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고려대 등 7개교 AI중심대학 선정…대학 교육, SW에서 AI 전환 본격화

과기정통부, 기존 SW중심대학 기반 7개 대학 우선 선정…최장 8년간 대학당 최대 240억 원 지원, 전공 경계 넘는 AI·AX 교육체계 구축 추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대학 인공지능 인재 양성을 주도할 ‘인공지능 중심대학’ 7개교를 선정하면서 국내 대학 교육의 무게중심이 소프트웨어에서 인공지능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번에 선정된 대학은 가천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순천향대, 숭실대, 연세대 등 7개교다. 이들 대학은 기존 소프트웨어 중심대학에서 인공지능 중심대학으로 전환하는 대학으로 선정됐으며, 최장 8년간 대학당 최대 240억 원, 연 30억 원 규모의 지원을 받아 대학 내 교육체계를 인공지능 중심으로 개편하게 된다. 이번 선정은 단순히 AI 관련 학과나 교과목을 늘리는 사업으로만 보기 어렵다. 과기정통부가 올해 새롭게 추진하는 인공지능 중심대학은 기존 소프트웨어 교육 기반을 활용해 대학 안의 교육과정, 학사제도, 산학협력, 창업지원, 지역사회 연계까지 인공지능 중심으로 재설계하려는 정책이다. 올해 전체 선정 규모는 10개교이며, 우선 기존 소프트웨어 중심대학에서 전환하는 7개교가 선정됐다. 과기정통부는 현재 소프트웨어 중심대학이 아닌 대학을 대상으로 3개교를 추가 선정해 6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SW 교육 기반 위에 AI 전환 체계를 세운다

지난 10여 년 동안 소프트웨어 중심대학 사업은 대학 교육 안에 컴퓨팅 사고와 소프트웨어 역량을 확산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생성형 AI와 데이터 기반 기술이 산업과 일상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대학 교육의 과제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코딩과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데이터를 이해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해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역량이 더 넓은 교육 목표로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 중심대학 전환은 이 같은 기술 환경 변화에 맞춰 대학 교육의 구조를 다시 짜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사업은 AI·SW 전공자만을 위한 전문 교육에 머물지 않는다. 과기정통부는 인공지능 기술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개발·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전문 인재’와 각 전공에 인공지능을 접목하고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전환 융합인재’를 함께 양성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는 대학의 AI 교육이 컴퓨터공학이나 소프트웨어학과 내부에 머무르지 않고, 인문사회, 자연과학, 보건의료, 경영, 예술 등 전공 전반으로 확산되어야 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선정된 대학들은 인공지능 중심대학 4대 핵심 추진 과제를 중심으로 대학 내 교육혁신을 추진하게 된다. 4대 과제는 대학의 인공지능 교육혁신 및 제도 개선, 인공지능 기술 수요에 부합하는 특화 교육과정 운영, 특화산업 인공지능 전환지원 및 인공지능 창업 활성화, 인공지능 가치확산의 핵심 거점 역할 강화다. 이 과제들은 교육과정 개편뿐 아니라 대학 운영체계, 산업협력, 지역사회 기여까지 포괄한다. 구체적으로 각 대학은 인공지능과 인공지능 전환 교육을 총괄하는 총장 직속 전담 조직을 마련하고, 인공지능 융합 가교형 교과목을 개설하며, 전교생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기초·활용 교육을 제공하게 된다. 또한 산업계와 협력해 문제해결형 프로젝트를 발굴·수행하고, 학생 주도형 창의 과제를 운영하며, 교내 창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제도와 지역사회 AI 교육 확산 프로그램도 추진한다. 이 같은 설계는 대학의 AI 교육을 일부 전공자의 심화 교육에서 전교생 대상의 기본 역량 교육으로 넓히는 구조다.

이번 사업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총장 직속 전담 조직 마련이다. 이는 AI 교육을 특정 학과나 단과대학의 사업으로 두지 않고, 대학 전체 차원의 전략으로 관리하겠다는 뜻이다. 인공지능 교육은 전공 간 융합, 산업 연계, 연구 인프라, 데이터 활용, 창업 지원, 지역사회 확산이 함께 움직여야 성과를 낼 수 있다. 따라서 총장 직속 조직은 대학 안에 흩어진 AI 관련 교육과 연구, 행정 기능을 연결하는 조정 기구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대학 입장에서 AI 전환은 단순한 교과목 추가가 아니다. 전공별 교육목표를 다시 점검하고, 학사제도와 졸업요건, 비교과 프로그램, 산학협력 방식까지 함께 바꿔야 하는 과제다. AI를 잘 가르치는 대학을 넘어 AI를 활용해 교육과 연구, 행정, 지역 기여 방식을 바꾸는 대학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분석 자료에서도 이번 흐름은 단순한 소프트웨어 교육 고도화가 아니라 대학 내 학과 간 장벽을 낮추고 모든 전공 학생이 AI를 자신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대학 구조를 다시 설계하는 변화로 해석된다.

AI 전문 인재와 AI 융합 인재를 동시에 키우는 구조

AI중심대학의 또 다른 특징은 전문 인재와 융합 인재를 동시에 겨냥한다는 점이다. 인공지능 전문 인재는 AI 모델과 알고리즘, 데이터, 소프트웨어, AI 서비스 개발 역량을 갖춘 인재를 의미한다. 이들은 산업계와 연구현장에서 직접 AI 기술을 개발하고 고도화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반면 인공지능 전환 융합인재는 각자의 전공 영역에서 AI를 활용해 새로운 문제 해결 방식을 만들어내는 인재다. 법학, 경영, 교육, 의료, 공학, 예술 등 다양한 전공에서 AI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해지는 배경이다. 이 구조는 대학 교육의 대상을 넓힌다. AI를 특정 전공자의 전문기술로만 볼 경우 대학 내 교육 수혜자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AI를 모든 전공의 문제 해결 도구로 보면 교육 대상은 사실상 전교생이 된다. 인공지능 융합 가교형 교과목, 전교생 AI 기초·활용 교육, 산업 문제해결 프로젝트는 이 같은 전환을 구체화하는 장치다. 앞으로 대학의 경쟁력은 AI학과를 보유했는지 여부만이 아니라, 비전공 학생이 자신의 전공 안에서 AI를 얼마나 실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지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AI중심대학 선정은 대학 입시와 전공 선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대학가에서는 AI 관련 학과, 데이터사이언스, 반도체, 첨단 융합전공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분석 자료는 AI 관련 학과 지원자 증가와 융합형 인재 수요 확대를 함께 짚고 있다. 이는 수험생과 학부모가 대학을 선택할 때 전통적인 대학 서열이나 학과명뿐 아니라 AI 교육 인프라, 산업 연계 프로젝트, 융합전공 운영, 취업·창업 지원체계 등을 함께 살펴보게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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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특히 AI 교육이 전공자 중심에서 전교생 기반으로 확산되면, 대학의 AI 역량은 특정 학과의 경쟁력을 넘어 대학 전체의 교육 경쟁력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인문계열 학생에게는 AI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과 콘텐츠 기획 역량이, 사회과학계열 학생에게는 정책·시장·사회문제 분석 역량이, 자연과학과 공학계열 학생에게는 연구개발과 산업 적용 역량이 중요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AI중심대학 사업의 성과는 단순히 AI 전공 졸업생 수가 아니라, 대학 전체 교육과정 안에서 AI 활용 역량이 얼마나 실제적으로 확산되는지에 달려 있다.

지역사회와 산업 현장으로 확장되는 대학의 역할

AI중심대학은 대학 안의 교육혁신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과기정통부가 제시한 4대 과제에는 특화산업 인공지능 전환지원과 인공지능 가치확산의 핵심 거점 역할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대학이 지역 산업과 지역사회 안에서 AI 역량 확산의 거점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선정 대학들은 산업계 협력을 통해 문제해결형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지역사회에 AI 교육 가치를 확산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이 지점은 고등교육 정책에서 특히 중요하다. AI 기술은 수도권 대기업과 일부 연구중심대학에만 필요한 기술이 아니다. 지역 중소기업,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초중등 교육 현장, 의료·복지·문화 분야에서도 AI 활용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대학이 지역 산업의 AI 전환을 지원하고 지역 주민과 청소년에게 AI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면, AI중심대학은 대학 재정지원 사업을 넘어 지역 혁신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다. 순천향대와 같은 비수도권 대학이 선정 명단에 포함된 점도 AI 교육 확산을 전국 단위로 넓혀야 한다는 정책 방향과 맞닿아 있다.

과기정통부는 국내 57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는 인공지능·소프트웨어 중심대학 협의회를 통해 소프트웨어 중심대학과 교육성과를 공유하고, AI·SW중심대학에 참여하지 않는 국내 대학 전반으로 인공지능 교육혁신 성과를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이는 선정 대학의 성과를 개별 대학 내부에 가두지 않고 대학 사회 전체로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성과 확산이 실제 변화를 만들려면 교육과정 모델, 교재, 실습 콘텐츠, 산학 프로젝트 운영 방식, AI 윤리 교육, 평가 방식까지 공유 가능한 형태로 축적되어야 한다. AI 교육은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한 번 만든 교과목이 오래 유지되기 어렵다. 대학 간 협력체계가 단순 행사나 성과 발표에 그치지 않고, 교육 콘텐츠와 운영 경험을 지속적으로 갱신하는 구조로 작동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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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AI 인재 경쟁 속 대학의 전략 자산화

AI중심대학 전환은 국내 대학 정책이면서 동시에 글로벌 인재 경쟁과 연결되어 있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은 AI 기술 경쟁을 산업정책과 안보, 교육전략의 핵심으로 다루고 있다. AI 주도권은 결국 알고리즘과 데이터, 컴퓨팅 인프라뿐 아니라 이를 설계하고 활용할 수 있는 인재에 의해 좌우된다. 분석 자료는 주요국이 대학 교육 시스템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는 흐름을 짚고 있다.

한국도 AI 세계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인재 기반을 확충하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AI중심대학 선정은 그중 학부 단계의 인재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볼 수 있다. AI 대학원과 고급 연구인력 양성만으로는 산업 전반의 AI 전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학부 단계에서부터 AI 기초역량과 전공별 활용역량을 갖춘 인재를 넓게 길러내야 기업과 지역사회, 공공부문의 변화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AI중심대학 사업이 대학 교육의 실질적 전환으로 이어지려면 몇 가지 과제가 남는다. 첫째는 지속 가능성이다. 최장 8년간 최대 240억 원이라는 지원은 대학 교육체계를 바꾸는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지만, 사업 종료 이후에도 AI 교육 조직과 인프라가 유지될 수 있어야 한다. AI 관련 교수진 확보, 실습 인프라, 데이터 활용 환경, 산업 연계 프로그램은 단기간 예산만으로 정착되기 어렵다. 대학 자체의 재정 전략과 민간 협력, 내부 제도 개편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둘째는 비전공자 AI 교육의 질이다. 전교생 AI 교육이 형식적인 교양과목에 머물 경우 사업의 취지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비전공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복잡한 알고리즘을 단순 암기하는 교육이 아니라, 자신의 전공 문제를 AI와 연결해 해석하고 질문하고 검증하는 역량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공별 브릿지 교과목의 설계가 중요하다. 인문사회계열, 예체능계열, 보건의료계열, 공학계열에 같은 방식의 AI 교육을 적용하기보다 전공 특성에 맞는 교육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셋째는 평가 방식의 재설계다. 생성형 AI가 과제와 보고서 작성 방식까지 바꾸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 교육은 결과물만 평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학생이 어떤 질문을 던졌는지, AI의 답변을 어떻게 검토했는지, 오류를 어떻게 수정했는지, 최종 판단을 어떤 근거로 내렸는지를 평가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AI중심대학이 진정한 교육혁신을 이루려면 AI 활용을 금지하거나 허용하는 수준을 넘어, AI와 함께 사고하는 과정을 교육과 평가 안에 반영해야 한다.

가천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순천향대, 숭실대, 연세대 등 7개교의 AI중심대학 선정은 국내 대학 교육이 새로운 전환점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이번 사업은 AI학과를 늘리는 정책이 아니라 대학 전체가 AI를 중심으로 교육과 연구, 산학협력, 창업, 지역사회 기여 방식을 다시 설계하도록 요구하는 정책이다. 소프트웨어 교육이 대학의 디지털 기초체력을 키우는 단계였다면, AI중심대학은 그 기초 위에서 대학의 교육 구조와 인재 양성 방식을 다시 짜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관건은 선정 대학들이 얼마나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느냐다. 총장 직속 조직이 실제 의사결정 권한을 갖고 움직이는지, 전교생 AI 교육이 전공별 역량으로 연결되는지, 산업계 프로젝트와 지역사회 확산 프로그램이 지속 가능한 성과를 내는지에 따라 AI중심대학의 의미는 달라질 수 있다. 6월 중 추가 선정될 3개교까지 포함하면 올해 10개 대학이 AI중심대학 체제에 들어서게 된다. 이들 대학의 실험은 앞으로 한국 대학이 AI 시대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인재를 길러낼 것인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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