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서울대 연구진, 재활용 불가능했던 폴리우레탄 100% 순환 기술 개발…완전 분해로 ‘클로즈드 루프’ 구현

플라스틱 재활용의 한계는 소재의 성질에서 비롯된다. 특히 열경화성 플라스틱은 한 번 굳으면 다시 녹일 수 없어, 대부분 소각이나 매립에 의존해 왔다. 이 과정에서 탄소 배출과 환경 부담은 불가피했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에 대해 국내 연구진이 기존 원료 수준으로 되돌리는 화학적 해법을 제시했다.

부산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제정호 교수 연구팀은 서울대학교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재활용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열경화성 폴리우레탄(PU) 폐플라스틱을 기존 화학 원료와 동일한 수준으로 완전 분해·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월 22일 밝혔다 .

폴리우레탄은 신발, 가구, 자동차 내장재, 가전제품 단열재 등 일상 전반에 널리 사용되지만, 열을 가하면 오히려 구조가 더 단단해지는 특성 때문에 물리적 재활용이 어렵다. 기존 화학적 재활용 기술은 일부 원료만 회수하거나, 회수된 물질의 품질이 떨어져 다시 원료로 사용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촉매와 반응 경로 설계에서 해결했다. 반응 용액에 녹아드는 균일계 촉매 대신, 분리가 용이한 불균일계 고체 촉매인 산화아연(ZnO)을 적용하고, 기존에 주로 사용되던 1차·2차 알코올이 아닌 3차 알코올인 tert-butanol(TBA)을 반응 물질로 도입했다. 이 조합을 통해 폴리우레탄 결합을 완전히 끊어내는 새로운 해중합 경로를 구현했다. 그 결과 폐폴리우레탄은 폴리우레탄 제조에 사용되는 두 핵심 원료인 폴리올과 다이아닐린으로 완전히 전환됐다. 특히 회수된 원료는 구조와 성질이 기존 원료와 동일해, 추가 정제나 혼합 없이 다시 폴리우레탄 생산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재활용 기술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실제 적용 가능성도 확인됐다. 단열재, 쿠션, 패키징 소재 등 다양한 실제 폐폴리우레탄 시료에 기술을 적용한 결과, 원래 플라스틱 질량 대비 75~90% 수준의 높은 회수율이 나타났다. 또한 고체 촉매를 사용함으로써 반응 이후 촉매 분리 공정이 필요 없고, 촉매 재사용이 가능해 공정 경제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연구진은 촉매 구조 분석과 밀도범함수이론(DFT) 계산을 통해, 이러한 고효율 분해가 산화아연의 산·염기 양쪽성 특성과 3차 알코올 반응 과정에서 형성되는 안정적인 중간체에 기인함을 규명했다. 즉, 잘 알려지지 않았던 촉매–알코올 조합이 폴리우레탄 분해의 선택도와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린 것이다.

연구진-제정호 교수, 한정우 교수, 스와티 학생, 전혁준 학생(왼쪽부터) / 사진 부산대 제공

이 기술은 사용 후 폐기물을 다시 같은 가치의 자원으로 되돌리는 ‘클로즈드 루프’ 자원순환 시스템에 적용될 수 있다. 소각이나 다운사이클링에 머물렀던 폴리우레탄 처리 방식을 근본적으로 전환해, 순환경제와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제정호 교수는 불균일계 촉매 기반 해중합을 통해 기존 기술로는 도달하기 어려웠던 수준의 분해 효율과 선택도를 확보했다며, 이러한 접근이 플라스틱 자원순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광고
대학

플라스틱 문제는 더 이상 수거와 처리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화학적 경로로 다시 자원으로 되돌릴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부산대 연구진의 이번 성과는 ‘재활용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플라스틱에도 완전 순환의 길이 열릴 수 있음을 보여주며,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의 기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

#부산대학교 #플라스틱재활용 #폴리우레탄 #순환경제 #탄소중립 #화학공학

Social Share

함께 읽어보세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