은 징계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S의 의원면직을 승인했다.

S는 퇴직한 지 약 10개월 만에 대학 직원으로 다시 채용됐다. 재채용 당시에도 이전 비위에 대한 징계 제청은 이뤄지지 않았다. 교육부는 일련의 과정으로 인해 징계가 면탈되는 결과가 발생했으며, 비위 은폐 의도가 강하게 추단된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C가 자신이 사내이사로 재직하고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회사의 전무이사를 대학 겸임교원으로 채용하는 과정에 결재권을 행사한 사실도 확인됐다. 신규 교원 충원 요청부터 최종 채용 제청까지 직접 결재했지만, 사적 이해관계 신고나 직무 회피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교원과 직원의 채용·승진·징계는 대학 공동체의 신뢰를 구성하는 핵심 제도다. 그러나 감사결과에서는 가족과 개인회사 관계자가 연루된 사안마다 제척, 회피, 검증, 이사회 심의, 징계 절차가 반복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채용과 승진 절차 전반에서도 내부통제 부재

특정 가족이나 관계자에 국한되지 않은 인사관리 부실도 다수 확인됐다.

대학은 2022학년도 교원 채용 과정에서 대학 내부 사업단 근무경력을 산업체 경력으로 인정했다. 해당 경력은 지원 전공과 관련성이 부족했지만 심사점수에 반영됐다. 그 결과 정당하게 평가했다면 합격자와 불합격자의 순위가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심사를 부실하게 수행한 교수 2명에 대해 경징계를 요구했다.

조교수로 채용된 교원 2명을 승진평가, 교원인사위원회 심의, 총장 제청, 이사회 의결 없이 ‘인사발령 정정’ 방식으로 부교수로 변경한 사례도 있었다. 변경 일자도 최초 채용일로 소급됐다. 교육부는 인사발령 정정을 취소하고, 조교수와 부교수 간 급여 차액을 회수하도록 했다.

비전임교원 채용에서는 2023년 3월 이후 겸임·특임·산학협력중점교수 등 38명이 필요한 이사회 의결 없이 임명됐다. 법률상 특별채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특임교원과 산학협력중점교원도 특별채용 방식으로 선발됐다.

교직원 채용 전 기본적인 검증 절차도 누락됐다. 2021학년도 2학기부터 감사일까지 교원 83명과 직원 14명을 임용하면서 결격사유를 관계기관에 조회하지 않았다. 직원 2명에 대해서는 성범죄 경력 조회도 하지 않았다. 의원면직을 신청한 교원 11명에 대해서는 감사원, 검찰, 경찰, 교육부 등에 징계나 수사 대상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입시 분야에서는 외국인 학생 특별전형의 공정성과 대학 교육의 질을 동시에 흔드는 문제가 드러났다.

강릉영동대학교 모집요강은 외국인 학생에게 고등학교 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 외국 국적 증명자료, 한국어 능력 관련 서류 등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었다. 한국어 능력은 TOPIK 3급 이상 성적, 대학 한국어과정 수료증, 세종학당 중급 이상 증명서 등으로 확인하도록 했다.

그러나 2023학년도 2학기 입학생 158명 중 15명이 한국어 능력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 2024학년도 1학기에는 입학생 429명 가운데 361명이 한국어 능력 서류, 성적증명서, 외국 국적 증명서 등 일부 필수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 두 학기를 합하면 서류 미제출 상태로 합격한 학생은 376명이다.

감사보고서는 외국인 학생 관련 부서의 장 AP가 학교 내 지위를 이용해 입학 담당자에게 서류가 미비한 상태에서도 입학 사정을 진행하도록 강압적 언행과 위력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입학 담당자들은 나중에 서류가 보완될 것이라는 말을 믿고 합격 절차를 진행했고, 입학전형관리위원회도 하자를 별도로 심의하지 않은 채 최종 합격자를 결정했다.

대학은 학생들이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원본을 제출해 학교가 서류를 보관하지 못했다고 소명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대학 모집요강의 제출서류와 유학 비자 발급서류가 서로 다르고, 출입국 당국 확인 결과 한국어 능력 서류 등이 비자 발급 필수서류가 아니어서 대학의 설명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교육부는 이를 모집요강과 규정을 위반한 입학 결정이자 입시 부정으로 판단했다. AP에게는 중징계 상당의 문책을, 관련 부서장과 입학전형관리위원장 등에게는 경징계와 경고를 요구했으며 수사의뢰도 별도조치에 포함했다.

다만 이미 입학한 학생들의 합격을 일괄 취소하도록 하지는 않았다. 학생들은 대학의 입학 허가를 신뢰해 학업을 이어왔고, 입학 취소 시 취득 학점과 학위, 체류와 진로에 심각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행정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학생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현실적인 고려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외국인 학생 입학전형의 문제는 수업 운영 부실로 이어졌다.

교육부가 감사 기간 중 외국인 학생 수업 현장을 점검한 결과, 학생 11명이 수업 시작 30분 뒤 입실했는데도 결석이 아닌 출석으로 처리된 사례가 확인됐다. 다른 수업에서는 시작 후 25분이 지나도록 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업이 진행되지 않았다.

또한 강의계획서에서 국내 학생과 외국인 학생의 평가방법을 다르게 정하지 않았는데도, 국내 학생에게는 전공지식 중심의 객관식 시험을 치르게 하고 외국인 학생에게는 두 개의 기초 질문에 구두로 답하도록 해 평가한 사례가 있었다.

대학은 언어와 문화적 장벽을 고려한 교육적 배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입학 단계에서 한국어 능력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학생이 다수 포함됐고, 강의계획서에도 별도 평가 근거가 없었다는 점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외국인 학생 모집은 학령인구 감소를 겪는 지방대학의 중요한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 그러나 입학 문턱을 낮추고 이후 수업과 평가 기준까지 사실상 완화하는 방식은 학생 유치가 아니라 교육 책무의 포기에 가까워질 수 있다. 학생 수를 확보하는 것과 실제로 학위 수준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대학은 입학 전 한국어 능력 검증, 입학 후 전공 한국어 교육, 학습지원, 출결관리, 평가기준을 하나의 체계로 연결해야 한다. 이번 감사는 모집을 먼저 확대하고 교육 여건은 사후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이 결국 입시 공정성과 학위 신뢰를 동시에 훼손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재정지원사업 집행에서도 계약의 공정성과 예산 통제가 무너졌다.

강릉영동대학교는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HiVE, LINC 3.0 예산으로 추진한 시설공사 3건을 같은 업체와 계약했다. 계약금액은 각각 6억1150만 원, 5억3293만7000원, 4억5850만 원으로 총 16억293만7000원이었다.

감사결과, 공사 예정가격을 산정하기 위한 정식 원가계산 없이 출처가 불분명한 원가계산서가 사용됐고, 일부 설계도면에는 입찰공고 이전부터 최종 계약업체의 이름이 작성자로 표시돼 있었다.

입찰 참가자격은 공사실적, 소재지, 면허 등 여러 조건으로 중복 제한됐다. 조달청 전자조달시스템에 입찰공고만 게시하고 실제 입찰서는 대면으로 제출받았다. 전자입찰과 적격심사를 거치지 않고 예정가격과 동일한 금액으로 계약한 사례도 있었다.

교육부는 정당한 낙찰하한율을 적용했다면 최대 1억1992만7000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추산했다. 계약업체가 일부 공사에 필요한 면허나 등록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계약이 체결됐고, 전기공사를 별도로 발주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준공과 정산 과정에서는 시공하지 않은 공사비와 국민연금보험료 등 법정경비가 제대로 정산되지 않았다. 교육부는 미시공액과 미정산 법정경비 등 총 1억2764만6000원을 업체로부터 회수하도록 했다. 관련자 중 1명에게 중징계, 2명에게 경징계가 요구됐으며 고발과 수사의뢰도 이뤄졌다.

공공사업의 계약 절차는 단순한 행정 형식이 아니다. 예정가격 산정, 입찰조건 설정, 전자입찰, 적격심사, 면허 확인, 준공검사, 사후정산은 특정 업체에 대한 편의 제공과 예산 낭비를 막는 연속된 통제장치다. 어느 한 단계가 아니라 여러 단계가 동시에 무너졌다는 점이 이번 지적의 심각성을 키운다.

HiVE 사업 성과관리 용역에서도 검수 부실이 확인됐다.

대학은 2022년 10월 한 업체와 2970만 원의 1차 성과관리 용역을 체결했다. 이듬해에는 사업 고도화가 필요하다며 같은 업체와 5000만 원의 2차 용역을 체결했다.

그러나 1차 보고서와 2차 보고서를 비교한 결과, 표지를 제외한 분량은 54쪽에서 66쪽으로 12쪽 늘었지만 새롭게 추가된 실질적인 내용은 약 4쪽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기존 내용을 다시 배치하거나 표의 모양을 변경한 수준이었다.

1차 계약에는 결과물의 미비점이 발견될 경우 업체가 사후 지원을 제공하도록 하는 조항도 있었다. 교육부는 2차 용역의 내용이 1차 계약의 사후 보완으로 충분히 처리될 수 있었으며, 오히려 1차보다 2030만 원이 많은 금액을 지급했다고 판단했다.

대학은 사업평가 등급이 C에서 B로 상승했고, 두 용역은 연속성 관점에서 평가해야 한다고 소명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평가등급 상승이 유사 보고서에 별도 용역비를 지급한 행위의 적정성을 입증하지는 못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담당 교수에 대한 경징계와 용역비 5000만 원 회수, 수사의뢰가 요구됐다. 정부재정지원사업이 평가와 성과보고서 중심으로 운영되는 현실에서, 성과관리 용역 자체가 또 하나의 형식적 지출로 굳어질 수 있다는 위험을 보여주는 사례다.

발전기금 성과급 지급 과정도 비정상적이었다.

대학 주거래 은행이 2024년 4월 발전기금 3000만 원을 기부하자, 대학은 기부가 이뤄진 지 약 3개월 뒤 특정 직위자 D에게 외부 기부금의 30% 이내에서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대학은 이 규정을 이미 수령한 기부금에 소급 적용해 D에게 900만 원을 지급했다. 감사결과 D가 해당 기부금 유치에 기여한 실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성과급 예산도 편성돼 있지 않았으며 예비비 사용을 위한 내부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D는 감사 과정에서 자신이 기부금 유치에 기여했다는 증거로 은행 지점장의 서명이 들어간 활동보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해당 지점장은 서명 요청을 거부했다고 확인했고, 교육부는 보고서의 서명이 조작된 것으로 판단했다.

D는 이후 성과급 전액을 대학에 반환했다. 하지만 사후 반환으로 지급 당시의 위법성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교육부의 판단이다. 교육부는 D를 직에서 해촉하고, 관련 책임자를 징계하며, 수사를 의뢰하도록 했다.

이사회의 형식화와 내부 견제의 실종

대학 운영의 최상위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운영도 적정하지 않았다.

학교법인은 2023년 2월 7일 개최한다고 공지한 이사회를 실제로는 2월 5일 열었다. 일정 변경을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았고, 회의록은 당초 예정일인 2월 7일 회의가 열린 것처럼 작성해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영상회의 기록도 보관하지 않았다.

이사장 직무대행자는 정관에 따라 지체 없이 이사장 선출 절차를 진행해야 했지만, 약 2년 가까이 선출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

교원 승진, 직원 보직, 재산 처분, 가족과 관계자의 채용 등 핵심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사회는 학교법인의 자산과 대학의 공공성을 보호하는 독립적 견제기관으로 기능하지 못했다. 일부 사안에서는 위법하거나 부당한 결정을 사후 승인하거나, 핵심적인 이해관계를 검증하지 않는 통과기구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사립대학의 이사회는 설립자나 경영진의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가 아니다. 대학의 자산과 교육 여건을 보호하고, 총장과 법인 경영진의 권한 남용을 통제해야 하는 기관이다. 이사회가 독립성과 전문성을 잃으면 인사, 회계, 재산, 입시에서 발생한 문제가 서로 연결돼 대학 운영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

감사지적에 대해 대학과 학교법인은 여러 차례 담당자의 업무 미숙, 관련 법령에 대한 이해 부족, 학교의 재정적 어려움, 교육 운영의 불가피성 등을 소명했다.

실제로 일부 사안은 규정 미비나 담당자의 착오에서 출발했을 수 있다. 그러나 31건의 지적은 특정 부서나 특정 시기에 한정되지 않는다. 이사회, 법인회계, 기본재산, 교원 채용, 직원 인사, 외국인 입시, 수업, 장학금, 정부재정지원사업, 용역, 시설공사 등 대학 운영의 거의 모든 영역에 걸쳐 있다.

특히 이해관계자가 자신의 인사나 가족의 채용에 직접 관여하고, 개인 관련 회사와의 거래에서 직무를 회피하지 않으며, 학교 재산과 교비가 법인 또는 개인의 이해와 연결되는 사례가 반복됐다. 이는 규정을 몰랐다는 해명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문제다.

규정은 존재했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결재선은 있었지만 통제하지 못했으며, 위원회는 구성됐지만 실질적으로 심사하지 않았다. 담당자가 잘못된 문서를 올려도 중간 결재자와 최종 결재자가 걸러내지 못했고, 이해충돌이 명백한데도 제척과 회피가 이뤄지지 않았다. 내부감사가 비위를 확인하고 중징계를 요구해도 의원면직과 재채용을 통해 징계가 무력화됐다.

이번 감사가 보여주는 것은 규정의 부재보다 통제의 부재다.

대학 정상화는 처분 이행 공개에서 시작해야

교육부의 처분 요구만으로 대학 운영이 자동으로 정상화되는 것은 아니다. 징계 요구가 실제로 어떻게 이행됐는지, 회수 대상 금액이 교비와 사업비 회계로 돌아왔는지, 수사와 고발 결과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규정 개정 이후 실제 업무 절차가 바뀌었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우선 학교법인과 대학은 31건의 처분별 이행 현황을 구성원과 지역사회에 공개할 필요가 있다. ‘완료’, ‘진행 중’, ‘불복 절차 진행’ 정도의 형식적인 구분을 넘어 징계 결과, 회수 금액, 규정 개정 내용, 책임자 변경, 재발방지 장치까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이해충돌 관리도 문서상 신고제도를 넘어 실질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임원과 총장, 주요 보직자의 가족관계와 외부회사 임원·지분 보유 현황을 등록하고, 관련 인사와 계약이 상정되면 전자결재 단계에서 자동으로 회피 여부를 확인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외국인 학생 모집에서는 모집 규모보다 교육 가능성을 먼저 따져야 한다. 입학서류 검증을 국제부서와 입학부서가 교차 확인하고, 서류가 완비되지 않으면 합격자 명단을 확정할 수 없도록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 입학 후에는 한국어와 전공 기초교육, 학습지원, 출결, 평가를 연계해 학위의 질을 유지해야 한다.

정부재정지원사업과 시설공사는 전자조달을 원칙으로 하고, 사업부서가 업체 견적이나 원가자료를 그대로 계약부서에 전달하는 구조를 끊어야 한다. 예정가격 작성, 입찰조건 검토, 면허 확인, 준공검사와 정산을 서로 다른 부서나 외부 전문가가 분담해야 한다.

강릉영동대학교 종합감사는 한 대학의 비위 사례를 나열한 문서에 그치지 않는다. 학령인구 감소와 재정 악화 속에서 사립대학이 외국인 학생과 정부재정지원사업에 의존할수록, 더 강한 공적 통제와 투명성이 필요하다는 경고다.

대학의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학교 재산과 교비의 경계가 느슨해질 수 없고, 학생 충원이 어렵다는 이유로 입학과 학위 기준을 낮출 수 없다. 성과 압박이 크다는 이유로 국고사업의 계약과 검수를 형식화할 수도 없다.

사립대학의 자율성은 법인이나 경영진이 대학의 자산과 인사를 자유롭게 처분할 권리가 아니다. 교육을 위해 맡겨진 재산과 공적 재원을 책임 있게 관리하고, 학생과 교직원의 권리를 공정하게 보장할 때 인정되는 자율성이다.

이번 감사에서 무너진 것은 몇 개의 규정이 아니라 그 자율성을 지탱하는 신뢰였다. 처분 요구의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대학과 학교법인이 앞으로 그 신뢰를 어떤 방식으로 회복할 것인가다.

※ 이 기사는 교육부가 2026년 7월 공개한 종합감사 결과보고서를 토대로 작성했다. 감사보고서의 지적과 처분 요구는 행정감사 결과이며, 수사의뢰·고발 대상자의 최종 형사책임은 향후 수사와 사법절차에 따라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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