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 지원 제한 20곳…‘명단’ 너머 달라진 대학 관리체제

교육부

16곳 기관평가 미인증·4곳 재정진단 ‘경영위기’…제한 이유부터 달라
2025년 10곳→2026년 17곳→2027년 20곳…사립대 구조개선법 시행과도 맞물려

2027학년도 신입생과 편입생의 국가장학금이나 학자금대출 지원이 제한되는 대학이 20개교로 결정됐다. 숫자만 보면 2025학년도 10개교에서 2026학년도 17개교, 2027학년도 20개교로 3년 연속 늘었다. 그러나 이번 명단을 단순히 ‘재정이 어려운 대학 20곳’으로 읽어서는 정확하지 않다. 같은 학자금 지원 제한 대학이라도 16개교와 나머지 4개교가 제한을 받는 이유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24일 발표한 ‘2027학년도 학자금 지원 제한 대학’에 따르면 총 308개 대학 가운데 288개교는 국가장학금과 학자금대출 지원이 가능하고, 20개교는 지원이 전부 또는 일부 제한된다. 전부 제한은 16개교, 일부 제한은 4개교다.

16곳은 ‘미인증’, 4곳은 ‘경영위기’

가장 먼저 구분할 것은 ‘전부 제한’과 ‘일부 제한’이다. 전부 제한 대학은 금강대·대구예술대·신경주대·예원예술대·제주국제대·한국침례신학대·한일장신대·화성의과학대 등 일반대 8개교와 광양보건대·나주대·부산예술대·서영대·송호대·여주대·영남외국어대·웅지세무대 등 전문대 8개교다. 이들 대학은 기관평가인증에서 ‘미인증’ 상태에 해당한다. 이 경우 재정진단 결과와 관계없이 국가장학금과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 일반 상환 학자금대출을 모두 이용할 수 없다.

반면 상지대·추계예술대·국제대·대덕대 등 4개교는 ‘일부 제한’ 대학이다. 기관평가에서는 인증 또는 조건부 인증을 받았지만 사립대학 재정진단에서 ‘경영위기대학’으로 평가됐다. 국가장학금과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은 제한되지만 일반 상환 학자금대출은 가능하다. 따라서 ‘학자금 지원 제한 대학’이라는 하나의 명단 안에는 사실상 두 종류의 문제가 존재한다. 하나는 대학이 교육기관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요건을 평가하는 기관평가인증이고, 다른 하나는 대학 운영의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재정진단이다.

이번 명단을 ‘재정위기 대학 명단’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이유다.

10곳에서 17곳, 다시 20곳…숫자는 늘었다

학자금 지원 제한 대학은 2025학년도 10개교에서 2026학년도 17개교, 2027학년도 20개교로 증가했다. 교육부 자료를 보면 2025학년도에는 313개 대학 가운데 303개교가 학자금 지원 가능 대학으로 결정됐고 10개교가 제한됐다. 2026학년도에는 같은 313개교 가운데 지원 가능 대학이 296개교, 제한 대학이 17개교였다. 2027학년도에는 평가대상 자체가 308개교로 줄었고, 288개교가 지원 가능, 20개교가 제한 대상이 됐다.비율로 보면 제한 대학은 약 3.2%에서 5.4%, 다시 6.5% 수준으로 높아졌다. 다만 이 숫자를 곧바로 ‘부실대학이 3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고 해석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현재 학자금 지원 결정 방식은 2025학년도부터 본격 적용된 새로운 평가체계를 바탕으로 한다. 2025학년도 첫 적용 당시에는 평가 결과 변동 가능성이 있는 18개 대학의 학자금 지원 여부 결정을 한시적으로 유예해 같은 해 12월 최종 확정하기도 했다. 평가대상 대학 수도 이후 폐교와 대학 통합 등의 영향으로 313개교에서 308개교로 달라졌다.기관평가인증 역시 올해부터 새로운 주기에 들어갔다. 한국대학평가원은 현재 2026~2030년을 적용기간으로 하는 4주기 대학기관평가인증을 실시하고 있다.따라서 제한 대학 증가에는 대학 자체의 변화뿐 아니라 평가제도 전환과 인증주기, 대학 수 변화 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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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16곳 중 14곳은 2년 연속…3곳은 다시 지원 가능 대학으로

이번 발표에서 숫자 증가만큼 주목할 부분은 제한 상태가 지속되는 대학이다. 전부 제한 대학 16개교 가운데 서영대와 여주대를 제외한 14개교는 2026학년도에도 전부 제한 대학이었다. 서영대와 여주대가 새롭게 전부 제한에 포함됐고 상지대·추계예술대·국제대·대덕대 4개교는 새롭게 일부 제한 대학이 됐다. 반대로 회복된 대학도 있다. 2026학년도 전부 제한 대학에 포함됐던 가톨릭관동대·영남신학대·수원과학대는 2027학년도 지원 가능 대학 명단에 들어갔다. 제한 상태가 한 번 결정되면 그대로 고착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 같은 이동은 학자금 지원 제한 대학 명단을 단순한 ‘퇴출 대상 명단’으로 보는 것 역시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관평가인증이나 재정상태가 개선되면 지원 가능 대학으로 다시 전환될 수 있다.

현재의 ‘학자금 지원 제한 대학’은 과거 흔히 사용되던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과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교육부는 2023년 대학 일반재정지원 평가체제를 개편하면서 정부가 직접 실시하던 대학 기본역량진단과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평가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변경했다. 이에 따라 2025학년도부터 학자금 지원 여부를 결정할 때 대학·전문대학 기관평가인증과 한국사학진흥재단의 사립대학 재정진단 결과를 활용하고 있다. 기관평가인증은 대학이 고등교육기관으로서 기본요건을 갖추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제도다. 2026년 평가의 경우 일반·산업대는 대학경영 및 사회적 책무, 교육과정 및 교수·학습, 교원 및 직원, 학생지원 및 시설 등 4개 영역을 평가한다. 전문대학은 5개 평가영역을 적용한다.

사립대학 재정진단은 성격이 다르다. 결산서와 공시정보 등을 활용해 운영손실과 예상운영손실, 재정여력 등을 정량적으로 판단한다. 학생 충원 수준에 따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운영손익까지 추정해 대학의 단기·미래 재정 지속가능성을 판단하는 구조다. 결국 현재 체계에서는 ‘교육기관으로서 최소 기준을 충족하는가’와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한가’를 서로 다른 평가를 통해 판단하고 이를 학자금 지원 여부와 연결하고 있는 셈이다.

사립대 구조개선법 시행 9일 뒤 나온 명단

이번 발표가 이전과 다른 또 하나의 배경은 사립대학 구조개선 제도가 법제화됐다는 점이다. 「사립대학의 구조개선 지원에 관한 법률」은 지난 8월 15일부터 시행됐다. 법의 목적은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를 겪는 사립대학과 학교법인의 정상화, 구조개선, 해산 및 청산 절차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데 있다. 법은 재정진단 결과 구조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대학을 별도의 심의와 지정 절차를 거쳐 ‘경영위기대학’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후 구조개선이행계획 제출과 경영자문, 통폐합이나 폐교 등을 포함한 구조개선 절차도 규정하고 있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의 2026년 재정진단 편람 역시 재정진단의 근거 가운데 하나로 올해 시행되는 사립대학구조개선법을 명시하고 있다.

다만 이번 학자금 지원 일부 제한 대학 4개교가 곧바로 구조개선법상 폐교나 학생모집 정지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학자금 지원을 위한 재정진단 결과와 구조개선법에 따른 법률상 ‘경영위기대학 지정’은 동일한 절차가 아니다. 구조개선법상 경영위기대학은 재정진단 이후 별도의 심의를 거쳐 지정된다. 그럼에도 재정진단이 과거 학자금 지원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넘어 사립대학 구조개선 정책의 출발점으로 법제화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달라졌다.

제한 대학은 자체 장학금 마련…대학가 대응도 시작

일부 제한 대학들의 대응도 발표 직후 시작됐다. 상지대는 발표 직후 이번 재정진단 결과에 대해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 등 법적 대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2027학년도 신·편입생이 받지 못하게 되는 국가장학금을 교비에서 전액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대학은 지난해 지급 규모를 기준으로 약 45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신입생에게 별도의 특별장학금도 지원할 계획이다.

추계예술대 역시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판정이 2025회계연도 운영손익 적자에 따른 것이며 관련 재정부담 요인은 올해 4월 보전됐다고 밝혔다. 2027학년도 신·편입생의 국가장학금 미지원분은 학교법인 장학금으로 보전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 같은 대응은 또 다른 질문을 남긴다. 학자금 지원 제한에 따른 신입생 이탈을 막기 위해 대학이 자체 재원으로 국가장학금 공백을 메울 경우, 대학이 부담해야 할 재정 규모가 다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재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대학별 재정상황에 따라 달라 단정하기 어렵지만, ‘재정 건전성 확보’와 ‘학생 모집 유지’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대학들의 고민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수험생은 대학 이름뿐 아니라 ‘입학연도’도 확인해야

학생 입장에서는 적용 시점을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이번 조치는 원칙적으로 2027학년도에 입학하는 신입생과 편입생을 대상으로 한다. 새롭게 제한 대학이 된 학교의 기존 재학생은 국가장학금과 학자금대출을 계속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전 학년도부터 연속으로 학자금 지원 제한 대학이었던 경우에는 제한 대학으로 지정된 해에 입학한 학생에게 제한이 계속 적용된다.

예컨대 2026학년도와 2027학년도에 연속으로 전부 제한된 대학에 입학한 2026학번 학생은 2027학년도에도 학자금 지원을 받을 수 없다. 반대로 대학의 제한 수준이 완화되거나 지원 가능 대학으로 전환되면 학생에게 유리한 기준이 적용된다. 교육부는 2026학년도 전부 제한 대학이 2027학년도 지원 가능 대학으로 전환된 경우 2026학번 재학생도 다시 학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수험생과 학부모가 확인해야 할 것은 단순히 ‘학자금 지원 제한 대학인가’만이 아니다. 전부 제한인지 일부 제한인지, 제한 이유가 기관평가 미인증인지 재정진단 결과인지, 어느 학년도부터 제한됐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학자금 지원 제한 대학은 20곳으로 늘었다. 그러나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그 숫자를 만들어내는 대학 평가와 관리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관평가인증과 재정진단, 학자금 지원 제한, 그리고 새롭게 시행된 사립대학 구조개선 제도가 각각 다른 기능을 가지면서도 하나의 대학 관리체계 안에서 맞물리고 있다.

2027학년도 학자금 지원 제한 대학 발표는 그 변화가 대학 선택과 학생의 학자금 문제에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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