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수학 방정식’으로 훼손 지문 복원…포렌식 기술 새 지평 열다

AI 없이도 정밀 복원 가능한 순수 수학 기반 기법 개발…국제학술지 Pattern Recognition 게재

고려대학교 연구팀이 손상된 지문을 인공지능 없이도 정밀하게 복원할 수 있는 새로운 수학적 기법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대용량 데이터나 GPU 같은 고성능 장비에 의존하지 않고, 순수 수학 모델만으로 지문 구조를 정교하게 재구성했다는 점에서 국내·외 법과학 및 포렌식 분야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연구 결과는 2025년 11월 20일 국제 학술지 Pattern Recognition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기존 지문 복원 기술은 이미지 보정이나 신호 처리, 또는 대규모 학습 기반 AI 기술에 의존해 현장에서 활용이 제한적이었다. 이에 대해 김준석 고려대 수학과 교수 연구팀은 지문 가장자리에 남아 있는 패턴 정보를 바탕으로 내부의 끊긴 융선(ridge)을 자연스럽게 이어 붙이는 수학적 복원 모델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편미분방정식(PDE)을 활용해 지문의 흐름을 중심부로 확장하는 방식의 알고리즘을 구축했고, 지문의 일부만 남아 있는 상황에서도 실제 구조와 일관된 패턴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PDE 기반 접근은 지문을 구성하는 패턴의 방향성과 곡률을 계산적으로 보존하면서 손상 부위를 채워 넣는 방식으로 작동해 기존 보정식 알고리즘과는 차별성을 갖는다.

연구팀은 물리·재료과학 분야에서 복잡한 구조 형성을 설명하는 블록 공중합체(block-copolymer) 수학 모델을 응용해 지문 내부의 미세 구조 형성 원리를 수학적으로 모사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이를 통해 단순히 끊어진 선을 이어 붙이는 수준을 넘어 지문이 형성되는 구조적 원리까지 반영한 복원 기법을 구현했다. 이러한 접근은 실제 실험에서 선명한 융선 구조와 안정된 패턴을 재현하며 기술의 실용성과 정확성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해당 복원 방식에 대한 특허도 확보해 기술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연구진 / 사진 고려대 제공

김준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초 수학만으로도 훼손된 지문을 복원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며 “AI 기술이 빠르게 확장되는 시대에도 기초과학이 여전히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수사 현장에서 흔히 마주하는 부분 손상 지문, 쪽지문 등은 AI 모델이 학습하지 않은 형태라 정확한 분석이 어려웠는데, 이번 기술은 적은 데이터로도 빠르게 적용할 수 있어 현장 활용도가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려대는 향후 포렌식, 보안, 법과학 분야에서의 실용화를 위해 후속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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