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특집 : 사교육비 30조 시대, 한국 입시는 어디로 가고 있나 ②] 소득이 성적을 만드는가… 사교육비 통계가 드러낸 교육격차의 현실

사교육비를 둘러싼 논쟁은 흔히 “부담이 크다”는 말에서 시작되지만, 정작 더 본질적인 문제는 그 부담이 누구에게 얼마나 다르게 작동하느냐에 있다.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따라가 보면, 한국의 사교육은 단지 많이 쓰는 교육 소비의 문제가 아니라 소득, 지역, 가족 여건, 학업 성취와 맞물려 교육 기회의 격차를 확대하는 구조로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전체 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45만 8천 원이고 참여율은 75.7%였지만, 이 평균은 현실을 고르게 설명하지 못한다. 어떤 가정에서는 사교육이 기본 경로로 작동하고, 어떤 가정에서는 애초에 접근 자체가 어려운 선택지가 된다. 같은 나라, 같은 학교제도 안에 있으면서도 학생들이 서 있는 출발선이 이미 다르다는 사실이 숫자 안에 또렷하게 드러난다.

이 차이는 단순한 체감의 문제가 아니다. 조사 결과는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과 참여율이 함께 높아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월평균 소득 800만 원 이상 가구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66만 2천 원인 반면, 300만 원 미만 가구는 19만 2천 원이었다. 참여율 역시 800만 원 이상 가구는 84.9%, 300만 원 미만 가구는 52.8%였다. 한 달 기준으로만 봐도 지출액은 3배가 넘고, 참여율 역시 3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같은 공교육 안에 있지만 실제 교육 투자 기회는 전혀 같은 수준이 아니라는 뜻이다. 사교육이 입시 경쟁의 바깥이 아니라 안쪽에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격차는 곧 학습 기회 격차이자 성취 기회 격차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평균의 나라에서 격차의 나라로

사교육 통계가 발표될 때마다 전체 총액이나 평균액이 가장 먼저 주목받지만, 평균은 언제나 구조를 가린다. 45만 8천 원이라는 전체학생 기준 월평균 사교육비는 마치 한국 학생 전체가 비슷한 수준의 사교육을 이용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그러나 실제 분포를 보면 전혀 다른 풍경이 나타난다. 사교육을 “받지 않음”에 해당하는 학생 비중은 24.3%였고, 반대로 “100만 원 이상” 구간도 11.6%였다. 다시 말해 한국의 사교육은 하나의 평균점 주변에 모여 있는 것이 아니라, 아예 참여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는 집단과 매우 높은 비용을 지출하는 집단으로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중간층도 존재하지만, 시장 전체의 움직임은 점점 양극화의 방향을 띠고 있다.

이런 분화는 지역별 수치에서 더 선명해진다. 서울은 “100만 원 이상” 구간 비중이 24.6%로 가장 높았고, 읍면지역은 “받지 않음” 비중이 31.2%로 가장 높았다. 서울에서는 사교육이 아예 고비용 구조의 일상적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고, 읍면지역에서는 참여 자체가 낮거나 제한되는 구조가 강하다는 뜻이다. 같은 사교육 시장이라 해도 그것이 작동하는 방식은 동일하지 않다. 어떤 곳에서는 고비용 경쟁이 표준이 되고, 어떤 곳에서는 접근 불가능성이 표준이 된다. 평균만 보면 같은 교육 시스템에 속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른 시장, 다른 규칙, 다른 기대치 속에서 학생들이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교육을 얼마나 쓰는가’ 이전에 ‘사교육에 접근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한국 교육은 형식적으로는 전국 단일 제도를 운영하지만, 실제로는 가정이 감당할 수 있는 사교육 자원에 따라 전혀 다른 준비 경로가 형성된다. 어떤 학생은 학교 수업 외의 추가 지원을 꾸준히 받고, 어떤 학생은 필요한 보충학습조차 제때 연결하기 어렵다. 이런 구조에서는 같은 시험, 같은 평가, 같은 입시 제도가 오히려 불평등을 더 정교하게 드러내는 장치가 될 수 있다. 공정한 경쟁은 동일한 규칙만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출발선과 준비 수단이 유사할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지금의 사교육 통계는 한국 교육이 이미 그 전제에서 멀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소득이 높을수록 더 많이, 더 오래, 더 안정적으로 배운다

소득 수준별 수치는 사교육이 단지 지출액 차이에 그치지 않고 학습량 차이로도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월평균 소득 300만 원 미만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은 52.8%였고, 800만 원 이상 가구는 84.9%였다. 참여 여부의 차이도 크지만, 참여시간의 차이는 더 직접적이다. 학교급별 전체학생 사교육 참여시간 통계에 따르면 월평균 소득 300만 원 미만 가구의 주당 사교육 참여시간은 3.8시간, 800만 원 이상 가구는 9.2시간이었다. 그중 1천만 원 이상 가구는 9.6시간에 이른다. 돈을 더 쓰는 가정이 단지 더 비싼 프로그램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사교육을 받는 시간 자체가 더 길다는 뜻이다. 같은 주간 학습 시간표 안에서 누군가는 4시간도 채 되지 않는 보충을 받고, 누군가는 10시간에 가까운 추가 학습을 쌓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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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소득이 높아질수록 일반교과 사교육이 특히 강하게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전체학생 기준 일반교과 사교육비는 300만 원 미만 가구에서 12만 원, 800만 원 이상 가구에서 49만 9천 원이었다. 영어는 각각 4만 4천 원과 18만 8천 원, 수학은 5만 1천 원과 18만 6천 원이었다. 논술 역시 2천 원 수준에서 2만 6천 원까지 올라간다. 다시 말해 고소득 가구는 단순히 예체능이나 취미활동에 더 많이 쓰는 것이 아니라, 입시와 직결되는 일반교과 영역에서 훨씬 더 강한 투자를 하고 있다. 이는 사교육비 격차가 곧 입시 준비 격차라는 점을 보여주는 핵심 장면이다. 한국 사회에서 소득 격차는 이미 교육의 양적 차이를 넘어, 대학 진학 가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학습 인프라 차이로 번지고 있다.

참여율도 마찬가지다. 일반교과 사교육 참여율은 300만 원 미만 가구에서 30.6%였지만, 800만 원 이상 가구에서는 68.8%였다. 영어는 21.7% 대 59.4%, 수학은 25.9% 대 59.0%였다. 입시 경쟁에서 가장 선별성이 강한 과목에 대한 접근 가능성이 소득에 따라 절반 이상 차이 난다는 의미다. 교육은 법적으로 공공재이지만, 실제 경쟁력은 사적 지출을 통해 보완되고, 그 보완 가능성은 가계 소득에 따라 뚜렷하게 갈라진다. 결국 소득은 배경 변수에 머물지 않는다. 학습 시간, 과목별 집중도, 정보 접근, 진학 전략을 모두 매개하는 실질적 교육 자원이 된다. “소득이 성적을 만든다”는 말이 과장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이 통계는 그 명제를 가볍게 넘기기 어렵게 만든다.

가구 형편이 다르면 교육 전략도 달라진다

소득 수준에 따른 격차는 단지 액수와 시간의 차이만이 아니다. 사교육의 내용과 전략도 다르게 배치된다. 일반교과 수강 목적 분포를 보면 800만 원 이상 가구는 진학준비 비중이 31.6%였고, 300만 원 미만 가구는 23.8%였다. 반대로 학교수업 보충 비중은 저소득층에서 85.4%, 고소득층에서 81.1%였다. 겉으로 보면 둘 다 학교수업 보충이 가장 크지만, 고소득층으로 갈수록 사교육이 ‘보충’보다 ‘진학 전략’의 비중을 더 크게 갖는다는 흐름이 읽힌다. 즉 경제적 여유가 있는 가정은 사교육을 단순한 학습 보완이 아니라 상위 진학을 위한 적극적 도구로 활용하는 반면, 형편이 어려운 가정은 기본적인 학습 결손을 메우는 성격이 더 강한 셈이다.

예체능과 취미·교양 영역에서도 비슷한 차이가 나타난다. 300만 원 미만 가구의 예체능 관련 수강 목적에서 진학준비는 19.1%, 취미·교양·재능계발은 83.1%였고, 800만 원 이상 가구는 진학준비 13.2%, 취미·교양·재능계발 90.4%였다. 표면적으로는 저소득층이 오히려 예체능에서 진학준비 비중이 더 높아 보이지만, 전체 지출 규모 자체가 크게 다르기 때문에 의미는 다르게 읽힌다. 저소득층은 한정된 사교육 안에서 실질적 효용을 기대할 수 있는 선택에 더 집중하고, 고소득층은 보다 넓은 경험과 다층적 교육 경로를 동시에 확보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결국 사교육은 같은 이름 아래 있지만, 어떤 가정에게는 생존적 보충이고 어떤 가정에게는 기회 확장의 사다리다. 그 차이가 바로 교육격차의 깊이를 만든다.

맞벌이와 외벌이, 그리고 ‘경제활동 안함’이 뜻하는 것

부모의 경제활동 상태 역시 사교육 격차의 중요한 변수다. 전체학생 기준 월평균 사교육비는 맞벌이 가구가 48만 6천 원, 아버지 외벌이 가구가 44만 4천 원, 어머니 외벌이 가구가 30만 7천 원,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가구가 16만 3천 원이었다. 참여율도 맞벌이 78.0%, 아버지 외벌이 75.3%, 어머니 외벌이 62.2%, 경제활동 안함 40.9%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단순히 “맞벌이가 더 벌어서 더 많이 쓴다”는 설명으로만 볼 수 없다. 한국 사회에서 부모의 경제활동 형태는 곧 가계 자원, 시간 배치, 교육 돌봄 방식, 지역 선택 가능성과 연결된다. 맞벌이 가구는 상대적으로 높은 지출 능력과 사교육 서비스 활용 욕구가 동시에 큰 구조일 수 있고,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가구는 사교육 자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가구의 수치는 사교육 시장이 얼마나 강하게 배제의 기제를 작동시키는지를 보여준다. 월평균 사교육비 16만 3천 원, 참여율 40.9%는 전국 평균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일반교과 사교육 참여율은 23.8%에 불과했고, 영어는 16.5%, 수학은 19.7%였다. 예체능·취미·교양 참여율도 24.5%로 낮았다. 이는 ‘사교육을 덜 선호한다’기보다 ‘사교육을 선택하기 어렵다’는 현실에 더 가깝다. 한국의 교육 경쟁이 공교육만으로 충분히 작동하지 않는 한, 이 배제는 곧 학습 기회의 축소로 이어진다. 부모의 노동시장 위치가 자녀 교육의 기회구조로 전이되는 장면이 통계 안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는 것이다.

맞벌이 가구의 사교육 참여시간이 7.5시간, 외벌이 가구 6.6시간, 경제활동 안함 2.9시간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지출과 참여율뿐 아니라 실제 추가 학습 시간까지 벌어진다는 점에서 격차는 더 입체적이다. 교육은 시간이 누적되는 활동이기 때문에, 같은 교과서를 써도 누가 더 많은 시간을 구조적으로 확보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결국 부모의 경제활동 상태는 가정의 사정이 아니라 자녀의 교육 시간표를 재구성하는 구조적 변수다. 교육정책이 이 현실을 외면한 채 평균값만 다룬다면, 사교육 격차는 줄어들기보다 더 일상화될 가능성이 높다.

자녀 수가 많을수록 교육비는 나뉘고, 기회도 나뉜다

자녀 수에 따른 차이 역시 한국 사회의 교육 부담이 얼마나 현실적으로 작동하는지를 보여준다. 자녀가 1명인 가구의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51만 8천 원으로 가장 높았고, 자녀 2명 가구는 47만 4천 원, 3명 이상 가구는 35만 8천 원이었다. 참여율도 자녀 1명 가구 79.6%, 2명 가구 77.4%, 3명 이상 가구 67.7% 순이었다. 자녀 수가 많아질수록 한 학생에게 집중할 수 있는 자원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해 보일 수 있지만, 이 수치는 그 차이가 꽤 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특히 1명 가구와 3명 이상 가구의 사교육비 차이는 16만 원, 참여율 차이는 11.9%포인트에 달한다.

이 차이는 단순한 가계 분산 효과를 넘어, 한국 사회의 저출생과 교육투자 방식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자녀 수가 적을수록 한 아이에게 더 많은 교육비를 투자할 수 있고, 그만큼 사교육을 촘촘하게 배치할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자녀 수가 많으면 가정은 사교육 선택에서 더 많은 우선순위 조정을 해야 한다. 실제로 1명 가구의 일반교과 사교육 참여율은 58.8%, 3명 이상 가구는 47.6%였고, 예체능·취미·교양은 54.8% 대 38.8%였다. 결국 자녀 수는 단순한 가족 통계가 아니라, 한 아이가 어떤 교육 환경을 경험하는지를 결정하는 조건이 된다. 한국 사회에서 “한 아이에게 집중 투자하는 구조”가 강화될수록, 교육 경쟁은 더 개인화되면서 동시에 더 불평등해질 수밖에 없다.

서울은 왜 늘 가장 높은가

지역 격차는 사교육 통계에서 가장 직관적으로 보이는 불평등이다. 전체학생 기준 월평균 사교육비는 서울 66만 3천 원, 광역시 43만 6천 원, 중소도시 44만 8천 원, 읍면지역 32만 5천 원으로 나타났다. 참여학생 기준으로는 서울 80만 3천 원, 광역시 58만 1천 원, 중소도시 58만 7천 원, 읍면지역 47만 2천 원이었다. 특히 고등학생 기준 서울은 전체학생 76만 7천 원, 참여학생 105만 4천 원으로 다른 지역과의 격차가 매우 크다. 사교육에 참여하는 서울 고등학생의 평균 지출이 이미 100만 원을 넘어선다는 사실은, 서울이 단순히 교육열이 높은 지역이 아니라 전국 입시 경쟁의 가격 기준을 만드는 공간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시도별로 봐도 서울, 경기, 세종이 전국 평균을 웃도는 지역으로 반복해서 등장한다. 초등학교는 서울 60만 1천 원, 경기 47만 원, 부산 45만 3천 원, 세종 43만 9천 원이 평균보다 높았고, 중학교는 서울 66만 4천 원, 세종 48만 4천 원, 경기 48만 2천 원, 대구와 부산 47만 4천 원이 평균보다 높았다. 고등학교는 서울 76만 7천 원, 경기 57만 3천 원, 인천 50만 5천 원이 평균보다 높았다. 참여율도 서울, 세종, 경기, 부산이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이 수치가 말하는 것은 분명하다. 사교육 격차는 단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차이가 아니라, 대학 진학 정보와 인프라, 주거 여건, 학원 밀집도, 학교 경쟁력 등이 맞물린 ‘교육 생태계의 지역 편차’다.

문제는 이런 지역 격차가 단순히 현재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학부모의 주거 이동과 지역 선호를 자극하는 요인이 된다는 점이다. 교육을 위해 이사하는 현상, 특정 지역에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 학군이 부동산 가격과 맞물리는 현상은 결국 모두 같은 구조를 가리킨다. 사교육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이 입시에 유리하다고 믿게 되면, 가정은 교육을 위해 거주지를 바꾸고, 그 결과 교육격차는 다시 주거격차와 결합한다. 사교육비 통계는 교육 문제로 보이지만, 사실상 지역 불균형과 주거 양극화까지 비추는 거울이기도 하다. 한국 사회에서 교육격차는 교실 안에서만 생기지 않는다. 어느 도시에, 어느 동네에, 어떤 인프라 곁에 사느냐는 질문에서 이미 상당 부분 예고된다.

성적이 높을수록 더 많이 쓰는 구조의 역설

고등학생 성적 구간별 통계는 사교육과 성취의 관계를 가장 날카롭게 보여준다. 전체 고등학생 기준 월평균 사교육비는 상위 10% 이내가 66만 1천 원, 11~30%는 59만 3천 원, 31~60%는 53만 1천 원, 61~80%는 43만 4천 원, 81~100%는 32만 6천 원이었다. 참여율 역시 상위 10% 이내 73.8%, 하위 20% 이내 50.1%였다. 성적이 높을수록 사교육비와 참여율이 모두 높다. 이는 익숙한 결과처럼 보이지만, 그 함의는 결코 가볍지 않다. 성적이 낮아서 사교육을 더 받아야 할 것처럼 느껴지지만, 현실에서는 성적이 높은 학생들이 더 많이, 더 안정적으로 사교육을 받고 있다. 즉 사교육은 단순한 보충 장치라기보다 이미 경쟁력이 있는 학생들이 그 우위를 유지하고 확대하는 장치로도 작동한다.

과목별로 보면 이런 경향은 더욱 뚜렷하다. 상위 10% 이내 고등학생의 전체학생 기준 일반교과 사교육비는 61만 4천 원이었고, 수학 24만 2천 원, 영어 17만 1천 원, 국어 11만 9천 원이었다. 반면 81~100% 구간은 일반교과 20만 2천 원, 수학 7만 9천 원, 영어 6만 4천 원, 국어 3만 5천 원이었다. 참여율도 상위권이 훨씬 높았다. 상위 10% 이내의 수학 사교육 참여율은 60.1%, 영어는 52.5%였지만, 하위 20% 이내는 수학 20.5%, 영어 19.5%였다. 사교육이 학습 결손을 메우기보다 상위권의 우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배분되고 있는 셈이다. 이 구조에서는 성적 격차가 단지 학교 내 평가 결과가 아니라, 가정이 제공할 수 있는 추가 자원의 차이와 더 밀접하게 엮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대목에서 한국 교육은 중요한 질문과 마주한다. 사교육은 정말 ‘필요한 학생에게 가는가’, 아니면 ‘이미 유리한 학생에게 더 많이 가는가’. 통계는 후자에 가까운 그림을 보여준다. 상위권 학생들은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일반교과, 특히 수학과 영어에 투입하고, 그 결과 성취를 유지하거나 더 끌어올릴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하위권 학생들은 사교육 접근성 자체가 낮아 필요한 보충의 기회조차 충분히 얻지 못할 수 있다. 교육격차는 그래서 단순히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의 차이가 아니다. 잘할수록 더 많은 자원을 받는 구조, 어려울수록 추가 기회를 얻기 어려운 구조가 만들어내는 격차다. 이런 구조에서는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사교육비 통계는 대학 입시 결과를 직접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어떤 학생이 얼마나 많은 추가 학습을 받고, 어느 과목에 얼마나 집중하며, 얼마나 일찍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하는지는 결국 대학 진학 기회의 차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고등학교 단계에서 일반교과 사교육비가 집중되고, 상위권 학생일수록 수학과 영어 지출과 참여율이 높다는 점은 입시 경쟁의 핵심 자원이 어디에 배치되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대학은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진학 이후의 경로와 기회를 크게 가르는 제도다. 그렇다면 사교육 격차는 곧 대학 기회 격차의 사전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구조가 반복되면서 교육 불평등이 정상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이다. 부모는 “다들 하니까” 사교육을 선택하고, 학생은 “안 하면 불안하니까” 참여하며, 사회는 “개인의 선택”으로 이를 해석한다. 그러나 통계는 그것이 결코 개인 선택만의 결과가 아님을 보여준다. 소득이 높을수록, 서울에 가까울수록, 자녀 수가 적을수록, 이미 성적이 높을수록 사교육 자원에 더 쉽게 접근한다. 이는 구조적 조건이 개인의 노력 이전에 작동하고 있음을 뜻한다. 한국 교육의 문제는 사교육이 많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사교육을 통해 배분되는 기회가 출발선의 차이를 더 크게 만든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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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이 메워야 할 것은 수업만이 아니다

이 지점에서 공교육의 역할을 다시 묻게 된다. 공교육이 해야 할 일은 단지 정규 수업을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사교육이 사실상 학습 보충, 선행, 진학 정보, 돌봄, 시간 관리까지 맡고 있는 현실이라면, 공교육은 수업만 잘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학생이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필요한 보충을 받고, 진로·진학 정보를 얻고, 지역과 가정 배경에 상관없이 일정 수준의 지원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의 통계는 그 기능이 아직 충분히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역으로 보여준다. 일반교과 수강 목적에서 학교수업 보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사실은, 학교 밖 보충의 수요가 여전히 광범위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늘봄학교·방과후학교 참여율이 36.7%이고, 유상 참여율은 23.3%라는 점도 시사적이다. 공교육 기반의 방과후 체계가 존재하지만, 그것이 사교육의 대체재로 충분히 기능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EBS 교재 구입비율이 18.0%라는 수치 역시 보완 학습 수요가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주지만, 이 역시 사교육 전반을 대신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공교육 보완장치가 일부 존재하더라도, 사교육이 제공하는 맞춤형 관리와 정보, 집중훈련을 대신하지 못하는 한 격차는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문제는 사교육 자체를 비난하는 데 있지 않다. 사교육이 없어도 학습 기회가 무너지지 않도록 공교육의 책임 범위를 어디까지 넓힐 것인가에 있다.

2025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는 단순히 “얼마를 썼는가”를 넘어 “누가 더 많은 기회를 가졌는가”를 묻는 자료다. 월평균 소득 800만 원 이상 가구와 300만 원 미만 가구 사이의 거대한 차이, 서울과 읍면지역 사이의 뚜렷한 편차, 자녀 수와 부모의 경제활동 상태에 따른 격차, 성적 상위권 학생에게 더 집중되는 사교육 자원은 모두 같은 사실을 가리킨다. 한국의 교육 경쟁은 같은 시험지를 나눠준다고 해서 공정해지지 않는다. 누가 그 시험을 준비할 시간과 자원, 정보와 인프라를 더 많이 갖고 있는지가 이미 결과의 일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교육을 둘러싼 논쟁이 진짜로 깊어지려면, 더 이상 총액의 증감만으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그 돈이 어떤 구조 속에서, 누구에게, 어떤 기회로 연결되느냐다. 한국 교육은 지금 평균의 문제가 아니라 격차의 문제와 마주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격차는 개인의 부족함보다 사회의 구조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사교육비 통계는 그 구조를 숫자로 보여준 기록이다. 그 숫자를 불편하게 읽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입시 경쟁이 계속되는 한 사교육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출발선의 차이만큼은 덜 잔인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 과제가 공교육과 교육정책, 그리고 한국 사회 전체 앞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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