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연세대 공동연구팀, 인터넷으로 원격 제어하는 무선 뇌 이식 장치 개발… 시카고–대전 간 실시간 조작 검증

약물 전달·빛 자극·무선 통신을 하나로 통합한 사물인터넷 기반 뉴럴 임플란트… 쥐 대상 4주 실험 완료,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7월 29일 자 게재

약물 전달·빛 자극·무선 통신을 하나로 통합한 사물인터넷 기반 뉴럴 임플란트… 쥐 대상 4주 실험 완료,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7월 29일 자 게재

미국 시카고에서 인터넷을 통해 한국 대전에 있는 뇌 이식 장치를 실시간으로 조작하는 실험이 성공했다. KAIST는 전기및전자공학부 정재웅 교수 연구팀이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김화영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약물 전달과 빛 자극, 무선 통신, 인터넷 원격 제어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사물인터넷(IoT) 기반 무선 뉴럴 임플란트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기존 뇌 연구에서는 실험동물의 뇌 신경을 자극하거나 약물을 주입하기 위해 광섬유와 금속 약물주입관을 외부 장비에 선으로 연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방식은 동물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제한하고 뇌 조직에 염증 반응을 유발해 장기 이식에 적합하지 않았다. 이후 등장한 무선 장치들도 약물 주입량을 정밀하게 제어하기 어렵고, 주입 사이 역류로 인한 오염과 용량 오차가 발생하며, 약물 저장소가 소진되면 수술 없이는 교체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연구자가 실험실 근처에서 직접 장치를 작동해야 해 사람의 존재 자체가 동물의 행동과 실험 결과에 영향을 주는 이른바 ‘관찰자 효과’를 피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이 개발한 장치는 가로 11.8mm, 세로 9.4mm, 높이 24.4mm에 무게 2.5g으로, 각설탕 하나 정도 크기다. 전기화학식 마이크로펌프와 광유체 탐침, 무선 회로 모듈을 자석 결합 방식으로 통합해 뇌의 목표 부위에 약물과 빛 자극을 각각 따로 또는 동시에 정밀하게 전달할 수 있다. 약물을 정밀하게 보내는 미세 유체 시스템과 특정 신경세포를 빛으로 조절하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Micro LED)가 함께 탑재됐다.

마이크로펌프는 백금·티타늄 전극의 전기분해 반응으로 발생한 기포 압력을 이용해 약물을 밀어내는 방식으로, 1mW 미만의 전력으로 세 단계 유량 제어와 선형 용량 조절이 가능하다. 구동 중 온도 상승은 0.13℃에 불과해 주변 조직에 미치는 열적 영향이 미미하다. 탐침 입구에는 단방향 체크 밸브를 적용해 주입 사이 역류를 차단했고, 약물 저장소는 자석으로 탈착되도록 설계해 재이식 수술 없이 3~5초 만에 교체하거나 약물을 보충할 수 있다. 이 덕분에 같은 동물에서 수개월에 걸친 장기 반복 실험이 가능하다.

무선 제어는 블루투스 기반 실시간 수동 제어와 인터넷 기반 원격 자동 제어를 결합한 이중 모드로 구현했다. 연구자가 실험실에 직접 가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실시간 약물 투여와 빛 자극이 가능하며, 미리 설정한 시간에 자동으로 작동하도록 예약할 수도 있어 관찰자 효과를 원천적으로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자유롭게 행동하는 쥐에 장치를 이식해 4주 동안 성능을 검증했다. 약물 보상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뇌 부위인 측좌핵에 코카인을 무선으로 주입하자 용량에 따라 운동량이 증가하는 반응이 나타났고, 이 반응은 이식 4주 후에도 안정적으로 재현돼 장기 이식 상태에서도 정밀한 약물 전달이 유지됨을 확인했다. 조직 분석에서는 기존 금속 캐뉼라 대조군보다 탐침 주변의 신경세포 생존율이 높고 염증 반응은 낮아 우수한 생체적합성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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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국 시카고에 있는 연구자가 인터넷을 통해 한국 대전에 있는 뇌 장치를 실시간으로 원격 조작하는 데 성공해, 국가 간 거리에서도 장치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또한 측좌핵의 D2 수용체를 발현하는 신경세포에서 광활성 RhoA를 파란빛으로 무선 활성화하자 코카인과 연관된 장소를 선호하는 행동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무선으로 코카인을 투여하면서 동시에 특정 신경세포에 빛 자극을 가해 중독 관련 행동 반응을 억제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으로, 약물 전달과 빛 자극을 결합한 뇌 회로 연구의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다.

이번 기술은 연구자가 실험동물 옆에서 직접 장비를 조작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동물이 자유롭게 행동하는 환경에서 장기간 뇌 회로와 행동의 관계를 연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중독이나 우울증,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 질환처럼 오랜 기간에 걸쳐 뇌와 행동이 변화하는 질환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향후 신경전달물질·펩타이드·항체 등 다양한 약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뇌 상태를 감지하는 센서와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해 필요한 시점에 약물이나 신경 자극을 제공하는 지능형 이식형 의료기기 연구로 확장할 계획이다.

정재웅 교수는 “이번 기술은 빛과 약물을 이용한 무선 뇌 이식 장치를 단순한 근거리 조작 도구에서 장기간·반복적·원격 실험이 가능한 사물인터넷 뇌공학 플랫폼으로 확장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뇌 질환의 진단과 치료를 위한 지능형 이식형 의료기기 개발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화영 교수는 “동물이 자유롭게 행동하는 환경에서 특정 뇌 회로를 장기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중독, 우울증, 퇴행성 뇌 질환 등 다양한 질환 모델에서 뇌 회로와 행동 사이의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연구 도구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정은영 박사과정과 연세대 의과대학 박종우 박사과정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7월 29일 자에 게재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기초연구실지원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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