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측정 데이터를 쇼클리-퀘이서 기준으로 분석해 손실을 네 가지 항목으로 분해… 국제학술지 ‘Advanced Energy Materials’ 8월 19일 게재
태양전지의 효율이 왜 떨어졌는지를 단계별로 찾아낼 수 있는 이른바 ‘건강검진표’가 나왔다. 고려대학교 KU-KIST융합대학원 겸 융합에너지공학과 이승우 교수는 서로 다른 태양전지를 공정하게 비교하고, 효율을 떨어뜨리는 원인을 찾아내는 새로운 분석 체계를 제시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의 단독저자이자 교신저자다.
태양전지 두 개가 똑같이 20% 효율을 보이더라도 개선해야 할 지점은 전혀 다를 수 있다. 한 소자는 빛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고, 다른 소자는 만들어진 전하가 중간에 사라지거나 전기 저항 때문에 출력을 잃을 수 있는데, 최종 효율 숫자만 봐서는 이런 차이가 드러나지 않는다. 이 교수의 연구는 이 한계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뒀다.
태양전지 연구에서 널리 쓰이는 쇼클리-퀘이서(SQ) 한계 이론은 물리학과 열역학 법칙에 따라 태양전지가 빛 에너지를 전기로 바꿀 때 도달할 수 있는 이론상 최고 효율을 계산한 모델로, 자동차의 ‘이론적 최고속도’에 비유할 수 있다. 실제 성능을 공정하게 비교하려면 같은 도로 조건을 써야 하듯, 태양전지도 같은 빛의 세기와 온도, 빛의 출입 조건, 일관된 밴드갭 정의를 적용해야 한다.
이 교수가 제시한 체계는 세 가지 검사로 시작된다. 외부양자효율(EQE)은 어떤 색의 빛을 전기로 바꾸는지, 전기발광(EL)은 전하가 빛으로 얼마나 되돌아 나오는지, 전류-전압 곡선(J-V)은 실제로 얼마나 많은 전력을 내는지를 알려준다. 이 데이터를 공통 SQ 기준에 대입하면 손실이 빛 흡수 손실, 복사 전압 손실, 빛을 내지 않고 사라지는 전하, 저항과 션트로 줄어든 출력 등 네 가지 진단 항목으로 나뉜다. 연구자는 이 항목들을 살펴 가장 큰 손실부터 개선에 나설 수 있다.
특히 복사 전압 손실이 1보다 작다는 이유만으로 소자 내부의 전기적 결함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빛 흡수 경계면 모양에 따른 광학적 손실일 수 있어 빛 흡수 손실과 함께 봐야 하며, 소자 특성상 진단 기준이 서로 맞지 않을 때는 측정된 빛 반응 데이터(EQE)를 바탕으로 이론상 최대 성능, 즉 복사 한계를 다시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분석 체계는 실리콘, GaAs, CIGS, 페로브스카이트, 유기 태양전지, 초박막 TMD처럼 특성이 크게 다른 태양전지 기술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기술별 측정 요령과 파이썬 분석 템플릿까지 함께 제공해, 연구자와 기업이 같은 기준으로 성능을 검증하고 가장 시급한 개선 과제를 찾도록 돕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구 성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 IF=25.5)’ 온라인에 8월 19일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보건복지부 한미공동연구기금, 고려대학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번 연구는 서로 다른 기술로 만들어진 태양전지를 하나의 공통 잣대로 진단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효율 숫자 비교에 그치지 않고 손실의 원인을 항목별로 나눠 보여주기 때문에, 태양전지 성능 개선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실무적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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