ㅍ겨울철마다 반복되는 열수송관 파열 사고는 도시 인프라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다. 2018년 경기 고양과 서울 목동, 안산 등에서 발생한 사고 이후, 노후 열수송관을 어떻게 상시적으로 점검할 것인가는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 지상에 노출된 배관은 정밀 검사가 가능하지만, 지하에 매설된 열수송관은 접근 자체가 어려워 점검 공백이 발생해 왔다.
이러한 한계에 대해 전북대학교 연구진이 기술적 대안을 제시했다. 전북대 로스알라모스연구소와 한국공학연구소 비파괴평가연구실은 지하 매설 지역난방 열수송관 내부로 직접 진입해 균열과 부식을 원격으로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비파괴검사 로봇을 개발하고, 관련 연구 성과를 학술적으로 인정받았다 .
현재 운용 중인 열수송관 점검 방식은 구조적 제약이 분명하다. 사람이 직접 접근할 수 없는 지하 배관의 경우, 외부 신호나 간접 데이터에 의존한 추정 진단이 불가피하다. 이로 인해 미세 균열이나 초기 부식 징후를 놓칠 가능성이 크고, 사고 예방보다는 사후 대응에 머무르는 구조가 반복돼 왔다. 전북대 연구진이 개발 중인 로봇은 이러한 공백을 지하 내부에서 직접 메우는 방식이다. 로봇은 열수송관 내부를 주행하며 비접촉 방식으로 배관 표면 상태를 계측하고, 수집된 비파괴검사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분석해 균열과 부식 여부를 자동 판별한다. 검사 결과는 검사자의 숙련도에 따라 달라지지 않고, 동일한 기준으로 판단된다는 점에서 진단의 일관성과 신뢰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는 구조다.
이번 연구에서는 해외 배관 비파괴검사 로봇 기술 동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지역난방 열수송관 환경에 맞게 최적화한 로봇 모델이 제안됐다. 특히 인공지능 기반 결함 판별 알고리즘과 지하 배관 환경에서의 적용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제시되며 기술적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해당 연구 성과는 최근 열린 한국유체기계학회 하계학술대회에서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연구에 참여한 고유림 석사과정생은 지하 열수송관이라는 실제 인프라 환경을 고려한 비파괴검사 로봇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하며, 향후 인공지능 기반 비파괴검사 기술 고도화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전북대 로스알라모스연구소 비파괴평가연구실은 이번 연구를 포함해 인공지능 비파괴검사, 원격 검사 로봇, 항공·우주·방위산업용 비파괴검사, 탄소복합재 평가 등 다양한 산업 영역을 대상으로 기술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열수송관 로봇 기술은 이 가운데 도시 안전과 직결된 인프라 진단 분야에서의 응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도시 인프라의 위험은 대개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작된다. 지하 열수송관을 직접 ‘보고 판단하는’ 기술이 현실화될 경우, 사고 이후의 대응 중심 관리에서 사전 예방 중심의 안전 관리 체계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전북대 연구진의 이번 성과는 열수송관 안전 관리 방식 자체를 다시 설계할 수 있는 기술적 출발점으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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