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삶이 먼저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다음 질문부터는 곧바로 논쟁이 시작된다. 그 하락의 배경에 소셜미디어가 있는가. 있다면 그것은 직접적인 원인인가, 아니면 이미 존재하던 불안과 비교, 고립을 더 키우는 증폭 장치인가. 올해 자료는 이 질문에 대해 단순한 찬반 대신 조금 더 정교한 답을 내놓는다. 결론부터 말하면, 소셜미디어는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었다. 더 중요했던 것은 무엇을 위해, 얼마나, 어떤 구조의 플랫폼에서 사용하느냐였다. 그리고 그 효과는 모든 지역에서 똑같지 않았다.
이 점을 이해하려면 먼저 올해 분석이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좁혀 들어갔는지 볼 필요가 있다.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한 PISA 2022 자료는 인터넷 활동을 일곱 가지로 나눠 살폈다. 소셜미디어, 재미를 위한 브라우징, 게임, 커뮤니케이션, 뉴스, 콘텐츠 창작, 학습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 활동들을 다시 두 그룹으로 묶었다. 소셜미디어·게임·재미를 위한 브라우징은 Group A, 뉴스·콘텐츠 창작·학습·커뮤니케이션은 Group B다. 이 구분은 단순한 기술적 분류가 아니라, 청년의 삶의 만족과 어떤 방향으로 연결되는지를 드러내는 중요한 분기점이 됐다. 47개국, 26만6705명의 학생 자료를 보면 Group A는 낮은 사용 수준에서는 더 높은 삶의 만족과 함께 나타나지만, 사용 시간이 늘수록 더 빠르게 하락했다. 반면 Group B는 특히 남학생에게서는 거의 평평한 흐름을 보였고, 여학생에게서도 하락폭이 더 작았다.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소셜미디어 사용량이 많을수록 무조건 삶의 만족이 낮아진다는 단순한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PISA 자료에서는 인터넷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학생보다 어느 정도 사용하는 학생이 더 높은 삶의 만족을 보이는 구간이 분명히 존재했다. 특히 Group A와 Group B 모두 초저사용 구간에서는 비사용보다 더 높은 만족도가 나타났고, 그 이후부터 방향이 갈렸다. Group A는 사용량이 늘수록 비교적 가파르게 하락했고, Group B는 완만하거나 거의 변화가 없었다. 여학생은 Group A에서 하락이 더 뚜렷했고, 남학생은 Group B에서 거의 평탄한 흐름을 보였다. 이 결과는 “디지털 사용 자체가 문제”라고 말하기보다, “어떤 활동이 중심이 되느냐가 중요하다”는 쪽에 가깝다.
이 흐름은 지역별로 나눠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아시아, 중앙·동유럽+CIS, 영국·아일랜드, 중동·북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서유럽 모두에서 Group A는 저사용 구간에서는 Group B보다 위에 있다가, 사용 시간이 늘수록 아래로 내려갔다. 다시 말해 재미를 위한 브라우징, 게임, 소셜미디어는 적은 시간일 때는 상대적으로 해가 적거나 오히려 즐거움과 연결될 수 있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삶의 만족을 더 빠르게 깎아내리는 방식으로 작동했다. 그리고 이 하락은 모든 지역에서 남학생보다 여학생에게 더 가팔랐다. 특히 영국·아일랜드와 서유럽의 기울기가 더 컸다.
이쯤 되면 첫 번째 답은 분명해진다. 소셜미디어는 사용 여부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영역이다. 무조건 나쁘다고도, 무조건 괜찮다고도 말할 수 없다. 다만 특정 유형의 사용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삶의 만족을 빠르게 떨어뜨릴 가능성이 크고, 그 영향은 특히 여학생과 영어권·서유럽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무엇을 하느냐”가 “얼마나 하느냐”보다 중요했다
PISA 자료가 흥미로운 이유는 소셜미디어를 전체 인터넷 활동의 일부로 놓고 비교했다는 점이다. 그 결과 일곱 가지 활동은 사실상 두 개의 세계로 나뉘었다. 커뮤니케이션, 뉴스, 학습, 콘텐츠 창작은 상대적으로 더 높은 삶의 만족과 연결됐다. 반면 소셜미디어, 게임, 재미를 위한 브라우징은 더 낮은 삶의 평가와 연결됐다. 특히 매우 높은 사용 수준에서는 모든 인터넷 활동이 삶의 만족 하락과 연결됐지만, Group A의 하락은 훨씬 더 두드러졌다. 이는 중요한 차이를 보여준다. 인터넷 사용은 하나의 단일 행위가 아니며, 연결을 위한 사용과 소비·비교를 중심으로 한 사용은 전혀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차이를 기사적으로 풀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디지털 환경은 모두 같지 않았다. 누군가와 대화하고, 정보를 찾고, 배우고,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용은 관계와 자율성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계속해서 보고, 넘기고, 비교하고, 반응하는 사용은 삶의 만족을 더 빠르게 닳게 만들 가능성이 컸다. 문제는 스크린 그 자체가 아니라, 스크린 안에서 무엇이 반복되느냐였다.
이 점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 라틴아메리카 분석이다. 멕시코 ENBIARE 2021 자료는 플랫폼별 사용과 삶의 만족, 긍정·부정 정서, 정신건강 문제를 함께 볼 수 있게 해준다. 이 자료에서 WhatsApp 사용률은 76%, Facebook은 61%였다. 반면 X(트위터)는 10%, Instagram은 17%, TikTok은 11%였다. 더 중요한 것은 각 플랫폼의 방향이 달랐다는 점이다. WhatsApp과 Facebook의 더 잦은 사용은 삶의 만족, 삶의 평가, 긍정적 정서와 정(+)의 관계를 보였다. WhatsApp은 부정적 정서와 정신건강 문제를 낮추는 방향으로도 나타났다. 반면 X, Instagram, TikTok은 대체로 더 낮은 행복과 연결됐고, 더 높은 부정적 정서와 정신건강 문제와 연관됐다. 특히 Instagram은 더 낮은 삶의 평가와 연결됐다.
여기서 분석은 플랫폼을 두 종류로 묶는다. WhatsApp과 Facebook은 social connection, 즉 사회적 연결(SC) 플랫폼이다. X, Instagram, TikTok은 algorithmic content, 즉 알고리즘 기반 콘텐츠(AC) 플랫폼이다. SC 플랫폼은 전반적으로 유리한 방향, AC 플랫폼은 불리한 방향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매우 결정적인 차이다. 같은 ‘소셜미디어’라고 해도 중심 기능이 사람 간 연결인지, 알고리즘이 고른 시각적 콘텐츠 소비인지에 따라 삶의 만족과의 관계가 전혀 달랐다는 뜻이다.
라틴아메리카 17개국을 대상으로 한 Latinobarómetro 분석도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Facebook, WhatsApp, LinkedIn으로 묶인 SC 플랫폼의 계수는 대체로 정(+) 방향이었고, X, Instagram, TikTok으로 묶인 AC 플랫폼은 훨씬 약하거나 덜 우호적이었다. 17개국 전체를 합친 분석에서 SC와 AC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 다시 말해 플랫폼의 종류 자체가 중요했다. 이 결과는 “SNS는 다 똑같다”는 식의 접근이 현실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소셜미디어는 세계 어디에서나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청년층 하락의 핵심 사례로 꼽힌 미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4개국과 대비해보면, 라틴아메리카의 결과는 더욱 의미심장하다. 라틴아메리카는 소셜미디어 사용 수준이 높으면서도 청년 웰빙이 높은 지역이다. 평균 사용량만 놓고 보면 영어권 국가들과 크게 다르지 않거나 오히려 더 높은 구간도 있었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이 차이는 결국 소셜미디어의 영향이 사용량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해준다. 플랫폼 구조, 사용 목적, 사회적 관계의 밀도, 문화적 맥락이 함께 작동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올해 분석은 국가 수준에서 사회관계를 위한 인터넷 사용 시간이 길수록 청년 웰빙 비율이 높았고, 소셜미디어 사용 시간 자체는 청년 웰빙과 유의미한 상관이 없었다고 정리한다. 47개국 비교에서 커뮤니케이션 시간과 청년 웰빙 비율의 상관은 r=0.46, p=0.001이었지만, 소셜미디어 시간과 청년 웰빙 비율의 상관은 r=0.07, p=0.647이었다. 즉 “많이 쓸수록 더 나빠진다”는 식의 설명은 국제 비교 수준에서는 힘을 잃었다. 그보다 강한 설명력은 “무엇을 위해 쓰느냐”와 “그 사회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소셜미디어가 작동하느냐” 쪽에 있었다.
그렇다면 왜 영어권과 서유럽에서는 하락이 더 뚜렷했을까. 올해 분석은 조심스럽지만 분명한 표현을 쓴다. 소셜미디어의 보급 수준과 사용 패턴은 세계적으로 대체로 비슷하지만, 삶의 평가와 연결되는 힘은 영어권 국가와 서유럽에서 더 강했다. 다시 말해 같은 플랫폼, 비슷한 사용 시간이라도 어떤 사회에서는 더 큰 부정적 영향을 낳았다는 뜻이다. 이 차이가 청년 삶의 하락 전체를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중요한 부분을 설명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고 정리한다.
이 대목은 소셜미디어를 독립적인 원인으로 볼지, 사회문제를 증폭하는 장치로 볼지 판단하는 데 핵심이 된다. 만약 플랫폼 그 자체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면, 전 세계 어디서나 비슷한 하락이 나타나야 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반대로 사회 구조만이 중요하다면, 플랫폼 종류와 사용 패턴에 따른 차이도 설명하기 어렵다. 따라서 더 적절한 표현은 이것이다. 소셜미디어는 기존의 사회적 압박, 비교 문화, 관계 취약성, 정서적 불안을 증폭하는 장치로 작동할 수 있다. 특히 알고리즘 기반 시각 콘텐츠, 인플루언서 중심 소비, 수동적 스크롤 사용이 중심이 되는 환경에서는 그 힘이 더 커진다.
청년들은 왜 “쓰지만 원하지 않는” 상태에 놓였나
미국 대학생 표본에서는 다수의 학생이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자신도 쓰고 있지만, 모두가 안 쓴다면 자신도 안 쓰는 편이 더 낫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플랫폼 사용이 순수한 자발적 선택이라기보다, 다른 사람도 쓰기 때문에 나도 빠질 수 없는 구조라는 뜻이다. 내가 원해서 쓰는 측면과, 빠지면 불리해질까 봐 쓰는 측면이 동시에 있는 셈이다.

이 상태는 오늘의 청년 경험을 꽤 정확하게 설명한다. 디지털 연결망은 필수가 됐고, 플랫폼 밖으로 나가면 정보와 관계, 문화적 흐름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이 생긴다. 그러니 사용은 멈추기 어렵다. 그러나 사용하면서도 그것이 삶을 더 낫게 만들고 있다는 확신은 약하다. 이 모순이 커질수록 플랫폼은 자유로운 선택의 공간이 아니라, 상호 의존적 강제의 공간이 된다. 이때 소셜미디어는 단순한 원인이라기보다, 빠져나오기 어려운 사회적 장치가 된다.
한국은 이미 높은 디지털 의존도와 높은 비교 강도를 동시에 가진 사회다. 스마트폰 사용은 일상이 됐고, 정보와 관계, 소비와 문화가 모두 하나의 화면으로 수렴했다. 이 환경에서 “소셜미디어가 문제인가”라는 질문은 쉽게 도덕적 비난이나 세대 비판으로 흐를 수 있다. 그러나 올해 자료는 그런 단순화를 피하라고 말한다. 문제는 단순한 사용 여부가 아니라 사용 구조다. 사람과의 대화, 정보 탐색, 학습과 창작이 중심인 사용인지, 아니면 끝없는 비교와 시각적 소비, 알고리즘이 미는 자극적 콘텐츠가 중심인 사용인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한국 청년에게 이 질문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은 이미 경쟁과 비교가 강한 사회다. 입시, 취업, 외모, 자산, 관계, 취향까지 거의 모든 것이 비교 가능한 항목으로 바뀌어 있다. 이런 사회에서 알고리즘 기반 콘텐츠는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비교를 상시화하는 장치가 된다. 누군가는 더 잘살고, 더 예쁘고, 더 즐겁고, 더 빨리 앞서가는 것처럼 보이는 화면을 오래 볼수록 자기 삶의 평가는 흔들리기 쉽다. 반면 친구와 대화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무언가를 배우고, 스스로 만들어내는 사용은 여전히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같은 스마트폰 안에서도 어떤 사용은 삶을 얇게 만들고, 어떤 사용은 삶을 지지한다는 뜻이다.
결론은 단순한 찬반이 아니다
여기까지를 정리하면 답은 조금 더 선명해진다. 소셜미디어를 단일한 원인으로 말하는 것은 과장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영향이 없다고 말하는 것도 현실을 놓친다. 더 정확한 표현은 이렇다. 소셜미디어는 청년 삶의 불안과 비교, 고립을 증폭시킬 수 있으며, 그 힘은 플랫폼 구조와 사용 방식, 사회적 맥락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특히 사회적 연결을 강화하는 플랫폼과 알고리즘 기반 콘텐츠 소비를 유도하는 플랫폼은 같은 이름 아래 묶을 수 없을 정도로 다른 결과를 보여줬다. 저사용 구간과 고사용 구간의 차이, 남학생과 여학생의 차이, 영어권·서유럽과 라틴아메리카의 차이까지 함께 봐야 비로소 전체 그림이 드러난다.
결국 “소셜미디어는 원인인가, 결과인가”라는 질문에는 하나의 단어로 답하기 어렵다. 원인이기도 하고, 이미 존재하던 문제를 더 크게 만드는 증폭 장치이기도 하다. 다만 분명한 것은 있다. 청년 웰빙의 하락을 이해하려면 플랫폼을 하나의 덩어리로 보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연결을 위한 사용과 비교를 위한 사용, 관계를 만드는 구조와 알고리즘이 소비를 밀어붙이는 구조를 구분해야 한다. 그래야 이 문제를 도덕적 비난이 아니라 정책과 교육, 플랫폼 설계의 문제로 옮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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