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참여·데이터 분석 결합… 부산형 도시지표 글로벌 기준으로 확장
도시 정책이 직관과 경험 중심에서 데이터 기반 설계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15분 도시’와 같이 시민 생활권을 중심으로 한 정책은, 실제 삶의 질을 어떻게 측정하고 반영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 공동연구가 시작됐다. 부산대학교 RISE사업단은 프랑스 IAE 파리 소르본 비즈니스 스쿨 산하 Chaire ETI 연구소와 협력해 ‘부산형 15분 도시 지표 고도화’를 위한 공동연구를 추진한다. 이번 협력은 지역 대학과 도시, 글로벌 연구기관이 함께 도시정책을 설계하는 새로운 모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15분 도시’는 주거지에서 15분 이내에 생활 필수 요소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도시를 설계하는 개념이다. 그러나 실제 정책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생활 접근성과 삶의 질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지표 체계가 필요하다. 부산대와 파리 소르본 연구진은 이 지점을 공동 연구의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부산시가 추진 중인 정책을 기반으로, 도시 공간 접근성과 생활 만족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정책의 실효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특징은 시민 참여를 전면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시민참여형 공간 개선 리빙랩과 정책 리빙랩을 결합해, 실제 도시 공간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책을 실험하는 구조를 구축한다. 이 과정에서 단순한 통계 분석을 넘어, 시민이 체감하는 불편과 요구가 정책 설계에 직접 반영된다. 즉 도시 정책이 ‘위에서 설계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검증되는 것’으로 전환되는 방식이다. 협력 구조도 분명하다. 부산대 RISE사업단은 지역 기반 데이터 수집과 분석, 리빙랩 운영을 맡아 정책 실증을 담당하고, 부산시는 이를 실제 정책에 반영하고 확산하는 역할을 맡는다. Chaire ETI는 유럽 도시 정책 사례와 글로벌 지표 프레임워크를 바탕으로 자문과 모델 설계를 지원한다.
이처럼 대학, 지방정부, 글로벌 연구기관이 역할을 분담하는 구조는 도시 정책을 하나의 연구·실험 시스템으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도시를 얼마나 잘 설계하느냐보다, 얼마나 정확하게 측정하고 개선하느냐에 있다. 김형남 부산대 지역사회혁신본부장은 이번 협력이 지역과 대학, 글로벌 연구기관이 함께 도시 정책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시는 더 이상 물리적 공간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데이터로 측정되고, 시민 경험으로 검증되며, 글로벌 기준 속에서 비교되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부산대의 이번 시도는 도시 정책이 ‘설계’에서 ‘데이터 기반 운영’으로 전환되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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