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연구진 “AI 대체 불안, 직무 몰입 전반적으로 낮춘다”

직무 자율성·난이도 무관한 공통 현상 확인… 기술 수용 위한 조직·정책 개입 필요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의 확산은 업무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노동 현장에 새로운 심리적 부담을 만들어내고 있다. 기술이 자신의 일을 대체할 수 있다는 불안이 실제로 근로자의 일 몰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홍세희 교수 연구팀은 AI와 자동화 기술 발전에 대한 걱정이 근로자의 직무 몰입도를 유의미하게 낮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 『Technology in Society』(SSCI, IF 12.5)에 온라인으로 게재됐으며, 2026년 정식 출판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AI 기술 발전에 대한 불안이 단순 반복 업무 종사자에 국한되지 않고, 기획·분석 등 고숙련 직무 종사자에게도 확산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연구를 출발했다. 기술 대체 가능성에 대한 인식 자체가 근로자의 태도와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분석에는 2020년 한국근로환경조사(KWCS)에 참여한 만 50세 이하 임금근로자 17,087명의 자료가 활용됐다. 연구팀은 직무 자율성과 업무 복잡성을 기준으로 근로자의 직무를 고자율–단순, 저자율–단순, 고자율–복잡, 저자율–복잡의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비교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AI와 자동화 기술에 대한 걱정은 모든 직무 유형에서 직무 몰입도를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의 자율성이 높거나 업무가 복잡한 경우에도 예외는 없었으며, 기술 대체에 대한 불안이 커질수록 일에 집중하기 어려워지는 경향이 공통적으로 확인됐다. 이는 AI 대체 불안이 특정 직군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노동 환경에서 나타나는 보편적 심리 현상임을 시사한다.

연구는 특히 기술 발전에 대한 걱정이 실제 직무 대체 위험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불안은 객관적 위험보다는 인식과 해석의 문제로 작동하며, 이로 인해 근로자의 동기 저하와 몰입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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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홍세희 교수는 기술 발전에 대한 걱정이 근로자 전반에 걸쳐 일반화된 불안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직과 정책 차원에서 AI를 위협이 아닌 지원 자원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개입이 이뤄질 때, 기술 수용과 직무 몰입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고려대 제공

이번 연구는 제10회 산업안전보건 논문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논문을 바탕으로 수행됐으며, 산업안전보건연구원(KOSHA)을 통해 공개된 공공 데이터를 활용했다. AI 확산 시대에 노동 정책과 조직 관리 전략이 어떤 방향으로 설계돼야 하는지를 시사하는 연구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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