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유학생 30만 시대, 대학은 준비되어 있나 ②입학은 했지만, 정착은 누가 책임지는가

OECD 주요 유학국 보고서로 본 한국 고등교육의 다음 질문

외국인 유학생 정책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지표는 입학자 수다. 몇 명이 지원했고, 몇 명이 입학했으며, 어느 대학이 몇 명을 유치했는지가 정책 성과처럼 제시된다. 그러나 유학생에게 입학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입학허가서를 받았다고 해서 학업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고, 비자를 받았다고 해서 생활이 안정되는 것도 아니다. 유학생은 대학에 등록하는 순간부터 전혀 다른 교육제도, 언어, 주거시장, 지역사회, 노동시장, 행정절차 속으로 들어간다.

한국 고등교육이 ‘유학생 30만 시대’를 향해 가고 있다면, 이제 질문은 유치 규모를 넘어 입학 이후의 경험으로 이동해야 한다. 유학생이 한국 대학에 입학한 뒤 실제로 수업을 따라갈 수 있는가. 안정적인 거처를 구할 수 있는가.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는가. 지역사회와 연결될 수 있는가. 차별과 고립 없이 생활할 수 있는가. 어려움이 생겼을 때 대학과 지역은 작동하는 지원체계를 갖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유학생 확대는 대학의 성장전략이 아니라 새로운 취약성을 드러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OECD가 2026년 발간한 「International Students in Higher Education」 보고서는 이 문제를 유학생의 ‘여정’이라는 관점에서 다룬다. 보고서는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영국 등 6개 주요 유학국을 비교하면서, 국제학생이 단순히 입학 절차를 통과한 학생이 아니라 학업 적응, 생활 정착, 지역사회 통합, 비자 유지, 노동시장 진입을 동시에 경험하는 존재라고 본다. 특히 3장은 학업 적응과 학업 성공을, 4장은 새로운 나라에서의 생활과 통합을 다룬다. 유학생 문제를 대학 안의 수업 문제와 대학 밖의 생활 문제로 분리해서 볼 수 없다는 점이 보고서의 중요한 메시지다.

OECD 보고서는 국제학생이 새로운 학습환경에서 겪는 어려움부터 짚는다. 유학생은 다른 나라와 배경에서 온 만큼 준비도와 학습 경험이 다르다. 이전 교육과정에서 익숙했던 수업 방식, 평가 방식, 교수자와 학생의 관계, 과제 작성 방식, 토론 문화가 유학국의 대학과 다를 수 있다. 보고서는 유학생이 새로운 학습환경에서 “approaches, expectations and norms”, 즉 접근 방식, 기대, 규범의 차이를 경험한다고 설명한다. 단순히 언어만의 문제가 아니라 학문적 문화 전체가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학업 적응에서 가장 먼저 부딪히는 문제는 교육제도와 학업규범에 대한 이해다. 유학생은 수강신청 방식, 학사일정, 학점 체계, 평가 방식, 출석과 과제 기준, 학문적 글쓰기, 인용과 표절 기준, 교수자와의 의사소통 방식에 익숙해져야 한다. 한국 대학에서도 이 문제는 적지 않다. 한국어능력시험 점수나 영어트랙 입학요건을 충족했다고 해서 곧바로 전공수업을 따라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어로 생활하고 영어로 수업을 듣는 학생, 영어로는 전공을 공부하지만 행정과 생활은 한국어로 해결해야 하는 학생, 전공 지식은 충분하지만 토론식 수업이나 팀 프로젝트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이 모두 다른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OECD 보고서는 캐나다 조사에서 국제학생의 50%가 학습환경에 적응하고 서면 과제를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소개한다. 영국에서는 국제학생들이 새로운 교육적 기대에 적응하는 어려움을 언급했고, 일부는 디지털 도구와 온라인 학습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디지털 쇼크’를 경험한 것으로 보고됐다. 독일 조사에서는 국제학생의 23%가 독일식 수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만족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수업 중 적극적인 참여와 교수자와의 상호작용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아 유학생에게 어려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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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이런 자료는 한국 대학에도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유학생을 선발할 때 대학은 언어성적과 서류심사만으로 학업 준비도를 충분히 확인하고 있는가. 입학 전과 입학 직후에 전공별 기초학습, 학문적 글쓰기, 수업 참여 방식, 과제 수행 방식, 연구윤리, 팀 프로젝트 문화에 대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는가. 유학생이 수업을 따라가지 못할 때 이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체계가 있는가. 중도탈락 위험 신호가 나타났을 때 학과, 국제처, 상담센터, 장학부서가 함께 개입하는가. 유학생의 학업 실패를 개인의 노력 부족으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대학의 교육지원 체계가 충분했는지부터 물어야 한다.

보고서가 제시하는 흥미로운 점은 국제학생의 소속감이 항상 낮지만은 않다는 사실이다. 독일과 네덜란드에서는 “나는 고등교육에 속하지 않는다”는 진술에 동의하지 않는 비율이 국내 학생보다 국제학생에서 오히려 높거나 비슷했다. 영국과 호주에서는 국제학생이 국내 학생보다 기관에 대한 소속감을 더 높게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는 국제학생의 약 67%가 자신이 소속 기관에 속한다고 느꼈고, 국내 학생은 61%였다. 호주에서는 학부 국제학생의 57%가 대학에 소속감을 느꼈으며, 국내 학생은 44%였다. 대학원 수업과정에서는 차이가 더 커져 국제학생 62%, 국내 학생 38%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것이 유학생이 충분히 통합되어 있다는 뜻은 아니다. OECD 보고서는 많은 국제학생이 자신이 속한 기관 안에서는 소속감을 느끼지만, 국내 학생과의 연결이나 넓은 학문공동체와의 통합에는 어려움을 겪는다고 본다. 즉 대학이라는 공간 안에 등록되어 있고 수업에는 참여하고 있지만, 실제 관계망은 국제학생끼리 제한될 수 있다. 유학생이 캠퍼스 안에 존재하지만 캠퍼스 공동체 안으로 충분히 들어오지 못하는 것이다.

지원서비스의 문제도 비슷하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학생은 대학의 지원서비스를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이용률은 낮다. 네덜란드에서는 국제학생이 국내 학생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원서비스를 인지하고 있었지만 실제 이용자는 소수였다. 캐나다에서도 많은 국제학생이 필요한 서비스가 있다고 응답하면서도 실제 이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독일에서도 국제학생은 대학의 개별 지원서비스를 알고 있었지만 일부만 이용했다. 보고서는 그 결과 상당한 규모의 지원서비스가 상대적으로 소수의 유학생에게만 제공되는 구조가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유학생은 공식 서비스보다 동료 학생, 교수자, 가족, 친구, 학생단체에 먼저 도움을 요청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대목은 한국 대학에도 매우 현실적이다. 대학은 국제처, 학생상담센터, 교수학습센터, 취업지원센터, 생활관, 장학부서, 학과사무실 등 여러 지원체계를 갖고 있다. 그러나 유학생이 실제로 그 체계에 접근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안내문이 한국어 위주로 되어 있거나, 상담 예약 방식이 복잡하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거나, 도움을 요청하면 비자나 성적에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오해하는 경우 지원은 있어도 작동하지 않는다. 지원체계의 존재와 지원체계의 접근성은 다르다. 유학생 정책은 ‘무엇을 제공하는가’뿐 아니라 ‘누가 실제로 이용하는가’를 함께 봐야 한다.

입학 이후의 가장 큰 생활 문제는 주거다. OECD 보고서는 4장에서 “적절한 주거 확보”를 국제학생이 가장 자주 겪는 어려움 중 하나로 제시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6개 비교국 모두에서 소득 대비 주거비가 높고, 특히 국제학생이 많이 거주하는 대도시나 특정 지역에서는 저렴한 주거의 공급이 제한되어 있다. 국제학생은 대체로 가족과 함께 살 수 없고, 도착 첫날부터 바로 거주 가능한 공간이 필요하며, 가구가 갖춰진 주거를 선호한다. 이런 조건은 국내 학생보다 국제학생의 주거 탐색을 더 어렵게 만든다.

수치는 문제의 규모를 보여준다. 캐나다에서는 최근 조사에서 국제학생의 약 60%가 입국 초기 가장 큰 어려움으로 숙소 확보를 꼽았다. 호주에서는 국제학생 응답자의 51%가 적절한 주거를 찾기 어렵다고 답했다. 독일에서는 국제학생의 59%가 주거 탐색을 문제로 언급했다. 독일 전체 학생 중 숙소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은 비율은 약 26%였지만, 국제학생은 39%가 반복적으로 숙소 신청에 실패했다고 보고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조사 대상 국제학생의 약 72%가 주거 문제를 언급했다. 더 나아가 네덜란드에서 졸업 후 떠난 학생 중 37%는 적절한 주거를 찾지 못한 것이 떠남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답했고, 남아 있는 학생의 약 60%도 주거 탐색을 네덜란드 생활의 주요 어려움 중 하나로 꼽았다.

프랑스 사례는 유학생이 주거시장에 들어갈 때 겪는 제도적 장벽을 보여준다. 프랑스에서 민간 독립주거를 구하려면 보증인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국내 학생 중 보증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은 비율은 8%였던 반면 국제학생은 36%였다. 네덜란드 조사에서는 국제학생의 72%가 가구가 갖춰진 숙소를 원한다고 답했지만, 국내 학생의 72%는 기본 설비만 있는 숙소로도 충분하다고 답했다. 같은 ‘학생 주거’라 해도 국제학생과 국내 학생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조건이 다르다는 뜻이다.

한국 대학이 유학생을 확대하려면 이 주거 문제를 가볍게 볼 수 없다. 대학이 입학허가서를 발급해도 기숙사 수용률이 낮고, 학교 주변 원룸 시장이 불안정하며, 보증금·월세·계약서·중개수수료·관리비 구조를 유학생이 이해하지 못하면 정착은 흔들린다. 특히 지역대학의 경우 주거비가 수도권보다 낮다는 장점이 있을 수 있지만, 대중교통, 생활편의시설, 의료 접근성, 외국어 지원, 아르바이트 기회가 부족할 수 있다. 유학생 주거는 단순히 방을 구하는 문제가 아니다. 지역이 유학생을 생활인구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OECD 보고서는 각국이 주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독일은 2023년부터 ‘Junges Wohnen’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학생 주거 신축과 기존 기숙사 개보수에 매년 5억 유로를 배정했다. 프랑스는 2025년 1월 학생 주거를 정부의 우선 정책으로 선언했고, Banque des Territoires는 2030년까지 학생 주거 건설, 전환, 대규모 개보수를 지원하기 위해 50억 유로 규모의 AGiLE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네덜란드는 국가학생주거플랫폼을 중심으로 2022~2030년 국가 학생주거 실행계획을 마련하고, 6만 개의 추가 학생 주거 공급을 목표로 삼았다. 캐나다와 영국도 보조금과 대출을 결합해 대학이나 민간의 학생 주거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유학생 30만 시대를 논하려면 유학생 기숙사와 지역주거 정책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유학생 유치는 대학의 국제화사업으로 시작될 수 있지만, 유학생 주거는 대학 혼자 해결하기 어렵다. 지자체, 지역 부동산시장, 임대인, 지역 금융기관, 교통정책, 생활안전망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대학은 유학생에게 단순히 “숙소를 알아보라”고 안내하는 수준을 넘어, 계약 전 확인사항, 보증금 보호, 사기 예방, 긴급주거 지원, 기숙사 우선배정 기준, 지역 임대주택 연계까지 체계화해야 한다.

정착 초기의 행정과 생활서비스도 중요하다. OECD 보고서는 입국 후 첫 몇 주와 몇 달이 국제학생에게 매우 어려운 시기라고 설명한다. 유학생은 식료품점, 약국, 병원, 대중교통 등 일상생활의 기본을 파악해야 하고, 지방정부 등록, 체류허가 신청, 은행계좌 개설, 세금신고, 휴대전화 개통, 건강보험, 병원 이용 방법 등을 익혀야 한다. 언어 장벽이나 문화적 차이가 큰 경우 이 과정은 더 어려워진다.

일부 국가는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원스톱’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파리의 Welcome desk Paris는 국제학생이 입국 전후 온라인과 대면상담을 통해 행정절차, 주거, 주거보조, 건강보험, 프랑스어 강좌, 은행, 교통, 일자리 정보, 도시문화 활동을 안내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암스테르담의 IN Amsterdam은 시와 인근 지자체, 이민귀화청, 세무당국이 함께 운영하는 체계로, 학생주거, 공식 행정절차, 의료와 보험, 세금, 가족 관련 정보, 네덜란드어 학습, 인턴십 정보 등을 제공한다. 독일에도 외국인을 위한 환영·상담센터 네트워크가 있고, 일부 센터는 국제학생을 위한 전용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런 사례는 한국에 분명한 시사점을 준다. 한국 대학의 유학생 지원은 대학 안의 오리엔테이션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유학생이 실제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은행, 병원, 휴대전화, 임대차계약, 출입국, 아르바이트, 세금, 교통, 지역생활 정보다. 대학이 모든 것을 직접 해결할 수는 없지만, 지자체와 관계기관을 묶는 ‘유학생 정착지원 허브’는 충분히 구상할 수 있다. 특히 유학생이 많은 지역에서는 대학 공동으로 운영하는 지역 유학생 웰컴센터, 다국어 생활안내 플랫폼, 법률·노무·주거 상담창구, 의료기관 연계체계가 필요하다.

건강보험과 의료 접근성도 유학생 정착에서 빠질 수 없는 문제다. OECD 보고서는 프랑스의 경우 건강보험이 무료임에도 모든 학생이 가입되어 있지는 않다고 지적한다. 한 조사에서 건강보험이 없는 비율은 국내 학생 4%, 국제학생 21%로 나타났다. 그 결과 국제학생은 병원을 덜 방문하고, 재정적 이유로 치료를 포기할 가능성도 더 높았다. 한국에서도 외국인 유학생 건강보험 제도가 운영되고 있지만, 실제 학생이 제도를 이해하고 병원 이용 방법을 아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보험료를 내는 것과 의료서비스에 접근하는 것은 다르다. 유학생이 아플 때 어느 병원에 가야 하는지, 진료비는 어떻게 처리되는지, 통역은 가능한지, 정신건강 상담은 어떻게 받을 수 있는지를 알아야 제도가 작동한다.

지역사회 통합 문제도 중요하다. OECD 보고서는 국제학생의 지역사회 통합에 대해 “혼합된 결과”가 나타난다고 평가한다. 한편으로 많은 유학생은 전반적으로 좋은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고 답한다. 캐나다에서는 국제학생의 65%가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찾았다고 응답했고, 호주에서는 국제학생의 85~87%가 친구 사귀기에 긍정적 평가를 했다. 네덜란드에서는 국제학생의 48%가 사회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동시에 많은 유학생이 외로움과 고립감을 경험하고, 현지 학생이나 지역사회와의 연결에는 어려움을 겪는다.

네덜란드에서는 국제학생의 약 40%가 주로 다른 국제적 배경의 사람들과 교류한다고 답했고, 67%는 네덜란드 사람들과 더 많은 접촉을 원한다고 답했다. 독일 조사에서는 국제학생의 75%가 자신의 대학에서는 환영받는다고 느꼈지만, 대학 밖에서는 50%만이 환영받는다고 느꼈다. 보고서는 이러한 차이가 일상생활에서 현지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과 관련되어 있다고 분석한다. 언어 능력이 낮은 학생은 현지인과의 상호작용보다 국제학생끼리의 관계를 더 편안하게 느끼고, 그 결과 영어 중심의 ‘버블’ 안에 머물 가능성이 커진다.

한국 대학도 이 문제를 피하기 어렵다. 영어트랙과 한국어트랙, 유학생 전용학과와 국내 학생 중심학과, 국제학생 기숙사와 일반 기숙사, 외국인 학생회와 국내 학생회가 서로 분리되어 있으면 유학생은 캠퍼스 안에 있으면서도 공동체 밖에 머물 수 있다. 유학생을 위한 행사를 개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OECD 보고서는 영국의 한 연구를 인용해 일회성 친교행사보다 지속적으로 공유되는 공간이 친구를 만드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소개한다. 한국 대학도 일회성 국제교류행사보다 공동수업, 공동프로젝트, 멘토링, 동아리, 지역봉사, 스포츠, 현장실습처럼 국내 학생과 유학생이 지속적으로 만나는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생활비와 아르바이트 문제는 학업과 직접 연결된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국제학생은 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하는 데 재정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으며, 대부분의 국제학생은 학업 중 일을 한다. 보고서는 유학비자나 체류허가가 허용하는 근로시간이 국가별로 주당 16시간에서 24시간 수준으로 제한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일을 할 수 있다는 것과 안정적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르다. 현지 언어 능력이 부족하거나 지역 네트워크가 제한된 유학생은 일자리를 찾기 어렵고, 어렵게 찾은 일자리도 충분한 수입을 보장하지 않을 수 있다.

국가별 수치도 중요하다. 영국에서는 학기 중 유급 노동을 하는 국제학생이 국내 학생보다 많지만, 일하는 시간은 더 짧았다. 일하는 국제학생의 약 50%가 주당 10시간 이상 일했고, 국내 학생은 64%였다. 독일에서는 국제학생의 51%, 국내 학생의 65%가 취업 상태였으며, 국내 학생은 주당 평균 17.4시간, 국제학생은 14.9시간 일했다. 캐나다에서는 2023년 주요 조사에서 국제학생의 약 57%가 일하고 있다고 답했는데, 이는 2021년보다 9%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호주에서는 2024년 국제학생의 약 61%가 노동시장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되며, 팬데믹 이전인 2015~2019년의 44%보다 높았다.

더 중요한 것은 노동소득 의존도다. 캐나다에서는 국제학생의 70%가 학업 중 근로소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답했다. 독일에서는 국제학생의 88%가 학업과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근로소득에 의존한다고 응답했다. 프랑스에서는 일하는 국제학생 중 54%가 임금이 기본 생활비를 충당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답했다. 영국에서는 국제학생의 49%가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일한다고 답했고, 31%는 동반 가족이나 본국 가족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일한다고 응답했다. 독일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근로소득 의존도가 커지고, 때로는 학업 진행 지연으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이 수치는 한국 대학에도 매우 직접적인 의미를 갖는다. 유학생이 생활비 때문에 장시간 아르바이트에 의존하면 학업 적응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아르바이트 기회가 전혀 없거나, 언어 장벽 때문에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생계불안이 커진다. 유학생 노동은 단순히 “일을 허용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합법적이고 안전한 일자리 정보, 노동권 교육, 임금체불과 부당대우 상담, 전공 관련 현장실습, 지역기업과의 연결이 함께 필요하다. 유학생을 지역인재로 보고 싶다면, 학업 중 노동경험은 생계형 아르바이트를 넘어 전공과 진로로 연결되어야 한다.

비자와 체류조건은 유학생의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OECD 보고서는 국제학생이 학업을 계속 진행하면서 동시에 체류자격 유지를 위한 의무를 충족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호주, 캐나다, 네덜란드, 영국에서는 대체로 학업 전체 기간에 대해 비자나 허가가 부여되지만,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갱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네덜란드에서는 대학이 비자 스폰서로서 학생이 해당 연도 학점의 최소 50%를 취득하지 못한 경우 보고하고, 충분한 학업 진전이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 호주 교육기관도 출석, 중도탈락, 학업 진행 미달 학생을 보고해야 한다. 영국의 스폰서 기관은 국제학생이 더 이상 학업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 보고해야 하며, 캐나다 지정교육기관도 학생이 실제로 학업을 계속하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보고서는 호주, 캐나다, 미국의 국제학생을 인터뷰한 질적 연구를 소개하면서, 비자·체류허가 정책이 유학생의 일상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이 정책은 전공 선택, 제때 졸업해야 한다는 압박, 휴학 선택의 제한, 노동 접근, 비자 연장 절차의 불확실성에 영향을 준다. 심지어 학생이 다른 학생이나 지역사회와 관계를 맺는 데 투자할지 여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장기 체류 가능성이 불확실하면 유학생은 지역사회에 깊이 연결되기보다 임시 체류자로 머물 수 있기 때문이다.

차별과 안전 문제도 유학생 정착에서 핵심이다. OECD 보고서는 국제학생이 국내 학생보다 차별 경험을 더 많이 보고한다고 지적한다. Eurostudent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국내 학생의 14%, 국제학생의 31%가 어떤 형태로든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네덜란드에서는 국내 학생 21%, 국제학생 41%가 차별 경험을 보고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국제학생 중 거의 4분의 1은 국적이나 혈통을 이유로 한 차별 경험을 보고했다. 구체적으로 네덜란드 국제학생의 23%, 프랑스 국제학생의 24%가 국적 또는 혈통 기반 차별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독일 조사에서는 대학 안과 밖의 차이가 두드러졌다. 외국인으로 인식되는 학생 중 80%는 대학에서 차별을 경험한 적이 없다고 답했지만, 대학 밖에서는 68%가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 중 13%는 ‘자주’, 55%는 ‘가끔’ 차별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출신 학생은 88%, 아시아·태평양 출신 학생은 78%, 중동·북아프리카 출신 학생은 74%가 대학 밖 차별 경험을 보고했다. 캐나다에서도 국제학생은 캠퍼스보다 지역사회나 온라인에서 차별과 괴롭힘을 더 많이 경험한다고 보고했다. 영국 러셀그룹 대학 조사에서는 국제학생의 약 3분의 1이 인종차별 32%, 외국인 혐오 30%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문제는 차별 경험이 있어도 신고와 지원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캐나다에서는 국제학생의 50%만이 차별 사건을 어디에, 어떻게 신고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독일에서는 차별을 경험한 학생 중 약 34%만이 대학 내 반차별 사무소를 알고 있었다. 이는 유학생 지원정책에서 안전과 권리보호가 단순한 선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유학생이 차별을 경험했을 때 다국어로 신고할 수 있는가, 신고 이후 보호조치가 작동하는가, 교수·직원·학생 대상의 문화적 역량 교육이 이루어지는가,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차별에도 대학과 지자체가 대응할 수 있는가를 점검해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도 유학생의 차별과 고립 문제는 더 이상 주변적 의제가 아니다. 외국인 유학생이 늘어날수록 대학과 지역사회는 다문화 환경을 일상으로 경험하게 된다. 유학생을 환영한다는 홍보문구와 실제 생활에서의 환대는 다르다. 대학 안에서는 친절한 안내를 받지만, 집을 구할 때 거절당하고, 아르바이트에서 부당대우를 받고, 병원과 은행에서 의사소통에 실패하고, 지역사회에서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배제된다면 유학생은 한국을 학업의 공간이 아니라 버텨야 하는 공간으로 경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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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유학생 정착은 대학만의 일이 아니다. OECD 보고서가 반복해서 보여주는 것은 유학생 정책이 고등교육, 이민, 외교, 고용, 주거, 보건, 사회정책이 만나는 영역이라는 사실이다. 대학은 학업과 캠퍼스 지원을 담당하지만, 주거는 지자체와 지역 부동산시장, 생활서비스는 지역 행정기관, 아르바이트와 취업은 기업과 고용기관, 안전과 차별 문제는 지역사회 전체와 연결된다. 유학생을 많이 유치하려면 대학의 국제처만 바빠지는 구조로는 부족하다. 유학생이 실제로 살아가는 지역이 함께 준비되어야 한다.

한국이 유학생 30만 시대를 준비한다면 최소한 네 가지 점검이 필요하다. 첫째, 입학 전 정보 제공이 현실적이어야 한다. 학비와 생활비, 주거 가능성, 한국어 필요 수준, 아르바이트 가능성과 제한, 의료와 보험, 졸업 후 경로를 정확히 알려야 한다. 둘째, 입학 직후의 학업·생활 전환 지원이 체계적이어야 한다. 오리엔테이션은 하루 행사로 끝나지 않고 첫 학기 전체를 관통하는 적응 프로그램이어야 한다. 셋째, 유학생 지원서비스의 실제 이용률을 관리해야 한다. 서비스가 있다는 사실보다 누가 이용했고, 누가 이용하지 못했으며, 왜 접근하지 못했는지가 중요하다. 넷째, 대학과 지자체, 지역기업이 함께 유학생 정착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유학생은 입학자 수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유학생은 강의실에 앉아 있는 학습자이고, 기숙사와 원룸을 찾는 생활인이며, 병원과 은행과 행정기관을 이용해야 하는 지역주민이고, 때로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하는 노동자이며, 졸업 후 한국 사회에 남을 수도 있는 잠재적 인재다. 유학생을 제대로 지원한다는 것은 이 모든 정체성을 함께 고려한다는 뜻이다.

1회차에서 살펴본 것처럼 유학생 확대는 한국 대학에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2회차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그 기회가 입학 이후의 경험 속에서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유학생이 주거를 구하지 못하고,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고, 생활비 때문에 장시간 일하고, 지역사회와 연결되지 못하고, 차별을 경험하면서도 도움을 요청할 곳을 찾지 못한다면 유학생 30만 명은 성공 지표가 될 수 없다.

유학생 30만 시대의 질문은 다시 바뀌어야 한다. “얼마나 데려왔는가”가 아니라 “입학한 학생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 “대학이 모집했는가”가 아니라 “대학과 지역이 함께 책임지고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 유학생 정책의 성패는 입학허가서가 아니라 첫 학기의 적응, 첫 집의 안정, 첫 병원 방문, 첫 아르바이트, 첫 친구, 첫 차별 경험에 대한 대응에서 드러난다.

다음 3회차에서는 유학생 정책의 마지막 질문을 다룬다. 유학생은 졸업 후 어디로 가는가. 한국 대학과 지역사회는 유학생을 단기 등록생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지역과 산업을 함께 이끌 미래 인재로 연결할 것인가. 유학생 30만 시대의 진짜 성패는 입학이 아니라 졸업 이후의 경로에서 결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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