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유학생 30만 시대, 대학은 준비되어 있나 ③유학생을 지역인재로 남게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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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주요 유학국 보고서로 본 한국 고등교육의 다음 질문

유학생 정책의 마지막 질문은 졸업 이후에 있다. 외국인 유학생이 대학에 입학하고, 수업을 듣고, 학위를 받는 것만으로 고등교육 국제화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유학생이 졸업 후 어디로 가는가, 어떤 일자리를 얻는가, 한국 사회에 남을 수 있는가, 지역기업과 연결되는가, 혹은 학위만 받고 떠나는가가 정책의 실제 성과를 가른다.

한국은 2027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3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2025년 국내 고등교육기관 외국인 유학생 수는 25만 명을 넘어섰다. 이 숫자는 한국 고등교육이 본격적인 유학생 확대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유학생 30만 시대의 성패는 모집 단계에서 결정되지 않는다. 진짜 성패는 졸업 이후에 드러난다. 유학생이 한국 대학에서 배운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사회, 특히 지역사회와 산업 현장에 연결될 수 있을 때 유학생 정책은 고등교육 국제화를 넘어 인재정책이 된다.

OECD가 2026년 발간한 「International Students in Higher Education」 보고서는 이 문제를 명확하게 짚는다. 보고서는 국제학생이 졸업 후에도 유학국에 머물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장기 체류로 이어지는 학생은 일부에 그친다고 분석한다. 졸업 후 비자나 체류허가 제도가 확대되면서 단기 체류는 늘었지만, 많은 국제졸업생은 장기 체류자격을 얻기 전에 떠난다. 또한 국제졸업생은 노동시장 진입 초기에는 국내 졸업생보다 낮은 취업률이나 낮은 임금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고, 시간이 지나면서 격차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이 대목은 한국에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한국의 유학생 확대 정책은 단순히 대학 입학정원을 채우는 정책이 아니라, 지역과 산업의 미래 인재를 확보하는 정책이어야 한다. 특히 학령인구 감소와 청년 인구 유출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대학과 지방도시에게 외국인 유학생은 단기 등록생을 넘어 잠재적 지역인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잠재력은 자동으로 실현되지 않는다. 유학생이 졸업 후 지역에 남으려면 전공과 일자리, 언어와 문화, 비자와 체류, 기업의 채용 의지, 지역사회의 수용성이 함께 맞물려야 한다.

OECD 보고서가 제시한 주요 유학국의 자료는 이 점을 잘 보여준다. 캐나다에서는 국제학생의 약 70%가 졸업 후 취업허가를 신청할 의향이 있었다. 네덜란드에서는 국제학생의 73%가 졸업 후 1년 이상 네덜란드에 남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독일에서는 국제학생의 64%가 체류 의향이 있었고, 28%는 미정, 8%만이 남지 않겠다고 답했다. 독일의 경우 학업 말기로 갈수록 체류 의향은 거의 70%까지 높아졌다. 프랑스의 이전 조사에서도 응답한 국제학생의 약 83%가 첫 직업 경험을 위해 프랑스 체류를 연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향과 현실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OECD는 2015년에 처음 유학비자나 허가를 받은 학생이 5년 뒤인 2020년에도 유효한 비자나 허가를 가지고 해당 국가에 남아 있는지를 분석한 자료를 제시한다. 아직 교육 비자로 남아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캐나다와 독일은 각각 52%가 5년 뒤에도 남아 있었다. 호주는 34%, 프랑스는 33%였다. 네덜란드는 19%, 영국은 7%에 그쳤다. 10년 뒤 체류율을 보아도 독일 45%, 캐나다 44%, 호주 29%, 프랑스 19%, 영국 16%, 네덜란드 12%로 낮아진다. 처음에는 상당수 학생이 남기를 원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학생이 떠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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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격차는 유학생 정책이 ‘유치’와 ‘체류’ 사이의 긴장을 안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학과 국가는 유학생에게 좋은 교육, 취업 가능성, 졸업 후 체류 기회를 홍보한다. 그러나 실제 졸업 시점이 되면 국제졸업생은 일자리, 언어, 네트워크, 비자 전환, 기업의 채용 관행, 장기 체류 요건이라는 현실적 장벽을 마주한다. OECD 보고서도 모집 메시지가 미래 취업과 체류 가능성을 제시하는 반면, 실제 졸업 후 기회와는 긴장이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한국도 이 문제를 피할 수 없다. 유학생에게 한국 대학 진학을 홍보할 때 “한국에서 공부하고 취업할 수 있다”는 기대를 제공한다면, 그 기대가 어느 정도 현실적인지 정확히 알려야 한다. 어떤 전공이 한국 노동시장과 연결되는지, 한국어 능력이 어느 수준까지 필요한지, 지역기업은 외국인 졸업생을 채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체류자격 전환은 어떤 조건에서 가능한지, 졸업 후 구직 기간 동안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를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유학생은 입학 전에는 가능성을 믿고 들어오지만, 졸업 후에는 구조적 장벽 앞에서 좌절할 수 있다.

졸업 후 비자와 체류제도는 유학생 정책의 핵심 장치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6개 비교국 모두 국제졸업생을 위한 졸업 후 구직·취업 체류제도를 가지고 있다. 호주의 Temporary Graduate visa는 최대 24~70개월, 캐나다의 Post-graduation work permit은 최대 36개월, 독일의 구직 목적 체류허가는 18개월, 프랑스의 구직·창업 체류허가는 12개월, 영국의 Graduate Route visa는 24~36개월, 네덜란드의 orientation year 체류허가는 12개월이다. 다만 제도마다 취업 제한, 전공 관련성, 임금 요건, 장기 취업비자 전환 가능성은 다르다.

중요한 것은 졸업 후 체류허가가 자동으로 취업과 정착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OECD 보고서는 졸업 후 비자가 유학생에게 일자리를 찾고 초기 취업을 시도할 시간을 제공하지만, 모든 학생이 이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정책 조건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호주, 캐나다, 영국은 최근 졸업 후 비자나 허가 조건을 조정하거나 제한하는 방향의 변화를 보였다. 영국은 2027년부터 학부와 석사 졸업생의 Graduate Route 기간을 18개월로 줄이고, 박사 등 연구학위 졸업생은 36개월을 유지하는 변경을 발표했다. 캐나다도 일부 과정 졸업생의 졸업 후 취업허가 자격 기준을 조정했다.

한국이 유학생을 지역인재로 남기려면, 비자와 체류정책을 대학 정책과 분리해서 볼 수 없다. 대학이 특정 전공의 유학생을 많이 유치하더라도, 졸업 후 해당 전공과 연결되는 지역 일자리가 없거나 체류자격 전환이 어렵다면 유학생은 지역에 남기 어렵다. 반대로 지역기업이 외국인 인재를 필요로 하더라도, 대학이 전공교육과 한국어교육, 현장실습, 취업연계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면 기업은 채용을 망설일 수밖에 없다. 유학생의 정착은 대학, 기업, 지자체, 출입국·고용 정책이 만나는 지점에서 결정된다.

노동시장 성과는 이 문제의 현실을 더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졸업생은 노동시장 진입 초기에는 국내 졸업생보다 낮은 성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호주에서 졸업 몇 달 뒤 학부 졸업생의 전일제 취업률은 국내 졸업생 74%, 국제졸업생 52%였다. 대학원 연구과정 졸업생의 경우 국내 졸업생 83%, 국제졸업생 78%로 차이가 작았지만, 학부와 일반 대학원 과정에서는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네덜란드에서도 졸업 1년 뒤 남아 있는 국제졸업생 중 유급 일자리를 가진 비율은 약 42%였고, 네덜란드 국내 졸업생은 65%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격차는 줄어든다. 호주에서는 2021년에 단기 졸업성과 조사를 받은 졸업생을 2024년에 다시 추적한 결과, 학부 국내 졸업생과 국제졸업생의 전일제 취업률 격차가 졸업 직후 25%포인트에서 3년 뒤 8%포인트로 줄었다. 대학원 수업과정 졸업생의 격차는 38%포인트에서 6%포인트로 줄었고, 대학원 연구과정 졸업생의 격차는 10%포인트에서 2%포인트로 줄었다. 네덜란드도 졸업 5년 뒤에는 남아 있는 국제졸업생의 80%가 유급 일자리를 가졌고, 국내 졸업생은 90%였다. 1년 뒤 23%포인트였던 격차가 5년 뒤 10%포인트로 줄어든 것이다.

이 자료는 두 가지를 동시에 말한다. 첫째, 국제졸업생은 노동시장 진입 초기에 분명한 장벽을 겪는다. 둘째, 시간이 지나고 언어, 경력, 네트워크가 쌓이면 격차는 줄어들 수 있다. 그렇다면 정책의 초점은 졸업 직후의 공백을 줄이는 데 있어야 한다. 유학생이 졸업 전에 전공 관련 실무경험을 쌓고, 지역기업과 만나고, 이력서와 면접을 준비하고, 한국의 직장문화와 노동법을 이해하고, 체류자격 전환 정보를 정확히 알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졸업 후 “각자 알아서 취업하라”고 하는 구조로는 국제졸업생의 초기 장벽을 낮추기 어렵다.

캐나다와 영국 자료도 비슷한 문제를 보여준다. 캐나다에서는 졸업 3년 뒤 국제졸업생의 취업률이 89%, 국내 졸업생은 91%로 전체 격차는 작았다. 그러나 학사 졸업생만 보면 국제졸업생 85%, 국내 졸업생 92%로 차이가 더 컸다. 영국에서는 졸업 15개월 뒤 전일제 학업을 계속하는 사람을 제외했을 때 국내 졸업생의 86%, 국제졸업생의 80%가 어떤 형태로든 취업 상태였다. 취업 여부만 보면 격차가 크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일자리의 질과 전공 관련성에서는 다른 문제가 나타난다.

캐나다에서 국제졸업생은 자신의 전공과 관련 없는 일자리에서 일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54%로, 국내 졸업생 41%보다 높았다. 자신이 과잉자격 상태라고 느끼는 비율도 국제졸업생 29%, 국내 졸업생 21%였다. 학사 학위를 가진 국제졸업생의 중위임금은 국내 졸업생보다 20% 낮았고, 석사 학위를 가진 국제졸업생도 국내 졸업생보다 17% 낮은 임금을 받았다. 영국에서도 국제졸업생의 32%가 2만 7천 파운드 미만을 벌었고, 국내 졸업생은 27%였다.

이 수치는 유학생 정책이 취업률 숫자만으로 평가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유학생이 취업했는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어떤 일자리에 취업했는가가 중요하다. 전공과 무관한 단순노동이나 저임금 일자리로 흡수되는 구조라면, 유학생 정책은 인재정책이 되기 어렵다. 유학생이 지역기업에 채용되더라도 자신의 교육과 역량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다고 느낀다면 장기정착 가능성은 낮아진다. 지역인재로 남는다는 것은 단순히 지역에 체류한다는 뜻이 아니라, 배운 역량을 지역산업과 사회 안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국제졸업생이 어느 분야로 들어가는지도 중요하다. OECD 보고서는 네덜란드에서 졸업 5년 뒤 국내 졸업생의 39%가 정부, 교육, 보건의료 분야에서 일하는 반면, 국제졸업생은 18%만이 이 분야에서 일한다고 설명한다. 이들 분야는 고등교육 졸업생의 주요 취업처이지만, 전문직 규제, 높은 수준의 현지어 능력, 시민권이나 국적 요건 때문에 국제졸업생에게 진입이 어려울 수 있다. 이는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유학생이 한국어 능력, 자격증, 면허, 공공부문 채용제도, 전문직 진입규제 때문에 특정 분야에 접근하기 어렵다면, 졸업 후 선택지는 제한된다.

특히 지역대학은 이 문제를 더 전략적으로 봐야 한다. 지역산업이 필요로 하는 분야와 유학생이 실제로 공부하는 분야가 맞는가. 지역기업이 요구하는 한국어 능력과 직무능력을 대학 교육과정이 반영하고 있는가. 졸업 전 현장실습이나 인턴십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있는가. 지자체는 유학생 취업박람회나 일자리 매칭을 단기 행사로만 운영하는가, 아니면 산업별·전공별·기업별로 지속적인 채용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가. 유학생을 지역인재로 남기려면 대학의 국제화 전략과 지역산업 전략이 같은 방향을 보아야 한다.

OECD 보고서는 국제졸업생이 졸업 후 남는 지역에도 주목한다. 국제졸업생이 유학국에 남을 경우 대체로 자신이 공부한 지역에 남거나, 다른 대도시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국제 인재가 특정 대도시에 더 집중되고, 인구가 적은 지역의 인력난 해소에는 충분히 기여하지 못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유럽 연구에서는 고등교육을 받은 외국 출생 인구가 같은 학력의 국내 출생 인구보다 국내 이동 가능성이 두 배 높다는 결과도 소개된다. 일자리 기회, 개인적 관계, 가족 요인이 이동을 결정한다.

한국에서도 같은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지역대학에서 공부한 유학생이 졸업 후 수도권으로 이동한다면, 지역대학은 유학생을 교육했지만 지역사회는 인재를 잃게 된다. 반대로 유학생이 지역에 남도록 하려면 지역에 남을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일자리, 임금, 주거, 교통, 문화생활, 커뮤니티, 가족 동반 가능성, 장기체류 전망이 있어야 한다. 지역대학 졸업생에게 “지역에 남아 달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지역이 실제로 남을 만한 삶의 조건을 제공해야 한다.

여기서 유학생 정책은 지역소멸 대응정책과 만난다. 지역은 청년 인구 유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로 충원난을 겪고 있으며, 기업은 인력난을 호소한다. 외국인 유학생은 이 세 문제를 동시에 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는다. 그러나 가능성은 설계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다. 유학생이 지역대학에 입학해도 학업에 적응하지 못하면 중도탈락한다. 졸업해도 지역기업과 연결되지 않으면 떠난다. 취업해도 생활 기반이 불안정하면 오래 머물지 않는다. 지역사회가 외국인을 환대하지 않으면 정착하지 않는다.

따라서 유학생을 지역인재로 남기기 위한 정책은 입학 이전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먼저 전공 설계가 필요하다. 지역의 전략산업, 기업 수요, 첨단분야, 돌봄·보건·제조·IT·농식품·관광 등 실제 인력수요와 유학생 모집 전공이 연결되어야 한다. 단순히 유학생이 지원하기 쉬운 전공, 모집이 잘 되는 전공만 확대해서는 지역인재 정책이 되기 어렵다. 유학생 모집은 학과의 생존전략이 아니라 지역산업의 인재전략과 연결되어야 한다.

둘째, 한국어와 직무언어 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영어트랙이 유학생 유치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한국에서 취업하고 지역에 정착하려면 한국어 능력은 결정적이다. 단순 생활한국어가 아니라 전공별 직무한국어, 산업현장 한국어, 보고서 작성, 회의 참여, 고객응대, 안전교육, 노무·계약 관련 표현을 배워야 한다. 지역기업도 외국인 인재를 채용하려면 내부 의사소통 방식과 직무교육 방식을 조정해야 한다. 유학생에게만 한국어를 요구하고 기업은 아무 준비도 하지 않는 방식으로는 정착이 어렵다.

셋째, 현장실습과 인턴십이 교육과정 안에 들어와야 한다. OECD 보고서는 고등교육기관이 국제학생에게 직업 네트워크와 경험을 제공해야 하며, 전공과정 안에 인턴십, 일 기반 학습, 외부 전문가 강의, 멘토링, 외부 파트너와 함께 수행하는 과제를 포함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이는 한국 대학에도 중요한 방향이다. 유학생이 졸업 직전에 취업박람회에서 처음 기업을 만나는 구조로는 늦다. 1학년부터 지역산업을 이해하고, 2학년부터 현장견학과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3~4학년에는 인턴십과 캡스톤디자인,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기업과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넷째, 기업을 위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 OECD 보고서는 외국인 졸업생 채용에 대한 고용주의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해 명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한국에서도 많은 중소기업은 외국인 유학생을 채용하고 싶어도 비자, 고용계약, 임금기준, 체류자격 변경, 행정절차를 잘 모른다. 인사담당자가 외국인 채용 경험이 없거나, 외국인 채용은 복잡하고 위험하다고 인식하면 실제 채용은 이루어지기 어렵다. 대학과 지자체는 기업을 대상으로 외국인 유학생 채용 가이드, 상담창구, 행정지원, 우수사례 공유를 제공해야 한다.

다섯째, 졸업생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OECD 보고서는 국제동문 네트워크도 중요한 자산으로 다룬다. 유학생이 한국에 남든, 본국으로 돌아가든, 제3국으로 이동하든 이들은 한국 대학과 지역의 국제적 연결망이 될 수 있다. 졸업생 네트워크는 취업정보, 멘토링, 기업연계, 유학생 모집, 지역홍보, 국제협력의 기반이 된다. 한국 대학은 유학생을 재학 중 관리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졸업 후에도 연결되는 동문으로 바라봐야 한다. 특히 지역대학은 유학생 동문을 통해 특정 국가와 지역산업을 연결하는 장기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

여섯째, 데이터가 필요하다. OECD 보고서의 마지막 정책 고려사항은 증거 수집과 모니터링 강화다. 보고서는 국제학생의 등록 양상, 학업 진행과 졸업률, 졸업 후 노동시장 성과와 체류율, 주거, 웰빙, 재정상황에 대한 더 세밀한 자료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도 유학생 총원 통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출신국, 전공, 학위과정, 대학 소재지, 중도탈락률, 졸업률, 취업률, 전공일치 취업률, 체류자격 전환, 지역정착률, 임금 수준, 이탈 사유를 연결해 보아야 한다. 그래야 유학생 정책이 모집 실적 중심에서 성과와 책임 중심으로 이동할 수 있다.

지금 한국의 유학생 확대 정책은 중요한 기회 앞에 서 있다. 유학생은 대학의 부족한 정원을 채우는 존재가 아니다. 이들은 한국 고등교육의 국제적 신뢰를 판단하는 학생이며, 지역사회가 얼마나 개방적인지 보여주는 생활인이고, 졸업 후 한국 산업과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적 인재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조건이 갖춰졌을 때 가능하다. 유학생이 학업에 실패하고, 생활비 때문에 버티고, 졸업 후 전공과 무관한 일자리로 밀려나고, 장기체류의 길을 찾지 못해 떠난다면 유학생 확대는 국제화의 성공이 아니라 구조적 취약성의 확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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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특집을 통해 확인한 것은 분명하다. 첫째, 유학생 확대는 세계적 흐름이지만 주요 유학국은 이미 지속가능성과 균형을 고민하고 있다. 호주, 캐나다, 영국, 네덜란드는 유학생 증가 이후 주거, 등록금 의존, 모집 신뢰성, 체류율 문제를 겪으며 정책을 조정하고 있다. 둘째, 유학생의 입학 이후 경험은 대학의 책임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학업 적응, 주거, 생활비, 노동, 차별, 지역사회 통합은 대학과 지자체, 지역사회가 함께 다루어야 한다. 셋째, 유학생 정책의 진짜 성과는 졸업 이후에 결정된다. 취업, 체류, 정착, 동문 네트워크까지 이어질 때 유학생은 숫자가 아니라 인재가 된다.

한국이 유학생 30만 시대를 성공적으로 맞이하려면 정책의 언어부터 바뀌어야 한다. ‘유치’에서 ‘책임’으로, ‘등록’에서 ‘성공’으로, ‘충원’에서 ‘정착’으로, ‘외국인 학생’에서 ‘지역과 산업의 미래 인재’로 관점을 전환해야 한다. 대학은 몇 명을 받았는지를 자랑하기보다, 그들이 어떻게 배우고 졸업했으며 어디에서 일하고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지자체는 유학생을 지역소비자나 일시적 체류자가 아니라 지역의 새로운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기업은 외국인 졸업생 채용을 예외적 선택이 아니라 미래 인재 확보 전략으로 이해해야 한다.

유학생 30만 명은 목표이지만, 그것만으로 성과는 아니다. 성과는 30만 명 중 몇 명이 학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는지, 몇 명이 지역사회와 연결되었는지, 몇 명이 전공과 관련된 일자리를 찾았는지, 몇 명이 한국을 떠난 뒤에도 한국 대학과 지역의 동문으로 남았는지에서 확인되어야 한다. 유학생 정책은 입학허가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졸업 후 첫 일자리, 첫 체류자격 전환, 첫 지역 정착, 그리고 장기적 관계망에서 완성된다.

한국 대학은 지금 선택의 기로에 있다. 유학생을 학령인구 감소의 빈칸을 채우는 숫자로 볼 것인가, 아니면 한국 고등교육과 지역사회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인재로 볼 것인가. 전자를 택하면 유학생 30만 시대는 대학 위기의 임시방편에 그칠 수 있다. 후자를 택하면 유학생 30만 시대는 한국 고등교육의 국제화와 지역 재생을 연결하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결국 마지막 질문은 이것이다. 한국 대학과 지역사회는 유학생을 떠나는 학생으로 만들 것인가, 남고 싶은 인재로 만들 것인가. 유학생 30만 시대의 답은 모집창구가 아니라 졸업 이후의 길 위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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