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기후위기 대응 작물 연구, AI 기반 수업 설계 교육, 차세대 의과학자 육성까지… 연구와 교육 전반에서 동시다발 성과

전남대 전경 / 사진 전남대 제공

전남대학교가 기후위기 시대 식량안보에 대응할 수 있는 작물 연구 성과를 내놓는 한편, 생성형 AI를 대학 수업 설계 단계로 본격 끌어들이는 교육 혁신에 착수했고, 심근경색 이후 심장질환 치료 전략을 탐색하는 젊은 연구자는 국가 지원 연구사업에 선정됐다.

기후위기 농업 해법, 벼 연구에서 실마리 찾다

이번 성과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연구는 생명과학기술학부 장규필 교수팀의 작물 연구다. 연구팀은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고온 등 환경 스트레스 속에서도 수확량을 유지하면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핵심 단서를 제시했다. 그동안 작물 연구에서는 생장과 생산성을 높이면 스트레스 저항성이 약해지고, 반대로 저항성을 강화하면 생장이 저해되는 상충 관계가 오래된 난제로 여겨져 왔다. 전남대 연구진은 이 틀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팀은 중요 식량작물인 벼를 활용해 OsFeSOD3 단백질의 기능을 규명했다. 이 단백질은 엽록체 유전자 발현을 담당하는 PEP 복합체의 구성 요소로 작용하며 엽록체 발달을 조절하는 핵심 인자인 동시에, 엽록체 내부의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효소로도 작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시 말해 식물의 성장에 필요한 엽록체 발달과 환경 스트레스 대응을 함께 조절하는 ‘이중 조절자’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OsFeSOD3 발현이 증가된 벼는 스트레스가 없는 조건에서도 생장과 생산성을 유지했고, 스트레스 조건에서는 높은 저항성과 향상된 생산성을 동시에 보였다. 이 연구는 단순한 기초과학 성과를 넘어 기후위기 시대 농업의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장규필 교수는 이번 연구가 생장·생산성과 스트레스 저항성의 동시 향상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해당 성과는 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Plant Biotechnology Journal에 게재됐다.

AI 활용을 넘어 ‘수업 설계’로 들어간 대학 교육

연구실의 성과만이 아니다. 교육 현장에서도 변화의 방향은 분명하다. 전남대 교육혁신본부는 생성형 AI를 단순히 보조 도구로 쓰는 수준을 넘어, 교수설계 전반에 적용하는 실무형 교육을 본격화하고 있다. 전 교원 대상 AI 활용 교육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실제 강의 설계와 운영 전략을 다루는 집중교육 과정을 마련한 것이다. 전남대가 운영하는 ‘제1기 강사 AI 역량 강화 집중교육 과정’은 4월 8일부터 5월 20일까지 매주 수요일 총 6회, 24시간 동안 진행된다. 가장 큰 특징은 참여 강사가 자신의 교과목을 바탕으로 직접 수업 설계 산출물을 만들고, 피드백을 통해 이를 수정·보완하는 실습 중심 구조라는 점이다. 생성형 AI를 설명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수업 맥락 안에서 어떻게 적용하고 어떤 방식으로 수업의 질적 개선으로 연결할지를 설계하는 과정에 방점이 찍혀 있다.

정은경 교육혁신본부장은 이번 과정이 생성형 AI를 단순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교수자가 수업 성과와 맥락에 맞게 AI를 활용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대학이 AI를 둘러싼 유행을 좇는 차원을 넘어, 교수법과 학습 설계의 구조 자체를 재조정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페이지 2의 교육 안내 이미지에서도 생성형 AI 이해 및 수업계획서 재설계, AI 기반 수업설계, 학습자료 제작 및 AI 활용 수업 운영 전략, AI 활용 학습데이터 분석 등이 주요 내용으로 제시돼, 단순 체험형 교육이 아니라 교수설계 전반을 겨냥한 프로그램임을 확인할 수 있다.

젊은 연구자 지원, 의생명 분야에서도 이어지다

의생명 분야에서는 차세대 연구자 육성의 신호가 나왔다. 전남대 세포재생연구센터 연구팀의 조향희 박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고 한국연구재단이 운영하는 세종과학펠로우십에 선정됐다. 이 사업은 젊은 연구자가 독립적인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핵심 과학기술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선정되면 최대 5년간 연간 약 1억 원 규모의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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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조 박사는 ‘심근경색 후 대식세포 변성 기반 세포외기질 리모델링 제어를 통한 심장질환 치료 표적 발굴’을 주제로 향후 5년간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심근경색 이후 많은 환자가 심부전으로 이어지는 이유를 보다 정밀하게 이해하려는 시도다. 기존 연구가 주로 염증 반응이나 섬유아세포에 초점을 맞췄다면, 조 박사의 연구는 대식세포의 변화가 심장 조직 회복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주목한다. 특히 대식세포가 근섬유아세포로 전환되는 과정과 그에 따른 세포외기질 변화가 섬유화와 심기능 저하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분석해, 새로운 치료 전략의 표적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대학의 연구력이 단지 논문 편수나 수상 실적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질환의 병리 기전을 해명하고 장기적으로 임상 적용 가능성을 갖춘 치료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질문과도 연결된다. 조향희 박사는 심근경색 이후 회복 과정에서 나타나는 세포 변화와 조직 환경의 특성을 정밀하게 분석해 기초적 이해를 심화하고, 임상 적용 가능성이 있는 연구 성과를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대학의 경쟁력은 한두 개의 상징적 성과로 설명되지 않는다.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연구 주제로 끌어오고, 새 기술을 교육의 실제 문법으로 바꾸며, 다음 세대 연구자가 독자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일까지 함께 작동할 때 비로소 대학의 변화는 실체를 갖는다. 3월 30일 전남대가 내놓은 세 장의 보도자료는 바로 그 변화가 연구실과 강의실, 그리고 젊은 연구자의 실험실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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