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편광과 꼬임을 정보 선택 열쇠로 활용… 보안 라벨·광통신·AR/VR 광학소자 적용 기대
KAIST 연구진이 빛의 움직임을 열쇠처럼 활용해 특정 조건에서만 정보가 드러나는 신개념 홀로그램 기술을 개발했다. KAIST는 신소재공학과 신종화 교수 연구팀이 빛의 ‘총 각운동량’을 정보 선택의 핵심 요소로 활용해, 입사하는 빛의 상태에 따라 서로 다른 입체 영상을 구현하는 차세대 벡터 홀로그램 메타표면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술은 특정한 편광과 꼬임 조건을 가진 빛이 들어올 때만 숨겨진 정보를 재현하는 방식으로, 복제가 어려운 보안 시스템과 초고용량 광통신 기술로의 확장 가능성이 제시됐다.
기존 광학 연구에서는 빛의 진동 방향을 의미하는 편광이나, 빛이 나선형으로 꼬이며 진행하는 성질인 궤도 각운동량을 각각 활용하는 방식이 활발히 연구돼 왔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성질을 하나의 소자 안에서 서로 독립적으로 제어하는 것은 광학 분야의 난제로 여겨져 왔다.
신종화 교수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카락 굵기보다 훨씬 작은 나노 구조물을 정밀하게 설계하고, 이를 두 층으로 쌓은 이중층 메타표면을 구현했다. 메타표면은 빛의 진행 방향과 성질을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된 초미세 인공 구조 기반 광학 소자다. 연구팀은 이중층 구조를 통해 기존 단층 메타표면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 빛의 편광과 꼬임이 결합된 총 각운동량을 독립적인 정보 선택 변수로 활용할 수 있음을 보였다.
이번 기술은 빛의 편광과 꼬임 정도가 결합된 총 각운동량을 복잡한 암호 열쇠처럼 활용한다. 특정한 방식으로 진동하고, 특정한 횟수만큼 꼬인 빛이 들어올 때만 소자가 반응해 숨겨진 정보를 재현하는 방식이다. 겉으로는 동일해 보이는 빛이라도 정해진 빛의 조건이 맞지 않으면 정보를 읽을 수 없어 높은 보안성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빛의 꼬임 상태는 이론적으로 매우 다양한 값을 가질 수 있어, 하나의 빛에 실을 수 있는 정보량을 늘릴 수 있다. 연구팀은 이 특성을 활용하면 기존보다 많은 데이터를 동시에 전송하는 초고용량 광통신 기술로도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입체 영상 구현을 넘어, 영상의 각 지점마다 빛의 진동 방향까지 정밀하게 제어하는 벡터 홀로그램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벡터 홀로그램은 빛의 세기뿐 아니라 방향 정보까지 포함해 표현하는 고차원 홀로그램 기술이다. 연구팀은 입사광의 총 각운동량 상태에 따라 사용자가 원하는 세기와 편광 분포를 동시에 가진 벡터 홀로그램 영상을 각각의 채널에서 독립적으로 재생하는 데 성공했다. 첨부된 연구 개념도에서도 서로 다른 빛의 조건에 따라 독립적인 세기 이미지와 편광 이미지가 생성되는 벡터 홀로그램의 작동 방식이 제시됐다.
이번 성과는 그동안 물리적으로 분리해 제어하기 어려웠던 빛의 두 핵심 성질인 편광과 꼬임을 하나의 소자에서 독립적으로 다룰 수 있음을 입증한 연구로 정리된다. 이를 통해 복제가 어려운 보안 라벨, 초고속·초고용량 광통신, 실감형 홀로그램, 스마트 글래스,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제시됐다.
신종화 교수는 이번 연구가 빛의 핵심 성질인 편광과 꼬임을 하나의 독립적인 정보 키로 결합해 활용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복제 어려운 보안 시스템과 초고속·초고용량 광학 통신 기술의 핵심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정준교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3월 12일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은 ‘Arbitrary Total Angular Momentum Vectorial Holography Using Bi-Layer Metasurfaces’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과 집단연구지원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전자부품산업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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