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예산 43조원으로 확대…‘최대 1억9천만원’은 누구의 몫인가

정부, 일자리·교육·주거·자산·가족 형성 잇는 생애주기 투자전략 발표
2027년 청년 관련 재정투자 전년보다 53.5% 증가
현금·장학금·자산형성·주거지원 등 혼재…총액과 실제 수혜액은 구분해야

정부가 2027년 청년 관련 재정투자를 43조3천억원으로 확대한다. 일자리와 창업부터 교육·주거·자산형성, 결혼과 출산까지 흩어져 있던 청년정책을 성장단계별 투자체계로 재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개인이 출생부터 18세까지 최대 1억4,057만원, 34세까지는 최대 1억9,582만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금액은 모든 청년에게 일괄적으로 지급되는 현금이 아니다. 소득과 거주지, 대학 진학, 군복무, 취업과 창업, 주거 형태, 저축, 혼인과 출산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지원을 생애주기별로 합산한 최대치다.

기획예산처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지난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 예산 언박싱 2027’ 행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청년 성장단계별 종합투자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청년정책을 ‘청년의 잠재력에 대한 대한민국의 투자’로 규정하고 성장·이동 사다리 복원, 출발선 격차 완화, 삶의 질 강화 등 세 분야에 재정투자를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청년예산 28조2천억원에서 43조3천억원으로

정부가 밝힌 2027년 청년 관련 재정투자 규모는 43조3천억원이다. 2026년 28조2천억원보다 15조1천억원, 53.5% 증가한 규모다. 정부는 최근 청년층이 첫 일자리 진입 지연과 자산 격차 확대 등 구조적인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20·30대 ‘쉬었음’ 인구가 2026년 7월 기준 65만1천명으로 2016년 같은 달보다 24만명 늘었고, 고령층과 청년층의 자산 격차도 2012년 2.4배에서 2024년 3.9배로 확대됐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는 43조3천억원을 구성하는 전체 사업의 명세와 15조1천억원 증가분의 세부 내역이 제시되지 않았다. 완전히 새로 편성된 사업과 기존 사업의 증액분, 기존 복지·주거·저출생 사업을 청년정책으로 묶은 금액이 각각 어느 정도인지는 발표자료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지원 방식도 현금 지급에 한정되지 않는다. 장학금과 정부 매칭금, 이자 감면, 세제혜택, 공공임대주택 공급, 취업지원 서비스, 기업에 지급되는 채용장려금 등이 함께 포함돼 있다. 전체 투자 규모를 평가하려면 신규 사업과 기존 사업, 직접 현금지원과 서비스·금융지원 등을 구분한 세부 자료가 추가로 공개될 필요가 있다.

직무교육에서 첫 일자리까지 ‘성장 사다리’ 연결

일자리 분야에서는 직무역량 강화부터 첫 경력 형성, 취업과 경력 관리까지 이어지는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정부는 K-뉴딜 아카데미를 통해 5만명에게 직무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대학생 첫 경력 프로젝트’를 신설해 대학생 6만명에게 기업·기관에서 실무경험을 쌓을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중소·중견기업 등이 청년을 채용할 경우 연간 720만원 수준의 채용장려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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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프리랜서 경력과 자격 증명 등 기존 고용체계에서 충분히 인정받지 못했던 이력을 관리하는 가칭 ‘커리어뱅크’도 추진한다. 다만 커리어뱅크에 등록된 경력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인증하고, 기업이 이를 실제 채용과 보상에 활용하도록 할 것인지는 후속 설계가 필요하다. 창업 분야에서는 교육부터 투자 유치까지 연결하는 ‘청년 창업 패키지’를 도입한다. 초기 창업자의 월 보험료 중 60~80%를 지원해 휴업이나 폐업 이후에도 재도전 기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일자리 진입 전 단계부터 취업과 창업 이후까지 지원범위를 넓힌 것은 주목할 변화다. 다만 기업에 지급되는 채용장려금이나 현장실습 지원이 청년의 고용 안정과 경력 형성으로 실제 이어지는지는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 지원 인원뿐 아니라 정규직 전환율, 지원 종료 이후 고용유지율, 임금과 직무 적합도 등이 정책 성과를 판단할 지표가 돼야 한다.

교육·주거·자산 지원으로 ‘출발선 격차’ 완화

교육 분야에서는 대학생의 인공지능 공동구독을 지원하고 ‘X+AI 전환 교육과정’을 신설한다. 전공 분야에 인공지능 활용 역량을 결합해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취지다. 지방 국립대에는 등록금 전액 장학금을 신설하고 지방 사립대 학생을 대상으로 한 지역인재장학금 지원 인원은 4천명에서 1만명으로 늘린다. 지방 국립대 전액 장학금은 대학 설립 유형에 따른 지원 격차와 지역대학의 학생 모집에 미칠 영향을 둘러싸고 별도의 논쟁을 낳고 있다.

주거 분야에서는 새로 공급하는 보편형 공공임대주택의 50% 이상을 청년층에 배정한다. 청년 보편형 전세주택을 새로 공급하고 청년월세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증료 지원도 확대한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에게는 거치기간 동안 이자를 면제하는 ‘청년 기회자금’을 지원한다. ‘청년미래적금’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인 ISA 소득공제 등 자산형성 지원도 확대한다.

이들 제도는 청년의 실제 부담을 낮춘다는 공통점을 갖지만 성격은 서로 다르다. 공공임대주택 입주기회와 월세 지원, 대출이자 면제, 적금 정부기여금, 소득공제는 청년이 체감하는 방식과 규모가 다르다. 대출은 자금 접근성을 높이는 지원이지만 원금 상환의무가 남는다는 점에서도 현금급여와 구분된다.

정부는 청년의 생활과 가족 형성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취약 청년 3천명에게 맞춤형 일경험을 제공하고, 고립 청년 6천명에게는 생활권 안에서 참여할 수 있는 회복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군복무 청년을 대상으로 한 ‘장병내일준비적금’은 월 최대 55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으며 정부가 납입액을 100% 매칭한다.

문화 분야에서는 공연·전시·영화·도서 중심의 청년문화패스 지원범위를 체육 분야까지 확대한다. ‘모두의 카드’에는 청소년 유형을 신설하는 등 생활비 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포함됐다.

결혼과 출산에 대한 세액공제는 직접 지원 방식으로 전환한다. 정부는 생애 한 차례 100만원을 지급하는 ‘혼인지원금’을 신설하고, 출산 시 1천만~2천만원을 연간 네 차례로 나눠 지급하는 ‘아이맞이지원금’을 2027년 7월부터 도입할 계획이다.

같은 시기 아동기본수당도 도입한다. 0~1세에는 월 최대 60만원, 2~12세에는 월 최대 30만원을 지원한다. 다만 정부는 기존 저출생 관련 현금성 사업을 통합해 이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밝혀, 기존 부모급여와 아동수당 등을 더한 금액보다 실제 지원이 얼마나 늘어나는지는 통합 전후의 비교가 필요하다.

‘최대 1억9,582만원’이 성립하는 조건

정부가 이번 발표에서 전면에 내세운 숫자는 청년 한 명이 34세까지 받을 수 있다는 최대 1억9,582만원이다. 18세까지 받을 수 있는 혜택은 최대 1억4,057만원으로 계산했다. 그러나 이는 일반적인 청년의 평균 지원액이 아니다. 정부는 2027년 지방우대지역에서 첫째로 태어나고 부모소득이 기준중위소득 100%인 경우를 가정했다. 이후 성장과정에서 여러 지원제도의 요건을 충족한다는 전제가 더해진 최대 수혜 시나리오다.

이 계산에는 아동기에 부모가 받는 지원부터 교육·군복무·취업·주거·자산형성·혼인·출산 관련 혜택까지 서로 다른 제도가 포함될 수 있다. 본인이 일정액을 저축해야 받을 수 있는 정부 매칭금과 세액공제, 특정 주택 입주기회, 대출이자 감면 등을 현금지원과 같은 방식으로 합산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보도자료에는 1억9,582만원의 항목별 산식이 제시되지 않았다. 최대 지원액이 정책의 전체 범위를 알리는 상징적인 숫자가 될 수는 있지만, 이를 청년 한 명에게 정부가 직접 지급하는 금액으로 이해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정부는 정책의 전달체계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온통청년과 고용24 등 플랫폼을 고도화해 정책 검색과 신청을 연계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청년 참여예산 등을 통해 정책 수립과 집행 과정에서 당사자의 참여도 확대한다. 청년정책은 사업의 존재만으로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 지원요건이 복잡하거나 신청기간을 놓치면 제도가 있어도 이용하기 어렵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사업이 분산돼 있고, 사업마다 연령·소득·거주지·취업상태 기준이 다르다는 점도 정책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정부가 제시한 43조3천억원과 최대 1억9,582만원은 청년정책을 취업대책에 한정하지 않고 출생부터 자립과 가족 형성까지 확장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예산 총액의 증가가 곧바로 개별 청년의 체감혜택 증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정책의 실질을 판단하려면 신규 투자액과 기존 사업의 재분류·증액분을 구분하고, 현금·현물·융자·보증·세제지원의 규모를 나눠 공개해야 한다. 최대 지원액뿐 아니라 소득과 지역별 평균 수혜액, 실제 신청률과 수혜율, 미수혜 사유도 함께 제시할 필요가 있다. 청년예산의 성적표는 받을 수 있다고 계산된 최대 금액보다 청년이 실제로 받은 지원, 그리고 그 지원이 취업과 주거 안정, 자산형성의 변화를 만들어냈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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