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은 왜 지역을 떠나는가①] 지역에 남으라지만 기회는 수도권에…비수도권 대학생이 떠나려는 이유

비수도권 대학생 48.4% 졸업 후 수도권 취업·진학 희망…대학 소재지 정주는 28.4%
청년 이동, 대학 진학보다 취업 단계에서 활발…비수도권→수도권 이동도 졸업 이후 크게 늘어
지역연계 교육은 지역 인식 개선에 긍정적…그러나 일자리·교통·교육기회 격차 해소 없이는 한계

지역대학 학생이 졸업 후 지역에 남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잇따라 발표된 두 연구는 이 질문에 서로 다른 방향에서 답을 내놓는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비수도권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어디에서 취업하거나 진학하기를 원하는지를 분석했고, 국회미래연구원은 청년들이 대학 진학과 졸업 이후 실제로 지역을 이동했는지, 그리고 이동한 뒤 취업과 소득 등에서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를 살펴봤다. 조사 대상과 분석 방법은 다르지만 두 연구가 가리키는 방향은 비슷하다.

비수도권 대학생 상당수는 재학 중부터 수도권을 바라보고 있고, 실제 청년의 지역 이동은 대학 진학보다 취업 단계에서 더 활발하게 발생한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지역을 이동한 청년, 특히 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에게서 취업과 소득 등 상대적으로 높은 노동시장 성과가 관찰된다는 점이다.

청년의 수도권 이동을 단순한 ‘수도권 선호’나 지역에 대한 애착 부족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비수도권 대학생 절반 가까이 “졸업 후 수도권으로”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 7월 발표한 KEDI Brief 「비수도권 일반대학 학생의 지역 정주 의도 결정 요인은 무엇인가?」에 따르면 비수도권 일반대학 학생 가운데 졸업 후 수도권에서 취업하거나 진학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8.4%였다.현재 다니는 대학 소재지역에 남겠다는 학생은 28.4%에 그쳤다. 대학 소재지 이외의 다른 비수도권을 선택한 학생은 18.6%, 해외는 4.5%였다. 수도권 대학 학생의 88.7%가 수도권 취업·진학을 희망한다는 결과까지 고려하면 방향은 더욱 분명하다. 수도권 대학 학생은 대부분 수도권에 머무르려 하고, 비수도권 대학 학생 가운데 상당수는 수도권으로 이동하려 한다.

지역별 차이도 상당했다. 동남권 대학 학생의 대학 소재지역 정주 의도는 44.4%에 달했지만 강원권은 15.2%, 충청권은 19.8%에 불과했다. 수도권 취업·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강원권에서 69.4%, 충청권에서 63.3%였다.특히 수도권과 상대적으로 인접한 강원·충청권에서 수도권 지향성이 강하게 나타났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렇다면 학생들의 이러한 의향은 실제 청년의 이동 과정과 어느 정도 맞닿아 있을까. 국회미래연구원이 7월 발간한 「청년의 지리적, 사회적 이동: 현황과 결과」에서는 2025년 청년종합조사를 이용해 출신 고교, 대학 소재지와 현재 거주지역을 비교했다. 광역지역을 기준으로 대학 진학 과정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청년은 30.1%였다. 대학 소재지와 현재 거주지가 달라 대학 졸업 후 이동한 것으로 파악된 비율은 35.9%로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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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특히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의 이동에서는 차이가 선명하다. 대학 진학 단계에서 비수도권 고교에서 수도권 대학으로 이동한 경우는 전체 분석 대상의 2.2%였지만, 대학 졸업 후에는 비수도권 대학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비율이 11.0%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향하는 청년 이동의 주요 계기가 대학 진학보다 졸업 이후 취업에 집중돼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 청년의 수도권 이동을 이해할 때 대학 입시만 바라봐서는 부족하다는 의미다.

비수도권 대학에 진학한 학생이 지역에서 교육받았더라도 취업 단계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이동 이후다. 국회미래연구원 분석에서 대학 졸업 후 광역 간 이동을 경험한 청년의 취업률은 81.9%였다. 이동하지 않은 청년은 75.9%로 6%포인트 차이가 났다. 취업자의 월평균 소득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대학 졸업 후 이동한 경우 평균 254만원, 이동하지 않은 경우 201만9천원으로 약 52만원의 격차가 있었다. 대기업 취업 비율 역시 대학 졸업 후 이동한 청년이 15.7%, 이동하지 않은 청년은 12.1%였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범위를 좁히면 격차는 더욱 크게 나타났다. 비수도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수도권에 거주하는 청년의 취업률은 97.5%로 조사됐고, 취업자 가운데 대기업에 종사하는 비율은 26%였다. 월평균 소득은 311만1천원이었다. 반면 비수도권 고교를 졸업하고 비수도권에 계속 거주하는 취업자의 월평균 소득은 191만3천원이었다. 다만 이 결과를 ‘수도권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취업과 소득이 높아졌다’는 인과관계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두 집단에는 학력이나 전공, 개인의 역량과 이동 가능성 등 여러 차이가 존재할 수 있고, 이번 분석은 이동 자체의 인과효과를 검증한 연구는 아니다.

그럼에도 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노동시장 성과가 관찰된다는 사실은 지역 청년의 이동을 바라보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지역을 떠나는 것이 단순한 선호가 아니라 더 많은 기회를 찾기 위한 선택일 가능성이다.

지역연계 교육을 확대하면 학생은 지역에 남을까

그렇다면 대학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에서는 지역산업연계 산학협력 교과목과 지역사회연계 문제해결 교과목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지역 정주와 관련된 긍정적 결과가 일부 나타났다. 지역산업연계 산학협력 교과목 참여 경험은 수도권 이동 의도를 낮추는 것과 관련됐고, 지역사회연계 문제해결 교과목 경험도 다른 비수도권으로 이동하려는 의도와 부적인 관계를 보였다. 하지만 분석에 대학 소재지의 일자리와 주거비, 문화·레저, 교통 편의성, 교육 기회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를 추가하자 지역연계 교과목 자체의 직접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게 됐다.

반면 지역연계 교육을 경험한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지역의 일자리, 주거비, 문화·레저, 교통, 교육 기회 등을 모두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대학 교육의 역할을 보다 세밀하게 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연계 교육이 학생을 곧바로 지역에 정착시키는 것이 아니라, 학생에게 지역의 산업과 사회, 일자리 가능성을 직접 경험하게 해 지역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그 인식이 다시 정주 의도와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도 인과관계는 확정할 수 없다. 원래부터 지역 정주 의향이 높은 학생이 지역연계 교과목을 더 적극적으로 선택했을 가능성도 있다.

결국 학생들이 보는 것은 ‘일자리와 기회’

한국교육개발원 분석에서 지역 정주와 가장 분명하게 연결된 것은 대학 소재지역의 정주 여건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였다. 지역에서 자신의 전공이나 관심 분야의 일자리를 찾기 좋다고 평가하는 학생은 수도권 이동 오즈가 그렇지 않은 학생의 0.58배였다. 교육 기회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면 0.71배, 교통 편의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 0.77배로 낮아졌다. 지역연계 교육의 효과보다 학생이 실제로 체감하는 일자리와 성장 가능성, 이동 편의성이 더 직접적인 변수로 나타난 셈이다.

이 결과를 국회미래연구원의 청년 이동 분석과 함께 보면 지역 정주정책이 마주한 문제가 보다 선명해진다. 학생들에게 지역의 가치를 알리고 지역에 대한 애착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지만, 청년이 지역에 남았을 때 얻을 수 있는 경제적·직업적 기회가 수도권보다 뚜렷하게 부족하다고 판단한다면 교육만으로 이동을 막기 어렵다.

더구나 실제 이동 청년에게서 취업률과 소득, 대기업 취업 비율 등 더 높은 노동시장 성과가 관찰되고 있다면 수도권 이동은 청년 개인에게 나름의 현실적 선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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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남아달라’는 정책에서 ‘남아도 되는 지역’으로

그동안 지역인재 정책은 지역대학을 중심으로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 기업 취업과 정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KEDI 보고서에서도 2025년 전국으로 확대된 RISE에 이어 2026년 학생·인재 중심의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인 ANCHOR로 정책이 전환되고 있음을 짚고 있다.

하지만 두 연구를 함께 놓고 보면 정책의 성패를 결정하는 지점은 대학 안보다 대학 밖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대학이 지역산업을 연결하고 학생에게 지역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졸업 후 선택할 수 있는 일자리의 질과 수, 경력 성장 가능성, 교육·교통·문화 등 생활 기반에서 차이가 계속된다면 지역에서 양성한 인재가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막기 어렵다.

국회미래연구원 역시 청년 이동의 주된 동기가 경제적 기회라고 보고, 비수도권의 산업 육성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에서도 실질적인 기회가 존재한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결국 지역정주 정책이 던져야 할 질문도 바뀔 필요가 있다.

‘어떻게 청년을 지역에 남게 할 것인가’보다 먼저 물어야 할 것은 ‘청년이 지역에 남는 선택을 해도 기회에서 뒤처지지 않는가’일 수 있다. 비수도권 대학생 절반 가까이가 재학 중부터 수도권을 바라보고, 실제 청년들의 이동이 취업기에 더욱 활발해지는 현실은 지역소멸 문제를 청년의 애향심이나 대학 교육의 문제로 환원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청년에게 지역 정착을 요구하기 전에, 지역에서도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삶과 일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 두 연구가 공통으로 던지는 과제는 결국 여기에 있다.

※ 이 기사는 한국교육개발원 「KEDI Brief 2026 Vol.13 비수도권 일반대학 학생의 지역 정주 의도 결정 요인은 무엇인가?」와 국회미래연구원 「국가미래전략 Insight 135호 청년의 지리적, 사회적 이동: 현황과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두 연구는 조사 대상과 분석 방법이 달라 수치를 직접 비교하기보다 각각 대학생의 정주 의도와 청년의 실제 이동 경험을 설명하는 자료로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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