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투석 50례 돌파… 생존율 62.5%까지 끌어올려
반려동물 의료가 고도화되면서 중증 질환 치료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고난도 치료는 여전히 수도권 대형병원에 집중돼 있어, 지역에서는 치료 접근성의 한계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전남대학교 동물병원이 이러한 구조를 바꾸는 사례를 만들어내고 있다. 전남대 동물병원은 개소 1년 만에 반려동물 혈액투석 50례와 누적 투석 시간 500시간을 달성하며, 지역 중증 진료 역량을 빠르게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치료 건수 증가를 넘어, 지역에서도 고난도 중증 치료가 가능한 의료 체계가 구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혈액투석은 급성 신부전이나 중독 등으로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의 혈액을 체외로 순환시켜 노폐물을 제거한 뒤 다시 체내로 주입하는 치료다. 치료 과정에서 환자의 상태를 정밀하게 조절해야 하는 고난도 의료기술로 분류된다. 특히 국내 반려견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10kg 미만 소형견의 경우 혈액량이 적어 투석 과정에서 혈압 저하 등 치명적인 합병증 위험이 높다. 이 때문에 숙련된 의료진과 정밀한 장비,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이 동시에 요구된다. 이러한 이유로 지역에서는 관련 인프라가 부족해 중증 환자를 수도권으로 이송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돼 왔다.
전남대 동물병원은 치료 접근 방식을 바꿨다. 신장투석팀을 이끄는 수의내과학 이창민 교수와 응급중환자의학과 노웅빈 교수는 해외 기관과의 학술 교류를 통해 선진 기술을 도입하고, 국내 소형견과 중환자 특성에 맞춘 ‘환자 맞춤형 CRRT 치료 프로토콜’을 구축했다. 그 결과 치료 성과도 개선됐다. 일반적으로 투석이 필요한 반려동물의 퇴원 생존율은 40~50% 수준으로 알려져 있지만, 전남대 동물병원은 이를 62.5%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장비 도입을 넘어 치료 프로토콜과 의료진 전문성이 결합된 결과로 평가된다.
전남대 동물병원은 24시간 응급의료센터를 기반으로 상시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교수진을 포함한 전문 의료진이 상주하며 중증 환자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또 공공기관으로서 수익성보다 지역사회 기여를 우선 가치로 두고, 수도권 대비 합리적인 비용으로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창민 교수는 소형견에 안전하게 적용 가능한 투석 시스템은 단기간에 구축되는 것이 아니라 축적된 임상 경험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노웅빈 교수 역시 응급 중환자 진료에서 신장 질환 대응 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365일 즉각 대응 가능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치료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단순히 동물병원의 발전을 넘어 지역 의료 인프라의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로도 해석된다. 고난도 치료가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에서도 전문적인 중증 치료가 가능해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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