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공학부 김혜정 교수 연구팀, 휘어지고 비틀리는 구조의 광촉매 마이크로리액터 구현
고려대학교 연구진이 별도의 화학약품 없이 태양광을 이용해 오염된 물을 정화할 수 있는 유연형 수처리 장치를 개발했다. 휘어지거나 비틀리는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향후 휴대형 정수 장치와 곡면 부착형 수처리 시스템 등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했다.
고려대학교는 기계공학부 김혜정 교수 연구팀이 태양광을 이용해 물속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지속가능한 차세대 유연형 마이크로리액터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마이크로리액터는 머리카락 굵기 수준의 미세한 관 안에서 물질을 연속적으로 흐르게 해 화학 반응을 유도하는 소형 장치로, 넓은 표면적을 통해 반응 속도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물 부족과 수질 오염 문제가 심화되면서 화학약품 대신 자연 에너지를 활용하는 친환경 수처리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빛 에너지를 이용해 물속 오염물질을 분해하는 광촉매 기반 수처리 기술은 대표적인 대안으로 꼽히지만, 기존 장치는 대부분 딱딱한 구조로 제작돼 곡면이나 야외 현장 환경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오염수가 정수 촉매 표면에 충분히 접촉하지 못해 정화 효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도 과제로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양광 기반으로 작동하는 유연형 광촉매 마이크로리액터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장치는 별도의 화학약품 없이 빛 에너지를 이용해 오염물질을 분해하며, 유연한 구조를 갖춰 다양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장치 내부에는 3차원 격자 구조가 도입됐다. 물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섞어 오염물질이 광촉매 표면에 더 자주 접촉하도록 한 구조다. 연구팀은 연속적으로 오염수를 흘려보내는 조건에서 최대 99.4%의 오염물질 제거 효율을 확인했다. 이는 수처리 성능을 높이기 위해 촉매 표면적뿐 아니라 장치 내부에서 물이 어떻게 흐르고 섞이는지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 장치는 휘어지거나 비틀리는 조건에서도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마이크로리액터는 종이를 접듯 완전히 구기거나 돌돌 말 수 있는 약 1mm 수준의 작은 곡률 반경에서도 파손 없이 변형이 가능했다.
연구팀은 장치를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대면적화해 가로 8cm, 세로 16cm 크기로 제작했다. 야외 햇빛 조건에서 성능을 검증한 결과 96.9%의 오염물질 제거 효율도 달성했다. 실험실 조건을 넘어 실제 야외 환경에서도 높은 정화 성능을 보인 것이다.
소형 펌프와 배터리를 결합한 휴대형 순환 시스템도 구현됐다. 이 시스템은 장시간 순환 구동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정화 성능을 유지했다. 전원과 설비가 제한된 야외 환경에서도 운용할 수 있는 휴대형 수처리 장치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김혜정 교수는 이번 장치가 휘어지거나 비틀리는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어, 향후 별도의 화학약품 사용을 줄이면서 현장에서 쉽게 운용할 수 있는 휴대형 정수 장치, 곡면 부착형 수처리 시스템, 지속가능한 환경 정화 기술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고려대 기계공학부 김혜정 교수가 교신저자로, 고려대 반영민 석박통합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성과는 화학공학 및 환경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Chemical Engineering Journal 온라인판에 4월 30일 게재됐다. 논문명은 ‘Flexible microreactors integrating lattice micromixers for water purification’이며, DOI는 10.1016/j.cej.2026.176861이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진 사진에는 김혜정 교수와 반영민 석박통합과정이 함께 소개됐으며, 연구 논문 이미지는 유연형 광촉매 마이크로리액터 내부에서 오염수가 유입되고 자외선 조건에서 광촉매 반응을 거쳐 정화되는 구조를 보여준다.
이번 성과는 태양광 기반 수처리 기술을 유연한 장치 구조와 결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장치 내부의 물 흐름과 혼합 구조를 함께 설계해 정화 효율을 높였고, 야외 조건과 휴대형 순환 시스템에서도 성능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현장형 수처리 기술로의 적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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