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렌즈를 안구 대용 모델로 활용해 눈 화장품 속 과불화화합물의 안구 이동 경로와 전달 비율 측정
눈 화장을 할 때 아이섀도에 들어 있는 과불화화합물(PFAS)의 약 38%가 눈 표면으로 전달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체내에 들어오면 거의 분해되지 않아 이른바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는 PFAS가 실제 안구에 닿는 경로를 실험으로 확인한 것이다.
고려대학교 보건환경융합과학부 최윤형 교수 연구팀은 콘택트렌즈를 이용해 눈 화장품 속 PFAS가 눈으로 전이되는 과정을 규명한 논문 ‘국내 저가형 생활용품 매장에서 유통되는 아이메이크업 제품의 과불화화합물(PFAS) 성분 분석 및 안구 노출 평가’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주관하는 제36회 과학기술우수논문상을 지난 9월 30일 수상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시중 저가형 매장에서 판매되는 아이 메이크업 제품들을 수거해 성분을 분석한 뒤, 각막과 맞닿는 콘택트렌즈를 안구 대용 모델로 활용해 화장 과정을 재현했다. 실험 결과 눈두덩에 바른 아이섀도에 포함돼 있던 PFAS 가운데 약 38%가 렌즈 표면으로 옮겨간 것이 확인됐다.
PFAS는 물과 기름에 강해 화장품의 밀착력과 지속력을 높이는 용도로 쓰여 왔다. 그러나 자연 분해가 극히 어렵고 체내에 오래 축적돼 호르몬 교란이나 면역력 저하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로 지목된다. 그동안의 연구가 화장품에 PFAS가 들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번 연구는 일상적인 화장 과정에서 PFAS가 눈으로 이동하는 실제 경로와 전달 비율을 실험으로 측정해 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이번 수상으로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다만 연구팀은 콘택트렌즈를 활용한 체외 모사 실험의 특성상 표본 수가 제한적이며, 실제 인체에서는 눈물 순환과 눈 깜빡임 등 자정 작용이 작동한다는 점을 함께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안구의 특수성을 고려한 정밀 노출 기준과 눈 화장품 맞춤형 안전관리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구를 이끈 최윤형 교수는 “매일 쓰는 눈 화장품 속 유해물질이 물리적으로 안구 표면에 노출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소비자 안전을 지키고 환경보건 정책을 정밀하게 설계하는 데 필요한 과학적 근거를 계속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한국환경보건학회지에 게재됐다. 김지원 대학원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고, 최윤형 고려대 교수와 전준호 창원대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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