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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모니아 기반 상온 수소 생산, 촉매 교체 아닌 ‘재생’ 전략으로 돌파구
암모니아를 활용한 수소 생산 기술은 저장과 운송의 효율성 측면에서 차세대 에너지 해법으로 주목받아 왔지만, 반응이 진행될수록 촉매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비활성화 문제가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이러한 한계에 대해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 연구진이 촉매 자체의 파괴가 아닌 전해질 환경에서 비롯된 일시적 오염 현상이라는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며, 이를 되돌릴 수 있는 전해질 공학 기반 해법을 내놓았다.
암모니아 기반 수소 생산은 기존 열분해 공정의 경우 500℃ 이상의 고온을 필요로 해 에너지 소모와 비용 부담이 크다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이에 따라 태양광과 전기를 동시에 활용하는 광전기화학(Photoelectrochemical, PEC) 암모니아 산화 반응이 상온·저전압 조건에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PEC 환경에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촉매 성능이 빠르게 저하되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보고되며, 기술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돼 왔다.
KENTECH 김우열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촉매 비활성화의 원인을 촉매 구조의 영구적 손상이 아니라, 물 기반 전해질 환경에서 생성되는 질소산화물(NOx) 중간체에 의한 표면 중독 현상으로 규명했다. 즉, 촉매는 ‘죽은’ 것이 아니라 반응 부산물에 의해 일시적으로 기능이 억제된 상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해석은 촉매를 교체해야 한다는 기존 전제 자체를 뒤흔드는 접근이다.
연구팀은 원인 규명에 그치지 않고, 전해질 환경을 바꾸는 방식으로 해법을 제시했다. 기존의 물 기반 전해질 대신 비수계 용매인 아세토니트릴(MeCN)을 적용한 결과, 비스무트 바나데이트(BiVO₄) 광양극 표면에서 NOx 축적이 효과적으로 억제됐고, 수소 생산 효율은 수계 조건 대비 최대 6.9배 향상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미 성능이 저하된 촉매가 MeCN 환경으로 전환되자 초기 수준에 가깝게 성능을 회복하는 ‘촉매 재생(catalyst regeneration)’ 현상이 확인됐다는 점이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물 기반 전해질에서 BiVO₄ 전극은 1시간 이내에 광전류의 약 90%를 잃었지만, 구조적 손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촉매 비활성화가 파괴가 아닌 표면 오염이라는 연구진의 해석을 뒷받침한다. 연구팀은 표면증강 적외선 분광법(operando ATR-SEIRAS)을 활용해 반응 과정을 실시간으로 분석했으며, 수계 환경에서는 일산화질소(NO)와 이산화질소(NO₂) 관련 신호가 강하게 나타난 반면, MeCN 환경에서는 이러한 신호가 사라지고 암모니아 및 하이드라진(N₂H₄) 중간체가 우세하게 관찰됐다.
전해질 전환에 따른 촉매 재생 효과는 실제 수소 생산량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물 기반 조건에서 수소 누적 생산량이 약 5μmol 수준에 머물렀던 반면, 촉매를 충분히 피로시킨 뒤 무수 MeCN 환경으로 전환하자 수소 생산량은 28μmol까지 증가했다. 전기화학 임피던스(EIS) 분석에서도 물 환경에서 크게 증가했던 전하이동 저항이 MeCN 전환 후 다시 감소해, 전극–전해질 계면에서 전하 전달이 회복됐음을 보여줬다.
장시간 안정성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가 확인됐다. MeCN 조건에서 BiVO₄ 광양극은 20시간 연속 구동 이후에도 초기 전류의 약 82%를 유지했으며, 수소 패러데이 효율은 86%에 달했다. 이는 단기 성능 개선을 넘어, 장시간 운전이 요구되는 실제 수소 생산 시스템 적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이 같은 실험 결과는 이론 계산을 통해서도 뒷받침됐다. 밀도범함수이론(DFT) 분석에 따르면 물 농도가 극미량만 존재해도 NOx 형성 경로가 우세해지는 반면, 사실상 무수에 가까운 MeCN 환경에서는 NH₂ 라디칼 간 결합을 거쳐 N₂H₄ 및 N₂로 이어지는 보다 바람직한 반응 경로가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해질 내 수분 활성도 제어가 반응 경로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촉매를 소모품처럼 교체하는 기존 운전 방식 대신, 전해질 환경을 주기적으로 제어해 촉매를 스스로 세척하고 되살리는 새로운 운전 전략을 제안했다. 이러한 개념은 BiVO₄뿐 아니라 텅스텐 산화물(WO₃), 적철석(α-Fe₂O₃) 등 다양한 금속산화물 광양극에서도 유사한 안정성 향상 효과가 확인되며, 특정 소재에 국한되지 않는 범용성을 보여줬다.

김우열 교수는 전해질 내 물 활성도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전해질 공학이 NOx 중독 억제와 촉매 재생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라고 강조하며, 향후 분산형 수소 생산 장치와 재생에너지 연계 수소 스테이션의 수명 연장과 유지 비용 절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KENTECH 연구진을 중심으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경북대학교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성과는 독일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게재됐다. 암모니아 기반 수소 생산과 태양광 연계 전해 시스템 분야에서 촉매 안정성 문제를 구조적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향후 관련 기술 개발 방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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